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그 미 투 헬 - Drag Me to H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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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산한 분위기의 도입부는, 분명 코믹요소 때문에 무섭지 않을 것이라는 친구의 말을 들었음에도 나를 긴장케 만들었다. 약간 몸을 움추리고는 가방을 꼭 껴안고 얼핏 칙칙해보이는 영화 속으로 빠져들어가며 잔뜩 무서울 준비를 하는데 순간 피식 웃음이 난다. 도대체 어떤 종류의 악령이 인간의 싸대기를 마구 날리는거야? 아, 이 영화 좀 괜찮다!  

영웅시리즈 영화에 알러지를 갖고 있는 나는 딱 하나 즐겁게 본 시리즈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스파이더맨] 시리즈 였다. [아이언맨]이나 [배트맨] 처럼 돈으로 쳐 발라서 화려하게 화면을 치장해주는 것도 아니고, [히어로즈]의 주인공들처럼 초능력을 팍팍 쏴주는 것도 아닌 스파이더맨은 셀카를 찍어서 신문사에다 팔아 돈을 벌고 무기도 고무옷 하나다. 고무옷이 힘을 조금 주기는 하지만 악당에 비해서는 너무 약해서 시종일관 안쓰럽기만 하고 심지어 악당을 이길 수 있을지도 초조한데, 이게 스파이더만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이 시리즈의 감독인 샘 레이미가 [드래그미투헬]의 감독을 맡았단다. 여전히 인간적인 냄새를 폴폴 풍긴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주인공이 '나 대신 지옥불에 불탈 사람은 누구인가' 를 다크써클이 가득한 눈을 치켜뜨고 밤새 고민하는 장면이었는데, 도대체 누가 영원히 지옥에서 썪을만한 영혼을 가졌는지의 물음을 나 자신에게로 돌려서 해보게 되는 부분이었다.  

평소 인간의 악한 점을 더 자주 보고 가끔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혐오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이 질문의 답은 쉽사리 나오지 않는다. 내가 아무리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이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화살표를 던지면 금새 그 당사자가 안쓰러워지는 것이다. 아, 벌레만도 못한 인간은 있을지언정 벌레만도 못한 영혼은 없을지리니.


깜짝깜짝 놀래거나 엽기적이고 구역질나는 장면들이야 공포영화니깐 그렇다 치자. 라고 말하기에는 정말 무섭고 토할 것만 같은 장면들이 한 가득이었다. 

분위기를 잔뜩 조성해놓고 너 이제 놀랄 시간이야.. 라고 놀리듯 말해줘서 잔뜩 놀랠 준비를 해놔도 진짜로 흐읍! 하고 놀라버린다. 그만큼 기상천외하게 관객을 놀라고 무섭게 하지만(사실 이건 관객이 겁 없으면 안놀라겠지, 지극히 개인적이다.) 금방 또 황당한 상황을 만들어내서 픽 웃어버리게 만든다. 이건 정말 감독의 역량이 대단하다고밖엔 말 못한다. 게다가 벌레는 정말이지 구역질나서 물 한 모금을 삼켜야 했다. 영화 시작하기 전에 라님께 무서워서 목이 바짝바짝 마를지도 모르니 마시라고 장난치듯 말해놓고는 내가 다 마셔버렸다.

서양 공포 영화에서 이렇게 오싹해본 것은 [스켈리톤키]이후로 처음이었는데, 아무래도 내가 미신과 주술, 악령, 귀신 같은 것에 공포심을 느껴서인 듯 하다. 할리우드는 마구잡이로 사람을 죽여대는 블러드 호러물에 스스로도 질렸는지 자꾸 일본이나 한국의 공포영화를 가져다가 만들어대더니 안되니까 돌파구를 마련한 듯 하다. 꽤나 괜찮은 돌파구라 생각한다. 동양적인 공포샘을 자극하기도 하고, 서양적인 주술을 끌어다 쓰니 생경한 공포도 아닌데다가, 엽기와 호러도 부분적으로 잘 배치해 두었으니 꽤나 흥행에 성공하지 않았을까 싶다.


제목부터 약간 오싹한데 표지 한 번 정말 잘 뽑았다.      

