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요일.

 

다들 날씨좋은 봄날이라고 산으로 공원으로 봄놀이 갔다고 자랑질하던 날, 난 집에서 먹고 자고 야구보고 잠깐 일보는 하루를 보냈다. 이런 날은 좀 나가서 광합성도 해주고 그래야 하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온 삭신이 쑤시면서 손하나 까딱하기 싫은 날이 시작되더라는 거지.

 

그러나, 입은 안 쑤셨고..그래서 일어나 아침 먹으면서 엄마랑 2시간 반여를 수다 수다 수다... 그러고 나니 배가 고팠고 밥 하기 싫어하는 엄마를 꼬셔서 중국음식을 잔뜩 주문했다. 짬뽕에 짜장면에 탕수육까지. 이걸 다 펼쳐놓았을 때는  먹을 수 없을 것이라 다들 소리를 질렀지만, 약 30분 뒤, 그것들이 다 우리 가족의 뱃속에 들어가 있었다. 흠. 세상에 불가능은 없는 것이다.

 

그리고는 하루종일 퍼져 있었더니만, 이 새벽녘에 괜히 눈이 말똥말똥해져서는, 이것저것 한다고 생블루스를 치고 있다. 이것을 우리는 악순환이라고 부르지. 내일은 피곤한 몸으로 회사에 나갈 테고 그래서 허덕거릴테고... 일요일에 쉰 것은 다 어디로 간 건지 몸은 천근만근이겠지. 쯔쯔. 그런데 정말 잠이 안 오네. 아까 넘 잤나.

 

 

1. 메일을 썼다. 심지어 일본어로 ㅜ

 

작년에 일본에 있을 때 함께 일했던 중국인 동료가 메일을 보낸 지 한참 되었는데 답장을 못 보낸 게 계속 맘에 걸려서 방금 답메일을 보냈다. 이 분은 영어를 전혀 못 하고 나는 중국어를 전혀 못 해서 일본어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이다. 일어를 놓고 산 지가 꽤 된 터라 답메일 쓰는 게 좀 힘들긴 했지만, 뭐..쓰다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암튼, 거기서 박사학위 한 학교에 전임강사로 취직이 되었다는 기쁜 소식이었다. 굉장히 성실하고 착하고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성격의 여성이어서 일본에 있을 때 무지하게 위로가 되었었다. 일년 남짓 지났는데도 계속 연락이 닿는 것이 너무나 기쁠 정도로. 그래서 축하한다고, 답장 쓰면서 한참을 또 그 때 함께 지냈던 날들을 기억했다. 그냥 어디 같이 놀러간 적도 없이 연구소에서 밥먹고 커피마시고 수다떤 정도인데도 근 한달여간 계속 붙어 있어서 정이 든 모양이다. 이 기회에 중국에나 놀러갈까.. 흠.

 

 

2. 책을 읽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산 건 작년 중반쯤이었던 것 같은데, 다른 거 읽느라 계속 못 읽다가 이번에 꺼내들었다. 재미교포 2세이자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로 있는 문영미교수의 글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마케팅이란 '기업'과 '실제의 사람'이 만나는 공간에서만 기능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실제의 사람'들은 기업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실 속의 사람들은 절대로 분명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알고리즘이나 생산공정으로 분석하지 않는다. 현실 속의 소비자들은 비즈니스 세계를 하나의 유기체로 이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은 독특하고 복잡하고 모순적이고, 그리고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라고 이야기하면서 이 책은 시작되고 있다.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3. 팟캐스트를 들으려고 켜놓고 있다.

 

경제학을 전공한 내 친구가 '나같이' 경제학을 모르는 '무식한' 대중에게 도움이 될만한 팟캐스트라며 소개한 (이걸 친구라고 ㅜ) 게 있다. '최진기의 인문학 특강' 이라는 건데... 찾아보니 이투스 학원 강사네? 경제학 관련 책도 많이 내고. 살짝 보니 말빨이 장난이 아닌 사람 같아서 일단 듣겠다고 몇 개 다운로드 받아둔 상태. 제목은 인문학 특강이지만 대부분이 경제관련 내용. 현재 엄청 인기많은 팟캐스트인 것으로 확인되어 우선은 들어볼 예정.. 이번 주부터 용인으로 출퇴근이라 오며가며 듣기에는 최고일 것 같기도 하고.

 

 

4. 그러나 머릿 속은 무지하게 복잡한 상태이다.

