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흐흐. 책 이야기가 아니다. 책이야, 살까 말까 할 땐 사는 게 맞는 것일 테고 (아멘...).. 반려식물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동물을 썩 좋아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개를 키워봐라 고양이를 키워봐라 할 때는 꿈쩍도 안 하다가 최근에 식물 키우는 재미가 생겨 버렸다. 식물은, 그저 가만히 그 자리에 있으면서 나한테 뭘 해달라고 칭얼대지도 않고 돌아다니면서 번거롭게 하지도 않고.. 사람의 이기적인 관점으로 볼 때는 참으로 정적인 반려물이라 괜찮은 것 같다. 물론 말을 못하니 언제 물을 줘야 하는지 언제 통풍을 해줘야 하는지 언제 햇빛에 내놔야 하는지를 내가 판단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기는 하다.


지난 겨울에 한참 추울 때, 그냥 베란다에 내놓았다가 유명을 달리 하려 하는 식물이 생겨서 마음이 좋지 않다. 한창 푸르르게 잘 자라던 아이였는데 추웠던 밤이 지나고 시들시들해지더니 잎이 하나둘 떨어지고... 그래서 보다 못해 깔끔히 가지치기를 해주고 까까중한 모양으로 만든 후 열심히 물 주고 햇빛에 내놓고 해서 살아나기만을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나의 느낌 아닌 느낌에는 아직 살아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다음 겨울부터는 추위가 닥치면 베란다에 놓인 것들을 안으로 들여야지, 결심 또 결심하는 중.


암튼 내가 가지고 있는 식물은 중간 크기 2 개와 작은 크기 4 개 (돌아가시려고 하는 식물도 포함이다. 아직 안 돌아가셨으니)다. 보고 있자면 뭐랄까 좀 허전하고, 이제 봄도 되는데 싱싱한 친구들을 들여오면 좋지 않을까 하면서 인터넷의 바다를 헤엄치고 있다. 키우기 쉽고 모양도 그럴싸한 식물들이 꽤 되어서 고르기가 쉽지 않다. 아울러 물건 사는 것에 그다지 재빠르지 못한 나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된다. 이걸 사도 괜찮을까. 집에 짐만 되는 건 아닐까... 


물건 사는 것에 느린 건 나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집 이사 온 게 3년전이고 그 때 거실에 예쁜 스탠드 조명을 놔야지 했었다. 고르고 또 고르고.. 가격과 디자인과 등등을 고려하면서. 역시 내 맘에 드는 게 하나 있었으나.. 난 그걸 골라만 놓고 고민하다가 2년 지나서 샀다. 정말 내가 생각해도 징하다.. 싶을 정도로 물건 사는 게 쉽지 않은 비연인 것이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거창하게 얘기할 수도 있지만.. 뭐 그런 게 아예 아닌 건 아니지만, 어쨌든 물건 사는 것 자체를 그다지 내켜하지 않는 건 맞는 것 같다. 최근에 침대 협탁 하나 구매한 것도 일 년은 고민한 듯 싶다. 책만 번개처럼 사대지..;;;; 


암튼 봄이 오고 있다. 집이 남향이라 햇살이 정말 예쁘게 따스하게 비춰서 참 좋다. 그 빛 속에 반려식물 몇 개를 구입하여 놓아야겠다. 이번에 늦지 말고 봄에 사야지. 나중에 사진 한방 찍어 올리겠나이다.

















요즘 읽고 있는 책들이다. <프랑켄슈타인>은 반쯤 읽었는데, 놀랍다! 19세기에 쓴 소설이 맞냔 말이다. 이후 많은 소설들에 영감을 준 이 소설을 제대로 찬찬히 읽어보노라니 아 정말 놀라운 소설이구나 싶다. <플랫폼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는, 최근에 이 쪽에 관심이 많아지던 차에 블랙겟타님이 읽고나서 올린 페이퍼를 보고 구입해둔 것이다. 법학자의 관점에서 플랫폼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잘 다루고 있어 보인다. 얻는 게 많다. 계속 이 쪽으로 책을 읽어나갈 생각으로...잔뜩 사둔 책들이.. 늘 날 째리고 있다. 



















여성주의 함께 읽기 3월 책이다. <사회주의 페미니즘>. 아악. 거의 800페이지에 육박하는 하드커버 장정이다. 선행은 금물, 이기에 식탁 옆 아일랜드 탁자 위에 얌전히 놓아두기만 했는데 볼 때마다 그 두께에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3월에 좀 바쁠 예정이라 이걸 다 읽을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그래도 읽어야지. 빨간책을 보니 이 책도 생각난다.


















