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부터 잠정휴업에 들어갔다고 이전 글에서 밝혔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잠정휴업이란 무엇인가. 조금 아주 조금 고민했었다. 일주일 완전 쉬니까 나만의 시간이 왕창 늘어나니까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지금 생각하면 헛된 망상에 젖었더랬다.

쉬기 시작한 순간부터 더 아파오기 시작했고, 근 닷새동안 난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고 고백하는 바이다. 기상시간은 해가 중천에 걸렸을 때 쯤이 되었고 그 때 겨우 몸 추스려 일어나서는 아침 겸 점심을 꾸역꾸역 먹고 다시 졸려 자고 그리고 저녁인지 야참인지 모르는 밥을 먹고 또 자고. 이런 생활의 연속이었다. 전화도 받지 않고 네이트온에 접속도 하지 않았고 아주 가끔 돌아오는 머리에 메일 내용을 구겨 넣곤 했다.

무슨 겨울잠도 아니고 왠 잠을 그리 자대었냐? 라고 의아해할 지도 모르겠으나, 아프니까 그저 잠이었다. 뭐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별로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블로그질도 (사실 이거 거의 폐가 수준이라 복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고 쌓여있는 사진들 보면 한숨만 나온다), 책읽기도, 심지어 그냥 앉아서 TV 보기도 못했다면 할 말 다 했음이다.

어제 점심 때 쯤 되니 조금 정신이 들었다. 그 전에는 수퍼만 다녀와도 할머니처럼 헥헥거리고 퍽픽 쓰러지기 일쑤였으나 (여기서 짚고 넘어가는데, 난 한번쯤 픽 쓰러지는 게 어릴 때부터의 로망이었다. 그 왜 있지 않은가. 운동장에서 조회할 때 갑자기 모로 쓰러지는 여성들. 나중에 실제로 쓰러져본 사람들 얘기 들어보니 그게 말짱 쑈였음에 좀 분개했더랬다. 정말 쓰러지면, 순식간에 '퍽' 쓰러지기 때문에 바닥에 어느새 헤딩하는 자신만이 남을 뿐이라나) 어제부터는 좀 다녀도 괜챦았다. 그래서 몇 주간의 숙원이었던 미용실 가기를 실행했고 쇼핑도 했다.

서론이 길긴 하지만, 그 기간 중에도 내가 놓지 못 했던 것이 딱 두가지가 있었다. 바로 '야구''닉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 였다. 


야구야 뭐...흐흐흐흐. 오늘도 결.국. 역전승을 하면서 선두자리를 굳히고 있는 두산이다. 초반에 너무 힘 빼는 거 아니야 라는 불안감도 있지만 여지없이 더욱 강해진 면모를 보이고 있으니 한번 믿어볼 만 하지 않나 싶다. 이성열의 활약이 매우 돋보인다는 것도 주목. 늘 새로운 타자나 투수가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또 두산의 매력.

어쨌거나, 책 얘기로 돌아가서. 닉혼비의 책은..뭐랄까 정말이지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 특히 이 책은 닉혼비 나름의 독서월기(月記) 정도가 되는 지라 개인적인 얘기나 느낌들이 뚜렷이 드러나서 더욱 흥미로왔다. 대부분의 리뷰에서 얘기들 되고 있지만, 지루한 책읽기는 집어치우고 마음 가는 책을 읽어라..라는 내용의 모토도 무지하게 마음에 든다 이거다.

읽는 내내 정말 유쾌했고 책 안 읽는다 안 읽는다 하면서도 쉼없이 책을 사고 어떻게든 읽어나가면서 그 속에 담긴 여러가지 문학적 의미라든가 맥락등을 짚어나가는 그가 감탄스러울 뿐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 세 가지.

하나. 난 다른 사람들은 사는 책 다 읽는 줄 알았건만..그래서 내가 중독처럼 책 사는 것에 좀 미안함 혹은..부끄러움 뭐 그런 걸 가지고 있었는데 말이다. 세상에. 닉혼비도 그러더라는! 그는 읽을만한 책은 침대 머리맡의 책장에 두고 세월이 지나 살 당시의 매력이 점점 옅어지는 책들은 다른 책장으로 이동시키곤 한다고 한다. 흠..나도 책장을 그렇게 분류해볼까나.

