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쳐다보지 마 스토리콜렉터 67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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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올로클린 시리즈는 이 책만 보고 이제 그만 보겠어 했는데, 조 올로클린의 개인사가 비장하게 끝나서 다음 편도 봐야 하나 하는 마음을 일으킨다. 아울러 가정 내에서의 아동 학대,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임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고. 평생 그 상처로 고통받게 된다는 걸 왜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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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는 무려 7시에 눈이 떠졌다. 휴일이면 10시가 다 되어 허리 아플 때까지 자는 나인데... 아마 원래는 출근하는 날이라는 긴장감이 남아 있는 모양이다. 생체시계라는 건가. 흠. 침대에서 쳐다보는 커다란 창으로 초록빛 잎들이 무성한 걸 보면서, 아 일찍 일어나니 좋구나. 일찍 일어났음에도 오늘 하루가 온전히 내 것이라니, 정말 좋구나. 그러고는 벌떡 일어났다.

 

아침 식사라지만, 있는 반찬 다 꺼내고 계란도 하나 굽고 스프도 하나 끓이고, 심지어 새송이 버섯을 참기름에 돌돌 구워서 하얀 쌀밥과 같이 차려서는 먹었더니 속이 따뜻해졌다. 그리고는 커피 한잔 내려서 (이탈리아에서 사온 일리 커피.. 아 향긋) 편안한 마음으로 소파에 앉아 책을 읽는데... 행복이 막 차오르는 것이다. 막, 막...

 

 

읽은 책은 이거, <데드키, Dead Key)>. 이 행복감에 딱 어울리는 책은 아니지만, 며칠 흥미진진하게 보기는 했다. 은행의 대여금고를 둘러싼 음모와 사람들, 그 사람들간의 얽힌 관계들, 그 속에서 커나가는 사람들. 뭐 그런 얘기. 일종의 스릴러인데, 흥미진진하긴 했으나 워낙 복잡하게 얽혀서 중간부터는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대충 읽어내려간 것 같다. 마지막은 조금 아뜩했고.

 

매번 말하지만, 내가 이런 책을 너무 읽어댄 거다. 왠만해서는 재미가 썩 있지 않다는 건, 정말 불행(!) 이다. 예전에는 이런 책을 들고 읽노라면 속에서 벅차오르는 기대감과 행복감이 있었는데.. 그 때의 느낌이 좀 그립다. 최근에 읽은 것 중에는, 스릴러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미미여사의 <금빛 눈의 고양이>라는 에도 소설이 좋았다. 귀신얘기임에도 왠지 즐거운 책이다. 미미여사가 에도소설을 계속 내길 바라는 건, 나만이 아니겠지. 책장에 쭈욱 꽂힌 그녀의 책들을 보며, 슬쩍 흐뭇한 미소를 지어본다. 흡족.

 

 

 

 

책을 다시 고르는데, 왜 매번 책을 사면서도 읽으려고 막상 책장을 쳐다보면 골라지질 않는 건지. 출퇴근 시간에 읽기에는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이 좋은 것 같다. 가볍고 책 모양도 작고, 그리고 무엇보다 번역도 괜챦은 고전들이라 출퇴근 시간의 짜증을 많이 가라앉혀 주는 듯 해서 말이다.

 

 

As I lay dying. 포크너의 이 소설을 읽고 싶어서 사둔 지 꽤 되었는데 이제 낙점이다. 포크너의 소설은 뭘 읽었더라. 헉? 읽은 게 없네. 어멋... 이번 소설을 제대로 읽어야겠네 그려. 독립할 때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류는 다 두고 나왔는데 - 엄마가 좋아하셔서 - 이제 하나둘씩 다시 모아볼까 싶다. 요즘 들어 고전에 계속 관심이 가고 있으니 적당한 면도 있고.

 

 

 

 

 

 

 

 

 

 

 

 

집에서 읽는 건 가벼운 걸로 택하자.. 하다가 마이클 로보텀의 <나를 쳐다보지마>를 골랐다. 아 이 시리즈, 사실 읽을 때마다 그다지 좋은 느낌 없었는데, 이상하게 시리즈물이라는 게 읽다보면 계속 읽게 되는 중독성이란 게 있는 것 같다.

