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울산.

몇 번 오니까 情이 들라고 한다..(쵸코파이? 썰렁~)  

출장 가방 싸면서 무슨 책을 가져올까나. 일단 <올리브 키터리지> 다 못 봐서 (주말 내내 잠만 자거나 일하거나ㅜㅜ) 그래도..하는 마음으로 챙기고. 이거 몇 장 안 남았는데 가서 혹시 책을 보게 되면 이래 가지곤 안되지..해서 또 하나를 골라보았다.
 
사실, 책장을 바라보면서 책을 고르는 것도 매우, 짜릿한 경험. ㅋㅋㅋㅋ 넘 머리 아픈 건 안 되고 넘 우울한 것도 안되고 넘 무서운 것도 안되고. 흠흠..하다가..결국 고른..추.리.소.설..ㅋ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쌍두의 악마> 1권만 챙겼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소설들은 특히 학생 시리즈는 무섭지도 않고 학생들 추리소설 모임의 이야기인지라 특유의 유머도 있고 해서 괜챦을 것 같았고, 하긴 근래에 계속 봐야지 라는 생각이 컸던 모양이다.

오는 길에 이번엔 렌트카 빌려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내려왔고 난 운전을 안 해서(세상에, 넘 좋은 거다) 차 안에서 자다가 말다가 하면서 보았더니만 웅....벌써 2/3나 읽었네..이런이런. 2권도 가져오는 건데.
이번에도 마리아가 말썽이고..ㅋㅋ 마리아가 심란한 마음을 가지고 들어간 마을은 은둔하는 예술가들을 위한 깊고 깊은 산중의 마을. 거기서 안 나오려고 하는 마리아를 데려오려고 아리스를 포함한 추리소설 동호회 4명이 출발을 했고. 어떻게 어떻게 해서 만났는데 드디어 살인사건이 발생을 하고야 말았다.

예술인들의 특유한 예민함과 각자의 아리송한 과거들, 그리고 그 동네에 전해오는 전설, 쌍두의 용..그 예술인 마을을 대중에게 공개해서 상업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과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간의 반목, 이런 것들이 전개되었고 이제 살인사건을 기점으로 하나하나 밝혀질 참이다. 아..역시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아주 훌륭하진 않지만 그냥 쉽게쉽게 재밌게재밌게 읽기에는 그만인 책을 쓴다..에 동감이다. 암튼 2권 가져오는 건데..흑. 판단력이 왜 이모양인지.

암튼, 지난 번보다는 덜 피곤하고 (아직 일을 시작 안 한 탓인지) 울산이라는 도시도 좀 익숙해져서인지 생각보다 덜 우울하다^^;;;;; 아마 수요일쯤 올라갈 것 같은데...잘 해야지!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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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06-20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에도 출장을 가야해요???ㅠㅠ

비연 2010-06-20 23:03   좋아요 0 | URL
ㅡㅡ;;; 내일 이른 아침부터 일을 해야 해서 미리 온 거지요..
정말 조용한 주말이 그리워요..흑.

ryck 2010-06-21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렇게 정이 들면... 그냥 울산에서 사셔 -_-

비연 2010-06-21 18:24   좋아요 0 | URL
ㅜㅜ 뭐라는 것이여..그냥 그렇다는 거지...
 



울산 가면서 무슨 책을 가져갈까 고민 고민 했다. 여행 혹은 출장에 앞서 가지는 소소한 즐거움 중의 하나는, 여행 혹은 출장지에 오고가며 거기 숙소에서 읽을 책을 고르는 것이다. 그건 때에 따라 틀리고 여행 혹은 출장의 성격에 따라 틀려서, 많은 읽지 않은 책들 (정말 왜 이렇게 사대는 지. 이젠 포기상태이지만서도) 가운데에서 마음이 가는 소리를 들으며 고르는 나만의 즐거움이라고나 할까.

<스위치>가 거의 다 끝나가서 그걸 들고 갈까 하다가 가서 다 읽어버리면 어쩌지 ..(어쩌기는! 보고서 써야지! 책 읽을 시간이 어딨어! 라고 속에서 꾸짖음이 들렸으나..그래도..라는 작은 소리에 결국 굴복ㅜ) 싶어서 새 책을 들고 가기로 결정. 그래서 고른 것이 이 책이다..

