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약간의 휴가를 얻게 되어 독서를 하고 싶다는데....

한국소설 추천을 부탁했습니다.
흠... 제가 한국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잘 읽지 않은 탓에

마땅한 소설이 머리에 떠오르질 않네요...

 

지인이 좋아하는 작가는 박완서씨이고,

공지영씨 소설은 피하고 싶다고 합니다.

이만하면 성향이 나타난 건지 모르겠네요...

흠.... 혹시 재미나게 읽은 한국소설이 있으면 추천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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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3-07-02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숙 달에게 속삭이는 그거요! 저 한국소설 안 읽는데, 이거 되게 재미있게 봤어요!

알케 2013-07-02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정유정 작가가 핫하죠.

<7년의밤>이 대박이었고 이 달에 나온 <28>도 저는 재밌게 읽었습니다.

박완서 선생을 좋아하는 취향이라면 안맞을려나.

그리고 조정래 선생의 신작 <정글만리> 1,2,3권..아주 어썸하죠.

다락방 2013-07-02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창훈의 소설요. 한창훈의 소설은 어떤것이든 괜찮습니다. 특히 [나는 여기가 좋다]가 좋을것 같은데요.

글샘 2013-07-02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완서 씨를 좋아한다면...
이문구의 관촌수필, 우리동네 사람들... 이런 걸 좋아할 수도 있겠네요.

조선인 2013-07-02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달의 제단' '신기생뎐'

비연 2013-07-02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들 감사드립니다^^ 쭈욱 리스트업해서 방금 보냈어요!
 

 

요즘 소위 말해서 '본방사수'라는 것을 하는 드라마가 생겨버렸다.

 

<상어> KBS 2 월화드라마 김남길, 손예진 주연

 

 


 

 

뭐 사실, 배우들을 좋아한다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닌데, 쉬는 동안 TV 재방송물을 이리저리 휘돌리다가 문득 만난 드라마였다. 워낙 추리물을 좋아하다보니까 그런 류의 드라마라는 마음에 계속 보게 되었고 흠... 3, 4회 보고 나서 이건 본방 사수 할만 하겠어..라고 결론지어 어제 오늘 무리해서 보았다...(ㅜㅜ) 내가 본방 사수한 드라마는..... 가장 최근 것이 <베토벤 바이러스>.......이게 언젯적 드라마지? 켁. 2008년작이네...흠. 그만큼 흥미가 가는 드라마라는 걸 강조..하고 싶은^^;;

호텔재벌 손녀딸 조해우(손예진)와 그 집 기사 아들 한이수(김남길)는 어릴 적 서로의 첫사랑. 아픈 상처를 보듬어주고 애틋했던 추억들을 함께 한 사이이다. 그런데 어릴 때 조해우의 아버지(김규철)가 낸 뺑소니 사고를 한이수의 아버지가 뒤집어 쓰게 되고 그 와중에 이 호텔재벌 집에 무슨 비밀인가가 있는 것 같은데 이래저래 다 털어놓겠다는 한이수 아버지를 (아마도) 호텔재벌 할아버지(이정길)가 청부살해를 해버리고 급기야 이 비밀에 근접한 한이수(고작 고등학생)를 죽이려고 했다.. 뭐 여기에서 이야기는 발단이 되어, 얼굴을 너무 다쳐 다 성형해서 예전의 얼굴이 없는 한이수가 일본의 재벌(이 사람도 뭔가 사연이 있는 듯) 양아들로 성장하여 12년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복수를 한다... 그런 얘기. 그런데 세세한 뭔가의 사연들은 아직까지 알쏭달쏭이다.

그러니까 김남길의 철천지 원수 집이 자기가 사랑하는 손예진네 집이 되는 것이고. 손예진은 첫사랑을 못 잊어 방황하다가 자신을 사랑으로 감싸주는 오준영(하석진)과 이미 결혼한 상태이고. 그런데 이 오준영네 아버지가 지검장인데 예전 사건을 다 덮어주는 데 앞장선 아저씨. 결국 김남길은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의 집을 다 부셔버려야 하는 처지인 것이고 거기에서 인간적 고뇌와 복수와 분노와 어쩌구저쩌구가 마구마구 발산되는 중이다. 꽤 재미나다.

 

오늘은 한참을 보다 보니 만화 <비천무>가 생각났다. 아 이 줄거리, 그 만화랑 비슷해. 언제 봐도 눈물이 주룩주룩 내려지는 만화. 내 책장에 양장본으로 잘 꽂혀 보관되는 만화.

