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만화 갈래 중에서 다른 건 몰라도 요리만화 만큼은 일본이 그 뿌리라고 생각한다.
요리만화. . . . .
특별히 요리만화를 즐겨 보지는 않지만 이런 저런 요리만화를 볼 때면 이런 저런 잡생각이 많이 든다.
그 수많은 잡생각 중에 가장 큰 생각은 바로 이거다.
요리만화를 그릴 때 가장 어려운 게 뭘까?
요리 주제?
요리 재료?
등장인물 설정?
이야기 진행?
실제 고증?
나는 요리만화를 그릴 때 가장 어려운 것은 바로 요리 맛을 글로 표현하는 것과
요리를 먹을 때 나타나는 인물 표정을 그리는 거라고 생각한다.
참치 대뱃살이 혀 위에서 춤을 춘다느니
입안에서 태평양의 생명력이 느껴진다느니
단백질과 기름기의 절묘한 조화가 혀를 희롱한다느니.... (-_-);
어떻게 저런 표현들이 다 튀어나올까를 생각하면
사람 혀에 펜티엄 4 CPU가 달려있는 게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든다.
표정 또한 남다르다...
같은 남자가 바라보기에 느끼한 표정
젊은이들이 바로 눈앞에서 전지현, 문근영을 봤을 때 나올 수 있는 표정
갓 입대한 이등병한테
"너만 특별히 내일 제대시켜줄 게~~!"라고 했을 때나 나올 법한 표정
등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보기 부담스러운 표정은 따로 있다.
바로~~~
젊은 아가씨가 눈을 감고 땀을 뻘뻘 흘리며 꼭 찜질방에서 몇 시간 감금당한
상태에서 시원한 물을 한잔 마셨으면 좋겠다는 표정!!! 이 바로 그거다
정말 보기 부담스럽다... 쩝... [-_-]=b
처음에 요리만화에서 저런 표현, 표정들을 볼 때에는 꽤 부담스러웠는데
나중에 가면 은근히 즐기게 된다.
요리 만화 보는 재미는 표현, 표정 보는 재미가 아닐까??? ^^;
하긴 "와~~~ 정말 맛있어요!" 라고 딱 한마디 하고 끝내버리면 너무 썰렁하겠지....?! [-_-]a
내가 여태껏 살아오면서 "야~~~ 저 사람 음식을 정말 맛있게 먹는구나!!" 라고
느꼈을 때는 딱 한 번 밖에 없다.
갓 입대하고 신교대에서 6주 훈련을 받을 때,
어느 날 저녁에 건빵과 맛스타(음료수)가 부식으로 나와서
동기들과 함께 먹을 때가 바로 그 때였다.
동기 녀석들이 모두 다 하나 같이 지~~인짜 만족스러워 하며 우물우물 건빵을 먹고 있었다.
요리만화식 표현을 빌리자면...
"황금으로 만든 눈밭에서 뽀드득 소리를 내며 눈을 발을 밟는 듯한 이 바삭거림!!!
밀가루 속에 숨어있는 부드러움을 극한으로 끌어 내버린 이 놀라운 구이 솜씨!!!
그리고 탄수화물이 가진 담백함을 더욱 더 진하게 만든 이 절묘한 조화로움이
바로 이런 맛을 만들어 냈구나~~~!"
라고 할 수 있으려나??? 허 허 허...
쩝~~~ 나는 언제쯤 요리만화에 나올 법한 그런 "맛"을 경험해 보려나~~~???
일본에서 원조 생선초밥을 입천장이 까지도록 한 번 먹어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흑...흑... 생선초밥 먹고 싶어~~~ T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