 

이걸 다 하고 잔다면 난 내일 회사 못 갈 거다..ㅠ 그러나 무엇보다 회사 일로 지금 머리가 무지하게 복잡한 상태라서 잘 될려나 모르겠다. 아..1시에는 자야할텐데. 알아야 할 거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참...인생이 허비하며 살기에는 너무 짧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뭘 하면 할 수록 왜 이렇게 모르는 게 많은 건지. 그래서 마음이 조급하고, 그래서 더 능률이 안 오르는 요즘이다. 마음을 좀 느긋하게 가지고 지내야겠다 싶기는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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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4-17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외국인과 제 3국어로 언어 소통을 하시는 비연님이 넘 부럽습니당^^

비연 2012-04-18 17:50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ㅎ 써놓고 보니 뭔가 있어보이는데 사실은...완전 헤매고 있어요ㅜ
 


1. 어젠, 종일 두근두근거렸었는데. 혹시나 역사적인 날일까 하고. 그래서 잘 안 보는 TV도 켜서 확인하려고 들었었는데. 역시나..역사가 일어나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닌 모양이다. 야구만 얘기하자면, 두산은 한화를 가뿐히 이겨주었고 그래서 기분이 좋아야 했지만, 개표방송 보니 김이 새버렸다고나 할까. 야구는 기회를 살려 저리 쉽게 이겨주는데, 선거는 그넘의 좋은 기회를 다 날려버렸구나 싶어서.

 

사람들은 다들 남탓을 하고 있고. 국민이 스톡홀름 증후군이라느니, 정치인들이 리더십이 없어서라느니, 어쩌구 저쩌구 하지만 시뻘건 색깔로 절반 이상이 물든 우리나라 지도를 보면서 여타부타의 할 말을 잃어버리는 게 정상적인 것 같다. 그러니까 '탓'을 하기에는 넘 어이가 없어서 말이다. 아직도 우리는 제자리걸음 중인 모양이게다. 앞으로 잘하자고.. 서로를 독려해야 할 시기일 지도. 공부 못한다고 맨날 뭐라 해봐야 기만 죽고 할 줄 아는 것도 다 까먹게 되는 것처럼 좀 다독일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몇몇의 주요(?) 인사들은 상징적으로나마 살아줘서(?) 다행이다.

 

2. 이래저래 심란해서 알라딘 배경화면을 샛노랗게 바꿔버렸다. 봄이기도 하고. 칙칙함이 지긋지긋해지는 햇살좋은 봄날이니까.

 

3. 요즘 책을 다양하게 읽지는 못하고 있다. 주말마다 스릴러 조금씩 읽고 주중에는 이것저것 잡다하게 손만 대고 있다. 통계책도 읽고 있고 (일본 사람들이란. 어려운 걸 쉽게 쉽게 쓰는 재주가 뛰어나다는 것을 새삼 느끼면서) 경제경영서적도 읽고 있고 아주아주 가끔은 소설도 읽는다. 바쁘고 해야 할 게 많아서 책 볼 짬을 자주 못 내는 게 좀 서운한 세월이다.

 

근데 생각해보니, 그것도 핑계다. 나는 최근에 스마트폰에 푹 빠져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게 일과가 되어 버렸다. 이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얼마나 유용한(?) 도구인지. 앞의 사람이랑 말 떨어지면 한번 쳐다봐주고 버스에서 멍하니 창밖 보기 싫으면 한번 쳐다봐주고 페북이나 트윗에 올린 글들에 댓글 달렸을까 바로바로 체크하려고 한번 쳐다봐주고 밥먹다가도 보고 자다가도 보고(이건 심각한 중독 증상이란다..ㅜ)... 이 시간 다 합치면 책 한권 읽을 시간 나올 것 같다.

 

그래서 오늘부터 스마트폰을 쳐다보는 시간을 줄이기로 결심한다. 정말 생각날 때만 보는 걸로.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보지 않기로. 밥먹거나 자다가도 보지 않기로. 대신 무겁다고 들고다니기 싫었던 두꺼운 책을 가방 안에 챙겨 넣었다. 버스 안에서 세 페이지 보다가 졸아버렸지만.

