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31 | 23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김화영교수가 23년동안 번역해온 <알베르 카뮈 전집> 20권이 <시사평론>이라는 책으로 마감되었다는 반가운 뉴스가 최근 있었다. 내가 처음으로 알베르 카뮈를 만난건 당연하겠지만 책세상에서 나온 김화영교수의 번역물인 <이방인>이었다. 카뮈의 소설을 좋아하는 엄마가 사왔던 책을 내가 겸사겸사 읽은 것이었고 난 그 이후로 카뮈에게 반해서 그의 소설 뿐 아니라 그의 일대기까지 다 구입해 읽게 되었다. (이 서재의 이름도 camus이다)

책세상에서 나온 책들은 대부분 가지고 있기는 하다. 몇 권 빼먹은 게 있기도 한데, 찾아보고 (하도 흩어져 있어서 뭘 샀는지도 알 수 없다는) 빠진 부분은 메꾸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화영교수로 인해서 카뮈를 좋아하게 된 사람들이 꽤 많으리라는 생각을 해볼 때 카뮈를 전공한 김화영교수에게는 상당히 뿌듯한 일이 아닐까 싶다.



 

 

 
 

 

 
 

 

 

 

 
 

 

 

 

 


모아놓으니 많다! <태양의 후예> 라는 책 이외에는 글의 종류에 따라 색깔을 달리한 비슷한 표지 양식에 카뮈의 그 우수어린 얼굴을 작게 박아놓았고 이는 어떤 표지 디자인보다 사람들에게 흡인력을 가지게 했다. 무엇보다 카뮈라고 하면 노벨상을 탔고 뭔가 어렵고 뭔가 난해하고 부조리니 하는 말로 설명이 되는 작가라고 생각해왔던 사람들에게 그는  어려운 소설만 쓴 것이 아니며 희곡도 썼었고 평론도 썼었고 에세이도 썼었고 좀더 쉬운 소설도 썼으며 작가이기도 했고 배우이기도 했고 연출가이기도 했음을 알려준 시리즈였다. 카뮈라는 사람을 훨씬 인간적으로 가깝게 만들어준 모음이라고나 할까.

그의 인생에 대해서 흥미를 가지게 되면서, 소설 혹은 글이란 작가의 인생을 투영하는 거울이라는 것을 보다 절렬하게 느꼈었다. 그의 사상과 주장하는 바에 대해서 반대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혹은 그의 여성편력이나 기타 등등의 생활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도 있겠지만, 카뮈가 현대 문학의 흐름에서 결정적인 이정표의 역할을 했으며 그의 주옥같은 글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의 부조리성에 대해 그러나 그 희망에 대해 느끼게 해주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나중에 시간되면 카뮈의 인생에 대해서 한번 쓸 기회가 있었으면 싶다. 내가 읽은 그리고 지금 읽으려고 둔 카뮈에 대한 글들, 평론과 전기들은 비슷비슷한 내용일지라도 하나라도 놓칠새라 열심히 틈틈히 읽고 있고 한번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하고 싶은 건 너무나 많은데, 왜 이리 시간이 없는 것인지)


















올리비에 토드가 지은 <Albert Camus>는 부조리와 반항의 정신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고 마찬가지로 책세상에서 나왔다. 물론 이 책은 김화영교수의 번역은 아니다. 합쳐서 거의 1500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으로 카뮈의 어린시절부터 죽을 때까지의 인생을 정말 섬세한 필력으로 서술함과 동시에 그의 여성편력에 대해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한 전기집이다. 내가 읽어본 중에는 이게 제일 카뮈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 것 같다.




 

 

 

 

 


카뮈의 스승이자 문학의 정신적 지주였던 쟝 그르니에가 쓴 <카뮈를 추억하며>도 사적이면서도 뛰어난 글쟁이로서의 카뮈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다. 쟝 그르니에 자신이 훌륭한 작가였기 때문에 (카뮈 이전부터 난 이 사람의 글을 좋아했다. 특히 '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지금 사두고 꼭 읽어야지 하는 책이 이 책이다.  허버트 R. 로트먼이라는 저술가가 쓴 <카뮈, 지상의 인간>은 카뮈 평전의 결정판이라고 불리우는 책이고 연대기별로 서술한 것이 아니라 시대상에 따른 카뮈의 인생, 그리고 내적 방황과 분열을 겪는 인간적인 카뮈의 모습을 제대로 그려내었다고 한다. 이것도 다 합치면 1400페이지가 훌쩍 넘어서 감히 감행을 못하고 있었는데, 이제 좀 여유가 생겼으니 슬슬 읽어봐야겠다.