 

 

이번에 읽어보고 아니다 싶으면, 정말 다음부터 나와도 사지 말아야겠다. 읽을 책도 많은데 아닌 걸 읽는 건 내 눈과 내 시간과 내 감정에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할테니. 그래도 이왕 집어든 거 재미있었으면 싶은데. 수리수리 마수리, 재밌어라 얍!

 

 

 

 

 

 

 

 

 

 

 

 

좀 이따가 약속이 있어서 씻고 나가야 하고, 저녁에는 오랜만에 가족들끼리 모여서 고기를 먹기로 했다. 내 돈으로..ㅎㅎ;;; 나 혼자 여행 여기저기 다니는 게 미안하기도 하고 휴일이나 되어야 부모님 모시고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같이 시간을 맞춰보자. 이런 것이다. 이왕 먹기로 한 거 맛나게 마아~니 먹어주리라. 그리고 내일부터는 다욧. 지금 샐러드를 하나가득 주문했다. 이제 비연은, 아침 저녁으로 샐러드로 때워서... 두달 내에 5키로 이상 빼기로... 결심. 지금 생각없이 너무 먹어댄 나머지, 체중계의 숫자가 하늘로 계속 치솟고 있는 터라, 아.. 싫지만 (싫다 이제) 다욧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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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19-06-06 2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7시에 눈이 저절로 떠졌는데.. ‘이러면 안돼‘하고 또 자서 10시에 일어났어요~ㅋㅋ

비연 2019-06-06 20:3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6월이 끝나야 한 해의 반이 가는 건데, 5월이란 달 자체가 행사도 많고 뭐도 많고 해서 워낙 무거운(?) 달이라 끝나는 오늘 쯤 되면 한 해의 절반이 벌써 날아간 느낌이 든다. 이번 5월은 초반 2주까지 이탈리아 여행을 해서인지 더 빨리 지나간 것 같고. 여행.. 해외 여행 참 좋은데 어제 헝가리에서 우리나라 사람들만 탄 유람선이 추돌하여 가라앉았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 한켠에서 뭐가 무너져내리는 듯 했다. 세월호 이후 배가 침몰했다는 얘기만 들으면 더 놀라고 더 가슴아파하는 건 나만의 트라우마는 아니지 않을까. 유람선이 침몰했다고 해서 강에서 가라앉았으니 사람들은 무사하겠지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죽고 아직 찾지도 못한 상태라 하니... 이게 뭔 일인가 싶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형제끼리 열심히 산 스스로들에게 힐링을 주고자 떠난 여행에서 이런 일을 당했으니 더욱 애통한 일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5월이 무겁게 끝나가고 있다.

 

*

 

 

알요즘 출퇴근 길에 이 책을 읽고 있다. 영화 <일 포스티노>의 원작으로도 유명한 소설이다. 160페이지 남짓의 짧은 소설이라 들고다니기 편할 듯 하여 골랐는데 의외로 재미있어서 지하철에서 내리기 싫을 정도이다. 대단한 이야기가 있는 건 아닌데 (영화도 봤으니 말이다) 한마디 한마디 한장면 한장면이 유머러스하고 진실하고... 네루다의 시들과 잘 어우러져 문학적이다. 요즘 부쩍 고전에 관심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민음사의 이 시리즈들이 가볍고 하니 들고 다니며 읽어야겠구나 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니까 또 책을 사고 싶... 휘릭. 

 

책을 읽다보니, 영화도 다시 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이 영화, 엄마랑 같이 극장 가서 봤었는데 말이다. 둘다 감동받아서 나오는 내내 수다를 떨었던 기억이 난다. 주인공 마리오로 나온 배우 마시모 트로이시는 암투병을 하면서 이 영화를 찍었고 영화를 다 찍은 후 얼마 안되어 사망했다고 한다. 네루다 역으로 나온 필립 느와레는 유명한 <시네마 천국>에서 알프레도 역을 맡았던 배우이고 이 영화에서도 너무나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었다. 아. 다시 봐야겠다. 어디 가면 구할 수 있으려나... 순박한 섬청년 마리오가 네루다로 인해 '메타포'라는 말을 알게 되면서 세상을 그만의 언어로 표현하게 되는 과정은, 실로 아름답다.