 

4. 그냥 별 쓸 말도 없으면서 끄적이고 있다. 오늘은 종일 바쁠 예정이고 담주부터는 용인에서 근무하게 된다. 아마 사자와 기린의 우리 옆에서 봄날과 여름날과 가을날과... 어쩌면 겨울날까지도 보내게 될 지 모르겠다. 용인으로 다니게 되면 버스로 한시간씩 가야 하니 오며가며 2시간. 이 봄날에 (봄날 정말 강조한다. 넘 스산한 3월이었던지라 4월의 이 햇살이 급반가운 모양이다) 읽고 싶은 책들 후지와라 신야의 책들이다.


 

 

 

 

 

 

 

 

 

 

 


 

 

 



 

 

 

 

 

 

 

 


 

 

가지고 있는 것은 <돌아보면 네가 있었다>와 <인생의 낮잠>. 읽어보고 몇 권 더 사야지 싶다. '기행' 이나 '여행'이라는 문구를 보니 문득 여행이란 걸 가고 싶어지는구만. 뭐. 늘 떠나고픈 마음에 황망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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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4-12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란하다 이말에 공감. 하루종일 심란할 것 같아요.
제가 언제부터 이렇게 애국지사가 되었는지~

비연 2012-04-13 09:57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ㅜㅜ 그래도 하루 지나니까 마음이 좀 진정이 되네요..;;;;
 


1. 엄마 생신이 곧인지라 식구들끼리 오늘 점심을 함께 했다. 부페집을 갔는데..먹성은 좋으나 배는 작은 우리 식구들은 그 돈 값어치만큼을 못 먹은 것에 원통해하면서 집을 나서야 했다. 부페라는 것이 정해진 시간 내에, 정해진 돈으로, 최대한 많이 먹어야 남는 것이다 라는 이상한 보상심리를 불러일으키는 음식 종류인지라... 암튼, 오랜만에 회초밥이며 스테이크며 게다리며 (이걸 이렇게 말하는 게 맞나?) 먹고 왔더니 저녁까지 그득했다. 뭐. 먹는 게 중요하겠는가. 식구들끼리 함께 했다는 게 중요한 것이지 ;)

2. 근간에 많이 우울했었는데.. 이유는 갖다붙이면 가지가지다. (1) 여자들이 봄을 타는 것에 나도 같이 휘말려서 (2) 새벽같이 일어나서 나가는 것이 힘들어서 (3) 일이 재미없어서 등등등. 한 가지 이유만으로 우울해지는 경우는 그닥 없는 것 같다. 그저 여러가지 일들이 켜켜이 겹쳐서 어느 순간 빵~ 터지는 것인 듯 하고. 몇 주 그러고 있자니 영 그랬었는데 그제부터 좀 나아지기 시작했다. 그것도 몇 가지 계기가 있었지만, 어쨌거나 나아졌으니 다행이다. 따라서 이게 병은 아니라는 거라는 안심? 이번엔 좀 많이 가라앉아서 이거 병 아냐? 라고 내심 걱정했었다.

 

3. 책은 읽어대고 있고 그에 못지않게 열심히 사대고 있다. 쩝. 오늘 읽은 것은 루스 렌들의 <활자 잔혹극> 이다.


 

아. 특이한 '소설'이다. 난 사실 이게 실화인 줄 알았다. 트루먼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 마냥 실화를 재구성한 건 줄 알았는데 막상 펼쳐보니 소설 이었다. 대략 난감. 그래도 펼쳤으니 읽어봐야지. 다들 좋았다고 하니..하면서 읽는데, 오. 꽤 재미난 소설이다.

그러니까 문맹자가 한 명 있고 글을 못 읽고 쓸 줄 모른다는 자격지심이 이 사람의 인격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그래서 결국 가정부로 들어갔던 집의 가족들을 총으로 쏴 죽인다라는 내용이 큰 골격. 그 가정은 지적이기도 하지만 지적인 허영도 함께 있는지라, 이 문맹자 여자의 피해의식을 묘하게 자꾸 건드리게 되고 숨기고 숨기다가 결국 드러난 자신의 비밀이 수치스러웠던 찰나, 동네의 광신교도인 여자와 어떻게 하다가 엽총을 들이밀게 된 것. 