같은 빨간색 책이라 같이 두면 예쁠 것 같고 (하하) 내용도 좋아 보인다. 아직 사진 않았으나 다음 구매 목표인 책.. 그러니까 3월의 구매 목표라는 뜻. 2월 구매는 마감했습니다... 


3월에는 내게 작은 변화가 생긴다. 작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학교로 잠시 갔었는데 다시 학교를 그만두고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해서 3월 3일부터 출근이란 걸 하게 되었다. 사실 작년에 회사를 그만둘 때는 다시는 회사 생활을 하지 않으리라 결심했었고 학교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생활에 만족하며 지냈기 때문에 제의를 받고 많이 망설였었다. 여러가지 상황과 내적 갈등 끝에 가기로 결정을 했고 그렇게나 싫어하던 출근을 다시 하게 되었다. 이번엔 좀더 중책(?)을 맡게 되어서 벌써부터 스트레스가 해일처럼 밀려오지만, 이왕 결심한 거 잘 해내야지 매일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책 읽을 시간이 많이 부족할 것 같지만, 짬짬이 읽어내자, 뭐 이런 생각도 하고 있고. 


오늘 정월대보름이다. 다들 오곡밥에 나물 드시고,.. 보름달 보며 소원도 비시고. 백신접종도 오늘부터 개시했으니 더 좋은 날들만 있으리라 기대해보면서. 일하러 휘릭.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얄라알라 2021-02-26 13: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새로운 변화, 3월 3일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변화 축하드립니다!!
정월대보름이었군요. 그런데 저는 배민앱을 켰다니! 정월대보름에 나물 무치는 일은 이번 생엔 못해보고 또 안할 것으로!^^:;

비연 2021-02-26 15:1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나물은 사먹는 게 뉴노멀이죠 ㅎㅎ

bookholic 2021-02-26 13: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최근에 집에서 상추와 깻잎을 심었는데,
그 잘 보이지는 않던 씨앗에서 싹이 트고, 잎이 나는 것이 신기하더군요..^^

비연 2021-02-26 15:18   좋아요 1 | URL
식물 키우는 재미가 그런거 같아요. 어느새 자라있고 새순이 돋고. 상추와 깻잎 심어볼까나.. 유혹.

scott 2021-02-26 14: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연님의 3월 행운이 가득, 가득 하시길! 노란 수선화 추천합니다. 봄맞이 행운의 꽃🌷

비연 2021-02-26 15:1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노란 수선화 접수 완료요~

얄라알라 2021-02-26 16: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물은 사먹는 게 뉴 노멀˝ 이거, 오늘의 명언으로 가져갑니다. 마음 홀가분 ㅋ

비연 2021-02-26 16:14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수이 2021-02-26 18: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봄이고 그에 발맞춰 이직도 하셨으니 새로운 기운에 곁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으쓱으쓱 신이 나요. 잘 하실 테니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화이팅! 비연님

비연 2021-02-26 22:13   좋아요 1 | URL
수연님. 감사요~ 잘 해야죠. 불끈!

감은빛 2021-02-26 2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물건 하나 사는데, 2년 걸리고, 1년 걸리고 그럴 수가 있군요.
반려식물은 튼튼하게 잘 자랄 아이로 하나 잘 고르시길.
제가 이 집으로 이사 오기 전에 2년 동안 반지하에 살았어요.
반지하이기 때문에, 또 워낙 낡은 집이라서 이런저런 벌레들이 많더라구요.
저 혼자 있을 때는 벌레가 많던지 어쩌든지 별로 신경 안 쓰는데,
아직 어렸던 딸들이 자주 오기 때문에 문제였죠.
아이들은 작은 나방만 봐도 크고 날카로운 비명을 질러댔으니까요.

고민을 거듭하다가 속는 셈치고 식충식물들을 여러 종류 한꺼번에 집으로 모셨어요.
한동안은 잘 자라며 날파리 따위 작은 벌레들은 잘 잡아먹더라구요.
그런데 문제는 겨울이었어요.
제가 방심해서 잘 돌보지 못한 탓도 조금 있을테고,
추운 날씨 영향도 있었을 것이고,
여러 종류의 식충식물들 대다수가 겨울을 넘기며 명을 달리하거나,
시들시들 사경을 헤매기 시작했어요.
안타까운 생명들이 제 손에서 명을 달리한 것을 보고,
저처럼 잘 키우지 못할 사람은 식물을 함부로 키우지 말아야겠구나 생각했어요.

