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스캔들
석현 군은 소문대로 귀여웠고, 보영 양도 역할을 잘 한 것 같고, 태현 씨도 자신의 장기를 잘 발휘한 것 같고. 얘기가 좀 더 풍성했으면 좋았겠다 싶다. 한국영화의 고질병인 용두사미를 피해가지 못한 것도 아쉽다.

 

작전
비슷한 영화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먹히기 힘든 장르인 듯.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 구조와 반전이지만 대체로 무난하게 볼 만 했다. 옥의 티는 서연(김민정)의 캐릭터. 역할에 비해 너무 착하다.

 

국가대표
단순한 내러티브를 가지고 굉장히 밀도 있게 찍은 느낌. 디테일에 치중하는 것보다 굵은 줄기를 따라가는 이야기 덕분에 영화에 몰입이 잘 되고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도 쉽다. 이것이 이 영화가 흥행할 수 있었던 요인인 듯.
대회가 끝난 직후 라커 앞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장면은 지나치게 감상적이어서 오글거리기도 했지만 이 모든 것을 상쇄할만큼 음악이 좋았다는 거! 러브홀릭스의 'Butterfly'는 이보다 더 적확할 수 없는 선곡. (감독판은 오글거리는 장면이 빠지고 대신 코미디요소가 강화되었다고 한다)

7급 공무원
유치와 재미의 경계를 잘 피해간 영화. 그래도 후반부로 갈수록 유치하긴 했다. 관객을 웃겨야 하는 코미디 장르가 원래 더 어렵다. 영화의 1등 공신은 원석 팀장(류승용). 이 아저씨 정말 볼매이심.

 

The Gift(Echelon Conspiracy)
사건의 매개체가 휴대폰이라는 점에서 샤이아 라보프의 『Eagle Eye』와 비슷하다. 장담하건데 시간이 지나면 두 영화의 줄거리가 머리 속에서 합체할 게 분명하다. 
 

  

불꽃처럼 나비처럼
예고편을 보고 기대한 영화. '스타일만큼은 괜찮겠지' 마음을 비운 것도 있고, '기대하지 않으면 그럭저럭 괜찮다'는 몇 몇 리뷰도 이 영화를 선택하는데 한 몫 했다. 결론은,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영화. 팩션이라고 하기에는 작가가 이야기를 너무 제맘대로 썼다. 함께 본 친구는 '원작자가 야설록이었으면 안 봤다'는 명언을 남겼다.

One Week
슬픈 영화는 될 수 있음 안 보는데 추석 전날, 이 날 하루만 극장에서 상영한다고 이 날을 놓치면 못 본다는 말에 B양에게 끌려 조조로 본 영화(부산 극장 얘기다). 관객이 거의 없어 덕분에 극장을 대관한 듯 아주 아늑하고 조용하게 봤다. 다만 너무 아늑했던 탓인지 정작 영화를 보고 싶다고 했던 B양은 쿨쿨~ 잤다.
로드무비. 가을의 감성과 잘 어울리는 영화다. 스토리 면에선 『Knocking on Heaven's Door』, 영화 전반에 흐르는 음악이나 회색 톤의 화면은 『원스』와 느낌과 비슷하다. 주제는 심각한데 표현은 그다지 무겁지 않다. 30년이든 70년이든 지나온 삶을 정리하는데 충분한 시간이라는 게 과연 있을까. 누군가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누군가에겐 절실했을 오늘 하루를 나는 얼마나 충실하게 보냈는가 고민하게 된다.

트랜스포머 2 (패자의 역습)
전작의 성공으로 물적 물량적 지원을 아낌없이 받은 티가 난다. 영화를 보니 주연 여배우가 영화 개봉 뒤 비난을 쏟아낸 심정을 알 것 같다. 심하게 말하면 영화가 여배우를 대놓고 눈요기로 삼는다. 굳이 이 배우가 아니었어도 상관 없었을 것 같은 역할과 비중은 충분히 배우의 자긍심을 건드릴만 하다.
사실, 이분법적으로 말하면, '바비 인형'이 여자아이들 장난감의 대명사라면 남자아이들 장난감의 대명사는 '로봇' 아닌가. 따라서 트랜스포머가 로봇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태권브이 류의 로봇 만화에 열광하며 유년을 보낸 성인남자들의 향수를 대변하는 영화라고 이해한다면 영화 속에서 여배우를 소비하는 시선을 이해 못 할 것도 없다. 하지만 뭐가 어떻든 여배우의 분노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또 하나. 매트릭스 이후 한번 죽었다 다시 살아나는 반전은 이제 확실히 유행으로 자리 잡은 클리셰인 듯.

스타트렉 '더 비기닝'
스타트렉은 특유의 분장 때문에 질색하며 채널을 돌리던 드라마였기 때문에 당연 영화를 볼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이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친구 때문에 보고 말았다. (친구 따라 강남도 가는데 영화쯤이야...)
일단 시공간 이동에 대하여, 비슷한 이야기를 다룬 기존 영화들에 비하면 왜곡이 덜하고 비교적 깔끔하게 처리한 것이 마음에 든다. 기대 없이 봐서인지 의외로 꽤 괜찮았던 영화.
* 현재 시즌 4가 방영중인 미드 『Heroes』의 대표적인 악역 사일러가 주연으로 나오는데 이 배우가 나오는 줄 알았다면 아무리 친구가 보고 싶다고 해도 안 봤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한 일은 끔찍한 악몽을 연상시키는 사일러 때문에 못 보고 있는 『Heroes』가 강을 건너 산을 타고 안드로메다로 향하고 있다는 소문. 보고 싶은 드라마를 등장인물 하나 때문에 보지 못한다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G.I.Joe '전쟁의 서막'
영화를 본 후 기억나는 건 '정신없다'뿐.
블록버스터답게 돈을 퍼부은 덕에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내용도 그럭저럭 볼 만 했다. 2편을 의식한 탓인지 이야기의 완성도는 아무래도 떨어진다.

 

엑스맨 울버린
이 영화, 워낙 전편들이 탄탄하기 때문에 기본은 하는 시리즈라는 선입견이 있다. 물론 외전 격인 울버린도 볼 만 하다. 사실 나는 『케이트&레오폴드』나 『Someone like you』등의 고전적 로맨틱코미디에 나오는 휴 잭맨을 더 좋아한다. 물론 최근작들도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다음 영화는 장르를 좀 바꿔주셨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이 있다.

리스트의 마지막 네 편은 SF물이다. 이들을 순위를 매기자면,
스타트렉 > 트랜스포머2 > G.I.Joe > 엑스맨 울버린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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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8-30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유의 분장때문에 채널 돌아가던 스타트렉에게 우선순위를 주시면, 다른 아이들은....

인삼밭에그아낙네 2010-08-31 09:29   좋아요 0 | URL
앗! 아니어요~ <스타트렉> 재미있어요~
정확하게는, 스타트렉>>>>트랜스포머2... 쯤 되겠습니다. 이건 물론 제 취향이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