  

흑, 지옥에서 불타오르는 저 불길에 휩싸인 여인네를 보아라, 도대체 어떤 사정이 있길래 이렇게 예쁜 여자가 지옥불에 휩싸이게 되었는지 정말 궁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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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화 드래그 미 투 헬, 나도 지옥으로 데려가줘
    from Level18 2009-06-16 07:01 
    추잡스럽고 찝찝하게 터지는 유머와 공포장치로 무장한 영화들이 있다. 예컨대 이블데드 같은 영화들 말이다. 출세작 이블데드 시리즈 이후 뜬금없이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올인한 샘레이미가 야속하기까지 했다. 그런 샘레이미가 '드래그 미 투 헬'로 돌아왔다. 싸구려 티나는 연출과 조잡한 장치들을 이용해 호러의 본질에 충실하게 말이다. Drag Me to Hell 디 아더스나 장화홍련류로 대표되는, 비교적 최신 호러작품들은 지나치게 세련미를 과시한 경향이 있었..
 
 
Forgettable. 2009-06-16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보고 나오면서 누군가 고작 그런 일 때문에 영혼을 지옥불에 던져놓냐고 그러시며 웃었는데.. 이제 난 할머니가 이해가 간다.

jh 2009-06-20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꺅 이영화보고싶어.............슈내에 미쳐있으므로ㅋㅋㅋ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09-06-21 10:53   좋아요 0 | URL
슈내가 뭘까 검색해봤다는-_-;;
재밌냐?ㅋㅋㅋ 나도 함 봐볼까.......
 
성녀의 유골 캐드펠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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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하우스의 브라운신부전집에 매혹당해서 한권한권씩 사모으다가 얼핏 뒷 부분의 캐드펠시리즈 광고를 보았는데, 배경이 중세이고 탐정(?)이 수도사라서 흥미를 돋구기도 했고 리뷰도 다 괜찮아서 일단 제목이 좀 고리타분하긴 하지만 1권을 구매해보았다.  

요즘처럼 안좋은 일이 연이어 일어나 마음이 오갈데 없을 때 조금 환기시켜보고자 선택한 [성녀의 유골]은 참으로 탁월했다. 따라가다 보면 이건 이제 따라가는게 아니라 끌려가게 되는 종류의 이야기였는데,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들로부터 도망가고 싶을 때에는 주체적인 독서보다는 이런 수동적인 독서가 훨씬 편안하다.  

전체적인 배경은 수도원의 영예를 위해 가식과 허울, 욕심등이 어우러져 일어나는 사건인데, 이 배경이야말로 내가 중세를 끔찍해하던 이유 중 한가지였다. 중세는 신앙을 위해 이성은 가차없이 배제하려던 노력이 집대성을 이루었던 시대였고, 이성을 조금이라도 고려하기 위해서는 신앙을 바탕에 깔아두어야 했으며 그나마도 이 노력이 배척받던 시기였다. 그러나 역사는 성공한 자들의 기록이므로 이것이 중세의 전부는 아니었고, 그 이면에 이성과 민초들의 솔직한 삶은 여느 다른 시대와 다를 바가 없었다. 다만 이것이 잘 알려지지 않았었던 것인데, 이 책에는 내가 알고싶었던 이 모든 것이 상상했던 그대로 모두 펼쳐져있다.  

젊은 시절 십자군 전쟁에 참전하여 온갖 풍파를 다 겪고 말년을 편히 보낼 장소로 수도원을 선택한 캐드펠 수사,  

   
  캐드펠 수사는 자신의 다양한 체험 중에서 특별히 희한한 것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그 어느 것도 잊지 않았고, 그 어느 것도 후회하지 않았다. 그는 전투와 모험을 통해서 맛본 기쁨과 지금 이 정적의 한복판에서 느끼는 만족감 사이에서 어떠한 갈등도 느끼고 있지 않았다.  
   