둘. 닉혼비가 샀다거나 읽었다거나 하는 책 중에 내가 모르는 게 왜 이리 많은 건지. 세상은 넓고 볼 책은 많다..이런 말이 실감이 팍팍 났다. 나랑 겹치는 게 손에 꼽을 정도. (물론 나보다 독서량이 훨씬 많은 분들도 많으니까 이건 나한테만 해당되는 이야기^^) 그래도 내가 읽고 좋았던 것을 닉혼비도 좋다고 했을 때는 괜스레 좋더라. 내가 좋아하는 작가니까. 그런 사람이 인정한 책을 나도 좋게 보았다는 건 좀 우쭐한 이야기 아닌가. 큭.

셋. 번역한 것만 보지 말고 원서를 한번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영어는 어떨런지. 내가 그닥 영어를 잘 하지 못해서 그 위트와 유머와 촌철살인이 그대로 전해질지는 의문이지만. 생생한 글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그 정도. '하이 피델리티'는 읽었니까, '어바웃 어 보이' 나 '슬램'을 한번 골라볼까.

나도 이런 식으로 정리해볼까 하는 마음도 든다. 그 달의 읽은 책과 산 책을 나열하고 느낌을 적어나가는. 혹은 한 책에서 얻은 정보로 다른 책을 고르는 등의. 나의 독서원칙은 완전히 자유분방이지만, 한가지가 있다면 '좋아하는 작가는 전권 완독'(번역이 다 된다면. 러시아어 이런 걸 원서로 읽을 순 없으니. 하긴 영어일지라도ㅜ) 그리고 '싫어하는 작가도 세권이상 읽기'인데, 거기에 하나 더 덧붙여도 좋겠다. '책에서 나온 책 혹은 작가글 읽기' 이 정도.

이 책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4쇄까지 나왔는데도 군데군데 오자나 탈자가 보인다는 것. 예를 들어, p237에서 '나는 '길리아드'의 몇 부분은 여러 번 다시 읽어야 했다. 하지만 은혜와 빚, 세례에 관한 아름답고 명쾌한 부분은 수차례 읽고 나서야 겨우 조금 이해했다.' 이렇게 써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빚'이 아름답고 명쾌할 것 같지는 않아서 말이다. '빛' 아닐까? 내가 잘못 이해한 것일 수도 있다. 암튼 난 두세번 반복해 읽어도 확 와닿지 않는 부분이다.

뱀꼬리. 쉬는 동안 즐찾이 하나 빠졌다. 흑. 즐찾 찾아서 빼기도 힘들텐데, 그렇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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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0-04-09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하셔야 할텐데.. 수면치료법은 제법 효과를 보신건가요??

비연 2010-04-09 23:41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좀 나아지고 있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다락방 2010-04-09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책을 많이 읽는 편도 아닌데, 런던스타일 책읽기에는 제가 읽은책이 무척 많이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엄청 신나하며 읽었었어요. 나도 읽었어, 나도 읽었어, 하면서 말이지요.

미용실가기도 하셨고 쇼핑도 하셨다니, 그만큼 몸이 좀 나아졌다니 다행이에요. 건강해야죠.

비연 2010-04-09 23:42   좋아요 0 | URL
헉. 다락방님의 독서력을 입증하는...^^ 걱정해주셔서 감사하구요, 저도 분발해야겠어요. 책 '더' 많이 읽기로..ㅎㅎ
 


몸이 안 좋아지니까 (정말 저.질.체.력.비.연.) 운동을 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커지고 있다. 근데 선천적으로 몸 움직이는 걸 너무나 싫어하는 나로서는 헬스라든가 수영이라든가 하는 것들이 큰 부담으로만 다가온다. 요가도 좋은데...마땅히 배울만한 데가 없다는. 역시 나같이 운동포비아에게는 산책이 가장 좋은 몸움직이기가 아닐까. 집 근처에 산이 있으면 다닐 수 있을텐데. 그래서 이젠 여행을 가도 산책이 가능한 곳에 여행을 가야겠다..라는 마음이 불쑥 들고. 그래서 생각해낸 게 요즘 많이들 다니는 올레 둘레 이다. 책부터 읽고 계획하는 비연은 올레 둘레에 대한 책을 찾아보고.

