 

 

*

 

이번에 칸느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탄 <기생충>의 감독 봉준호와 배우 송강호가 인연을 맺은 스토리가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연극배우였던 젊은 날의 송강호를 오디션에 핑계삼아 불러 그의 연기를 보고자 했었던 역시 젊은 조감독 봉준호가, 감독의 선택은 받지 못해 오디션에 탈락한 송강호에게 삐삐음성메세지로 탈락의 소식을 정중하게 전하며 하지만 좋은 연기였다고 말하고 "다음 좋은 기회에 작품으로 만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인삿말을 남긴 것은, 송강호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고 몇 년 후 너무나 유명해진 송강호에게 다가가지 못해 망설이다가 불쑥 시나리오를 보내고 기다리지 못한 채 전화를 건 봉준호 감독에게, 송강호가 그 몇 년 전의 인상을 잊지 못하고 기억하고 있다가 출연을 바로 결정했다는 스토리는 정말 영화같다. 그 시나리오로 만든 영화가, 한국 영화 역사상 최고의 영화에 꼽히는 <살인의 추억>이라는 것은 더욱 극적이고.

 

봉준호가 송강호를 만났듯, 송강호가 봉준호를 만났듯, 마리오가 네루다를 만났듯, 혹은 네루다가 마리오를 만났듯.. 사람이 사람을 제대로 만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변화를, 그 당사자들에게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혹은 더 넓은 세상 사람들에게 변화의 여파를 줄 수 있다. 사람 하나 잘 만나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생각하게 되는 요즘이다. 나는 그런 사람을 아직 만나지 못한 것 같고.. 나 자신이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 주지도 못한 것 같아서... 누구에게나 오는 기회가 아니기 때문에 바라는 것이 송구할 뿐이지만, 언젠간 내가 누군가에게 누가 나에게 그런 인연으로 다가와주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램을 가져본다.

 

*

 

금요일이고, 5월 마지막날이고... 일은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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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9-05-31 1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봉준호와 송강호에게 그런 인연이
있었군요, 알아주고 신뢰하는 사이...
멋져요^^
일 포스티노. 저도 감동적으로
봤어요~~

비연 2019-05-31 12:38   좋아요 1 | URL
멋지죠~ 자기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살 맛 나는 세상일 것 같아요.
오늘 집에 가서 <일 포스티노> 구해다가 와인 먹으며 볼까 싶어요. 오홍홍~

희선 2019-06-01 0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사람을 만나고 많은 게 바뀌는 일 그렇게 쉽게 일어나지 않겠지요 그런 사람 찾아보면 많을 듯합니다 실제로도 있고 소설에는 더 많겠습니다 자신한테 일어나지 않더라도 그런 모습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지요 안타까운 소식은 없었다면 좋았을 텐데...


희선

비연 2019-06-02 08:03   좋아요 1 | URL
그건 참 인생의 행운 같아요..~
 

 

 

 

 

 

 

 

 

 

 

 

 

 

 

 

 

병원에 자질구레한 질병으로 자주 가고 혹은 가끔 검사하자고 해서 놀란 마음을 지닌 채 진료를 받기도 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질병이라는 것, 사람이 아프다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한 여러가지 심리적 사회적 현상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아직까지 큰 질병으로 고생한 적은 없고 우리 가족들도 그러진 않아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지만, 가끔씩 병원에서 조직검사를 하자거나 할 때 느끼는, 세상이 무너지는 감정 등을 겪을 때는 사는 게 무엇인가, 사람이 산다는 건 늙는다는 건 무엇인가를 재삼 또 재삼 생각을 거듭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지은이인 아서 프랭크는 심리학자이고 교수이다.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에 심장마비와 암에 걸렸었고 그로 인해 느꼈던 수많은 감정과 알리고 싶은 것들을 글로 담아낸 것이 이 책이다. 읽고 있으면, 맞아 내가 이런 심정과 가깝게 느꼈더랬지 라는 생각도 들고 내 주위에 암으로 이승을 작별한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내가 그들에게 '돌봄'이라는 것을 다르게 했었어야 하는구나 라는 아쉬움도 가지게 된다.