실연당해서 수도원으로 들어왔으나 수도원에 머무르기에는 너무나도 열정적이고 힘이 넘치며 권력을 가소로워하는 존 수사,  

   
  잘생기고 원기왕성하고 마음씨도 좋은 존 수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실수로 이 폐쇄된 곳으로 밀려들어오고서도 아직까지도 자신이 자기와 어울리지 않는 엉뚱한 곳에 와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람같았다. 캐드펠 수사는 존 수사가 스스로에게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감지하고 있었으나 그 잘못은 보다 넓은 세상에 머리를 들이밀지 못하고 아직 그대로 묻혀져 있었다. 그러나 캐드펠은 이 별난 붉은 깃털의 새가 언제가는 틀림없이 날아가고 말리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이 둘의 사이가 홈즈와 왓슨의 사이일 것이라 추정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겠는데,
단지 수도원의 영예와 권력의 가장자리에 서 있으며 이 외에도 수많은 매력을 갖고있는 캐릭터들이라 이렇게 소개를 한 것이지, 존 수사가 앞으로 캐드펠 시리즈에서 왓슨 정도의 역할을 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이 외에도 그 신앙과 권력에로의 욕심이 지나쳐서 꼴도 보기 싫지만 본성이 그리 나쁘지는 않은 부원장, 아부쟁이 제롬 수사, 귀족출신의 욕심쟁이 콜롬바누스 수사, 내가 좋아하는 그 시대의 민초들의 풍요로운 삶을 여실히 보여주는 웨일스 토박이 사람들 등 이 책이 흥미로울 요소는 얼마든지 갖고 있다.  

내가 스포일러를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줄거리에 대한 내용은 접어두도록 하겠다.  

그러나 권력욕심에 사로잡힌 이가 결국에는 비참한 죽음에 이르고, 그 죽음이 산 자에 의해 영예롭게 변질되는 부분에서는 조금 많이 씁쓸했다. 적어도 그는 순진하기라도 했었는데, 지금의 그들은 비참한 말로를 걷고있지도 않고 순진하기는 커녕 더 악독하다는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이야기 속의 비참한 그의 죽음이 아이러니하다거나 통쾌하다고 보기에는,, 여러가지 감정들이 뒤섞여서 혼란스럽다.
과연 그의 죽음이 그렇게 희화화 될만한 것인지, 나쁜 살인자니까 그의 죽음 정도는 복수의 결과니까 괜찮은건지, 권선징악으로 합리화하기에 그는 너무 순진했고, 실수로 치부하기에 살인은 너무 큰 죄다.  

작가는 자꾸 마을사람들 편을 드는데, 거들떠도 보지 않던 성녀의 무덤을 수도사들이 탐내자 그제서야 지키겠다고 왕왕거리는 마을사람들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녀의 유골을 수도회로 가져가겠다고 마구잡이로 달겨드는 수도사들 중에서 누가 탐욕적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둘 모두 이기적인 건 마찬가지가 아닌가,

   
  그리고 우리는 뭐니뭐니 해도 우리에게 속하고, 우리가 가질 권리가 있으며, 아마도 우리가 가져야 마땅할 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전체적으로 보아 만족할 만한 귀결이었다.......... (중략)... 이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저 귀더린의 선량한 주민들은 앞으로도 더욱 좋은 일들을 기대해도 될 성싶었다.  
   

사랑니가 너무 아파서 진통제를 한알 먹고 책을 보다가 잠들 요량으로 이 책을 펼쳤는데 순식간에 반이나 읽고, 끝까지 읽고 싶은 유혹을 겨우겨우 떨쳐내고 어거지로 잠을 청했는데 아침에 이 책을 볼 생각으로 흥분해서 눈을 떴다. 1977년에 이 작품이 발표되었다고 하는데,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들이나 G.K.체스터튼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전혀 옛스럽지 않고 여전히 고급스럽고 대중적이며 즐겁다.  

책을 덮으며 2권 어딨어?!를 외치곤, 2권을 아직 사지 않았다는 게 참으로 원통하였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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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5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5 1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5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5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이] 2009-05-26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몸은 매화수에 맞게 진화해 왔기에 아마 절 이기시긴 힘들겁니다. 무튼 전 친구들을 꽤나 많이 대동하게 되엇어요ㅎㅎㅎ

Forgettable. 2009-05-27 00:02   좋아요 0 | URL
저 낯가리는데^^

lazydevil 2009-05-26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구~~~ 노리고 있던 작품인 포겟터블님이 먼저 탐하셨군요. 저도 빨리~~^^;;

2009-05-27 0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쥬베이 2009-06-27 0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orgettable님, lazydevil님 서재 왔다갔다 하다가 이 시리즈 봤는데요
살까 말까 막 고민중이에요
양이 엄청난지라, 다 읽을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참.
근데, Forgettable님 마지막 멘트 보고 결정했습니다^^ 2권 어딨어?ㅋㅋ

