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가을에, 내가 겁도 없이 원서를 샀던 건 영어에 자신감이 붙어서였다기 보단, 한국에서 가져온 읽을 책들이 램프레히트의 [서양철학사] 밖에 남지 않아서였다. 어려운 책들만 골라서 가져갔는데도, 흥청망청 노느라 책읽을 시간이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4개월만에 그 책들을 모두 2번씩 읽어버리고, [서양철학사]를 읽다가 자다가 하며 반이나 읽어버렸을 무렵 난 서점에 가기로 결심한 건 아니고, 친구의 문법책을 사러 서점에 따라갔다. 

내용을 알면 읽기 쉽겠지 하며 [향수]와 [백년동안의 고독]을 사게 되어버렸는데, 자기 전에 조금씩 읽다보니 신기하게도 참 잘 읽힌다. 그래서 용기내어 마르케스의 단편집도 사게 되었는데, 다른 어떤 책보다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읽었다는 이 쓸데 없는 이야기를 왜 하고 있냐면, 바로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에 그 단편집 중 한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나는 마르케스의 이야기를 원어로 읽기 위해 콜롬비아에 갈 계획을 세우고 있는 한 사람으로, 그의 이야기와 그의 수다를 정말 미칠듯이 사랑하는데, 한 장 읽고, 그 한 장이 아까워서 책을 덮고 책을 안고 바둥대다가 다시 또 한 장 읽고,,, 를 반복하고 있다. 그러다가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봤는데' 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보니 내가 3년 전에 읽었던 단편집의 'Siesta' 였던 것이다.  

왠지 그 때 읽었던 이야기들은 내 마음 속에 아주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다. 이야기들 자체도 재미있고 분위기가 좋았지만, 한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쓰인 이야기를 읽는 것은 좀 더 환상적이고 색다른 이미지의 언어로 이야기를 접하는 새로운 방식이었다. 단지 짐을 줄여보겠다며, 이젠 더이상 보지 않는 사람에게 그 책을 딸려보내는 바람에 한국에 와서 내내 그 이야기를 그리워했었기에 이야기들은 점점 미화되고, 동시에 희미해져갔다.   

그러던 와중에 그 이야기중의 하나를 뜻하지 않게 다시 만나고, 또한 그 이야기가 마르케스의 잊을 수 없는 경험담이었다는 사실을 읽으며 다시 책을 덮고 바둥댈 수밖에 없었다. 마치 호주에서 친하게 지내던 일본인 친구를 명동거리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것만 같았다. 정말로 책장을 넘기는게 아깝다. 난 행복하다. 

(작년에 단편집을 알라딘 외서에서 사긴 샀는데, 원래 내 책보다 표지도 거지같고 영어도 거지같아져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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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브리엘 마르케스 작품들
    from 이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2009-12-05 19:24 
    언젠가는 읽어야지 하면서도 한없이 미루는 목록들이 있다. 가브리엘 마르케스도 그 중 한 명이다. 내가 그의 소설을 읽은 것은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한 권 뿐이다. 그 책도 딱히 마르케스가 끌려서 읽은 것도 아니고, 김기덕 감독의 『활』과 『시간』에서 마르케스의 그 소설이 잠깐 언급되어서 '학습의 목적'으로 읽은 것이 다이다. 게다가 민음사에서 출판한 그 소설은 갈색 잉크로 인쇄가 되어 있어서 읽기에 상당히 거슬렸었다! (그리보면 책은 처음의 형식에서
 
 
Arch 2009-10-14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나 좋다고 하는 줄 알았음. ^^
내가 다 몸이 간질거리는 것 같아요.

Forgettable. 2009-10-15 09:53   좋아요 0 | URL
언니도 좋아요. ㅋㅋ (간질간질)

Arch 2009-10-15 09:55   좋아요 0 | URL
하하, 간지러워요.