 

그렇지만 내가 정말로 알고 싶은 것은 질병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다. 내가 원하는 도움은 질문에 대답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름의 방식으로 질병을 살아내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의료진 또한 지켜봐주는 것이다. 답을 받기보다는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 (p30)

 

우리는 취약한 생물이고, 인간들은 바로 이 취약함을 공유한다.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희망하고 사랑한다는 것은 취약함을 부정하기보다는 받아 안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오로지 자신의 취약함을 완전히 인식하고 있을 때만 또렷하게 분별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또렷하게 분별한다는 것은 저곳이 아니라 이곳에서 돌아다니길 선택하는 일 이상이고, 저것이 아니라 이것을 희망하는 일 이상이고, 저것이 아니라 이것을 사랑하길 선택하는 일 이상이다. 또렷하게 분별한다는 것은 어디서, 무엇을 누구를 선택하는 문제를 넘어, 모든 활동의 한가운데서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p39)

 

 

심장마비를 거쳐 특히 암이라는 질병을 가짐으로써 저자는 자신이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을, 그리고 인생에서 질병을 안고 살아가는 것에 대한 관점을 조금씩 다듬어나가고 있었다. 심장마비와는 다르게 암이라는 질병은 '낙인'이 찍히는 일종의 만성질환이고 어쩌면 한번에 저세상으로 갈 수 있는 심장마비라는 것과는 달리, 길게 죽음과 고통에 대한 두려움에 떨어야 하고 암환자라는 세상의 시선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었다. 예전에 (내가 좋아해 마지않는) 수전 손택의 <은유로서의 질병>을 읽었을 때도 비슷한 마음을 가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 책에서도 당연히 인용하고 있다.

 

 

사회가 두려워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병들은 언제나 성격에 관련된 이론으로 설명했다. 암을 주제로 한 책 중에서도 대단히 분별 있고 합리적인 주장을 담고 있는 수전 손택의 <은유로서의 질병>은 이러한 사고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이 책에 나오는 예를 보자면, 중세 시대에는 행복한 사람은 전염병에 걸려 죽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한다. 중세 사람들이 전염병을 막을 수 없었듯이 우리도 암을 막을 수 없으며, 그들이 전염병을 두려워했던 만큼 우리도 암을 두려워한다. 중세 사람들은 행복이 보호책이라고 주장했고, 우리는 분노나 성, 혹은 유행 중인 다른 무엇을 억누르지 않아야 암에 걸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p174)

 

 

 

 

 

 

질병에 대한 환상 중에 하나는, 생물학적 원인 이외의 감정적인 원인 혹은 가치적인 원인을 찾고자 하는 데에 있다. 말하자면, 내가 어떻게 했기 때문에 이게 걸렸을 거야. 이런 것. 내가 나쁜 짓을 많이 해서 그런가. 내가 담배를 많이 피워서 그런가. 내가 성적으로 문란한 적이 있었던가. 내가 남에게 비난을 하고 상처를 준 적이 있었던가.. 내가, 내가... 이런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결국 질병의 원인을 개인적인 차원으로 국한하여 자꾸 찾으려 하는 데에 있다. 질병은 개인이 무엇을 잘못 했기 때문에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감정이나 인간관계에서 나오는 것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안 좋은 조짐이라도 보일라치면 대부분 이렇게 된다. 나의 지난 행동을 반추하고 나의 나쁜점을 들추고 나의 잘못한 점을 상기시킴으로써 스스로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생각을 했다.

 

 

질병의 궁극적인 가치는, 질병이 살아 있다는 것의 가치를 가르쳐준다는 점에 있다. 바로 이 이유 때문에 아픈 사람들은 동정받아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가치있게 여겨져야 하는 존재가 된다. "멀고 먼 별자리에선 우리가 어떻게 보일까 / 하늘 한구석의 죽음이겠지." 라고 폴 사이먼은 노래했다. 멀고 먼 별에서, 우리는 한 번 깜빡이고는 사라지는 빛처럼 보일 것이다. 빛이 사라지는 순간에 우리는 빛이 계속 타오르게 하는 일 자체가 중요함을 깨닫는다. (p190)

 

이 책을 읽으면서, 질병을 가진 자와 그 주변에 머무르는 자들의 입장과 태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은유로서의 질병>을 읽을 때만큼의 철학적 성찰이 있지는 않지만, 지은이는 자신의 경험을 십분 활용하여 좀더 구체적이고 생생한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더 마음에 와닿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은 어차피 병들고 죽는다. 이것만한 진리가 있을까. 누구나, 그렇기 때문에 질병이라는 것에 대한 성찰이, 나름대로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 지금은 건강해도 내일, 혹은 내년, 혹은 십년 뒤...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게 사람의 인생이고, 따라서 미리 준비를 한다.. 라기보다는 질병에 대한 생각들을 책을 통해서라도 정리해두는 작업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자기의 일이 되면.. 그것은 다 소용없는 일이고, 100% 내가 개인적으로 겪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겠지만, 그래서 이런 '생각'이란 자체가 사실 쉽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재 건강한 삶을 살아내는 사람에게조차 필요한 성찰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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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9-05-29 0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질병이 생기면 그 모든 원인을 결국 내부로 돌리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저런 조심을 했어야 했는데, 생활식습관을 다르게 가졌어야 했는데 등등이요. 사실 그런 것들이 모두 원인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것 까지도, 나쁜 생각을 가졌다던가, 뭐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어서 그랬다든가 ㅋ.