제주 올레에 대한 책들은 이정도인 듯. 사실 제주도에 올레길이 생기고 나서 붐처럼 둘레길도 생기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건데. 제주도를 몇 번이나 다녔으면서도 아직 한번도 올레길에 발을 둔 적이 없다는 것은 부끄럽기까지 한 노릇이다.

http://www.jejuolle.org/ 여기 들어가면 제주올레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다. '올레'란 제주도 고유의 말로 '거릿길에서 대문까지의, 집으로 통하는 아주 좁은 골목길'이라는 뜻이란다. 2007년부터 차곡차곡 만든 길이 벌써 15코스까지 된다. 오오오!  이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예를 들어 일본에도 시코쿠라는 곳에 올레길이 있다는!
 


  

 

 

 

 

 

 
올레 이후에 나온 둘레길. 지리산에 생기더니 이제 북한산에도 있단다. 지리산의 둘레길에 대한 설명이 있는 사이트는 http://www.trail.or.kr/ 이다. 예전에 지리산 완주했었던 생각이 난다. 대학원 다닐 때니까 어릴 때였다. 산을 어지간히도 못 타는 나인데도 산은 좋아해서 무작정 따라나서 사람들에게 민폐가 되곤 했던 기억들..(ㅠㅠ) 그 중에서도 지리산은 참 좋은 기억으로 남는 산이다. 이제 지리산을 넘어넘어 가는 게 아니라 둘레둘레 걸어가는 기분도 맛보고 싶다. 북한산에도 생긴 모양인데, 서울이니 한번 가볼까나.

http://www.ollegil.net/dule/ 이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다양한 올레 둘레길이 소개가 되어 있다. 이렇게 찾아보니 꼭 가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걷는 것 만큼 사람을 투명하게 하는 일이 있을까. 무념무상으로 걷고 걷고 걸으며 나와 자연만이 존재하는 그 곳에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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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0-03-29 0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이 참 예뻐요. 올레 둘레길..
어제부터 걷기 시작했습니다. 서점에 가서 법정스님이 추천하신 '걷기여행'휘 둘러보고 아자아자 했답니다. 겨울동안 3킬로 쪘어요. 덜어내야지...
님 행복한 한주 되세요~~

비연 2010-03-29 21:37   좋아요 0 | URL
아..세실님도 걷기시작을..^^ 저도 올레 둘레길 가기 전에 체력 보강 겸 걸어봐야겠어요. 법정스님이 추천하신 책이 있었다니! 찾아서 읽어볼께요~
 


흠..오랜만에 신간나들이. 인터넷으로 하는 거지만 그래도 참으로 흐뭇한 작업. ㅋㅋ



그냥 쭈욱 훑어보는데 꽤 흥미로운 소개가 되어 있어서 말이다.

미치도록 아름다워서 훔칠 수밖에 없는 거울이야기.1978년에 출간된 이래, 3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미 스테디셀러 자리를 놓치지 않는 책. 발간 당시 “놀랍도록 흥미롭다”는 언론의 극찬을 받았고, “읽어본 자라면 누구나 소유하고 싶어질 것이다”는 독자들의 찬사와 함께 공공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한 책에 랭크되기도 했다.

가장 많이 도난당한 책이라. 인생에 원치않는 순간에 처한 사람들이 어느 거울을 보는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흥미 바짝. 1978년에 출간된 책임에도 지금에사 번역되어 나온 이유가 있겠지.