바밤바 2009-10-15 0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학 책은 영어로 읽는 게 좋은 거 같아요. 밥을 먹을 때도 밥그릇부터 보는 학문이라 그런지 우리말만으론 쉬이 생각의 경계를 넘나들기 힘든 듯. ㅎㅎ
그나저나 위에 강준만 팬클럽 분이시네~ 난 아치 누나가 좋아~ㅎ

Arch 2009-10-15 09:58   좋아요 0 | URL
바밤바님은 왜 뽀 서재에서 뜬금 고백? ^^ 그리고 누나라고 하지 말아요, 모두들(누가! 누가! 대체 누가!) 제가 상큼발랄한 어린 처자인줄 알고 있다구요! (제가 아침에 약을... 쿨럭)

Forgettable. 2009-10-15 10:02   좋아요 0 | URL
시간이 좀 오래 걸리지만, 서양철학 이해하기엔 영어가 낫죠. 오히려 단어 같은경우엔 쉬울 때도 있더라고요 ㅎㅎ 지금은 손 놓은지 오래라 이런 말 하기도 부끄럽지만 ㅋㅋㅋ
근데 일찍 일어나시네요... -_-

Forgettable. 2009-10-15 10:20   좋아요 0 | URL
그러게? 대체 누가?!!!!!!!
상큼발랄을 내껀데?????????
(저도 아침에 밥을... 못먹;;) 오타까지 냈네 ㅋㅋㅋㅋㅋㅋㅋㅋ

Arch 2009-10-15 11:15   좋아요 0 | URL
그럼 상큼발랄은 아침밥 못먹은 뽀님이 하고, 어린은(응?) 약 못 먹은 내가 하고. 흐~

바밤바 2009-10-15 12:40   좋아요 0 | URL
알았어요~ 아치님 ㅋㅋ 군산 파이팅!!

순오기 2009-10-15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서를 못 읽는 나는 이런 감정을 죽었다 깨도 모를 것 같아 조용히 추천만...^^

Forgettable. 2009-10-15 10:06   좋아요 0 | URL
대신 순오기님은 제가 죽었다 깨도 모를 것 같은 꼼꼼하고 세심한 면모를 갖고 계시잖아요 ^^

Tomek 2009-12-04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마르케스 소설 읽어봐야지 생각했었는데...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한 권 밖에 읽어보지 못했어요. 그것도 영화 『활』, 『시간』보고나서 관련 서적이라 생각하고 읽어봤는데.. 한 번 도전해 보려고 『백년동안의 고독』첫 페이지를 들쳐보고 수형도같은 가족관계를 보고 그냥 덮었습니다. ㅡ.ㅡ;

언제 한 번 맘잡고 읽어봐야겠어요. ^.^;

Forgettable. 2009-12-04 14:17   좋아요 0 | URL
저도 처음에 그 가족관계를 보면서 아연해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책 읽으면서 그 표가 무척 도움이 되더라구요. 전 개인적으로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을 가장 무덤덤하게 읽었던 기억입니다. ㅎㅎ
가볍게(책 무게가요^^)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나 로맨스인 [사랑과 다른 악마들], [콜레라시대의 사랑] 이 두 작품도 맘 굳게 먹지 않아도 잘 읽히고요- ^^;

[시간]은 김기덕감독 작품인가요??
 

이번주.. 오늘부터 부산영화제 개막이던가? 한번쯤 가봐도 좋으련만, 부산은 너무 멀다. 
꿩대신 닭이라고 10월 21일부터 메가박스 유럽영화제 상영작을 살펴보자. 내 마음대로 기대작-   

올해는 메가박스 코엑스/동대문 두군데에서 더 오랫동안 개최된다.

1. 천국에서의 5분간 



 감독 : 올리버 히르비겔
 주연 : 리암 니슨, 제임스 네스빗
 영국,아일랜드 / 2009 / 90분 / 범죄,드라마,스릴러  
 

 
 * 개인적으로 선댄스 영화제에서 상 받은 작품들이랑 코드가 맞았던 적이 몇 번있어서,
   무작정 고름.  