내가 왜 Camus를 좋아하는가? 그것은 그 사람 글을 읽는다고 하면 폼나서? 괜히 어려운 책 읽는다는 자족감에? 사진 속의 작가가 멋져서? 이런 이유가 아니다. 생각해보면 상당히 험난한 인생을 살아낸 카뮈가 어쩌면 누구나 절망에 사로잡혀 생을 자포자기할 수도 있었을 환경이었지만, 그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이야기하는 작가라서 좋다. 그의 글은 흐름이 있어서 살아있었다면 부조리와 반항을 딛고 살아있다는 것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글을 썼을 것이기 때문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9-12-19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에 쓰신 내용은 왠지 장영희 님의 글 어느 구석과 느낌과 닮았네요..또한 제가 어딘가에 끄적거려본 내용하고도요^^..

장르와 그 안에 담긴 내용을 떠나 결국 희망을 노래하려는 것이 오래 읽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까뮈 전집에 대한 내용을 신문에서 봤는데 다시 발견한 마음에 댓글 남깁니다. ㅋ

그리고 비연님 서재 주소도 왠지 그런 듯 해서요~ 편안한 밤 되세요!!

비연 2009-12-20 09:40   좋아요 0 | URL
아..바람결님. 비슷한 마음을 가지신 듯 해서 넘 좋습니다~
좋은 일요일 보내시구요~^^
 


 

 

 

 

 

 




요코미조 세이시의 신간이 나왔다. 밤산책 (夜步く) .

요즘은 추리소설에 조금 시들해져서 다른 책들에 열중하고 있는데, 이 책만큼은 꼭 사서 읽고 싶다. 요코미조 세이시는 1902년에 태어난, 완전 옛날 일본 사람이고 그래서 문체도 옛체라 어색한 점도 없지 않지만, 묘하게 사람을 잡아당기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 좋아한다. 특히 그 뭐랄까. 일본의 역사나 일본사람들의 심리나 전통을 추리소설에 잘 버무려 담아 읽고 있으면 일본이라는 나라에 스윽 딸려 들어가는 느낌마저 든다. 그가 창조해낸 긴다이치 코스케는 내가 지금 열독하고 있는 만화책인 <소년탐정 김전일>에서 긴다이치 하지메 (김전일)의 할아버지 역할로 계속 소리쳐지는 일본을 대표하는 탐정 캐릭터이다. 더벅머리에 조금 허술해보이지만 추리만큼은 날카롭고 그러나 어딜 가나 다 죽고 나서 사건을 해결한다는 단점도 있는 탐정이다. 무엇보다 누구든 이 탐정을 미워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캐릭터가 가지는 장점일 수 있겠다.
 
출판사 제공 책 소개를 보니, ....일본 본격 추리소설의 거장, 요코미조 세이시의 『밤 산책』은 그의 일곱 번째 작품으로, 1948년부터 1949년까지 잡지 〈남녀〉와 〈대중소설계〉에서 연재되었다. 1978년, 1990년 두 번 드라마화된 이 작품은, 영화화된 『이누가미 일족』『팔묘촌』 등에 비해 대중적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요코미조 세이시 마니아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요코미조 세이시 팬 사이트인 요코미조 월드에서는 『옥문도』와의 박빙의 차이로 ‘최고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2위에 선정, 열광적인 찬사와 논란으로 팬들의 끊임없는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기도 하다...라고 하고 있어서 더욱 흥미를 끈다.

시공사에서는 요코미조 세이시의 책을 계속해서 번역해내고 있다. 손에 잡기 쉬운 크기의 책 사이즈와 으스스한 소설의 분위기를 잘 살려낸 표지가 쉽게 집어서 읽게끔 만든다. 나온 책은 다 읽어본 것 같다. 물론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것도 있지만.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혼징살인사건>의 표지가 확 튀어버리는구나...;;;;; 표지 중에서는 <이누가미 일족>의 표지가 검정색 바탕에 하얀 마스크로 대단히 인상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작품의 내용도 잘 드러내고 있고. (더이상은 스포일러~) 찾아보니 시공사에서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4권을 묶어서도 팔고 있다.