글이라는 것을 좋아하고 책이라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좀 충격적인 내용이 아닐 수 없었다. 기실,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있는 약간의 과시욕이랄까 허영이랄까 이런 것들은 늘 경계하고 있지만.... 이 책은 그런 것도 그런 것이지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피해의식이나 자격지심이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그의 생활을 규정하게 되는가가 더 주안점인 것 같다. 말하자면, 단순히 글을 읽는다 못 읽는다 라는 것을 떠나 누군가가 가지고 있는 작은 어쩌면 사소한, 그리고 교정이 가능한 결함이 불안이 되고 거짓이 되고 그래서 그 상태를 유지하고자 위협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 소라껍질마냥 자신을 단단히 가두어두게 되면서 인격파탄의 상태까지 간다는 것은 극단적인 예일 수는 있으나 가능은 한 스토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루스 렌들의 소설 중에 번역된 것으로는 <내 눈에 비친 악마>가 있었다. 난 읽지는 않았는데, 으. 해문출판사의 표지는 좀 섬찟하다. 해골바가지가 저렇게 첩첩이 쌓여 있다니. 어쨌거나 이 표지만 아니면 한번 읽어볼까 싶었는데 말이다. 저 표지를  보면서 계속 침대 위에서 책을 볼 마음은 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일단 보류. 쩝쩝.

 

 

 

 

 

 

 

 

기실 요즘은 추리/범죄소설을 잘 읽지 못하고 있다. 너무 읽다 보니 더 우울해지나 싶어서 그렇기도 했고 읽을 거리가 많아서 신경을 돌릴 여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래도 미미여사의 에도소설인 <흑백>이 나온 것을 발견했을 때는 참을 수가 없어서 일단 구매부터 하고 보았다. 물론 이 에도소설을 무지하게 좋아라하는 후배에게도 한 권 선물했고. 에도소설은 표지도 예쁘고 크기도 적당하고 질감도 좋아서 쭈욱 쌓아두면 뿌듯함도 안겨주곤 한다. 이 책을 언제 읽을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잘 꽂아두고는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흐흐.


요즘 미미여사의 <화차>가 영화로 상영되면서 이 소설도 재조명되고 있는 것 같은데. 영화 <화차>를 꼭 보고 싶으나 아직까지도 못 보고 있는 슬픈 1인이다. 담주쯤에는 볼 수 있으려나.

 

4. 쓰다보니 말이 길어졌네. 암튼 뭐만 쓰면 이렇게 줄줄 수다를 떨고 있는 비연이라니. 상태가 안 좋아서 알라딘서재도 좀 뜸했었는데 이제 조금씩 다시 자주 들어와서 글을 남겨야겠다. 아..졸려. 내일 5시에 일어나야 해서 얼렁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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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자 쓰고 나간다.

그동안 여러가지로 바빴고... 심란했고... 지금도 바쁘고... 심란하다.
덕분에 알라딘에 눈팅도 제대로 못하는 3주가 훌쩍 지나버리고 이제 봄기운이 만연한 3월의 마지막주다. 방금 밥먹으러 다녀오는데, 아... 봄이구나. 춥다춥다 해도 봄이구나... 라는 생각에 괜스레 스산한 마음이 들어 알라딘에 오랜만에 들어와보았다.

다들 바쁘신지.. 조금은 썰렁한 서재들. 사람 사는 게 왜 이리 늘 바쁘고 늘 죽겠고 늘 지치는 건지. 우리가 살고자 하는 인생이 원래 그러했던 건지. 그런 건 생각해보지도 못한 채 그저 내몰리고만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는 중이다. 맨날 생각해봐야 해답은 없지만, 그냥 마음이라도 청명하게 유지해보고자... 이것저것 다 끊고 혼자 조용히 '잘' 지내고 있다.



그 와중에도 책은 읽고 있다. 어제부터는 김훈의 '흑산'을 읽고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잘 쓰긴 잘 쓰는구나. 그리고 이 사람, 나이들어 삶의 덧없음을 느끼고 있구나... 라는 걸 전해받고 있다.

 

사람의 신념이 무엇이건데 종교의 이름으로 목숨을 던지고 가족과 생이별하고... 그리고 종교 때문에 탄압하고 분노하고 다른 사람을 죽이고... 다 부질없는 짓이었던 게 아닐까. 흑산도에 유배갔던 정약전은 그런 것들을 느끼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

 

 

 

 

여기까지. 다음에 좀더 마음결이 정돈되면 다시 들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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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3-26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심란하셨군요... ㅠㅠ.
겨울이 늦게 지나가니, 저는 더욱 심란하고 여유가 없는거 같아요.
뭐랄까, 봄만 오면 다 해결될거 같은 느낌이랄까요... 아무 근거 없이.