 * 가능한 상영시간은 25일 일요일 18:30 (코), 29일 목요일 22:00 (동) 

    

 

2. 수면의 과학 


 감독 : 미셸 공드리
 주연 :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 계속 보려고 했는데, 심지어 집에 다운받아둔 것도 있는데, 아직도 못봤다. [바벨]에서 
   인상적이었던 조카역할을 맡았던 배우-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이 주인공이란다. 꽃돌이가
   나온다니 더 관심 급증(!!),  

 * 가능한 상영시간은 없음 -_- 29일 목요일 14:15(동) 달랑 하나. 문화생활은 학생들만을
  위한 것이더냐- 10주년 기념작이라면서 시간을  이따위로 배치.

 


3.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감독 : 켄 로치
 주연 : 킬리언 머피  

 

 * 켄 로치 감독의 전쟁 영화라니, 궁금. 역시 10주년 기념작

 * 가능한 상영시간은 31일 토요일 13:30 (동) 

 

 

 

 

4. 더 차일드 

 

  

 감독 : 다르덴 형제
 주연 : 제레미 레니에 

 

 * 다르덴 형제의 작품, 괜찮은 작품이 계속 쏟아져 나오니, 4년 전 영화는 차곡차곡 쌓여가는
  저 아래 어디엔가 있는지 없는지- 

 * 가능한 상영시간은 23일 금요일 21:30 (메) 

 

 

 

5. 더 카운테스 




 감독 : 줄리 델피
 주연 : 줄리 델피
 프랑스, 헝가리 / 2009 / 94분 / 드라마, 스릴러  

 

 * 줄리 델피는 욕심꾸러기, 우후훗. 그러나 그녀도 늙는구나 

 * 심야 상영만 하므로 pass. 

 

 

 

 6. 환상통 (Phantom Pain) 



 감독 : 마티아스 엠케
 주연 : 틸 슈바이거
 독일 / 2009 / 97분 / 드라마 

 * 단지 시놉/스틸 컷이 마음에 들어서- 

 * 23일 금요일 19:00, 24일 토요일 13:00 (메) , 31일 토요일 20:30 (동)

 

7. 돈 지오반니 



감독 : 카를로스 사우라
주연 : 토비아스 모레티
이탈리아, 스페인 / 2009 / 127분 / 드라마  


 * 모짜르트가 아닌 작사가 로렌조 폰테의 이야기.  

 * 22일 목요일 19:00, 23일 금요일 21:00, 24일 토요일 13:00 (메) 

 

 

작년에는 도리스 도리와 라스 폰 트리에의 영화가 연달아 있어서 아무 망설임 없이 예매하고 가서 행복한 마음으로 보고 왔는데, 이번에는 딱히 좋아하는 감독도 없거니와, 상영 시간도 어정쩡하게 안맞아서 잘 모르겠다. 신작 [안티크라이스트] 상영하려나 약간 기대 했었는데-_-  

아래의 영화들도 상영한다고 하니, 못보신 분들은 보러 가셔도 좋을 듯. 개인적으로 팬인 감독의 작품들.
미카엘 하네케의 [히든], 프랑소와 오종의 영화 2개.
오종 영화 중에 괜찮은거 정말 많은데 왜 하필 이거 2개일까...

 

 

 

 

 

 

 

  

 






 

 

 

 

 

+ 추가로, 하네케의 새 영화[퍼니 게임]도 오늘 스펀지 하우스(광화문)와 중앙시네마에서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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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10-08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비를 몰고다니는 PIFF 개막 소식을 들었는데, 유럽영화제도 개막하는군요.
시간표 짜러 가야지 룰루~ ^^

Forgettable. 2009-10-08 15:14   좋아요 0 | URL
전 정말 부럽다능;; 작년에도 선망과 경외의 눈길로 하이드님의 영화시간표를 구경했었는데 말이죠 ㅎㅎ
올해 전 한개..나 보면 성공이겠네요 ㅋ