비연 2021-02-27 10:53   좋아요 0 | URL
반려식물이.. 잘 자랄 땐 넘 좋은데 돌아가시려고 하면 너무 신경쓰이더라구요;; 추위가 강적이기도 하고. 열심히 잘 키워보겠나이다.. 불끈.

붕붕툐툐 2021-02-27 0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제가 페이퍼 읽으며 식물 사진을 볼 수 있제 읺을까 끝까지 긴장의 끝을 놓지 않았는데, 없네용~ㅋㅋ
저도 식물 넘나 좋아해용~ 이번에 남향집으로 이사해서 예전에 키웠던 허브를 다시 키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행복합니당~ㅎㅎ
새로운 출발을 응원합니당!!

비연 2021-02-27 10:5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식물사진은 담에 ㅋㅋㅋㅋ 저도 허브를 키워볼까 살짝 고민중요~
응원 감사합니다^^

파이버 2021-02-27 14: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새출발 응원합니다! 3월이 되니 진짜 2021년이 시작된거 같아요…저도 3월부터 새일터로 출근합니다. 같이 열심히 적응해요 두근두근!

비연 2021-02-27 20:21   좋아요 1 | URL
어멋. 파이버님도 새 일터에! 축하측하요! 우리 함께 열심히 해 보아요^^
 

<보이지 않는 여자들> 책을 딱 펼치니 이런 글이 보인다. 

순간 호탕하게 웃어버렸다. 으하하하.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여, 넘 멋지신 거 아님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붕붕툐툐 2021-02-16 23: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전 늘 원만하고 싶어요..ㅠㅠ 까탈스러운 사람 멋있어요!!

비연 2021-02-17 07:50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더럽게 까탈스러운 사람으로 남아달라는 말이 너무 맘에 와닿아서~^^
 


사람마다 일상에서 좋아하는 순간들은 다 다르기 마련이다. 내가 좋아하는 순간은, 주말에 와인과 안주를 놓고 책이나 영화를 보는 것. 사실, 와인만이면 모르겠지만 안주까지 대동하면 책 보기는 좀 어려울 수 있고 대부분 이런 상황에선 영화를 본다. 


최근에 매일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런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일이 일단락되어서 (아직 요원하긴 하지만) 편한 마음으로 이 자세를 취하며 영화를 보는 시간을 한번씩 만들고 있다. 많이 행복한 시간이다. 


와인 안주를 만들면서, 무슨 영화를 볼까 고민하는 것도 꽤나 즐겁다. 넷플릭스와 왓차가 내 곁에 있으니 왠만한 영화는 다 볼 수 있고 그래서 이걸 볼까 저걸 볼까 꼼지락거려보는 재미가 그만이다. 얘기가 길어졌지만, 암튼 어제 일요일 저녁에 내가 그런 행복한 시간을 만끽했다는 것이고, 영화는 <힐빌리의 노래(Hillbilly Elegy)>를 선택했습니다, 이 얘길 하고 싶은 거다. 







이 영화를 알게 된건, 빌 게이츠 덕분이다. 빌 게이츠가 이 영화의 원작인 실화 소설을 그 해의 최고 소설 중에 하나로 꼽았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는 것. 그렇다. 이 영화는, J.D.밴스라는 실존 인물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쓴 소설을 기반으로 만든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날로 만들어진 것이기도 하고 빌 게이츠가 얘기하기도 했고 해서, 책을 보기 전에 우선 영화부터 찜을 해둔 상태였다. 어젠, 문득 이 영화를 봐야겠다는 강렬한 감정에 휩싸여 선택. 거실 탁자에 와인과 안주(브리치즈구이)를 놓고 감상 시작. 




(*아름답다. 그만큼 칼로리는 폭탄이었음을 고백..;;) 



영화는 예일대 법대에 재학 중이고 중요한 인턴십 면접을 앞에 둔 J.D.밴스가 누나로부터 엄마가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는데서 시작한다. 입원의 이유는 헤로인 과다복용. 뭐 이 쯤 되면, 어떤 내용이 전개될 지 예상이 되기 시작한다. 최종 면접이 잡힐 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는 일단 엄마에게 가기로 한다. 그 와중에 고통스러웠던 어린 시절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가게 된다. 


