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오늘에야 좀 한숨을 돌려본다. 그동안 뭐하느라 그리 숨쉴 틈이 없었는지. 이번엔 의외로 초조하고 의외로 신경이 날카로와져 있어서 본의 아니게 주변 사람들한테도 민폐였다.

 

암튼, 11월 30일.

가을이 가는 소리가 들리는 11월의 마지막 날.

이제 한숨을 돌려본다 .

 

 

 

 

 

 

 

 

 

 

 

 

 

 

 

 

 

 

그리고, 손에 든 책은 존 그리샴의 'The Litigators'. 아는 사람이 최근에 읽고 존 그리샴이 쓴 책 중에 제일 재밌었다고 하는 바람에 불쑥 사서 오늘부터 손에 들어버렸다. 영어책이라 좀 느리게 읽히겠지만, 숨돌린 틈에 좀 늘어지게 책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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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토스트에 딸기잼 바른 거 하나 반.

블랙 커피 한잔.

 

동생네 와서 다시 블랙 커피 한잔.

 

동생네 가고 다시 블랙 커피 한잔.

 

점심.

고깃국에 반공기의 밥.

반찬은 시금치와 콩나물.

 

저녁.

단감 한알과 딸기 다섯알.

호두 다섯개.

 

그리고 다시 블랙 커피 한잔 中.

 

블랙 커피는 모조리 카누.

맥심커피 끊겠다고 요즘 이것만 고집中.

 

..................

 

요즘 거의 매일 이렇게 먹다가

주말에 가끔 한끼 정도 포식.

 

나 이러다 영양실조 걸리는 거 아닐까? .....

급드는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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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2-11-25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다고 살이 기하급수적으로 빠지는 것도 아니고.. 힘만 없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흠.

숲노래 2012-11-26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이 비실비실거린다 느끼시면
밥 맛나게 차려서 드셔요.
내가 나를 하느님처럼 섬기면서
밥을 차리면 즐거울 테니까요.

비연 2012-11-26 11:17   좋아요 0 | URL
그래야겠어요..ㅜㅜ 즐거움을 위해서라도.

Mephistopheles 2012-11-26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보고 식겁...."새끼"가 아니라 "세끼"였군요.

비연 2012-11-26 12:59   좋아요 0 | URL
우하하하하~ ㅋㅋㅋㅋ 아 전혀 몰랐는데..ㅎㅎㅎㅎ

비연 2012-11-26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좀 먹었다...우히히히~ 아침은 밥, 점심은 라면, 저녁도 밥..꺼억~
(이건.. 뭐 알라딘 서재가 '비연의 식단표'도 아니고..;;;;)
 

 

근 삼주간 슬럼프였다.

 

슬럼프다...라고 명명하니 슬럼프였던 것 같다. 피곤하고 또 피곤하고 아무 의욕이 없고... 밥맛도 없고 짜증만 늘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원망과 적개심만 증폭되고... 책도 읽기 싫었다. 이게 방점이다. 책이 읽기 싫어지는 이 시점. 그걸 느끼고서야 내가 슬럼프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런 때일수록 일은 많은 법이다. 이상하게 그렇다. 일이 하기 싫어 그런 것처럼... 어쩌면 좀 안 좋은데 쌓이는 일을 보면서 더욱 점입가경으로 나빠지는 지도 모르겠다. 해야 할 일은 쌓이고 기한은 정해져 있는데 자꾸만 미루는 내 모습이 계속 스트레스였다. 첨에는 왜 이러지.. 하면서 고통스러워만 했는데, 어느순간 내가 슬럼프의 시기라는 걸 깨닫고 나니... 아 이런 때 뭘 하겠다고 자꾸 나를 볶지 말자. 어차피 아웃풋은 안 나오니 그냥 쉬자. 어떻게 되겠지.. 라는 마음이 간신히 먹어졌더랬다.

그래서 수첩에 적힌 일들을 다 잊고 (사실 잊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덮어버렸다) 집에 오면 무조건 쉬었다. 억지로 약속을 만들지 않았고 억지로 일을 벌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참 몇 주간 나에 대한 이상한 미움이 계속 늘어났던 것 같다. 가끔씩 겪게 되는 이넘의 슬럼프에서 가장 힘든 점은 내가 나를 미워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싫어지고 뭐 그런 악순환의 연속에 있다.

 

어제, 후배와 간단히 맥주 한잔에 감자 안주를 먹으며 집에 돌아온 후 내리 잤다.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나는데... 아 이제 슬럼프에서 벗어났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 마음이 진정되고 머리가 덜 아프고 몸이 개운해져 있었다. 근 삼주만에 맛보는 느낌이어서 신기하기까지 했다는. 삼주동안엔 아무리 자도 피곤하고 아무리 쉬어도 힘들고 그래서 개운함이란 걸 느끼기 힘들었었다. 어쨌거나 외출을 해서 잘 먹고..(역시나 먹는 건 중요하다) 집에 돌아와 다시 낮잠을 잔 후 일을 시작했다. 내일까지 연기한 일을 마무리짓고자 드디어 시작한 건데 (도대체 데드라인이 지난 금요일이었는데 오늘 시작하다니..나도 참 간이 부었다) 집중이 잘 되어 이제 끝났고, 메일로 슝~ 보내고 나니 마음 한켠의 짐이 확 내려지는 느낌이다.