다락방 2009-10-08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차일드, 내내 벼르던건데 시간이 안맞네요. 안타까워라.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그거 한 편이라도 건져봐야 겠어요. 직딩에겐 슬픈 시간표네요. ㅠㅠ

Forgettable. 2009-10-08 15:17   좋아요 0 | URL
슬프죠. 금요일 밤 9시 반에 제가 과연 더 차일드를 보고 앉아있을까요? 아마도 저도 그냥 포기하지 않을까 싶네요, ㅜㅜ
그런데 이 영화들 말고, 다른 영화들도 많이 있어요- 한번 구경해 보세용~ ㅎㅎ

Arch 2009-10-08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드리 작품은 '이터널 선샤인'이 더 좋았어요. 수면의 과학은 꿈꾸는 것만 같은 영화였어요. '더 차일드'는 정말 괜찮았어요. 아, 이렇게 영화를 만들 수도 있구나 싶었죠. 재미있겠네, 영화 벙개해보아요~

Forgettable. 2009-10-08 15:21   좋아요 0 | URL
그렇죠, 미셸 공드리는 [이터널 선샤인] 이후로 하락하는 듯.. 뭐, 그렇다고 딱히 본건 옴니버스 영화 [도쿄]뿐이지만요 ㅋㅋ 여기에서도 영 맥을 못추리더란..

더차일드, 아 궁금하네-_- 영화 벙개 하면 오실건가요?ㅎㅎ

Arch 2009-10-08 21:56   좋아요 0 | URL
어둠의 경로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서 근질근질^^ 글쎄요~ 옥찌들 데리고 가? ㅋㅋ

Kitty 2009-10-08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것도 있군요 ㄷㄷ 10년되었다니 저 한국 떠날 때즈음 시작한건가 ㅠㅠ
그런데 설마 '더 카운테스'의 저 사람이 줄리 델피인가요?
제발 아니라고 말해줘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Forgettable. 2009-10-09 10:28   좋아요 0 | URL
저는 이거 안지 3년밖에 안됐는데 벌써 10년째래요!
[더 카운테스]의 저 사람은 줄리 델피가 맞습니다. 뱀파이어 이야기 같은데 ^^;; 정말 대변신(의도했든 안했든간에;;;)이죠 ㅜㅜ

lazydevil 2009-10-17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카를로스 사우라는 아직도 영화를 찍나요? 하긴 나도 아직 살아있느니까요^^;;

Forgettable. 2009-10-18 14:06   좋아요 0 | URL
저는 이번에 처음 들어봤어요 ㅎㅎ
데빌님, 요즘 힘든건 괜찮아 지셨나요? ^^ 이런 의미심장한 댓글.. ㅠㅠ
 

 http://cafe.naver.com/realjapan/16043 에서 펌 

주말에 일본드라마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라고 거창하게 시작) 

[체인지]라는 기무라타쿠야님이 나오는 드라마였는데, 우왕ㅋ굳ㅋ! 재미있었다. 이걸 보라고 일주일 넘게 날 졸라대던 친구 덕에 보기시작했는데 친구는 잘하던 중국어 때려치고 일본어 배우겠다며 김타쿠님에 대한 사랑과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이 드라마는 총 10편으로 이루어져있고 스피디한 전개와 훈훈한 영상미(기무라타쿠야와 아베히로시를 투톱으로 함)가 강점이었는데 여타 장점으로는 한국 뉴스를 보다가도 정치 이야기가 나오면 가슴을 두근두근 설레게 한다는 점 정도가 있다. 

눈여겨 볼 사람은 개인적으로 김타쿠님보단 아베 히로시라는 배우였다. 일본판 [결혼못하는 남자]의 주인공이라는데, 첫눈에 너무 좋았고 연기도 좋았다. 체인지라는 드라마 자체가 기무라 타쿠야라는 배우를 위한, 의한 드라마라서 무의식중에 그 분을 좋아하라는 강압적 메세지를  받았는데도 난 아베 히로시가 좋았다. 흐흐   

시간이 된다면 일본판 [결혼못하는남자]는 꼭 보고싶다. 아마 시간이 분명 되겠지.