 

 

 

 

 





대부분 재미있었다. <팔묘촌>이나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같은 책들이 좀더 좋았던 것 같고. 물론 <옥문도>의 그 음산한 분위기와 기기묘묘한 이야기 또한 인상적이었다. <이누가미 일족>은 영화로도 드라마로도 많이 제작되어 친근한 이야기임에도 볼 때마다 참 새로운 내용이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 필 꽂혀서 줄곧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었던 작품이고.   

나는 솔직히, 최근의 일본 추리소설보다 요코미조 세이시의 소설이 훨씬 마음에 든다. 아가사 크리스티가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그 명성이 바래지 않는 것은 주인공들이 그냥 자르고 죽이고 이런 범행을 하는 것에 촛점을 맞추기보다 그들의 심리상태, 그들이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배경, 그리고 그것들을 반영한 살해방법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요코미조 세이시도 일본 본격추리소설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이유를 비슷한 맥락에서 찾을 수 있다. 말하자면, 사건이 아니라 사람에 논리적 근거를 맞추고 가급적 이성의 흐름에 따라 추리를 전개해나가는 방식이 세월이 지나도 사람들에게 어필이 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난 요코미조 세이시의 소설이 좋다. 신간이 나오니 읽고 있던 재미있는 책도 접고 사서 읽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곧 그럴 셈이다. 내일 당장 서점 가서 사와야지 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마음이 심란해서인지, 여간해선 책도 손에 잘 안 잡히고 밤에 잠이 안와 뒤척이기 일쑤인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며칠 전에도 자려고 눈을 질끈 감고 아무리 애를 써봐도 정신이 말똥말똥해지기만 하는 바람에 문득 벌떡 일어나 책장에 다가갔었다. 뭘 읽을까. 이 야밤에 추리소설을 읽자니 좀 무섭기도 하고 가뜩이나 무거운 심정에 벽돌 하나 세게 내리치는 격이 될 것 같았고 어려운 책을 읽자니 머리가 잘 회전되어 줄 것 같지도 않았고...남들 다 자는 밤에 일어나 난데없는 고민을 하다가 불현듯 눈에 띈 책이 이 책이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올해 장영희교수가 돌아가시고 나서 바로 사두었다가 쭈욱 잊고 있었던 책이었다.

장영희선생은, 돌도 되기 전에 소아마비를 앓았고 나중에 암환자로 일생을 마무리해야 했던 그러나 자신의 인생을 '천형같은 삶' 이라 일컬어지는 것을 단호히 거부했던 분. 오히려 '네가 누리는 축복을 세어보라 (Count your blessings)' 는 말을 되뇌이며 자신의 축복들을 수도 없이 얘기하는, 그래서 '천혜 (天惠)'의 삶을 살았노라 당당히 말하던  장애인이었다.

6년이나 고생하면서 만든 논문을 도둑질당했을 때에도 절망과 희망이 늘 가까이에 있으며 그러나 넘어져서 주저앉기보다는 차라리 다시 일어나 걷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안도하는 학생이었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제자에게 명품 바이올린은 무릎꿇은 나무로 만든다고 따라서 더욱 아름다운 선율을 내기 위해 연습을 하는 거라고 힘내라고 위로하던 선생님이었다.  

먼 훗날, 이 땅에서 사라진 어느 가을날, 내 제자나 이 책의 독자 중 한 명이 나보다 조금 빨리 가슴에 휑한 바람 한줄기를 느끼면서 "내가 살아보니까 그때 장영희 말이 맞더라"라고 말하면 그거야말로 덤으로 이 땅에 다녀간 작은 보람이 되겠노라 말하던 수필가였고 다섯살짜리 조카의 예쁜 말들에 감동을 받는 평범한 이모였다.

묶여진 작은 글들 속에서 발견된 장영희선생의 모습은 이렇게 다양했다. 어쩌면 사람은 누구나 이렇게 많은 모습을 가지고 살아가는 지도 모른다. 남들보다 조금 다른, 어쩌면 조금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을 지도 모르는, 그러나 그 속에서 더 많은 것들을 보게 된 한 사람이 우리에게 남긴 소박하고 정감어린 글들은, 이미 이 글들을 쓴 사람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감상까지 더하여 나를 참 아릿하게 했다. 수필이라는 건, 누구나 쓰기 쉽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가장 어려운 글이 아닐까 싶다. 살아가는 일들을 예민하게 그러나 담담하고 소탈하게 바라볼 줄 아는 관점도 관점이지만, 느낀 바를 너무 어렵지 않은 문체로 사람들에게 쉽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토막토막 글을 쓰기란 정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이제 그 분의 이런 글들을 다시는 못 보리라는 생각은 허망함을 안긴다.

