"제 아버지요. 나리가 가시고 나면 아버지가 절 벌할 거예요. 제게 욕을하고 때릴 거예요."
테온은 못에 걸린 망토를 집어 어깨에 걸쳤다. "아버지들이란 그렇지."
그는 은제 여밈으로 망토를 고정하며 수긍했다. "아버지에게 기뻐해야 한다고 말해. 내가 널 품은 횟수를 생각하면 아이를 가능성이 높잖아. 왕의 서자를 키울 명예를 아무나 얻는 게 아니야." - P208

"지금 아버지의 계획을 알고 싶은데요."
"나에게서 듣지는 못한다. 우리는 이 계획을 아무에게나 말하지 말라는명령을 받았다."
"저한테도요?" 테온은 분노가 치솟았다. - P215

숙부는 끙소리를 냈다. "네 아버지가 이 성스러운 군도를 스타크에게 넘겨줄 줄 안다면 넌 엄청난 바보다. 이제 조용히 해라. 네가 재잘거리지 않아도 갈 길이 멀다."
테온은 입을 다물었지만, 그러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그렇게 된거군.‘ - P215

귀향을 상상할 때마다 그는 어렸을 때 자던 바다 탑의 아늑한 침실로 돌아가는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노파가 안내한 곳은 핏빛 성이었다. 이곳은 방들이 더 크고 가구도 더 잘 갖춰져 있었지만, 춥고 습기가 심했다. 테온은 천장이 높다 못해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쌀쌀한 거처를 받았다. - P220

"의미는 말한 대로지. 그 꼬마가 나에게 왕관을 줄 거야. 그리고 준 것은 빼앗아갈 수 있다." 발론 공은 편지를 화로에 던졌다. 목걸이 위에 내려앉은 양피지는 열기에 말리다가 시커메지면서 불이 붙었다.
테온은 경악했다. "미쳤어요?"
아버지는 손등으로 그의 뺨을 얼얼하게 쳤다. - P226

도트락인들은 그 혜성에 ‘시라크 키야‘, 피 흘리는 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노인들은 불길한 징조라고 중얼거렸지만,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은 칼 드로고를 불태운 밤에, 드래곤들이 깨어난 바로 그 밤에 처음 그 혜성을 보았다. 그녀는 경이로운 심정으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스스로에게 말했다. ‘저건 나의 의전관이야. 신들이 내게 길을 보여주려고 보낸 거야.‘ - P228

대니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이사람들은 강하지 않아. 그러니 내가 이들의 힘이 되어야 해. 나는 두려움도, 약점도 의혹도 보이지 말아야 해. 내 심장이 아무리 공포에 질리더라도 저들이 내 얼굴을 올려다보았을 때는 드로고의 여왕만 보여야 해.‘ - P230

그녀는 깨달았다. ‘조라는 나를 원해. 그 여자를 사랑했던 것처럼 나를 사랑해. 여왕을 사랑하는 기사의 마음이 아니라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마음으로 그녀는 조라의 품에 안겨 그에게 입을 맞추고, 쾌락을 주고, 몸 안으로 받아들이는 상상을 해보려 했다. 소용없었다. 눈을 감으면 조라의 얼굴이 계속 드로고의 얼굴로 변했다. - P243

어쨌든 밤의 경비대원들이니 아무도 두려움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존은 그들의 불안감을 느낄 수 있었다. 마을 네 개가 비어 있었고, 야인들은 아무 데도 보이지 않았으며, 사냥감마저 달아나버린 것 같았다. 귀신 들린 숲이 이보다 더 귀신 들린 느낌이었던 적은 없다는데 노련한 순찰자들도 의견을 같이했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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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비물리적인 대상이 존재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물리적 관점으로 설명할 수 없는 정신적인 사건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 P56

한 사람 혹은 몇 사람에 대한 고문을 거부함으로써 민간인을 상대로 한 대규모 폭탄 테러 사태가 일어난다고 해도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것은 일종의 도덕적 방종이 아닐까? - P67

신이 사각의 원을 만들 수 없다는 주장을 단순한 무신론자의 조롱이라고 여러분이 오해하지 않도록, 성 토마스아퀴나스 같은 고전적인 일신론자들도 신의 이러한 한계를 기꺼이 수긍했음을 지적해야겠다. 이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만약 신이 전능하다면 불가능한 일이 말 그대로 전혀 없어야 하는 게 아닌가. - P92