오하이오주에서 살던 J.D.밴스는,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엄마와 누나, 이렇게 가족을 이루며 살고 있다. 낳아준 아빠는 알 수 없고 엄마는 간호사 일을 하면서 아이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싶다는 변명 아닌 변명을 하며 이 남자 저 남자를 전전하며 살고 있다. 알고 보면, 엄마는 고등학교 때 매우 우수했으나 꼬이고 꼬여 결국 이렇게 된 것이라고 중간에 설명이 나온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든든한 버팀목의 역할을 지금은 하고 있지만, 사실은 할아버지는 주사가 심해서 어릴 때 아이들을 학대했고 할머니는 그걸 막고자 심지어 할아버지에게 불을 붙이기까지 했었던 아픈 과거가 있다. (그래서 엄마가 그렇게 정신적으로 불안정한걸까..)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엄마는 마약에 손을 대게 되고 결국 일자리도 잃게 된다. 아들인 J.D.밴스를 데리고 누군가와 결혼을 하지만 거기에서 J.D.밴스는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어 술을 먹고 사고를 치고 성적은 바닥을 기게 된다. 할머니는, 엄마에게 손자의 양육을 맡겼다가 이렇게 뒀다가는 인생을 망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딸에게서 손자를 데려온다. 그리고 단호하고 강하게 손자를 대하면서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애를 쓴다. J.D.밴스는 첨에는 거의 자포자기 상태였다가 할머니가 아픈 몸을 이끌고 약도 못 먹으면서 손자를 위해 음식을 구걸(?)하는 것을 우연히 엿듣고는, 마음을 잡게 된다. 그렇게 그렇게 알바도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그래서 해병대도 가고 대학도 가고.. 이젠 예일대 법대생이 되었다. 이 얘기. 




















힐빌리(Hillbilly)는 사전적 정의는 '두메산골 촌뜨기' 인데, 뉘앙스는.. 우리나라 말로 따지면 '흙수저' 정도의 의미인 것 같다. (아 이 용어 정말 싫지만 말이다) 영화에서도, 주인공이 인턴십 면접을 갔더니 유수한 집안의 자제들이 (예일대이니 어련하겠는가) 와서 아빠 얘기하고 집안 얘기하고.. 정작 본인은 포크와 나이프 사용하는 방법도 모르는 채, 대화에 끼지도 못하고 멀뚱멀뚱해야 한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보면 '개천에서 용난' 얘기이고, 그 핵심엔 가족이 있다..를 강조한다.


어수선하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가족이지만, 가족이 지지대가 되었기에 지금의 나가 있다.. 라는 의미를 전달한다. 할머니는 특히, 손자의 장래를 위해 헌신한다. 엄하게, 살아남을 길에 대해 얘기하고 없는 살림에 그렇게 갈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한다. 누나는, 어렵지만 엄마를 용서하려 하고 감싸려 하고 동생을 보호하고 싶어한다. 엄마는 엄마만의 방식으로 자식을 보호하려 하고 나중에 아들이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했을 때, 조용히 잡고 있던 손을 놓아준다. 가라고. 가족은 말한다. 남을 건드리지는 마라. 그러나 나를 건드리면 끝까지 대적해라. 그러다 안되면, .. 가족이 나타날 것이다. 


영화는 좀 밍숭맹숭한 느낌이 나기도 하고, 대단히 감명깊다 싶지는 않지만, 미국이란 사회, 러스트벨트라는 곳에서의 사람들의 삶,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위한 체제들, 계급적인 사고방식, 이런 것들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였다. 영화에 대한 비평도 비평이지만, 책에 대한 비평도 만만치 않다. 저자가 군데군데 백인우월적인 요소들을 계속 얘기하고 있다는 것이 제일 커 보인다. 백인이라는 정체성에서 이 상황을 대면하는 것과 흑인이나 다른 인종이 대면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일 테니까. 결국 저자는 성공한 백인이고 이제 그 관점에서 과거를 볼 수 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게다. 빌 게이츠도 백인이니.. 아마도 인종적인 측면에서의 문제는 그다지 못 느낀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보관함에 넣긴 했는데, 살지 안 살지는 잘 모르겠다. 


영화 말미에, 실제 인물들의 근황과 사진들이 나온다. 와. 내가 진정 놀란 건, 배우들과 실존 인물들의 싱크로율. 거의 도플갱어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닮아서 이게 실제 인물인지 배우인지 살짝 살짝 놓치게 되더라는 것. 글렌 클로즈의 나이든 모습이 슬프긴 했지만(예전엔 화려한 악역으로도 많이 나왔어서 더 그런 듯) 역시 연기력은 녹슬지 않았음을 확인하기도 했고. (감독이 론 하워드라는 것을 고려할 때) 영화의 완성도가 대단히 뛰어난 건 아니지만 볼 만은 했다. 배우들 연기도 좋았고.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1-02-08 14: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이것도 책 사놨어요... 아아 세상의 모든 책을 갖춘 나란 사람... ㅠㅠ
저 안주 이름이 브리치즈였군요! 비쥬얼 너무나 훌륭하고 와인과 찰떡일 것 같습니다. 아름다워요 ㅠㅠ

보다 말았지만 글렌 클로즈는 그 뭐지, 마이클 더글라스랑 나왔던 가면의 정사였나, 거기에서의 모습이 퍼뜩 떠오르네요. 백래시 읽다가 가면의 정사 보고 싶어져서 봤는데 앞에 조금 보고 그만뒀었죠...