Forgettable. 2009-06-28 18:04   좋아요 0 | URL
헤헤 일단 처음부터 다 지르진 마시고 수도사의 두건- 까지만 사시길 권해드립니다. 스타일이 다를 지도 모르잖아용ㅋㅋ

근데 전 이 시리즈 너무 좋습니다. ㅠㅠ 아, 품격있는 대중소설이랄까요, 엄청 매력적이에요!
공들여 쓴 리뷰가 쥬베이님을 낚으니 참 기쁩니다. ㅋㅋ
 
황금 나침반 - His Dark Materials: The Golden Com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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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멍때리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귀가 멍멍하게 울릴 정도의 음악속에서 정신놓고 낯선 사람들과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인터넷 연예뉴스나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하루에 미드 5~6개의 에피소드를 연달아보며 그냥 생각 없이 산다. 이런 내게 필요한 건 뭐?
생각할 의무를 부과하지 않는 판타지 영화! 

집안을 이리저리 부유하다가 TV를 켰는데 우연히 [황금나침반]을 한다. 2시간은 떼우겠구나- 하며 보기 시작했는데 정말 의외로 너무 재미있다. 출연진도 빵빵하고 CG도 깔끔하다.  

일단 캐릭터부터 말해보자면 니콜키드먼의 압도적인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조연들이 빛난다. 어쩜 하나같이 그렇게 매력적인지 영화를 보는 짬짬이 광고시간을 이용해서 배우들을 검색해보기도 했다.   

삼촌인 다니엘 크레이그(!!) : 말안해도 이미 007시리즈의 본드임은 모두가 알 터-
열기구 조종사 아저씨 : 목소리와 콧수염이 매력적임.
퀸오브마녀 :  마녀 역에 따악 어울리는데 진짜 아름다움. [몽상가들]의 그녀 
라일라의 귀여운 친구들 : 장난꾸러기 꼬마들은 귀엽다.  
집시 아저씨와 빌리의 어머니 :  집시의 매력을 보여줌.
아이스 베어 : 라일라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보호자. 매우 진짜 완전 믿음직함. 

책이 원작이라고 하는데, 기대된다. 한 번 읽어볼 참이다. 

2시간이라도 구리구리한 현실로부터 날 구원해주는 판타지를 난 정말로 사랑하지만, 영화가 끝날 무렵 아빠가 말씀하신다.  

쟤는 쪼끄만게 뭐가 그리 할 일이 많다니. 

그렇다. 이제 1부가 막 시작한 참이고 지금까지 보여준 라일라의 용기와 명석함은 빙산의 일각이었으며 그녀는 이제 찬란하고 치열한 인생의 시작점에 섰을 뿐이었던 것이다. 무력하게 사소로운 일들에만 매달려서 하루하루를 버둥거리면서 사는 내게 판타지는 하나의 구원이지만, 그 구원이라는 것이 하나의 도피라는게 또 치명적이다. 내가 동경하는 인생을 살고 있는 라일라는 도망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삶을 선택했고, 선택받은 것인데 말이다.

그들처럼 스펙터클하게 살기 위해서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데
나는 그저 내가 너무 좋아하는 것들의 주위에서만 빙빙 돌면서 천재들의 양산물만 받아 먹으며 그들의 언저리에서 엑스트라로만 살다가 말 것인가. 내 인생을 내가 주체적으로 살아야 하는 건데, 좀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요즘은 그저 사춘기 소녀처럼 둥둥 떠다니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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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ydevil 2009-05-10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4>의 잭 바우어는 밥도 안먹고, 잠도 안자고, 응가도 안하고, 숨가쁘게 뛰어다니며 악당들을 무찌르잖아요.
설마 그렇게 살고 싶으신 건 아니겠죠? 주인공으로 사는 거... 그거 너무 힘들어요~~~^^;;

Forgettable. 2009-05-11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잭 바우어는 제가 제일 되고 싶지 않은 주인공이에요 ㅋㅋ 보는 내내 저사람은 뭐먹고 살까.. 궁금궁금
아 비오니까 더 무기력해져요~~

[해이] 2009-05-11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런 류의 영화엔 별 취미가 없어서 ㅠ ㅋ

Forgettable. 2009-05-11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멍때리고 보기에 딱 좋아요!!! 최고임 ㅋㅋ
님하 프랑스 같이 갈 사람은 구했삼? 혼자 갔다와요~ 혼자 가서 거기서 친구 만드는게 더 잼나용 ㅎㅎ

[해이] 2009-05-11 23:47   좋아요 0 | URL
제가 외국 포비아가 있어서요... 혼자 가기 너무 무서워서 그래요;;; 계속 알아는 보고 있는데 역시 프랑스는 좀 레어 아이템이라 그런지 가는 사람이 많이 없네요. 미쿡은 그래도 꽤 있는데.