신의 전능함으로 사각의 원 같은 것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주장하려면 우리는 합리성과 작별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신의 전능함은 논리적으로가능한 모든 일을 할 수 있지만,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는 결론으로 만족했다. - P93

뷔리당의 결론은 때로는 결정을 내릴 때 합리적이지 않은 과정을 받아들이는 편이 합리적일 때가 있다는 것이다. - P97

여기서 중요한 사안은, 우리의 행동이 의도한 결과를 내지 못했을 때도우리는 의무를 다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그 답이 언제나 ‘노‘라면 원칙이 너무 엄격해 보일 것이다. - P104

개인의 정체성을 다루는 철학 분야에 ‘심리학적 환원론‘ 이라는 이론이있다. 그 관점에서 보면 한 개인의 지속적 실존에 필수적인 것은 뇌나 신체의 생존이 아니라, 정신적 삶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이다. 내 의식의 흐름이 유지되는 한나도 계속 존재하는 것이다. - P114

만약 우리의 자아가 어떤 의미에서 우리의 기억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다른 사람의 기억과 혼동을 일으키면 어떻게 될까? 또는 우리의 기억이 희미해지거나, 기억이 우리에게 장난을 건다면? 기억의 신빙성이 붕괴하면 자아의 경계선도 허물어지는 것일까?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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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니스 바라테온은 창문으로부터, 그리고 남쪽 바다 위를 떠도는 유령들로부터 몸을 돌렸다. "일곱 신은 나에게 참새 한마리 가져다 준적이 없네. 다른 매를 시험해볼 때가 됐어, 다보스, 붉은 매를 말이야."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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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로르의 사랑을 받는 아조르 아하이! 빛의 전사이며 불의 아들이여! 앞으로 나오시오, 당신의 검이 당신을 기다리니! 앞으로 나와 그 손에 검을 잡으시오!"
스타니스 바라테온이 진군하는 병사처럼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 P182

아무튼 렌리는 아름다운 젊은 왕비와 꽃무늬 영주들과 반짝이는 기사들, 강력한 보병들을 이끌고 하이가든을 떠났다네. 장미 가도(road of roses)를 따라 행군해서 우리가 말하던 대단한 도시로 향한다지.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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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직접 그 사람 등에 창을 꽂았소? 아니면 명령만 내렸소?"
"명령을 내렸고, 다시 그때가 온대도 그럴 겁니다. 스타크 공은 반역자였습니다." 슬린트의 머리 한가운데 벗어진 자리가 시뻘게졌고, 금란 케이프는 어깨에서 흘러내려 바닥에 떨어졌다. "그자는 날 사려고 했어요."
"귀공이 이미 팔린 몸이라고는 꿈도 못 꿨겠지." - P155

"그 말투가 마음에 안 드는군… 꼬마 악마. 난 하렌홀의 영주고 왕의 소협의회 회원이오. 당신이 누구라고 날 이렇게 질책하는 거요?"
티리온은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내가 누군지는 잘 알 텐데. 아들이몇이나 있지?"
"내 아들들은 왜 물으시나, 난쟁이?"
"난쟁이?" 티리온의 분노가 번뜩였다. "꼬마 악마에서 멈췄어야지. 난라니스터 가문의 티리온이고, 자네에게 신들이 갯달팽이에게 준 것만 한 분별력이라도 있다면 언젠가 무릎을 꿇고 내 아버지가 아니라 나를 대해야 했던 걸 감사하게 될 거야. 자, 아들이 몇이지?" - P156

"스타크의 죽음에 대해서는 누나가 한 말이 맞는것 같군. 그 미친 짓은 내 조카 덕분이었어."
"조프리 왕이 명령을 내리셨지요. 자노스 슬린트와 일린 페인 경은 망설이지도 않고 잽싸게 그 명을 수행했습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말이지. 그래, 그건 이미 이익이 없는 행위였다는 결론이 났소. 어리석은 짓이었지." - P160

바리스는 미소지었다. "그렇다면 답하지요. 권력은 사람들이 권력이 있다고 믿는 곳에 있습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그러면 권력은 속임수다?"
"벽에 비친 그림자라고나 할까요." 바리스는 나직이 말했다. "그러나 그림자도 누군가를 죽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아주 작은 남자도 아주 큰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지요."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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