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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각하의 요리사 1
카와수미 히로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2월
평점 :
절판
카와수미 히로시의 대사각하의 요리사는 우리가 보와았던 일본의 요리만화와는 그 궤를 달리하는 작품이다.
예를 들어 맛의 달인이 일본의 여러 요리및 세계의 여러 요리를 소개하고 있고,아빠는 요리사가
가족간의 일상사에서 즐길수 있는 쉽고 간편하면서도 맛있는 요리를 소개하거나 미스터 초밥왕
처럼 초밥의 장인이 되기위한 소년의 열혈 분투기를 그리고 있다면 대사각하의 요리사는 요리와
외교혹은 정치리라는 것을 특이하게 접목시키고 있기 때문이다.물론 이것은 요리만화가 별로 없는 우리의 눈에서 보았을 때 매우 색다르게 느껴지겠지만 무수한 요리만화가 나오는 일본내 사정에서 볼때 어쩌면 차별화를 노린 작가의 승부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맨처음 대사각하의 요리사란 제목을 보았을때 '대사각하'라는 중국집을 배경으로 하는 요리만화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책을 읽고 보니 대사관저의 요리사를 지칭하는 말임을 알고늘 번역시 제목을 좀더 알기쉽게 해주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만화의 내용은 알라딘 리뷰에서도 나오지만 요리사의 아들이자 아내와 어린딸을 둔 수려한 외모의 업계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중견요리사인 30대 남성 '코우'가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찾아 베트남 주재 일본대사관의 요리사가 되어 근무하면서 각국 외교관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요리로 제압해가는 활약상이 이 만화의 주된 내용으로 여기에 요리사 조수인 미모의 베트남 여인 '호아'의 애정 문제,베트남의 생활을 보여주는것이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대사각하의 요리사에서는 우리가 몰랐던 정치(외교)와 요리와의 밀접한 관계를 알려주고 있다.예를 들어 프랑스 대통령궁의 요리에선 프랑스와의 주요 관계국에 따라 접대하는 요리가 다르다는 사실(이것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을 알려주고 있기도 하다.
자국의 이해 관계가 달린 치열한 외교전쟁이벌여지는 곳에서 서로간이 마음을 느긋하게 풀어줄수 있는것은 아마도 맛있는 요리일수도 있겠다는 만화라는 성격상 이점이 너무 과장되게 표현되있는것은 단점이라고도 할수 있다.물론 기타 작위전인 요소가 많은 여타 요리 만화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리얼리티를 부여하고 있지만 상대방의 취향과 출신, 특성과 그때그때 기분등등까지 맞춰서 적절한 요리를 내놓아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여서 일본에 유리한 쪽으로 만드는 주인공 코오의 능력은 실로 천부적이라고 할수 있다.이런 코오를 부각시키기 위해 일본의 직업 외교관들(코오가 받드는 대사를 제외하고)은 코오에 비하면 능력이 떨어지는 멍청이들로 그리고 있다.만약 국내라면 외교관들이 날리를 칠 내용이지만(물론 외교관들이 만화를 볼리야 없겠지만,외국에서 우리나라 영사 업무의 내용을 뉴스로 들은것은 생각한다면 국내 외교관도 만화속의 일본 외교관 못지 않은 멍청이들이란 생각을 지을수가 없다),일본에서 그런 얘기가 없는지 작가는 계속해서 작품을 그려내고 있는데 이런점이 아쉽게도 이 작품의 리얼리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베트남이란 나라를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일본인들은 흔히 서양인들에 비해 같은 동양인을 비하하는데 같은 동북아 3국보다 경제력이 떨어지는 동남 아시아를 더 낮게 취급하는데 (이것은 우리도 마찬가지이니 반성해야 될 부분이다),코오는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베트남에서 만나는 현지인들을 하나 하나를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며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있다.
작가 카와수미 히로시가 보통의 일본인들과 달라서 그럴지도 모르고 혹은 베트남을 개인적을 사랑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한국인이 읽다보면 약간 불편한 점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
만화 6권에서 작가는 일본인 기자 미우라가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이 저지른 전쟁과 관련해 한국의 공대사를 공박하는 장면이 나온다.일본인 기자 미우라는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이 저지른 죄과에 대해 왜 베트남에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으면서 한국은 일본에 왜 사과만을 요구하는냐고 따진다.
물론 에피소드 마무리에 공대사가 베트남 전쟁 피해자를 도와주는것으로 마무리 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찝찝하지 않을수 없다.
사실 베트남 입장에서는 한국이 원수일 수 있을 것이다.뜬금없이 나타나서 자국민들을 죽였으니 말이다.마치 한 동안 한국전에 참전한 중공군이 우리의 원수였듯이 말이다.하지만 대국적인 관점에서 베트남은 한국에 대해서 이의 사과을 요구하고 있지 않고 있다.물론 내가 모르는 여러 이유가 있을수 있을 것이다.
일본인인 작가는 수 많은 베트남인을 죽인 한국이 베트남에게 사과를 하지 않고 있으면서 왜 한국은 일본에 대해 공식적인 배상이 끝났음에도 지속적으로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지 묻고 있는것 같다.
개인적으로 어느 대통령인지는 모르겠지만 베트남에서 베트남전쟁에 관련해서 유감 표명을 한것으로 알고있고 베트남도 이를 수용한것으로 알고 있다.하지만 베트남 전쟁에서 그들에게 입힌 피해는 우리가 언젠가는 해결해야될 부채이고 한국에 와있는 베트남 신부나 근로자들에 대한 우리의 차별도 없어져야 될 문제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일본인 작가가 이를 제기하는 것은 한편으로 수긍이 가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론 의심의 눈길로 쳐다볼수 밖에 없게 한다.일본인 기자 마우라는 한국군의 베트남전 파병에 대해 비난하고 있지만(일본은 베트남 전쟁에서 참여하지 않고 수출등을 통해 이익만을 얻었으니 베트남에 대해서는 떳떳하다고 자부하는 편이다.게다가 프랑스군을 몰아내서 베트남에서는 평가가 좋은 편으로 알고 있다),일본의 36년간 식민지수탈등과 제 2차 대전등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고 있다.작가가 이점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비록 끝에 한국에 대해 무난하게 마무리를 하고 있지만은 말이다.
작가는 친 베트남일 수도 있다.베트남을 너무 사랑하기에 아무 연관도 없는 한국이 미국의 용병을 베트남전에 참전한 것을 비판할수도 있다고 여겨진다.하지만 남을 비판하려면 먼저 자신의 잘못을 자아 비판해야 되는데 그런점이 없는것이 작가의 의도가 어쩐지는 모르지만 그 의도를 의심케 한다고 여겨진다.
일본 만화는 전 세계적으로 수출되고 있다.사실 우리와 일본의 역사 관계에 대해서 모르는 외국인들이 거의 대부분일 것이다.작가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이런 부분들이 외국인들의 한국관을 왜곡시킬수 있다고 여겨지면 때문에 한편으로 걱정스럽기도 하다.
이런점은 우리가 정치나 외교로 해결할 수가 없다고 생각되면 우리 나라도 문화 수출을 통해 이런 일본의 왜곡된 사관을 외국인들에게 알려 줄수 밖에 없다고 여겨진다.
대사각하의 요리사는 일본 만화치고는 드물게 외국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린 만화이다.그리고 요리와 정치를 접목시킨 새로운 스타일의 요리 만화이기도 하다.재미있게 볼수도 있는 작품이지만 무언가 다른 것도 생각케 하는 작품이다.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