세상엔 이렇게 훈남이 많구나.   

내용은 그냥 정치로망이다. 뭐 이루어질 수도 없겠고 이루어진다고 해도 딱히 희망이 생길 것 같지는 않은 로망이지만, 그래도 저런 총리대신의 비서라면 나도 온 몸이 가루가 되도록 일하고 싶다며 생각하는 다시 한 번 열정과 일, 먹고살기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일본은 참 이야기거리가 다양하다. 예전에 [쿠니미츠의 정치]라는 만화책을 보면서 감탄하고, 제목은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조폭,권력,자본의 1인자가 된 삼총사가 모여서 일본을 정복(?)한다며 난리치다가 흐지부지 끝나는 만화책을 보면서도 상상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는데, 한국보다 사고의 방식이 다양한 것 같다.

똑같은 말이라도 누가 하면 가슴에 와서 콕 박혀서 감동적인 경우가 있는데, 일본엔 체인지의 기무라 타쿠야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노찌롱이 아닐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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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08-10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찌롱?? 누군가여??

Forgettable. 2009-08-10 22:38   좋아요 0 | URL
으악!! 찌롱이를 모르신다니 ㅠㅠ 우린 친구가 되기엔 너무 머나먼 사이일까요 ㅠㅠ
전 무한도전 빠순이에요 ㅋㅋ 노홍철 별명이 노찌롱^^ 사기를 잘쳐서요... -_- ㅎㅎㅎ

정치랑 '노'씨랑 같은 페이퍼에 있다고 다 그분이 아니라구욤ㅎㅎ

2009-08-11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1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1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일판 결못남을 봐서, 아베 히로시라는 배우를, 미남 케릭터라기보다 말 수 적으면서도 은근히 유머러스한 4차원 케릭터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체인지에 대해 간략히 검색해보니 굉장히 멋있네요. 생각해보니 원래 잘생겼는데, 결못남의 케릭터 자체도 상당히 강해서 몰라뵜던듯;;

Forgettable. 2009-08-11 22:43   좋아요 0 | URL
은근히 유머러스한 4차원 캐릭터가 완전 제 이상형인데 거기다 잘생기고 풍채도 좋아서 제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원래 키 안따지는데 이분 이후로 키큰분만 보면 막 쳐다보고 ㅋㅋㅋㅋ
친구한테 말했더니 결못남과 드래곤사쿠라 라는 드라마를 추천해주더라구요,
전 요즘 왜이리 연예인들이 좋을까요? ㅠㅠ

2009-08-11 2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2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 바그다드 까페 ] 

이 영화는 본지 참 오래되었는데도 '내게 좋았던 영화-' 하면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영화 중에 하나이다. 보기까지 지루할 것 같아서 약간 망설였는데, 얼핏 잔잔해 보이지만 두 사람의 감정 변화 곡선이 그대로 보이며 재미있고, 감동적이고, 내 삶에 대해 되돌아보고, 미래 설계를 다시 해보게 되는 계기였다. 

세상에는 이렇게나 너무 즐겁고 흥겨운 일들이 많은데 왜그렇게 웅크리고 찌질하게 살았을까.  
이제 돌아가면 새로운 길을 좀 모색해볼까 해.
 

라고 친구가 보내온 엽서에 적혀 있었다.
꼭 먼 곳으로 떠나지 않더라도 이 영화를 보면 우울한 인생을 조금 다르게 살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까페 주인이 마음의 문을 여는 장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하지 않을까. 

  

 

 

 

 

 

 [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봄 ] 

겨울에 청송의 주산지에 가보았다. 연못이 꽝꽝 얼어 그 위를 뛰어다니며 빙글빙글 돌면서 머리를 흩날리며 미친년 모양으로 웃는 사진을 찍기도 하고 스케이트도 타며 놀았다. 영화의 흔적은 물 속 바닥에 뿌리를 내린 나무와 고요함 뿐. 