사람이 살다보면 fluctuation이 있는 법이라, 이렇게 힘들어지는 때가 있는 거겠지. 그런 자신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살기에 편할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이 먹어 좋은 점은, 정말이지 이젠 내가 나를 알 것 같은 생각이 든다는 거다. 나에 대해 예상이 되고 나에 대해 느낌이 오고... 나에 대한 이해도가 한결 높아져서 뭔가를 견딜 수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

 

암튼 그동안 쭈그렁방탱이 얼굴로 신경질 팍팍 부리면서 다닌 세월을 보상하는 차원에서라도 내일부터는 좀 신나게 다녀야겠다. 물론 밀린 일도 많고 회사일도 정점에 이르렀지만, 그게 다 즐거움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걸 보면 정말 슬럼프 탈출인 모양이다.. 비연. 애썼다...토닥토닥.

덕분에 게을리했던 독서도 이제 좀 시작해봐야지. 읽고 싶은 책을 산더미처럼 사다놓고 제대로 들춰보지도 않은 죄가, 올해는 유난히 크다. 지금 읽고 있는 모옌의 소설을 읽은 후 뭘 읽을까 고민하는 것도 꽤 즐거운 일이고..ㅎㅎ

 

그나저나 연말에 여행을 갈까 해서 알아보니.. 세상에. 거의 다 매진사태다. 호텔은 있으나 비행기가 거의 없는 그런 상태. 외국도 그렇고 국내도 그렇고. 사람들 참, 꾸준히 계획 짜서 잘도 다닌다 싶기도 하고, 이제 와서 여행 가겠다고 발버둥치는 내가 속상하기도 하고. 정황을 보아 하니 어딜 가긴 글른 게 아닌가 해서 좀 실망이긴 하네. 담 연휴를 기대해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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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11-19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이 잘 안 다닐 만한 호젓한 시골로 나들이를 다녀 보셔요.

고흥 같은 데도 참 조용하니 좋답니다.

이제는 슬프다는 생각이 아닌 기쁘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누리시기를 빌어요.

비연 2012-11-19 10:40   좋아요 0 | URL
된장님. 감사합니다~
어디 훌쩍 다녀오고 싶다가도, 마음의 여유가 잘 생기지 않네요.
고흥이라.. 추천해주신 곳, 마음에 두었다가 한번 가봐야겠어요.
오늘부터는 기운이 나네요~ 정말 슬럼프 탈출했나봐요 ㅎ
된장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12-11-19 1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19 1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덕분에 속상하다. 왜 까칠하지?


요즘 드물게 피곤하다. 한 달 정도 된 것 같은데.. 그저 졸리고 멍하고 머리가 항상 무겁다. 밤이 되면 저절로 잠이 드는 경우가 일쑤이고. 원래 평균적으로 취침시간이 새벽 1시 내지는 2시였는데 요즘은 11시 이전부터 졸리다. 졸리다..라고 말하기도 무색하게 잠이 쏟아지고 그 잠에 취해 잠들었다가 새벽녘에 꾸역꾸역 일어나 전깃불만 톡 끄고 잔다.

다이어트 한다고 음식량을 많이 줄였는데, 그것 때문일까. 아니면 날이 추워서 그런 걸까. 아니면 정말 어디 아픈가. 근간에 스트레스 받는 일이 꽤 되었는데, 그게 원인일까. 첨에는 며칠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넘 길어지니까 겁도 나고 화도 나고 그렇다.

오늘은, 아마 어제 먹은 라면 때문이 아닐까도 생각해본다. 참다가 참다가 어제는 퇴근하자마자 집에 가서 (그래봐야 8시다) 씻고 바로 라면 끓이기에 착수했다. 라면 한 그릇 분량의 물을 팔팔 끓이고 삼양라면 한봉지를 부드득 뜯어서 네 등분으로 쪼개어 넣고 젓가락으로 휘휘~ 젓다가 계란 하나를 톡 깨어 추가시켰다. 2분 정도 더 휘휘~ 저은 후 불을 끄고. 김치를 꺼내고 밥 한그릇을 곱게 뜨고... 그리고 맥주 한캔을 더하여 저녁을 했다. 그러니까 결론은 다 늦은 저녁에 라면 한 그릇에 밥까지 말아 국물까지 후르륵.. 했는데 거기에 맥주도 했다. 뭐 이런 것이다. 아침에 낯빛이 좀 안 좋다 싶기는 했는데... 라면 때문일까. 참았어야 했는데. 흑.