 

 

어릴 때 첫사랑. 원수의 딸. 그리고 그 여자가 결혼한 남자는 나와 아주 잘 맞을 수도 있었던 남자. 비슷하지 않은가? 유진하와 타루가 설리의 사랑이 너무나 아름다와서, 그 마지막이 너무나 처연해서 생각하면 할수록 좋은 내용인데 말이다. 결국 이 만화는 비극으로 끝나고 말앗는데... 흠.... <상어>도 아마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니 좀 마음이 아파진다. <비천무> 대사 중에... 마지막 장면. 타루가 설리가 죽어가는 유진하 앞에서 아름다운 춤을 추면서 "많이 외로왔지.." 라고 말하던 그 장면. 유진하는 아련하게 쳐다보고 설리는 총을 맞고 유진하에게 쓰러진다. 그리고 둘이 함께 죽어가던... (으으..흑흑)

 

드라마 보면서 만화를 생각하면서 괜스레 아련한 마음을 가져 본, 비 주룩주룩 내리는 화요일이었다. 어쨌거나 이 드라마는 끝까지 본방 사수 한번 해보련다.. 결론이 매우 궁금. 오랜만에.

 

 

뱀꼬리1) 우리나라 축구경기 보면서 이미 그 전에 열이 받아 있었는데 아련한 기억에 조금 나아졌다. 결국 우즈베키스탄에게 1:0으로 이겼으나 우리나라 선수 발로 들어간 건 없고 우즈베키스탄 선수 머리로 넣은 골만 남았다.

뱀꼬리2) 두산 야구는 오늘로 6연패. 아주 잘하는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어쩐지 망해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여 마음이 아프다 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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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3-06-12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손예진. <연애시대>의 그녀만 생각해서인가. 이번 드라마에서 보니 역시 세월은 못 속이는구나 싶다..좀 늙었네..ㅜㅜ

Mephistopheles 2013-06-12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니까.....그 옛날 막장 드라마 였던 볼에 점 찍고 "복수할꺼야!"의 드라마처럼 (성형은 했다지만) 콧수염 기르고 "복수할꺼야!"와 같은 의미로 보면 되겠군요..

비연 2013-06-12 15:09   좋아요 0 | URL
그렇죠...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직은 두산팬 2013-06-12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현 단장과 감독 행태가 너무 괘씸해서, 열심히 경기하는 선수들이 마음에 걸리는 걸 무시하고 두산의 연패가 이어지길 바라고 있는 비뚤어진 팬인데... 죄책감이 드네요. 죄송합니다ㅜㅠ 전 김경문 감독의 야구가 좋아서 두산팬이 된 사람이라 그런지, 이런 와중에도 지금 감독 체제로 계속 가면, 이미 퍼스트를 위협하는 굳건한 세컨드가 된 NC로 확실하게 갈아타게 될 것 같습니다......

비연 2013-06-12 15:09   좋아요 0 | URL
저도 지금 심정이 그렇습니다..;;;;
요즘 김진욱감독 엄청 욕먹던데...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구요..ㅜ

야클 2013-06-12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예진은 갈수록 옥주현과 얼굴이 닮아간다는.... 혹시 같은 의사? -_-

비연 2013-06-12 15:1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저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었군요...^^
어째 어디서 많이 본 아줌마다 싶은 느낌? ㅜㅜ
 

 

 

 

 

 

 

 

 

 

 

이런 거 얘기하면 연식이 다 드러나는 것이긴 하지만... 나는 DJ 이종환의 심야방송 '밤의 디스크쇼'를 들으며 학창시절을 보냈었다. 어두운 밤, 굵으면서도 감칠 맛 나는 DJ가 진행하는 라디오방송은 내게 있어 복음과 같은 것이었다고나 할까. 그를 통해 엘비스 프레슬리를 알았고 신디 로퍼를 알았으며 티나 터너를 알았다... 뭐 더 말 하면 무엇하겠는가. 이종환 DJ가 오늘 돌아가셨고 이로써 또 하나의 세대가 막을 내린 기분이 든다.