이 영화를 보며 참 많이도 울었다. 중간에 재미없으면 끄겠다는 일념으로 삐딱하게 앉아서 보기 시작했는데, 그 자세로 끝까지 보며 내내 울었다. 마음에 응어리진 것이 많았을 때였고, 누구 하나 위로가 되지 않아 가엾을 때였다. 영화는 그런 날 쓰다듬어 주면서 괜찮다고 토닥토닥 말해줬고, 이야기가 끝난 후 오랜만에 울면서 잠이 들지 않아도 됐었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칼로 법전(?)을 새기는 장면. 나도 그런 벌을 받고 후련해지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쿵푸허슬]
 [식신]
 [소림축구]

위의 영화들과 같이 잔잔하고 깊은 감동을 끌어내는 영화도 좋지만 물론 저런 영화들만 봐서는 진지하고 따분한 애가 되기 십상이다. 삶이 좀 무거워졌다 싶을 땐, 다시 가벼운 유머가 필요한데 그럴 땐 주성치의 영화가 딱이다. 주성치의 옛날 영화들은 몇개 보다가 말았는데 위의 3개 영화는 정말 웃기고 좋다. 그냥 사는게 행복해진다. 주성치가 아직 살아있고, 그가 계속해서 영화를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만 떠올려도 기분이 나아진다.   

대신 자신이 엄청 현실적이고 이성적이어서 말도 안되는 이야기는 접하고싶지도 않다는 태도를 고수하는 고지식하고 재미없는 분들에게는 비추.  

 

 

 

 

 

  

[ 기담 ] 

아름답고 무섭고 기이하고 슬프다. 일본의 책이 원작이라고 들었는데, 본지 2년도 훌쩍 넘었는데 아직도 무서운 장면을 떠올리면 오싹하다. 결말을 떠올리면 슬프고, 영상을 떠올리면 아름답고, 스토리를 떠올리면 기이하다. 무서운 영화를 추천해달라는 사람들에게 제일 먼저 추천해주는 작품이다.  

절대 영화 2번 보지 않는 나인데도 2번이나 풀로 감상했다. 특히나 공포영화의 새장을 열었다는 칭송은 각별한 미술세트에 있는데, 그 영상에 반해서 [추격자]는 원래 절대 볼 생각이 없었는데 [기담]의 미술감독이 미술을 맡았다는 말에 볼 정도였다. 영화의 매력에 비해 흥행에는 별로 성공하지 못했는데 그래서 더 좋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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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08-07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주성치 영화를...ㅋㅋ 주성치 영화를 좋아하던 옛사람(?)생각이 납니다... 흠 기담이 무섭다 이거죠..ㅎㅎ 여세를 몰아서 기담도 한 번 도전해야겠다. 참 바그다드 카페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주제곡도...

Forgettable. 2009-08-07 13:22   좋아요 0 | URL
기담 무서워요^^ 재미도 있고~ 좋아하는 공포영화에요 ㅋㅋ
주제곡 calling you 지요? 이노래만 들으면 그 황량한 사막이 막 생각나요 ㅋㅋ

주성치영화라 하면 몇몇 사람은 유치하다고 진짜 뭐라고 하는데 자기들더러 그렇게 행복하고 재미있는 영화좀 만들어보라고 해요. 에잇

머큐리 2009-08-07 16:38   좋아요 0 | URL
근데 이미지가 수정되었네요...오전엔 한아름의 장미가...오후엔 웬 삐딱한 훈남이..