빨리 마음결이 정돈되시기를. 마음결이란 단어가 참 예쁘네요... 고와요.

비연 2012-03-27 09:30   좋아요 0 | URL
마고님도 심란하시군요...웅...우리 어떻게 하면 이 심란함을 떨칠 수 있을까요? 환한 봄날의 빛을 받으면 정말 나아질거야..라고 저도 위안하고 있답니다.
 

 

그러니까... 후배가 선배 위의 직책으로 올라가면 안된다는 거. 정말 안된다는 거 절감하고 있다. 자세히 말하자면 길고 긴 얘기고. 암튼 나의 직속 상사(A상사 라고 하자)와 같은 직급의 분(B팀장이라고 하자)이, 작년 말에 前팀장이 보직해제라는 걸 당하게 되면서 그 자리를 꿰차게 되었는데. 그게 나의 직속 상사 A님보다 나이도 한참 아래고 경력도 좀 아래인 사람이었다 이거다. 그 인사가 난 날, 싸아~ 했던 분위기. 워낙 A상사가 표를 안 내는 분이기도 하고, 예전 팀장에게 엄청난 구박을 당하면서도 반항 한번 안 하고 꿋꿋이 버티기까지 했던 분인지라 그렇게 지내겠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거지..ㅜㅜ

 

A상사와 B팀장이 서로 맞지 않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같은 직급일 때는 공통의 대응해야 할 상대(前팀장!)가 있었기에 서로 그럭저럭 지내는 것처럼 보였었다. 그런데 이게 상하의 구별이 생기자, B팀장의 말에 A상사는 껀껀이 맘에 안 드는 기색을 보이고 급기야는 언성을 높이고 급기야는 못하겠다고 화를 내는 판국에까지 접어들었다. 자기네들끼리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지만, 그게 내가 우연챦게 맡게 된 과제 때문이라니 할 말 다 했지 뭔가.

 

물론 그 과제로만 부딪히는 건 아니지만, 이게 아주 좋은 빌미인 것이 B팀장은 이걸 굳이 하고 싶어하고 A상사는 이게 절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데에 있다. 따라서 둘이 긴장국면을 조성하니까 나는 중간에서 어떤 의견도 피력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어서 회의때마다 아주 미칠 노릇이다. 게다가 A상사는 하극상, 이런 거 절대 용납 못하는 분이라서 내가 B팀장의 이야기에 동조하는 기색이라도 내비치면 "맘대로 하세요"라든가 "그러던가 말던가" 이런 식으로 나오기 일쑤고. 그럼 나는 허걱. 해서 가만히 있게 되고. B팀장은 자꾸 의견 말하라고 나를 다그치고.

 

며칠 전, 결국 그런 분위기 조성되다가 불꽃이 튀기는 일이 벌어지고 나서는...소화도 안되고 밥맛도 없고. 오늘 B팀장은 날 불러서 애로사항 없냐 이러고... 내가 이번에 맡게 된 다른 과제에 대해서 은근히 불만을 표출하면서 그거 좋으냐? 하고 싶냐? 뭐 이런 걸 물어보시고. 나는 성격에 안 맞게, 조용한 목소리로 "A상사님이 시키시는데 해야죠. 괜챦습니다" 이딴 소리나 해야 하고.

 

일로 스트레스 쌓이면 아주 편한 거로구나. 이런 걸 느끼고 있다. 사람 사이에 끼여서 '찌부' 상태가 되어버리니 아주 못할 노릇이다 싶고. 앞으로 태도를 분명히 해야하겠구나 싶고. 어쨌거나 스트레스는 많이 쌓이고 있고. 얼굴빛이 노랗게 변하고 있다니까 정말..=.=;;;

 

회사에서는 정말이지 제대로 승진하고 제대로 그 나이에 맞는 자리에 가 있어야 마음 좋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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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심란도 하고 해서 오늘은 점심시간에 점심을 포기하고(심지어 내가!) 강남 교보문고로 향했다. 한시간 남짓 돌아보고 부랴부랴 빵 한 쪽 사다들고 돌아왔지만 기분은 좋더군. 그래. 이렇게라도 위안을 삼아야지 어쩌겠는가. 스트레스 받지 말자.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그러면서 사고 싶은 책들을 아이폰으로 찰칵찰칵 찍어왔다. ㅎㅎㅎ

 

 

 

 

 

 

 

 

 

 

 

 

 

 

 

 

 

헤닝 만켈과 스티그 라르손의 뒤를 잇는 스웨덴 스타작가라니. 스티그 라르손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 말인가. 믿을 수 없다는 심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번 보긴 봐야겠다. 요즘 북유럽이나 아이슬란드 작가들의 맹활약이 아주 신나게 느껴지기도 하고.