 

여차저차 많은 사연들이 있었던 분이라 나중엔 큰 호감을 품진 못했지만, 어쨌거나 척박한 시절에 음악 하나 벗으로 삼아 가난한 통기타 가수들과 청춘을 보내고 그들을 키우고 팝송 가락 속에 인생을 음미하며 영원히 라디오 옆에 자리했던 것 만큼은 존경스럽다. 뭐든,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필이 꽂혀 평생을 다한다는 것. 그건 누구나가 선망하는 일일 수도 있지만, 생각만큼 아름다운 길만은 아니기 때문에 더 하다.  

 

요즘 DJ 들은 전문성이 너무 떨어져서 말이다..=.=;; 이종환이라든가 김광한이라든가 김기덕이라든가 이들 예전 DJ들의 그 해박한 지식과 열정, 입담...을 따라갈 자가 있는가 싶다. (머릿속으로 한참 생각했지만 그닥 떠오르지 않는다..쩝) 그저 얄팍한 지식으로 우스개소리나 하고 리액션이나 하는 젊은 사람들과는 달리, 물론 웃기고 재미있고 리액션도 했지만 그 속에는 수많은 팝송과 가요에 대한 지식이 담겨져 꾸욱 누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터져 나올 것만 같은 깊이가 있었다. 실력은 말로 안 해도 다 드러나는 것이고 말로 나오면 바닥까지 보이게 마련. 그래서 아쉽다. 75세라면 요즘 세상에 더 계실 수 있는 연세였는데...

 

내가 학창시절에 알던 분들이 한분 한분 저 세상으로 가는 것을 확인하면서, 그렇게 나도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 인생은 찬란함만이 있는 것이 아니며 병마와 고통과 죽음도 함께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이다.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제 학창시절의 빛나는 부분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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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13-05-30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학창시절에 알던 분들이 그렇게 한분 둔분.. --;

비연 2013-05-30 15:20   좋아요 0 | URL
마음이 아파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3-05-30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수 출신 디제이 중엔 요즘은 김C가 음악에 대해 해박하더군요.배철수 씨도 그렇고...성시경 씨도 지적인 진행솜씨가 괜찮습니다.

이번 달 부터 기독교 방송에서 김광한 씨가 진행하는 음악방송이 생겼습니다.

비연 2013-05-30 15:22   좋아요 0 | URL
아.. 배철수씨도 있군요. 김광한씨는 아직도 활동하고 계시는군요..

세실 2013-05-31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쇼 입니다. 빠바바.....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참 좋았는데 돌아가셨군요.

비연 2013-06-01 00:21   좋아요 0 | URL
네... 그 오프닝 음악도 참 인상적이었는데...
그 오프닝 음악을 들을 때마다 느꼈던 반가움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요.

솔개17 2020-08-26 2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하고 비슷한 세대이시군요 . 그런데 이기덕이 아니고 김기덕입니다 ㅎㅎ

비연 2020-08-27 10:32   좋아요 0 | URL
헉. 2013년 페이퍼에 댓글이 달려서 깜놀했습니다만.... 말씀해주신대로 김기덕으로 고쳤습니다^^
지난 7년 동안 김광한씨도 돌아가셨고.. 시간이라는 게 참.
암튼 댓글 감사드려요~^^
 


살면서 여러가지 일들이 있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무리 행복해보이는 사람도 이런 일 저런 일 겪으며 살아가는 것이고, 그게 좋은 일일 수도 있고 나쁜 일일 수도 있고 그런 것이지. 특히나 나쁜 상황들 속에서 스스로를 담대히 지켜나가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살아보니 그렇다. 남의 얘긴 하기 쉬워도 내 일이 되면 아주 작은 고통도 크게 느껴지고 힘들어지는 법. 좋은 일에 좋아라 웃고 기뻐하고 그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나쁜 일에 절망하고 힘들어하고 서러워하는 것도 누구나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런 일들의 성격이 나의 감정을 결정하기 때문이고, 특별히 나쁜 일의 경우는 내 자신의 일이 되면 더 심하게 느껴지는 게 인지상정. 이럴 때 담담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하나하나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을 보면, 아.. 이 사람 정말 내공이 있구나 싶다.