Forgettable. 2009-05-12 10:50   좋아요 0 | URL
ㅇㅎㅎ
뭐가 무서워요! 라고 하기엔 나도 언제나 벌벌 떨면서 나간다는;0;
또 프랑스가 위험하기로 은근 소문이 자자하잖아요 ㅠㅠ
 
보브 볼 온 치크
보브
단종


처음에 받았을 땐 생각보다 작아서 약간 놀랐다.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올 정도- 좀 더 큰 걸 기대했었는데 ;0; 그런데 오히려 갖고다니기에도 가볍고 나쁘지 않다.

케이스는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서 언뜻 싸구려같아 보이기는 한데 엄청 귀여우므로 패스- 마치 바비인형이 들고다닐 것만 같은 느낌의 케이스다.

보시다시피 리본 퍼프가 왕 귀엽다. 그런데 이 퍼프보다는 아주 큰 브러쉬를 사용해서 얼굴 전체에 발라서 화사하게 해주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생각보다 분홍빛이 강하지 않아서 볼터치용으로만 사용한다면 발그스레하다기 보다는 펄덕분에 볼따구만 번쩍거리기 때문에;;

퍼프를 톡톡 쳐서 바르기엔 좀 불편하니 큰 브러쉬를 사용하는 것이 편하고 발색도 좋다.

솔직히 말해서 가장 찍고 싶었던 것은 향기였다. 난 가끔 음악과 향기, 촉감따위를 찍고 싶어할 때가 있는데 이 향은 정말 찍어서 보여줄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을만큼 향이 부드럽고 좋다. 어린시절 인형놀이 하던 때를 상기시켜준달까-

올망졸망 구슬들이 참 귀엽다.
(예전에 밖에서 급 화장을 해야할 때 아이섀도가 없어서 이걸 임시방편으로 사용한 적이 있는데 입자가 고와서 오히려 섀도보다 나았다. 이래저래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음)

펄파우더에 대한 욕심은 없었는데 점점 나이가 들수록 피부톤이 칙칙해지다보니 이런 화장품까지 찾게 된다. 씁쓸하기도 하지만 기술의 발달과 체험단에 뽑아주신 분들께 고마울 따름이다!

사실은.. 2주 안에 리뷰를 썼어야 했는데 2주가 이렇게 훌쩍 넘어버렸을 줄이야;0;
시간이 참 쭉쭉 잘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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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에 지다 - 상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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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눈물을 흘렸다는 말은 너무 진부한가.  

재미있는 이야기는 읽어보고 느껴야 하는 것이므로 스토리에 관한 것은 여기서 잠시 접어두도록 하겠다. 이사람은 정말 이야기꾼이다. 대부분의 일본 소설에서는 찾을 수 없는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의 느끼한 면모도 없지 않으나 이야기에 흠뻑빠지게 만드는 작가로서의 역량은 정말 대단하다. 옛날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쓰잘데기 없는 책이 출판되는 속도만큼이나 빨리 없어지는 시대이니만큼 작가가 정말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이 리뷰에서는 책을 읽으며 눈은 텍스트를 따라가나 딴생각으로 빠지게 되었던 부분을 집중적으로 써보겠다. 얘기했듯이 스토리 자체는 흠을 잡을 수가 없고, 칭찬을 해봐도 그저 무색할 뿐이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방대한 자료와 여러 시점에서의 반복적인 서술은 지루하기 보다는 낯선 사건을 바라보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일본문화의 이해' 과목을 듣고 수많은 매체들을 접해도 알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던 일본을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라고 하는 이유를 이제서야 아주 조금 알 듯하다. 

내게는 일본인 친구들이 꽤나 많은 편인데, 언제라도 도쿄에 가면 반갑게 나를 맞아줄 것이라고 믿고 있는 친한 친구도 몇 있다. 그렇지만 그 친구들의 공통적인 일본적인 캐릭터를 이 책을 읽으면서야 이해 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그 친구들에 대해서 본질적으로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일테다.  