유부만두 2021-02-08 14:16   좋아요 4 | URL
영화 ‘위험한 정사’에요. 거기서 글렌 클로즈 엄청 무섭게 나왔었죠. 그런데 불륜남은 용서받는듯한 결말이 엥? 스럽던 기억이 나요.

비연 2021-02-08 14:21   좋아요 3 | URL
전 이 책은 평을 보고 아직은 망설이는 중... 살까말까 살까말까.
와인 안주.. 저거. 너무 간단하고 너무 맛나요. 추천~ ㅎㅎㅎ

글렌 클로즈 나온 영화 <위험한 정사>.. 글렌 클로즈가 예전엔 정말 무서운 역에 많이 나왔었는데.
저도 결말이 좀.. 뷁스러웠던 기억이..;;;;

유부만두 2021-02-08 14:1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힐빌리 영화 찜 해두었어요. 글렌 클로즈의 변신이 정말 대단하죠?!
신기한 건 힐빌리 깡촌 사람 어린 시절이 90년대잖아요? 그게 그렇게 옛날 같지 않은 전 옛날 사람인거죠? 그게 좀 슬펐어요.

비연 2021-02-08 14:23   좋아요 5 | URL
전 처음엔 글렌 클로즈인지도 몰랐어요. 이름 박혀 있으니 이 사람이겠지 싶은.. 헉.
흠.. 90년대면 옛날 아닙니다! ㅎㅎ (저도 옛날 같지 않거든요 ㅋㅋ)

미국이란 나라가 빈부격차가 더 크고 사실은 계급이동도 쉽지 않은 나라라서, 요즘도 그럴 거에요. 미드 같은 거 보면, 켄터키주나 네바다주나 이런 데서 왔다고 하면 막 무시하고 안 끼워주고 그러더라구요.;;;

수이 2021-02-08 15: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읽으려고 어제 샀는데 이렇게 또 비연님 페이퍼에서 똬악 마주하네요. 영화 넷플에 있는지 몰랐는데 봐야겠어요. 비연님 와인 사진은 언제나 반짝반짝 빛나요. 어플도 사용하시지 않는 거 같은데 어쩜 이렇게 예쁘게 나올 수가 있지?! 영화 보고 책 읽으면 도움될듯 해요. 고마워요 비연님

비연 2021-02-08 18:12   좋아요 2 | URL
어머어머. 이런 우연의 일치가! 영화 보시는 건 추천드려요~ 보고나서 책 읽으면 여러모로 새로울 듯.
사진은.. 흠.. 수많은 실패 끝에 한 장 건진 걸 올리는 거라 ㅋㅋㅋ

얄라알라 2021-02-08 17: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이미 아담스가 영화 위해, 모습을 바꾸었나봐요. 영화도 기대되네요^^

비연 2021-02-08 18:12   좋아요 2 | URL
에이미 아담스가 연기를 아주 실감나게 합니다. 굿이에요~ 영화 한번 봐보심도 괜찮을 듯^^

붕붕툐툐 2021-02-08 20: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저 쉽지만 만난 안주의 요리법을 알려주세요, 플리즈~ 저 사진 이후로 글이 눈에 잘 안 들어오네요~ 전 역시 글보다 먹는게 좋은 먹보인가봐요~😊

scott 2021-02-08 21:05   좋아요 2 | URL
비연님이 나중에 차근 차근 알려주시겠지만
일단 제 스톼일 레시피를 알려드리면 ㅋㅋ

*필요한 재료- 브리치즈 한통(원통형으로 생긴게 브리치즈 구이용)
믹스 견과 두봉지

꿀 적당히(메이플 시럽도 오우케이!)
체리-블루베리 딸기 같은 베리류 생과일(있으면)
1오븐에 구워야하기 떄문에 브리치즈를 종이 호일 위에 올려놓고 포크로 뽕뽕 질러주세요(꿀이 스며들수 있게)
2구멍난 브리치즈 위에 꿀 한스푼(넓게)을 발라주세요
3믹스견과류를 꿀바른 브리치즈위에 뿌려주세요
4오븐(170도 정도)넣고 15분 땡!-전자렌지에 해도 되지만 맛은 ㅋㅋㅋ
체리-블루베리 딸기 같은 베리류 생과일과 함께 냠~냠~*(카나페처럼 크래커 위에 올려놔도 맛남~*)