 

내 주위의 어떤 사람은, 본인이 돌연히 갑상선암 초기라는 것을 알게 되어 수술을 받아야 했다. 갑상선암이 남들이 말할 땐 별 거 아니야, 그냥 감기 같은 거지, 수술만 받으면 그만이야.. 라고 해도 자신에겐 큰 충격일 테다. 내가 '암환자'로 분류된다는 자체. 우린 이런 것을 '낙인'이라고까지 얘기하곤 한다. 그리고 수술을 받는 것도 두렵고 그 이후 결과도 두렵고. 이 분은 수술을 받고도 부위가 나빠서 두 차례의 방사선 치료도 받아야 했다. 그걸 받기 위해서는 암 수술 후 계속 먹어야 하는 약을 끊어야 하고 철저한 식이요법에 들어가 2주 정도 버텨야 하는데, 이게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얼굴이 붓고 (쟁반만 해지더라) 물론 몸도 붓고, 무엇보다 엄청난 피로감에 시달려야 했다. 남들은 수술로만 끝나는 걸 자신은 방사선 치료까지 받아야 하는 것. 그래도 꿋꿋이 받아내었다.

그리고 얼마 후 그 분의 아내가 림프암 4기임이 발견되었다. 젊었고 그냥 배가 아팠을 뿐인데... 이유를 찾지 못하다가 결국 알아낸 것이 림프가 부어올라 소화기관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조직검사를 해보니 악성이고 4기라는 것. 여러 번의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그 이후 결과는 반반이라는 것. 서럽게 울고 힘들어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분. 정말 대단한 것이 그 와중에도 자신의 생활을 성실히 유지했다. 변함없이 출퇴근을 했고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모임도 참석했다. 그러나 아내가 병원에 가야 하거나 아이들의 학교 관련 일이 있으면 조용히 시간을 내었고... 질문을 받으면 (사람들은 정말 조심스럽게 물어보게 된다. 이게 더 힘든 일일 수 있다) 그냥 대수롭지 않게 얘기해주었다. 그 속엔 많은 아픔이 담겨 있는 것 같았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아내는 7번인가의 케모테라피를 받았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 분은 그런 아내가 인내해줌에 감사하면서 묵묵히 옆을 지켰고 아이들을 돌봤다.

 

일년 여가 지난 지금. 며칠 전, PET-CT를 찍어보니 암세포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치료는 성공적이었고 이제 유지만 잘하면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축하. 축하. 그 분은 아내에게 큰 꽃다발을 선물했다. 평소에는 꽃다발에 돈 쓰는 걸 정말 우습다고 얘기하던 사람이 이 기쁨을 꽃으로 표시하고 싶어했다. 꽃은 너무나 예뻤고 그 축하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었다. 진심으로, 마음에서 우러나 축하한다고 말했다. 한 톨의 다른 생각 없이. 정말.

그 긴 시간을 옆에서 동료로 지켜보면서 진정 내공 있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 아닌가 싶었다. 자신의 생활을 평소대로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까. 간병휴가도 있고 여러가지 방법이 있었을텐데 그러지 않았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아내가 힘들어질 거라는 이유도 포함되었다. 자신이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가족들이 힘을 낸다고 했다. 우울해하거나 쳐져 있거나 그런 모습을 보인 적은 거의 없었다. 유머러스했고 자신의 상황을 담담히 설명했고 그리고 솔직하게 양해를 구했다. 이런 사람이고 보니 주변 모든 사람이 이 분을 좋아한다. 사람마다 느끼는 것은 비슷한 게지. 알 사람은 다 아는 거다.


요즘 내가 여러가지 일이 있다보니 나와 친한 이 분의 상황이 얼마나 힘들었을 지 다시 한번 가늠이 되어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내공이 필요한 시기에 내공있는 사람을 주변에 둔 것이 얼마나 행운인가를 고마와하게 된다. 보고 배우고 느끼고... 인생은 그렇게 호들갑스럽게 대응해선 안된다는 것을. 현실을 받아들이기는 하되, 차근차근 하나씩 대응해 나가며 인내해야 한다는 것을. 살면서 이런 사람을 곁에 둘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 아닌가 라는 생각까지 한다.

 

어려운 일에 처해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이해득실이 관계된 일에 함께 처해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진정으로 내가 배워야 할 사람, 주변에 둬야 할 사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神은 우리에게 고난이라는 것을 부여하면서 담금질을 시키는 모양이다. 그렇게 이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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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5-26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과 몇개월전 조직검사를 하면서 별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혹시 암이면 어쩌나? 님의 표현처럼 '암환자'라는 낙인도 견디기 힘들듯하고, 왜 내가?라는 원망도 견디기 힘들겠다는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이상없음으로 결론이 났지만,
그 날 이후 주변에 암에 걸렸던 분들 다시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얼마나 힘들었을까......
긍정적인 사람은 어려운 일이 닥쳤을때 순응하고, 헤쳐나가는 사람이라고 하더라구요.
편안한 주말 되세요.