Arch 2009-08-07 16:56   좋아요 0 | URL
제임스 맥어보이잖아요. 앗흐!
이거 읽고 댓글을 달까 말까 하다가 정신없이 얘기해버릴까봐 가만히 있었는데 근질거려서 원^^

전 바그다드 까페 아직이에요. 노래만 들어도 무척 좋아질 것 같은 영화예요.
주성치에 대한건 김경이 '뷰티풀 몬스터'에서 스타일에서부터 가치관까지 요목조목하게 써놨는데 무척 생기로웠어요. 주성치가 이런 사람이었어? 이런. 주성치 영화가 나와 아주 잘 맞는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저 역시 여전히 그가 영화를 만든다는게 위안이 될때가 많아요.

기담은 정말 멋지죠. 한 장면 한 장면이 다 그림 같고 어쩌고 하려고 했는데 난 두번 안 봐서 기억이 잘... 내 머릿 속에 빠진 기억 같다는 생각이. 나도 무서운거 잘 못보는데 이건 별로 안 무서웠던 것 같아요. 아름다웠으니까.

Forgettable. 2009-08-07 17:53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 이 훈남 정말 훈훈하죠! 두근두근해요 심장이 막ㅋㅋ

아치님 무서운거 잘 못보는거 맞아요? 기담이!! 안무섭다니!!! 전 정말 그 엄마랑 물에 빠져 죽은 귀신땜에 심장마비걸리는줄 알았어요. 흑흑 아마 이 기억은 너무 무서워서 지워버렸나 :-p
전 실연의 아픔을 무한도전과 주성치의 영화로 극복했습니다-_-; 타이밍이 아주 절묘했죠. 전 이세상의 모든 차인 사람들에게 주성치영화를 추천하고 싶다고 외칩니다!(웅변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밤바 2009-08-07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 무서운거 잘 본답니다. 제가 옆에서 봤습니다. ㅎ 기담은 무섭다기 보단 예쁘던데. 전 부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본 '더 칠드런'이란 영화가 젤 무서웠음. ㅎ

Forgettable. 2009-08-08 10:22   좋아요 0 | URL
저도 부천가서 영화 보려구 이것저것 골라놨었는데 어영부영하다보니 볼 영화가 다 매진;;
더 칠드런도 궁금해요~!!

아치님 지금 저한테 무서운거 못보고 막 가녀린 척 하는거였군요!! ㅎㅎ

Arch 2009-08-09 02:25   좋아요 0 | URL
어쩐지 귀가 간질거리더군. 바밤바님 제가 혼자 의자에 진동과 움찔움찔 효과를 줬던걸 못봤던가요? 치이~
뽀님, '척' 해봤음 좋겠다. '사실 전 그냥 가녀려요.' 문장도 이상하고, 거짓말 같고, 이 새벽에 뭐하는거고^^

Forgettable. 2009-08-10 11:51   좋아요 0 | URL
예전부터 가녀린이라는 형용사를 어떻게 써야할지 궁금했는데..
나 가녀려. 나 가녀리다. 좀 이상한 것 같아요. 저 가녀린 여자에요. 정도? ㅋㅋ 어차피 쓸 일도 없지만서도..-_-

2009-08-08 0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08 1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08 1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0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08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술에 취해 잠에 취해 비몽사몽한 주말 내내 [항설백물어]를 다 읽어버렸다. 책을 읽다가 깜빡 잠이 들어 꿈인지 생시인지 왔다갔다 하면서 몽환적이고 신묘한 이야기들을 읽어내려가면서 정말 행복한 주말을 보냈다. 괴담책을 내려고 돌아다니는 곰곰궁리 모모스케와 그의 신통방통 친구들이 엮어나가는 이야기들이 모여있다. 