비연 2021-02-08 21:05   좋아요 2 | URL
scott님, 딩동!
더 자세한 건 아래 링크 클릭요^^

https://in.naver.com/witchyoli/contents/234213742074336?query=브리치즈

붕붕툐툐 2021-02-09 13:04   좋아요 2 | URL
꺅! 얼마전 회생시킨 오븐을 돌릴 절호의 찬스군용! 스콧님, 비연님 감사해욤~😻😻

han22598 2021-02-09 06: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book보다..movie보다....역시 food! 정말 탐나는 안주네요 ^^

비연 2021-02-09 07:3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이런이런~ 안주사진도 가끔 올려야겠어요 ㅋ

붕붕툐툐 2021-02-09 13:05   좋아요 1 | URL
ㅋㅋㅋhan님께 공감백배! 안주사진 많이 올려주세용~😻😻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2658-6?fbclid=IwAR03yD-q4kQ_L9Uqoiv6rhCidayp6FTM8IF6d5m5TdRGmx1QJQUQ1r3izik



리베카 솔닛이 'mansplain'이란 말을 쓴 이후로, 이런 단어들이 종종 눈에 띄었는데 오늘은 기사를 읽다가 'manference''manel'이란 단어를 보고 마음에 확 와닿았다. 안 그래도 최근에 정부에서 주최하는 수많은 패널과 회의가 전부 남자로 채워진 것에 대해 비난이 많았기도 하고, 경험상으로도 그래왔기 때문에 계속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male-dominated conference or panel이 너무 많다. 너무 흔하다. 


컨퍼런스와 패널을 구성할 때 남녀 비율을 맞추라고, 말하자면, 공무원이나 기업체 임원 등에서 쿼터제를 적용하듯이라도 하라고 하면 사람들은 말한다. '분야가 과학이라 여자가 없다.', '아무리 찾아도 여자는 구하기가 어려워.'... 물론 어떤 분야는 그럴 수 있다. 아직도 여성들이 진출하기에 험난한 분야라면 그럴 수 있겠다..지만, 요즘 그런 성벽은 허물어지고 있고 어떤 분야는 심지어 여성들의 두각이 훨씬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컨퍼런스나 패널을 조직하는 사람이 남자라 1) 그냥 머릿속에 남성만 떠오른다 2) 아는 사람이 남성밖에 없다 .. 라는 이유로 아예 남성으로만 구성되거나 여성은 끼워주기 식으로 한 명 정도 넣는다. 사실, 분하다. 


수학이나 과학에 여성이 재주가 없다. 이런 얘긴 정말 구석기 시대 이야기다. 수학이나 과학에 재주가 있는 여성이 많을 뿐 아니라 예술이나 언어'도' 잘 하는 여성이 많다. 예전엔 공대 하면 여학생들이 원서 쓰기도 뭣하고 들어가서 다니면 '공대여자'라는 딱지를 붙여 저 멀리 버려 두거나 남성처럼 살라고 강요하는 경우가 많았다지만, 요즘은 공대에도 여성 수가 굉장히 많다. 다 옛날 얘기고, 이런 사람들이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예전처럼 중간에 그만두는 일도 적어졌다. 그런데도 여전히 신문이나 방송의 컬럼을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자이고, 패널도 대부분 남자, 학회에 가보면 발표자도 대부분 남자다. 다시, 분해진다. 


공무원이나 기업체 임원 등에 쿼터제를 두는 것에 불만을 가지는 사람들이라도, 컨퍼런스나 패널에 이미 훌륭한 여성이 있음에도 보이지 않아서, 혹은 잘 몰라서, 혹은 그냥 머릿속에 패스해서 pick이 안 되는 경우는 말이 안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사실 그런 건 누군가의 pick으로 이루어지니까. 그 누군가의 안목이 매우 중요한 거고, 그 안목을 뒷받침하는 게 인식과 분위기라고 한다면, 이런 얘기들을 자주 공공연하게 해야 한다. 각 분야의 여성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도록 자주 노출시켜야 또 후속세대의 여성들이 그것을 보고 뒤따를 수 있는 거다. 


지금 읽고 있는 책 다 읽고 나면, 작년에 사두고 아직 읽지 않은 이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미 2021-02-03 1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보이지않는 여자들> 너무 좋았어요! 국회 여성의원 비율만 봐도 참담해요.