밥 딜런. 미국을 대표하는 뮤지션. 밥 딜런이 스스로 쓴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라는 부제가 달린 책. 뭔가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듯한 느낌. 그의 일생이 그의 목소리로 담겨졌다는 것만으로도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문득 문득 자서전이나 전기가 읽고 싶어질 때가 있고, 그럴 때는 늘 나 자신에 대한 불확실함, 여러가지 선택의 기로에서의 갈등이 내게 있을 때였다. 지금이...아마 그럴 때.










조지 오웰의 첫 장편소설이다. 버마에서 경찰로 근무한 전력이 있던 그가 1922년에서 1928년까지 그 곳에 머물렀던 시절을 글로 펴낸 것이다. 조지 오웰에 대한 이야기는  '생각의 함정'이라는 책에도 나온다. 그 곳에서 제국주의의 허상을 몸소 느끼면서도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하는 인간의 이야기. 아마도 거의 자전적인 소설이 아닐까.












크하하하하! 오늘부터 드디어 야구 개막! 첫날부터 두산이 기아를 8:3으로 이겨주셨고 나의 핑크빛 생활은 시작된 것이다. 얼마나 기둘렸던가! ㅋㅋㅋ 올 시즌 전망과 선수들의 프로필,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겨져 있다니! 한번 봐볼까나 싶기도 하고.

야구에 대한 책들은 시간 내어 쭈욱 보고싶은 욕구가 있다. 뭔가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지는 것은 사람에게나 책에게나 사물에게나 다 마찬가지인 것.

 





오쿠다 히데오의 '야구장 습격사건'은 보너스..^^;;;;; '야구교과서'와 '야구란 무엇인가'를 보고 싶고나!







동양의 고전에 부쩍 관심이 생긴다. 특히 논어. (이 즈음에서 바람구두님이 다시 생각난다. 가끔씩 이에 대한 글들을 올려주곤 하셨는데. 잘 지내시는지...) 푸른역사에서 나왔다니 믿고 읽어줄 만 하지 않을까.

제일第一 학이學而/제이第二 위정爲政/제삼第三 팔일八佾
/제사第四 이인里仁/제오第五 공야장公冶長/제육第六 옹야雍也
/제칠第七 술이述而/제팔第八 태백泰伯/제구第九 자한子罕
/제십第十 향당鄕黨/제십일第十一 선진先進/제십이第十二 안연顔淵
/제십삼第十三 자로子路/제십사第十四 헌문憲問 
/제십오第十五 위령공衛靈公/제십육第十六 계씨季氏
/제십칠第十七 양화陽貨/제십팔第十八 미자微子 
/제십구第十九 자장子張/제이십第二十 요왈堯



일본 여행책은 무지하게 많이 나오고 이 관점 저 관점으로 쓰고 있지만, 기차여행이라. 좀 끌린다. 일본에 가끔씩 놀러가서 좀 색다른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온천여행? 그것도 괜챦고..ㅋ 

이 책 읽어보고 기차여행을 계획해볼까..오 벌써부터 두근두근..^^











여기까지. 아.. 읽고 싶은 책은 정말 끊이지 않고 나온다. 며칠 전에 한다발 샀는데 이거 또 사야하는건지. 암튼 신간책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그저 아쉬움 아쉬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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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3-27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작년에도 일본 여행책 두권 질러줬는데 또 사고 싶네요 ㅎㅎㅎ

비연 2010-03-28 19:25   좋아요 0 | URL
일본 여행책은 사고 싶은 게 참 많은 것 같아요..^^

머큐리 2010-03-28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윽..두산이 기아를 밟고 개막식 승리를 하는군요...비연님은 좋으시겠으나...ㅜㅜ..ㅋㅋ

비연 2010-03-28 19:25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께는 죄송하지만...지금 제 심정은...^____________^
정말 야구 있는 세상으로 돌아와 넘 좋아요!!!!
 
일요일의 독서


어제도 여전히, 뒹굴뒹굴, 침대를 등삼아 배삼아 지내면서 독서삼매경...졸다말다 졸다말다 본 책들이 세권..그래도 이번엔 독.서.가 좀더 중심이었던 듯 싶습니당..^^;;;;




나비님이 보내주신 이 책, 닉 혼비의 '하이 피델리티'.