읽고 나니, 나의 같쟎은 허무함이나 허탈함이 조금은 가라앉았더랬다. 세상을 살면서 잊고 있었던 느낌들, 추억들, 사람들이 여전히 내게 남아 있음을 그래서 난 결코 외롭지 않다는 걸 확인받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내 속에 있는 또 다른 나들이 일깨워지는 기분에 마음이 포근해졌더랬다. 날씨가 스산해지고 연말이 다가와 이런 저런 마음에 일이 손에 안 잡히고 삶이 재미없게 느껴지는 사람들에겐 효과좋은 약과 같은 책이다. 나에게 내려진 좋은 처방처럼, 이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도 같은 느낌을 가지리라 믿는다. 그 밤, 이 책이 내 눈에 뜨인 건 내게 큰 축복이었고 작은 기적이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9-12-12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침 저도 미루고 미루다가 어제 받아봤는데요. <문학의 숲을 거닐다> 에서 못한, 좀 더 솔직한 얘기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정채봉님의 글과 함께 맘을 편히,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싶을때 찾던 글이었는데 이젠 볼 수 없어 아쉽습니다.
그 글들을 읽고 날때즘이면 다시 힘을 내서 발걸음을 뗄 수 있었는데 말이죠..

비연 2009-12-12 23:19   좋아요 0 | URL
네..저도 이 책을 보면서 보다 솔직한 작가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정채봉님도 그렇고..주옥같은 글들을 쓰던 분들이 일찍 가시는 게 참 아쉬워지는, 스산한 겨울날입니다..
 

 

 

 

 

 

 


 

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서 가장 애정을 가지고 있는 '가가형사 시리즈' 일곱번째(여덟번째?) 이야기가 나왔다. 일본어로..철푸덕.

니혼바시에서 발생한 40대 여성의 교살사건을 중심으로 9개의 연작단편이 하나의 이야기고리를 구성한다고 소개되어 있는 걸 보면 미야베 미유키의 '나는 지갑이다'와 비슷한 구성인 모양이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왔다는데, 이걸 사서 읽는다고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나의 입장으로서는 아. 입맛만 다시고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

그간 가가형사 시리즈는 두서없이, 나오고 싶은 순서대로 번역되어 나와서 어찌나 헷갈렸는지. 결국 다 나온 책들을 모아놓고 보니 이야기의 흐름이 보이고 가가형사의 개인사가 다 보여서 뿌듯해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이 책은 언제쯤 번역이 되어서 나오려는가.

일본어를 처음에 할 때는 일본어책도 원서로 읽겠다고 큰 소리 빵빵 쳤었는데, 이건 뭐, 띄엄띄엄 해서인가, 늘지는 않고 계속 다람쥐 쳇바퀴마냥 맴맴 돌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들은 풍월만 많아가지고 단어 몇 개는 주억거릴 수 있지만, 문장 만들어서 얘기하려고 하면 어느새 주어와 서술어의 단문으로 모든 대화를 하고 있는 한심스러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암튼, 이렇게 최신간을 바로바로 사서 못 읽고 번역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 참 서러워지는 저녁이다. 

 

이렇게 놓고 보니 더 아까와지네. 아 일본어 공부 더 열심히 해야겠다.
(이상한 결론으로 몰고 가는...비연..;;;)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머큐리 2009-11-30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다시 지름신을 부르는 이 페이퍼란...ㅎㅎ
비연님 일본어 공부 열심히 하세요...ㅋㅋ

비연 2009-11-30 23:3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열심히 해서 한번 일어원서를? (어느 세월에...)

ryck 2009-11-30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 일본어로 문장 만들어서 말하는 거 좀 들어보고 싶은 +_+

비연 2009-11-30 23:33   좋아요 0 | URL
너한텐 별로 들려주고 싶지 않고나..;;;;

무해한모리군 2009-11-30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어로 ㅎㅎㅎ

비연 2009-11-30 23:34   좋아요 0 | URL
우헤헤...^^;;
 