비연 2021-02-03 11:49   좋아요 2 | URL
미미님, 읽으셨군요! 이 책 워낙 호평이라.. 이제까지 자꾸 밀렸는데, 이번참에 읽어야겠어요.
어디나 여성이 너무 숫자가 적어요. 양이 질을 담보하기도 하는데... 더 노력해야 할 듯~

오거서 2021-02-03 1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년에 사두고 아직 읽지 않고 있어요.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마저 끝내야 하는데…

비연 2021-02-03 13:16   좋아요 2 | URL
어서 끝내고 같이 읽어요, 오거서님!!!

han22598 2021-02-04 0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manference, manel 유쾌하진 않지만 현상을 잘 표현해주는 말이네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한국이든 미국이든... man-professor 의 현상을 제대로 밝혀내고 싶은데 ㅎㅎ 아류로 교수 지원자중 합격률 비율차에 대해서 철저(ㅋ)하게 조사하고 싶은데 ㅋㅋ 시간이 없다는 ㅠㅠ

비연 2021-02-04 05:37   좋아요 0 | URL
심증이 매우 큰데 경험치로도 알고 있고.. 데이터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싶은 생각이 들어요 정말... 사람이 없는 게 아니죠 이젠.
 


어제는 집에 왔는데, 정말 아무 것도 하기 싫었다. 이 주 정도 deadline이 정해져 있는 일을 하느라 달려왔더니 어제만큼은 쉬고 싶다, 하루 정도 그냥 아무 것도 하지 말자.. 라는 마음이 너무나 강력히 드는 거다. 그래서 오는 길에 녹두전과 맥주(!)를 사왔다. 요즘 건강 챙긴다고 술을 가급적 안 먹고 있는데 (지난 달에도 며칠 안 먹었지. 아예 안 먹진 않았고 ㅎㅎ) 그리고 추운 겨울날엔 찬 맥주를 선호하지 않아서 손이 가질 않는데... 어제는 맥주가 먹고 싶었다. 그래, 한번쯤은 마음 내키는 대로 해야지.


맥주와 녹두전으로 한 상을 차리고, 옆에는 여분의 맛밤도 장착한 후 무슨 영화를 볼까 하다가 이 영화를 골랐다.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Fried Green Tomatoes At the Whistle Stop Cafe)>. 







1992년 작품이다. 그리고 소설이 원작이기도 하지. 소설을 작년에 다시 읽고 영화도 다시 봐야겠다 라는 마음으로 왓차 보관함에 넣어두었었는데 이제야 꺼내보게 된 거다. 50년 전의 두 여자와 주위 사람들, 그리고 지금의 두 여자와 주위 사람들 이야기가 잘 어우러져 훈훈한 마음을 불러 일으켰던 책이고 영화였다. 물론 영화는 늘 그렇듯 소설을 다 담아내지 못해서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젊은 날의 캐시 베이츠와 이제는 고인이 된 제시카 탠디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맥주를 마시며 간간히 녹두전을 먹고 거실 불을 다 끈 채 스탠드 조명만 밝히고는 영화를 보는데.. 아 행복했다. 간만에 느끼는 평화로운 행복이었다. 



















영화에 나오는 이지(Idgie)는 소설에서 느낀 이지의 반의 반도 소화를 못하고 있다.. 라고 생각했다. 자유분방하지만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주위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으면서 사람을 구별하지 않고 정의를 위해 많은 것을 감수할 줄 아는 여성. 그리고 그 옆에서 사랑으로 든든히 이지를 지지해주고 있는 다정하면서도 강인한 루스(Ruth). 아무래도 1992년 영화다보니 이 둘의 관계를 우정과 사랑의 중간 정도로 애매하게 묘사하고 있었지만, 사실 그들은 서로를 깊게 사랑하고 있었다. 세상의 편견 따위 그냥 무시하고. 그 주변의 사람들, 십시와 빅조지, 목사님, 잇지의 형제들, 루스의 아들 버디 주니어(책에선 스텀프).. 과 함께 가족처럼 살면서 카페를 운영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왔었다. 영화에 그게 다 안 담아진 게 아쉽기 그지 없지만, 책과 영화를 몇 번 보다보니 볼 때마다 약간씩 느낌이 달라지는데.. 어젠 사람들과 그렇게 어우러져 사는 다정한 모습이 내내 마음에 남았더랬다. 아마도 지금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을 잘 못 만나고 살고 어찌보면 좀 삭막하다 싶을 정도로 혼자만의 생활에 적응(?)해 지내고 있어서 더 그런 게 아닌가.