세상에 세상에. 내가 이제야 닉 혼비를 만나다니. 이러면 안되는 것이었단 말이다 말이다..(촐삭촐삭대는 비연이라니..ㅜㅜ) 완전 재밌는  이 책. 도저히 손을 놓을 수 없게 하는 유머가 돋보이는 책이다. 이런 걸 영국식 유머라고 하나. 암튼, 음악에 대한 엄청난 지식을 자랑하면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나이는 먹었으나 아직도 앞가림 못하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30대 중반 남자의 심리묘사가 뛰어난 그런 책. 이렇게 해서 난 닉 혼비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고 정말이지 모조리 다 읽어버리겠다는 결심까지 하기에 이르른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을 선물해주신, 나비님, 감사해요!!!!!

이 책은 심지어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고 우리나라 타이틀로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라는 허접한 말이 되어버려서 나에겐 전혀 관심이 안 가는 영화가 되어버렸지만, 자세히 보니, 주연배우가 내가 좋아하는 존 쿠색이었다. 





2000년작이라니, 10년 전인지라 존 쿠색의 얼굴도 젊어보인다. 누나인 조앤 쿠색도 나오고 (리즈 역이라는데 완전 까칠하게 나왔겠다..ㅋ) 잭 블랙이 배리역으로 팀 로빈스가 이안 역이라니! 이거 반드시 봐야 할 영화목록에 바로 올려버렸다..ㅋ


사실, 이 책을 '하이 피델리티'보다 먼저 봤기에 망정이지 그 다음에 봤더라면 제대로 느낌을 가지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라..촌철살인의 유머집을 보다가 갑자기 자살사건의 내막을 파헤쳐야 한다니. 어쨌거나, 올해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들에 관심을 가지기로 하고 드문드문 읽고 있는데, 이 책이 아마 세번째인가 싶다. '완득이'의 작가 김려령. 어느날 갑자기 자살한 중학생 여자아이 천지. mp3 사달라고 졸라대는 천지를 두고 나갔던 엄마와 언니 만지는 다시는 살아있는 천지를 만나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죽은 천지가 왜 죽었는지, 어떤 상황이었는지 하나하나 따져나가는 것이 이 소설의 줄거리. 은근한 왕따를 당하던 천지와 그 주범인 화연. 그러나 그 아이를 죽음으로까지 이끈 건 아마도 어른들의 몰이해와 아이들의 잔인함이 아니었던가 싶다. 그저 피상적으로 보이는 아이의 모습에 전적인 신뢰를 보내고, 정형화된 행동을 기대한다는 것이 그 아이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될 수 있는가를 느끼게 해 준다. 특히나 천지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남겨진 사람들에게 용서의 글을 남긴 대목에서는..울컥..하는 마음이...김려령의 '우아한 거짓말'. 제목을 깊이 생각하게 된다.  

 

북스피어에서 시리즈로 내고 있는 파일로 밴스 시리즈 2탄. '파일로 밴스의 고뇌'이다. 두 편의 작품이 들어가 있고 처음에는 정말 유명한 '주교 살인사건(일명 비숍 살인사건)', 그리고 '그레이시 앨런 살인사건'이라는 작품이 들어가 있다. 사실, 파일로 밴스가 나오는 유명한 작품은 거의 다 가지고 있다. 여기 실린 '그레이시 앨런 살인사건'과 같은 소품 빼고는 대부분. 그러면서도 북스피어에서 나온 시리즈를 하나하나 모으고 있다. 일단 일관적인 표지로 된 S.S.반다인의 작품들을 가지고 싶다는 게 첫번째 이유이고, 그가 쓴 열두작품을 다 가지고 싶다는 것이 두번째 이유 쯤이 되겠다. 나는 사람마다 견해가 다르기도 하겠지만, 파일로 밴스라는 탐정의 캐릭터를 좋아한다. 수다스럽고 현학적이고 수다스럽지만, 그래도 그 박식함과 예리함과 그러면서도 잃지 않는 따뜻함이 좋아서라고나 할까. 암튼, '주교 살인사건' 이야 두번 읽어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추리소설이고, '그레이시 앨런 살인사건'은 유쾌한 소품집같은 느낌이었다. 이 시리즈가 빨랑빨랑 나왔으면 바램이 크다는. 너무 띄엄띄엄 나온다는 게지..ㅜㅜ 




