 

어디 아픈 건 아니겠지. 라며 걱정을 해본다. 요즘 주변에 아픈 사람이 많아서인지 그리고 나이를 좀 먹어서인지 상태가 안 좋아지면 겁부터 덜컥 나면서 몸을 사리게 된다. 그래서, 사람은 아무 생각없이 뭔 일을 하는 시기가 다 정해져 있는 게지.... (잠깐 딴 생각)

 

 

요즘 보고 있는 책은 모옌의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이다. 이 밖에도 모옌의 책을 몇 권 더 사두기는 했다. 물론 노벨문학상이란 걸 타서 그랬다. 노벨문학상이 어떤 작가의 문학성이 최고라는 것을 인정하는 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 상을 주는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아시아 대륙에서 한 사람 주는 차례였는데, 모옌이냐 하루키냐 했다가 결국 모옌에게로 갔다. 결국 노벨문학상이라고 하는 것이 퓰리쳐상 등과 다른 것은, 작품이 시대정신이나 서사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데에 있는 것 같다. 하루키의 글솜씨는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지만, 그런 면에서는 좀 약하지 않나 싶고. 모옌은 위화 등의 작가와 비슷하게 중국 사람 특유의 해학과 비꼼과 걸판진 내용들을 소설로 잘 버무리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작가를 한다면, 아마도 이렇게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대단히 큰 나라에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살고, 역사의 험난한 질곡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고,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공존하고 있고, 그 와중에 민중들의 정신구조와 사는 양태는 모순되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고.. 등등등 등등등. 금방 읽을 줄 알았는데, 어찌나 밤마다 졸리는 지, 며칠째 부여잡고 있다...쯔쯔.


겨울에는 책을 좀 읽어야 할텐데. 머릿 속에 할 일이 가득하고 몸은 안 따라주고 그래서 스트레스는 쌓이고... 이런 날들의 연속이다. 조금 맘을 비우고 싶으나 그게 잘 안되는 성격이라는 건, 이미 이 나이 되니까 인정이 된다. 어떻게든 시간을 잘 배분해서 끝내야 할텐데. 이번 달만 꼭 해야 할 일이 업무적으로 큰 거 2개, 개인적으로 큰 거 2개 작은 거 1개이다.. (큰 거 작은 거는 나의 심리적 중압감을 표현한 말이다...;;;) 아. 힘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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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2-11-17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신 라면은 일명 "장정라면"이라고 불리는 조합이군요. (참치 한캔이 빠져 아쉽지만요)

비연 2012-11-17 15:21   좋아요 0 | URL
홋. 장정라면...이라 함은..? 참치 한캔은 라면에 부어넣나요?

Mephistopheles 2012-11-18 02:40   좋아요 0 | URL
장정 한명이 한끼의 식사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라면이라고하죠.=3=3=3=3

비연 2012-11-18 19:38   좋아요 0 | URL
헐....-.-;;;;;;; 비연=유사장정이라는....

프레이야 2012-11-17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아무래도 음식 넘 줄여서 그런게 아닐까요. 일도 하시는데 ᆢ 적당히 맛나게 먹고 건강하게요! 모옌의 저 책은 제 책상 위에서 대기중 ㅎㅎ

비연 2012-11-17 16:55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그런 거 .... 같죠? 아무래도 영양실조..ㅜㅜ
아무래도 그냥 먹어야 할 듯 싶어요..ㅎㅎ;;;;
이 책, 재미나요. 꼭 보세요!^^

야클 2012-11-17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 '성격'이 까칠해졌다고 하는 것 보다는 낫지 않나요?

비연 2012-11-17 22:1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야클님 말씀들으니 그렇기도 하네요!
 

 

 



 

 

 

가을이...저물고 있다. 어느새. 

시간은 참 느린 듯 한데.. 지나고나면 쏜살 같구나.

2012년이 한달하고 20여일 남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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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2012-11-12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로 보니
12년이 한달하고 20여일이 밖에 안남았다는게 조금 와닿네요
버얼써 그리 됐나요....;;;
왜 시간이 더 빨리 흐르는거 같을까요 ㅠ

비연 2012-11-12 00:20   좋아요 0 | URL
그쵸... 갈수록 시간이 빨라져요..;;;

숲노래 2012-11-12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왼쪽은 흙이고 오른쪽은 아스팔트일 테지요?
왼쪽도 오른쪽도 모두 노랗게 물들어
어여쁜 길이로군요.
자리 깔고 앉아 해바라기 하며 놀면 즐겁겠어요.
2012년 즐거이 누리셔요..

비연 2012-11-12 09:29   좋아요 0 | URL
된장님..맞습니다..ㅎㅎㅎ
사실 저희 집 뒷골목인데 오래된 집이라 그런지 나무도 오래되어서 가을만 되면 참 예뻐져요.. 이제 은행잎 다 지면 좀 스산해지겠죠.
된장님도 남은 2012년 편안히, 쭈욱 누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