비연 2013-05-26 19:03   좋아요 0 | URL
세실님.. 충분히 이해합니다...그런 생각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그런 것이지요...
어떤 일이 있든 항상 긍정적이고 내공있는 사람으로 '버티는' 게 참 중요한 듯.
주말 잘 마무리하시길..

울보 2013-05-27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슴한쪽에. 몇개의 덩어리가. 덩어리라 부르라 마음먹고 가끔생각나고 아플때 그리고 검사할시간이 다가오면 드는두려움 전긍정의마인드를 가지고계시는 분들이 너무 부러워요. 제가 그러지 못해서

비연 2013-05-29 12:21   좋아요 0 | URL
아..양성종이면... 괜챦으신거니까 넘 걱정마세요, 울보님.
그래도 참... 그런 게 내 속에 있으면 항상 꺼림칙하고 그런 듯...
저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완전히 긍정적이 되긴 힘들더라구요...두렵고 무섭고.
 

 

 

 

 

 

 

 

 

 

 

 

 

 

 

 

성공이 뭐 대수냐. 성공에 연연한다기보다는 어쨌거나 자타가 공인하는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게 뭐냐. 라고 내게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자세(attitude)'라고 하겠다.

 

물론, 머리도 좋아야 하고 적극적이어야 하고 사람들과도 잘 지내야 하고 아는 것도 많아야 하고 아는 사람도 많아야 하고 상사의 분위기도 잘 파악해야 하고 어쩌구저쩌구..헥헥... 다 갖추면 좋겠지만, 이런 것들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게 아마 '자세'가 아닌가 싶다.

 

이런 거다. 작년부터 나와 같이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 내가 만든 것들을 직접 운영하는 사람이다. 작년 걸 다 인수인계했고 난 올해의 일을 진행하고 있다. 근데 이 사람 - T라고 하자 - 정말 끝내준다. 일단 밉상이다. 표정부터가 밉상이다. 뭐라 표현할 순 없지만, 암튼 짜증나는 얼굴이다. 게다가 잘난 척까지 한다.. 아 다 좋다. 사회생활 한 두해 하냐.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어.

 

근데 일을 함에 있어서 그 '자세'가 완전 글러먹었다는 게 문제다. 뭘 의뢰하면 무조건 안된다 부터 시작한다. 일이 많다 할 일이 있다 누가 잘 안 들어준다.. 이런 공염불부터 읊어대면서 사람 약을 바짝 올리고는.. 결국... 안 해준다. 사람들이 마음이 좋아서 그냥 그냥 넘어가니까 아주 이제 대놓고 안 한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고객사에서 뭘 좀 수정해달라고 요구가 왔다. 우리가 보니 그냥 들어가서 '문자만' 바꾸면 될 일이다. 머리도 쓸 필요가 없고 힘도 쓸 필요가 없다. 그냥 시키는 대로 어구만 바꾸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접수한 일이 너무 많고 그 순서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지금 못 한다는 거다. 당장 문서가 나가야 하는데, 절대 안 해준다. 메일로도 보내고 전화로도 해도 안 해준다. 내가 봐선 그 시간에 했으면 열번은 고쳤을 거다. (빈 말이 아니다)... 뒷목 잡을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는 얘길 하면 대단히 시원하게 '네 그러시죠' 라고 한다. 그리고는 안 한다. 어디서 배운 건 있어가지고 그 상황을 그런 식으로 모면하면 된다는 걸 아는 건지. 대답만큼은 시원하게 하는데 그냥 먹어버린다. 아 정말... 속에서 열불이 터지게 하는 인간상이다. 그렇다고 딱 꼬집어 뭐라 할 수도 없고. 사람 치사해져서... 아무 것도 배우려 하지 않고 risk-taking은 고사하고 뭔가 시도해보려고도 하지 않고 무조건 일을 치기만 하는 그 자세.

 

성공하려면 이런 사람들과도 잘 지내고 비즈니스적인 관계도 유지하고 그래야겠습니다...만, 난 도저히 안된다. 보면 얼굴이 딱 굳어지니 원. 올해 10월까지는 어쩔 수 없이 동고동락해야 하는데 남은 5개월이 참으로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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