세월이 지나, 루스도 죽고 카페도 문을 닫고... 황량하게 변한 철도 주변이 쓸쓸해졌을 땐 내 마음에도 바람이 불어들었다. 영화에는 안 나왔지만, 난 책에서 루스의 아들 스텀프가 자라서 일가를 이루고 딸과 손녀와 손녀의 남자친구 앞에서 옛이야기를 하던 장면을 좋아한다. 그 다정함이 잘 전해지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그리고 팔 하나 없이 살아야 했던 스텀프가 그렇게 잘 살고 있다는 것에 왠지 위안을 받아서. 


우리 어머니하고 이지 이모는 카페를 운영하셨지. 대단잖은 일일 지도 모르겠지만, 이것 한 가지만은 말해 주고 싶네. 우리들, 그리고 음식을 구하러 온 사람은 누구든 거기서 식사를 했다네... 흑인이건 백인이건. 나는 이지 이모가 오는 사람 막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네. 이모는 필요하다면 술도 내주는 사람으로 유명했지...

이모는 앞치마 속에 술병을 넣어 가지고 다니셨는데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다네. '이지, 넌 사람들에게 나쁜 습관을 들이고 있어.' 하지만 당신부터가 술을 좋아하셨던 이지 이모는 이렇게 말씀하셨지. '루스, 사람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어요.' (p428)



그리고, 영화에서는 에벌린이 니니를 집에 데려가는 것처럼 했지만, 책에서 니니는 자는 중 저 세상으로 갔다. 에벌린이 묘지에 가서 보니 거기엔 이지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기차길에서 죽은 오빠 버디, 니니의 아들 앨버트의 묘가 있었고.. 그 아래쯤에 니니의 묘가 있었다. 


버지니아 (니니) 스래드굿

1899-1986

집으로 돌아가다


순간, 노부인에 대한 달콤한 기억이 물밀 듯 밀려왔다. 에벌린은 자신이 그녀를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깨달았다. 꽃을 내려놓는데 눈물이 흘러내렸다. (p505)


그리고 거기 앉아 살아있는 사람한테 말하듯, 이얘기 저얘기 하기 시작한다. 다정함과 사랑은, 이렇게 50년이 지나 누군가에게 전해졌고 그렇게 또 누군가에게 전해지고 전해질 거다.. 라는 생각이 드니 마음에 따스한 기운이 스몄다. 어젠, 그래서인지 참 좋은 마음으로 잠을 청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은 책과 영화는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평안을 주는구나 라는 생각을 얼핏 하며.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ransient-guest 2021-02-03 1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으로 그렇게 차분하게 몰입해서 영화를 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요즘입니다. 좋은 시간이 부럽네요 ㅎ

비연 2021-02-03 11:04   좋아요 2 | URL
저도 정말, 간만이라 더 좋았던 것 같아요 ^^

미미 2021-02-03 1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빵만으로 살 수 없죠!(안되욧) 저는 어제 밤에 영화보면서 굴전에 맥주마셨어요ㅋㅋ

비연 2021-02-03 11:13   좋아요 2 | URL
앗. 저랑 비슷한 조합을! ㅎㅎㅎㅎ 영화 뭐 보셨어요? 궁금궁금~

미미 2021-02-03 11:15   좋아요 2 | URL
올란도 봤어요ㅋㅋ^^* 버지니아울프 원작 그 올랜도요!틸다 스윈튼 넘 멋져요😆

비연 2021-02-03 11:27   좋아요 1 | URL
홋. 올란도 보셨군요. 전 책을 반 정도 읽은 상태인데.. 영화를 볼지 안볼지는 결정 못한.
틸다 스윈튼은 다른 영화에서도 멋지게 나오는데... 그 영화에서도 역시 ^^

scott 2021-02-03 11: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영화만 봤는데 소설에 감동이 다르다는거 비연님 때문에 알게 되네요 ^.^

비연 2021-02-03 11:45   좋아요 1 | URL
사실, 소설을 추천드립니다^^ 영화와는 구성도 좀 다르고 훨씬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많아요~

페넬로페 2021-02-03 11: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전에 이 영화봤는데 그때 받은 감동이 지금도 생생해요^^근데 문제는 네 여자중에 세 명의 역할은 기억나는데 영 제시카 탠디는 기억나지 않아요 ㅠㅠ
결론은 다시 한번 봐야할듯요 ㅎㅎ

비연 2021-02-03 11:47   좋아요 1 | URL
제시카 탠디가.. 매우 중요한 역할인데 기억이 안 나시다니...ㅎㅎ 꼭 다시 보셔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