내가 가지고 있는 S.S.반다인의 소설들. 동서에서도 나오고 해문에서도 나오고 황금가지에서도 나오고.. 그 중에서 벤슨 살인사건은 출판사마다 나와서 종류가 세 권이나 된다! 개인적으로 그린살인사건과 주교(비숍)살인사건이 가장 무섭고 재미났었는데 말이다. 북스피어에서는 아직 그린살인사건은 안 냈으니, 여전히 기대가 남아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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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3-15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뒹굴뒹굴, 침대를 등삼아 배삼아...졸다말다 졸다말다.. 아 귀여우신 비연님 ^^

비연 2010-03-15 23:28   좋아요 0 | URL
ㅋㅋ 그러나 실제로 보면 그닥..귀엽진 않답니다, 바람결님..ㅜㅜ

다락방 2010-03-15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피델리티는 저도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어요. 전 하이 피델리티에 말이죠, 테입에 음악을 녹음해서 주는 에피소드가 나와서 정말 좋았답니다. 저도 일전에 남자들에게 써먹던 수법이었 ;;

닉혼비의 책은 제가 읽은건 다 좋았던 것 같아요. 하이 피델리티도, 어바웃 어 보이도, 런던 스타일 책읽기도.

전 이제 씻으러 가야겠어요. 집에 들어오자마자 이러고 있네요. ㅜㅡ

비연 2010-03-15 23:29   좋아요 0 | URL
닉 혼비의 책, 몽땅 봐야겠어요^^ 저도 그 테잎에 녹음해주는 그거 보고 옛생각이 나더라구요..ㅋㅋ 순서를 어떻게 할까 맨 첨 노래는 뭘로 할까 이러면서 고민하던 제 모습이..호호~ 저도 일도 많은데 계속 알라딘을 기웃거리네요..이게 뭔 조화인지..ㅜㅜ
 


다시금..새로 나온 책들을 이 시각, 하릴없이 뒤지고 있다. 원래는 내일 있을 일어 수업 준비를 한답시고 컴퓨터를 켠 것이었는데, 정말이지 외우기 싫고 머리도 무겁고 불라불라불라..마구 핑계를 대면서 여기 알라딘에 들어와 책들을 쳐다보고 있다 이 말씀이지..에헤라 비연..ㅋ



맨 먼저 눈에 들어온 이 책.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토그래피 필드 가이드 9번째이자 이전에도 나왔었던 책. 사진을 찍겠다고 덤비면, 정말이지 수많은 사진 관련 책들이 나에게 몰려들고 결국엔 선택을 못 할 지경에 이르곤 한다. 누군가 추천을 해주었는데 이 내셔널 지오그래픽 시리즈가 좋다고 하더군. 시중에 나온 다른 책들처럼 심플한 방법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지만, 사진에 대한 관점을 심어준다고. 이 책은 좀더 실용서적에 가까와보이기는 하지만, 흥미가 좀 생기게 된다. 다른 책들도 꽤 흥미로운 책들이 많기는 하다. "뛰어난 사진을 만드는 비결", "인물사진을 잘 만드는 비결", "풍경사진을 잘 잘 만드는 비결" 등등등. 이 참에 한번 쭈욱 시리즈로 사서 읽어볼까도 싶다. 나의 잠자는 DSLR을 한번 충분히 써볼 기회는 가져봐야 하지 않겠는가.. 