비연 2019-05-29 21:57   좋아요 0 | URL
그래서 더 힘든지도 모르겠다 싶어요. 사실 질병의 원인이란게 하나인 것도 아니고.. 선악과 따먹은 느낌을 가지게 되는 듯.. 이 책이 그런 점에서 통찰력을 주네요~
 

 

졸린다.

 

어제 2시간밖에 못 잤다. 그것도 새우잠. 개인적으로 할 일이 있었는데 기한이 정해진 거라 마쳐야만 했고 그래서 3시에 자서 5시쯤 일어나 일했고 오전 6시에 메일 발송 후 바로 샤워하고 회사로 나왔다. 그러니 졸린다. 주말에 못 쉬어서 월요일이 천근만근이다. 이래 가지고 일주일을 어떻게 버티나. 아 참 일하기 싫네. 회사 안 다니고 살 방법 없을까 또 궁리하게 된다. 매번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짜증스럽기까지 하다. 근데 참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아침에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다 보면 등산옷 입은 50대 후반에서 60대 초중반의 아저씨들을 많이 보게 된다. 색깔 튀지 않는 등산복을 갖춰 입고 등산배낭을 맨 채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다. 아마도 은퇴를 했을 게고, 그래서 아침 일찍부터 산에 갈 채비를 서둘렀을 게다. 지금의 내 세대는 좀 다르지만, 조금만 앞 세대를 가면 은퇴 이후의 삶이 너무나 길게 남아 있음에 당황하고, 준비가 안 되어 있음에 다시한번 당황하는 사람들이 많지 싶다. 회사 죽자고 다니며 다니기 싫다를 매일 아침 외쳐 대었을 수도 있겠지만, 이제 은퇴를 하고 정기적으로 만날 사람도, 일상적으로 할 일도, 매일 똑같이 향하는 장소도 없어진 채 오롯이 몸뚱아리 하나만 남겨진 상태가 되면 아마 그 시절을 그리워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냥 무심하게 쳐다보던 광경이 이제 살짝씩 사무치게 다가오는 걸 보면 나도 나이를 먹은 모양이다. 사람 인생이 그리 길지 않은 게, 특히나 노동을 하며 살 수 있는 날들이 짧은 게 좀더 절실하게 느껴져서인지도 모른다. 주위의 좀 나이많은 선배들이 이제 슬슬 은퇴나 퇴직을 하고, 별다른 할일 없이 시간죽이기로 아까운 시간을 보내는 걸 보면서 아 나도 어쩌면 얼마 안 남았는 지도 몰라. 아니, 진짜 얼마 안 남았어 싶은 것이, 순간 소름이 끼칠 때가 있다. 그러니, 일하기 싫어 회사 그만두고 싶어 이런 얘기들, 어쩌면 사치겠지 싶기도 하다.

 

아침부터 졸려서 커피를 두 잔이나 연거푸 마셨더니 정신이 아릿하네. 밥먹고 기운내서 오후에는 일을 좀 해야지. 매일매일 스스로를 다잡으며 지내는 게 스트레스이긴 하지만, 이 시절을 그리워할 날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좀더 소중하게 지내야겠다 라는 기특한 마음이 든다. 졸려서 그런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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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5-27 1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름 내년에는 은퇴하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꾸 돈 쓸 일이 생겨서, 내년만 더 버텨볼까 싶기도 하고 그래요. 은퇴의 욕망은 매일 찾아드는데, 그러나 그 다음을 생각하면 갑갑하고요... ㅠㅠ

비연 2019-05-27 11:1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ㅠㅠ 돈 쓸 일은 많은데 은퇴(!) 혹은 퇴사는 하고 싶고. 참 어려운 일 같아요 ㅠ 오늘도 퇴사의 욕구에 시달리게 하는 메일들이 날아오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