실종 - 사라진 릴리를 찾아서,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4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헨리 피어스는 34살의 전도유망한 화학자다. 에미디오 테크놀로지라는 회사의 대주주이면서 과학자이기도 한 그는, 최근 일중독으로 니콜이라는 애인과 헤어지게 되었고 그래서 원래 살던 집에서 나와 이사를 한 상태다. 이사를 한 첫날부터 이상한 전화에 시달리게 된다. "릴리는 어디 있지?" 한두번도 아니고 쉴새없이 날아드는 전화 속에서 피어스는 이 릴리라는 여자가 웹사이트의 에스코트라는 것을 알게 되고, 매우 매력적인 그 여자가 어쩌면 위험에 빠졌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그 여자의 주변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와 맞물려,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테우스'라는 프로젝트는 자금난으로 허덕이고 있으나, 곧 대단한 투자자에게 시연을 하여 투자금을 얻어내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는 중이다. 릴리를 좇던 피어스는 폭력과 살인의 도가니에 저도 모르는 새에 빠지게 되고 놀라운 사실들을 하나하나 밝혀가면서 평온했던 일상에 무서운 격랑을 경험하게 된다....

사실, 마이클 코넬리의 번역된 소설을 네 권째 읽으면서 가장 덜한 작품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짜임새가 덜하고 매력적인 탐정의 캐릭터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읽으면서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나 나와 같은 일상성을 가진 주인공이 어떤 음모에 휘말리게 되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에 흥미가 돋워지지 않을 수 없다. 특히나, 그 음모라는 것이 주인공의 과거의 상처와 맞물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는 더더욱 그렇다.

사람의 행동은, 늘 새로운 것 같지만 늘 오래된 것이라는 조금은 진부한 결론에 도달할 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순간 행하는 모든 말과 행동은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나의 과거가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고 어쩌면 그것은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큰 힘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특히나 자신의 가족에게 저지른 실수들은, 그것이 남들이 보기엔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 해도,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게 되고 비슷한 상황에서 그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애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이 소설은 바로 그런 점을 무섭게 파고드는 작품이다.

제대로 된 추리소설은, 그래서 사람을 잡아당긴다고 생각한다. 그냥 죽이고 살리고 쫓고 쫓기고 때리고 맞고 하는 것은 B급 폭력물에 지나지 않고 말초적인 신경만을 가동하며 흥분할 수 있는 분야일 뿐이다. 스릴러 내지는 추리소설의 묘미는 인간의 잠재된 심리를 날카롭게 파악하여 벌어지는 사건과 연결시킴으로써, 읽는 사람들에게 범인을 혹은 피해자를 이해하게 하는 혹은 동감하게 하는 장치들이 들어가 있음으로써 생긴다. 이런 면이 부족한 추리/스릴러 소설은 적어도 나에겐 전혀 매력이 없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클 코넬리의 이 책도 마찬가지로, 주인공의 트라우마와 유사한 살인(?) 사건, 그리고 주위를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들, 그 속에서 드러나는 또 다른 인간의 심리들이 융합되어 매우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인정한다. 내가 읽은 전작들처럼-시인, 블러드워크,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 대단한 흡인력이 있다고 한다면 과장이겠지만, 읽으면서 느끼는 박진감과 서스펜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사람'에게 부여된 살아있는 캐릭터들은 인상적이다. 아마 이러한 점이 마이클 코넬리의 전작을 다 읽어보겠다는 마음을 일으키는 모양이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ryck 2009-11-30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추리소설은 좀 쉰다고 안 했던가? ;;;
이건 무슨... 비연의 재능을 다시금 확인하는 날이군...

그 재능은.. 정치에서의 재능.

비연 2009-11-30 23:32   좋아요 0 | URL
흠..흠..그러니까 말이지..흠..흠..
그냥 한권. 딱 한권 읽은 거지...;;; (정말 정치에 재능이?ㅡㅜ)

머큐리 2009-11-30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저도 이책을 주말에 읽었어요...ㅎㅎ
정말 추리소설은 좀 쉬신다더니...ㅋㅋ

비연 2009-11-30 23:33   좋아요 0 | URL
흑흑. 정말 그게 손이 자꾸 가네요..마이클 코넬리 거 하나 남았는데,
자꾸 읽고 싶어서 어쩔까 모르겠어요, 머큐리님..;;;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31 | 23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