 

 












과학과 언론 사이. 일련의 여러가지 사건들을 직접 체험한 우리로서는 과학이 언론을 통해 전달되는 방식에 대해서 흥미를 안 가질래야 안 가질 수가 없다. 언론으로 재단되는 과학을 바라보면서 진실과 거짓을 어떻게 나눌 수 있는 것인지. 끊임없이 속으면서도 끊임없이 그 사실에 대해 회의하면서도 마음 한구석 믿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우리에게 불러일으키는 언론이라는 존재는 참으로 놀랍다. 다른 무엇보다 먹거리에 대한 무분별한 보도에 대해서는 정말 경각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고. 저자가 뉴욕대 법대 교수이고 과학사회학자이며 다수의 책을 쓴 저술가라는 점을 감안하고, 궁리라는 출판사에서 내없다는 점을 기억할 때 한번 관심을 가져볼 만한 책인 것 같다.















21세기 북스에서 절찬리 펴내고 있었던 말콤 글래드웰의 책들. 이번에는 김영사에서 잽싸게 신간을 내었다.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알라딘 책 소개에서는 이런 말이 쓰여 있다. 타인의 마음에 들어가 보고자 하는 인간 본연의 근본적인 충동과 그에 대한 다채로운 해답을 제시하는 책...기실 위 책 중에서 "아웃라이어" 하나 읽었는데, 그 아이디어의 독특함과 재미나게 쓰는 필력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그 논리의 진위를 떠나서 말이다. 하긴 거짓말도 진실인 것처럼 믿게 하는 것 또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기본 조건이긴 하지만 말이다..^^ 암튼, 제목도 그렇고 흥미가 생기는 책이다.












장 지글러의 또 하나의 책이 나왔다. 대표적인 기아문제전문가 중의 한 사람으로 선진국이라 일컬어지는 북반구 나라들이 아프리카와 같은 남반구 나라들에 대해 행해지는 착취와 그 결과들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글들을 많이 쓰고 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상당히 도발적인 제목으로 나의 혹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었고 계속해서 이런 책들을 펼침으로써 인권이라는 것에 대한 현장의 발언을 생생히 전달하고 있다. 이 새로 나온 책에서는 이제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 뿐 아니라 그들의 '연대'에 대한 이야기들도 적어놓고 있다고 하니 한번 읽어봄직 하겠다..아 정말 읽을 게 넘 많은 거다.


그리고, 어제 입적하신 법정스님이 추천하시는 책들에 대해서도 읽고 싶어졌다. 아무 것도 남기지 말라고, 책도 더 이상 내지 말라고, 탑도 세우지 말고 사리도 모으지 말라고 유언하신 스님. 정말 그렇게 곱게 맑게 세상과 이별할 수 있는 정신에 탄복하는 바이다. 누구나 두려워하는 죽음이라는 그림자와 그리 정면으로 마주서실 줄 아는 분이시기에 우리는 '시대의 어른'이라고 부르는 것일게다. 법정스님이 추천하시는 책들은 총 50권이고 "월든"이나 "단순한 기쁨", "닥터 노먼 베쑨" 등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으면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책들이다.








2009년 노벨상 수상자인 헤르타 뮐러의 책들이 한꺼번에 두 권 나왔다. 루마니아 태생이고 독일어로 글을 쓰는 여성작가. 말로만 들었던 작가임을 고백하며 한번 읽어봐야겠다 싶다. 노벨문학상 이라든가 암튼간에 상 타는 소설에 대해서 흥미가 사라진 지 오래인지라 그 당시 아 이거 괜챦을 지도? 라고 생각했다가도 금새 잊기 일쑤다. 상에 대한 반감. 그게 언제부터 생겼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뭏든 그렇다.

 

 






세상은 넓고 읽을 책은 많더라.
오늘도 이런 생각 하며 곧(!) 살 책들을 보관함에 빵빵 채우는 비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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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0-03-12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언제 구입할지 모를 책들로 빵빵한 제 보관함에 또 다시 책들을 추천하시는 비연님..ㅠㅠ

비연 2010-03-12 23:58   좋아요 0 | URL
흑. 머큐리님. 우리, 보관함을 깡그리 비울 그 날을 위해..달려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