일본에 부러운 것이 하나 있다면 전통을 잘 살려서 상품화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돈을 위한 한가지 방편이 아니라 그들의 전통이 그 나름의 가치가 있어서 수요가 많기 때문에 상품화가 된 것이라 우리는 따라갈래야 따라갈 수가 없다. 바로 이 전통을 중시하고 존경하는 일본에 의해 그 흐름이 비정상적으로 끊어져버렸기 때문에 그 맥을 잇기가 힘에 부친 상태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고전 문화는 구전 설화나 신화와 같은 문학이나 신앙, 음악이 모두 어우러져 있는데 일제시대에 그 맥이 모두 끊기고 왜곡되어버렸으니 그나마 남은 것들도 모두 따로 놀게 되어서 서로 서로를 뒷받침 해주고 끌어주던 힘이 미약해지고 말았다. 현대의 한국문화 연구자들을 보면 고전 문학분야에서는 원전을 해석하고 또 해석하며 제살깎아먹기만 하고 있고, 음악이나 무용과 같은 분야는 점점 고급화되고 전문화되어 일반인에게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민속신앙은 기독교의 등살에 이미 잊혀진지 오래. 

공통적으로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는 이제 그들만의 잔치가 되어버렸다. 
나만해도 과제다 뭐다 해서 학부생일 때는 이것저것 많이 보러다녔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어서 지레 겁먹어버렸으니,, 그나마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판소리를 좋아했었다.
http://cafe.daum.net/NewAgePansori  <- 학교 잔디밭에서 같이 소리하고 술마시고 했던 또랑광대 사이트- 

그나마 관심 갖던 나부터도 한국문학에 체념하고 외국문학만 읽고 있으니 할 말 다 한 것 아닌가;  

교고쿠 나쓰히코가 누구인지는 잘 몰랐지만 운 좋게도 서재분들 덕에 이번에 처음으로 [항설백물어]를 읽게 되었는데 재미도 재미지만 책을 덮으며 남은 건 씁쓸함이었다. 일본의 설화를 어찌 이렇게 잘 풀어냈을까, 그 원래 의미가 그대로 담긴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더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고 빠르고 자극적인 요소들이 난무하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누가 보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자료를 수집했을 것이며, 그 이야기에 담긴 수많은 가능성을 상상하고, 그 작업을 얼마나 즐겼을 지 글에서 빤히 보인다. 게다가 이 분이 이 작업을 가능하게 했을 일본 문화 저변에 깔린 자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도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너무 부러웠다. 

우리도 이런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허나 인기 사극에만 국한되는 자본과 저급한 웹툰으로 끌려와서 수단으로만 사용되는 옛날이야기들을 볼 때면 힘겨운 상황에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안쓰러워지기 마련이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 정말.
오랫동안 많이 생각했던 부분인데 아예 잊어버리고 있었다. 요즘 잊어버리고 사는 것이 점점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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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09-08-03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쓰다 왠 잡설이 자꾸 튀어나와서 걍 페이퍼로-_-
결론은 한국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없어서 아쉽다는 인정하기 싫은 결론이군하-

2009-08-04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렸을 때는 한국 것은 모두 훌륭하고, 따라서 한국 문화도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모두들 좋아할 거라 생각했어요. 마치 우리 자식은 천재라서,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렇지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척척 해낼거라는 믿음처럼;
그런데 지금은 제 자신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듯이,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도 같이 희석되고 있네요.
당장 끊기고 왜곡된 우리 맥들만이 문제가 아니고, 그나마 근근히 이어오던 것들마저도 그 끈을 이어줄 사람이 없어 하나 둘 씩 사라져 가고 있다는데 너무 안타까워요.
게다가 가끔 조명을 받는다고 해도, 어찌보면 일본보다 더 돈을 밝히는 일부 사람들에 의해 상품화되어, 말 그대로 소모되어버리기 때문에, 그 수명이 더욱 단축되는 것 같구요...

Forgettable. 2009-08-04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통을 중시하는 마음은 자칫 잘못된 민족주의나 보수우익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많지요. 그만큼 전통을 제대로 보존해서 현대에 맞게 되살리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중요하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일본은 이런 문학 뿐 아니라 관광도 잘 되어있는데 그게 참 부럽죠 ㅎㅎ
우리나라도 정부차원에서 뭐 한국문화 되살린다 어쩌고 하고 있는데 그 노력이 가상하긴 하지만서도 그 효과는 잘 모르겠어요;; 티만 내고 정작 알맹이는 빠진 느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