 

 

마츠모토 세이초의 이 책들은 이전부터 탐을 내고 있었지만, 실물로 off-line에서 맞닥뜨리니 으으으. 이 하얀 표지에 흑백 그림과 한자, 일본어, 한글이 적절이 조화된 이 책들을 확 사고 시포라~ 라는 마음이 불끈불끈. 요 책들은 게다가 보지도 않은 책들이기에 더더욱 마음이 간다. 곧 사게 되겠지...ㅜㅜ

 

 

디자인과 사진책이라. 잘 어울리지 않는가. 슬쩍 뒤적거려보니, 요것들은 나의 취향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느낌이 드는 책들은 사서 장서용으로라도 꽂아둬야 한다..큭큭. <그날들>의 사진작가는 꽤 유명한 사람인데, 에세이와 사진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런던디자인산책>은 현재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문화상품개발팀장으로 일하는 필자가 런던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생생하게 쓴 책이라고.

 

 

 

아무래도 회사라는 곳을 다니다 보면 이런 책들을 끊임없이 읽어주게 된다. 다 아는 내용일 수도 있고 모르는 내용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나의 현재를 '유지'라도 시켜주는 '리마인드' 내지는 '강화' 역할은 해주는 것 같으니까. <글로벌 노마드>는 사실, 제목이 맘에 들었다. 내용까지 봐야 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앞으로는 노마드형 인간이 대세를 이룰 것이고 우리가 시야를 좀 넓게 가지고 세계를 상대로 일을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더 큰 세상이 펼쳐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언리더십>은 펼쳐보니, 팀도 필요없고 신분도 필요없고 경영자도 필요없고...그를 대체할 다른 것들을 12가지 분야에 걸쳐서 제시하고 있다. 좀 다른 시각으로 조직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길 지도 모르겠다.

 

................................................

 

잠깐의 점심시간이라 부랴부랴 보고 와서 몇 권 못 찍어왔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게다가 더욱 찝찝한 건, 내가 오늘 아침에 무려 10권의 책을 주문해버렸다는 거지..ㅜㅜ 따라서 조금 있다가 다시 책쇼핑을. 이거 읽지는 못하고 계속 쌓이기만 하는데도 끊임없이 책을 사대는 건, 책읽기 중독이라기 보다는 "책쇼핑 중독" 이 아닌가 한다. 엄마의 째림을 각오해야 할 것 같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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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2-29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10권이요. 예전에 저도 그렇게 주문했는제 지금은 많아야 3권인 것 같아요. 그래도 불안한 것이 작년에 일반회원이고 올해들어와서 1월엔 실버더니 요 며칠전에 골드회원 되었다는 이멜 와 있더라구요. ^^

b란 분이 a보다 나이가 많이 적나요? 울 나란 나이가 몇 살이라도 어리면 이상하게 생각도 짧고 일도 복종해야한다는 불문율같은 게 있어서.. 비연님만 힘드시겠어요. 아, 저는 직장생활 하라고 하면 다시는 못 할 것 같아요.

비연 2012-02-29 11:01   좋아요 0 | URL
저도 주문 권수를 줄이고 싶은데...매번 잘 안 되요..ㅜㅜ
B팀장님이 A상사님보다 나이가 다섯살 정도 어리세요. 좀 극복하기 힘든 나이 차이 같기도 하구요...직장생활 정말 어려워요, 하면 할수록.

카스피 2012-02-29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회사에서 그런 인사를 단행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나가란 이야기인데 요즘 경제 사정이 어렵다보니 그냥 주저 않은것 같군요.A상사님도 버틸려면 얼굴에 철판깔고 죽어있어야 하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질 않나 보네요.아무래도 화가 치밀어 오르니 괜히 비연님만 갈구는 것 같군요.
참 비연님만 힘드시겠네요.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물흐르듯이 유연하게 헤쳐나오세요^^

비연 2012-02-29 11:02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힘내서 잘 헤쳐나가야겠죠?^^;;;; 힘내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