어찌보면 굉장히 쿨한데 속으로는 너무나도 연약하고, 감정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고, 부모님보다는 애인이 중요하고, 그런데 또 어찌보면 부모님에게 너무 의존적이고, 사랑에 빠진다는 걸 쉬쉬하고, 뭐든 가볍게만 생각하려 하고, 가끔 보이는 진지한 모습들은 바람처럼 사라지고, 정말 알 수 없는 면모들이 이 책을 보면서 이해가 간다. 

사무라이 정신. 우리는 절대 알 수 없는 이 정신이 그들의 뿌리였던 것이다.  
미루야마 겐지가 그려내는 마초적인 사무라이 정신일 수도 있겠고, 미야모토 무사시의 영웅적인 면모를 존경해 마지 않으며,
아, 칼이든, 가족이든, 천왕이든, 가문이든 간에 믿는 바를 초지일관으로 따르며 자기 일신의 안위는 포기해버리는 이 정신이 그들의 뇌 구석구석 어디엔가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존경해 마지 않았으며 우리의 마음 속 어디엔가 꼭 존재하고 있는 선비정신이랑은 아예 차원이 다르다. 
그런데 이게 웬만한 로맨스보다 더 마음을 친다.
낯선 것에 대한 로망이랄까- 일본인마저 낯설다는 이 새롭게 바라본 사무라이 정신은 이 책 속에서 지극한 아름다움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런말을 하면 좀 이상할 수도 있었겠지만,
전쟁이 일상화된 시절을 보낸 군인들, 자신의 목숨을 이미 내어 놓았기 때문에 적의 목숨, 심지어 동료의 목숨이라도 명령이라면 언제든지 끊어버릴 수 있었던 시절을 보낸 일본인들이 한국을 침략해서 강탈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을테다. 

우리는 피해자로써 그들의 잔악한 면만을 보고 듣고 배웠지만, 연이은 흉년과 전쟁으로 황폐화된 토지에서 어떻게든 자기 휘하의 백성들을 살려야겠다는 일념으로 조선 침략을 강행한 쇼군들의 심정은 아마 의를 저버리면서까지 자기 가정을 지키고배불리 먹이고자 했던 요시무라 간이치로의 심정이 아니었을까. 

이게 애국심을 위협하는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현 일본 정부의 오만함은 나도 싫지만, 이렇게 생각해본다면 지금 한국인의 왜곡된 반일감정에서 약간의 타협점을 찾아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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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9-05-03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진짜 아사다 지로의 모든 작품 중에서도 한 레벨, 아니 한 세 레벨 쯤 위에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이 '칼에 지다'만큼은 정말 요즘 유행하는 말대로 우월하죠.
이 책을 읽고 울었다는 말씀은 진부한 것이 아니라 솔직하신거죠 ^^ 저는 차마 리뷰도 쓰지 못했네요.
번역도 정말 좋죠? 이 책 읽고 양윤옥씨 블로그 찾아가서 인사드렸다는 -_-;;;

Forgettable. 2009-05-04 12:21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철도원]같은 분위기의 책을 별로 안좋아해서 아사다지로를 그냥 좀 제쳐놨는데, 이 책은 정말 우월해요 ㅋㅋ 그 시대를 온전히 살려낸 것만 같은 역사소설(특히 전기류)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스토리가 탄탄한 책은 정말 리뷰도 쓰기 어렵죠, 그래서 저도 리뷰랍시고 이런 잡생각만 끼적끼적ㅋㅋ

정말 오랜만에 저절로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책 읽은 것 같아요- ㅎㅎ

lazydevil 2009-05-04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작품이 신선조에 관한 이야기군요.
외국인 입장에서 볼 때 사무라이 정신은 말도 많고, 탈도 많고, 때론 극우적인 시각으로 남용되는 일본 역사와 문화의 뿌리같은데, 일본을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살펴봐야 될 거 같군요^^

Forgettable. 2009-05-04 12:04   좋아요 0 | URL
오 신센구미를 신선조라고 하는거죠-!?
저는 사실 사무라이에 대해서는 약간의 로망같은게 있었어요. 영화에서 잠깐씩 스치는 검객들이라던가 뭐 배가본드같은 만화나,, 미야모토 무사시는 정말 멋있잖아요 ㅠㅠ 전집도 다 읽었어요 ㅋㅋ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제 로망을 배제하고 사무라이 정신이 아예 새롭게 보여요.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일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