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향은 바싸 지방의 두메산골인 보스까치오다. - P15
"신부님, 끼꼬가 아픕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만이 그 애를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장장 열두 시간 동안 쉰 명에 달하는 우리 식구들이 열심히 하느님께 기도를 올렸다오. 하지만끼꼬의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오늘 밤을 넘기지못한답니다." 신부님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신부님, 하느님께 말씀을 잘 드려주시오. 지금 상황을 말입니다. 만약 끼꼬가 낫지 않는다면 모든 것을 깡그리 날려버릴거라고 전해 주십시오. 저 상자에는 광산용 다이너마이트가 5킬로그램이나 들어 있소. 성당의 벽돌 하나 제대로 남아나지않을 겁니다. 자, 함께 갑시다!" - P21
"잘 됐구나." 아버지는 무뚝뚝하게 말했다. 그리고 신부님이 입을 벌리고물끄러미 바라보는 사이 호주머니에서 천 리라짜리 지폐를 한장 꺼내 헌금함에 넣었다. "제게 주신 기쁨의 보답입니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아버지가 그렇게 말하고 성당을 나왔다. 아버지는 이 일을 절대로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보스까치오에서는 지금까지도 이 일을 두고 하느님마저 겁을 집어먹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 P22
"남편하고 사이에서 낳은 아이인가?" 돈 까밀로가 심드렁하게 물었다. "당연하죠! 누구랑 아이를 만들었겠어요, 신부님하고 만들었을까요?" 빼뽀네의 아내가 성을 내며 꽥 소리를 질렀다. - P33
20분 동안이나 성당 안에서 난투극이벌어졌다. 그때 돈 까밀로의 등 뒤에서 응원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힘내라! 돈 까밀로! 아래턱을 공격해라, 아래턱을!" 제단 위의 예수님이었다. 돈 까밀로는 예수님의 말대로 삐뽀네의 아래턱을 힘껏 후려쳤다. 빼뽀네는 보기 좋게 뒤로 나가떨어져 10여 분 가까이 널브러져 있었다. - P37
"미안하지만…." I빼뽀네는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혹시 이 근처에 양심적인 신부가 있으면 소개시켜 주시겠소? 내 죄를 사해 줄 신부님 말이오?" - P73
"예수님, 당신의 허물 많은 아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성전을더럽힌 상인들을 예수님이 채찍질하셨을 때 아버지 하느님께서 예수님의 죄를 사하여 주셨듯이 저의 죄를 사하여 주십시199돈 까밀로가 나지막이 말했다. "돈 까밀로, 파시스트 행동대원 같았던 내 과거 행각을 비난하지는 말기 바란다." 예수님은 멋쩍으셨는지 말을 돌리셨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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