하지만 가서 읽으며 (거의 2/3가까이 읽었다) 후회했다. 아 이 책이 이런 내용인 줄 알았다면 안 가져왔을 거야..2009년 퓰리쳐상 수상작인 이 책은 삶의 고단함에 대해, 인생의 허무함에 대해, 나이듦의 놀라움과 세월의 무상함에 대해, 그리고 소중한 것은 항상 잊혀진 채 지나친다는 것에 대해 매우 따뜻하고 슬프고 소소하게 그려나간 책이다. 메인주의 한 마을에 사는 올리브 키터리지라는 전직 수학교사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사람 한사람 단편형식으로 쭈욱 풀어나가는 이 책을 읽다보면 고즈넉한 호텔방이 그렇게 낯설고 외롭게 느껴질 수가 없다.... 

안 그래도 요즘 상황이 안 좋고 사는 게 좀 힘들고 그래서 마음이 많이 약해져 있는 것 같아 주의하고 있는데 말이다. 이 책은 그런 나의 마음에 둔탁한 충격을 준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그지없이 일상적인 이 이야기들이, 시간들이 너무나 명확한 현실이고 삶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삶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다. 사람은 나서 자라고 나이를 먹고...결혼을 하기도 하고 아이를 낳기도 하고 다른 사랑을 하기도 하고 슬픈 일을 겪기도 하고 사람을 미워하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하고 스스로를 지탱하기 힘들 때도 있고...그러나 그런 와중에 누구나 '늙는다'. 살아온 날이 살 날보다 훨씬 훨씬 많아질 때 즈음에 사람들은 자신에게 있었던 소중한 시간들과 사람들을 그제서야 기억하게 되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생에서 어그러져버린 그것들을 어떻게든 지켜보려 노력하게 된다. 때로 죽음이 무섭고 때로 병이 두렵고 때로 적막함에 숨이 막히는 노년. 그런 이야기들이 이 책에 담겨있다.

올리브는 생이 그녀가 '큰 기쁨'과 '작은 기쁨'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달려있다고 생각했다. 큰 기쁨은 결혼이나 아이처럼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일이지만 여기에는 위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가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작은 기쁨도 필요한 것이다. 브래들리스의 친절한 점원이나, 내 커피 취향을 알고 있는 던킨 도너츠의 여종업원처럼. 정말 어려운게 삶이다. (p124)   

나는 가끔 내가 사는 삶이 힘들다. 남의 삶이 내 삶이길 무모하게 바라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가져야 하는 '나'의 삶이기에 좀더 명확하고 좀더 기쁘게 살고 싶기도 하다. 이러한 간극이 메꿔지지 않을 때 버거워지는 것 같다, 삶이라는 무게가. 그런 무게감을 함께 할 수 있는 책을 만난 '작은 기쁨'은 크나, 작은 호텔방에 혼자 쳐박혀 읽기에는 좀 외로왔다. 아마 이 책은 울산이라는 도시에서 느꼈던 나만의 부담스러웠던 매일과 함께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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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 2010-06-19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픈 책이지요. 슬퍼서 슬픈게 아니라 살이의 사소함, 시간의 유한함때문에...
곧 은퇴를 앞둔 회사 선배에게 선물했다가 술자리에서 늙은 남자의 눈물을 보는 낭패를
겪기도 했습니다. 삐루(!) 한병 옆에 두고 읽다가 소주 마시러 가야하는 책 ^^

비연 2010-06-19 14:36   좋아요 0 | URL
아...눈물. 그래요 저도 간간히 눈물을 보이게 하는 책이더군요.
슬퍼서 슬픈 게 아니라 삶의 소소함과 고단함이 느껴져서..
 


오랜만의 신간 체크다. 그 동안은 좀 얼이 빠져 있어서 신간도 제대로 못 찾아보고 있었다. 오늘 우울하기도 하고 해서 책이나 한번 뒤적여보련다..하면서 신간을 찾아본다. 사실 신간이라기보다는, 요즘 나의 관심을 끄는 책 정도?




1. 쌍두의 악마 1,2 (아리스가와 아리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소설은 편차가 좀 있다. 특히 에이토대학 콤비의 이야기는 좋았다 나빴다 한다. 그래도 보게 되는 이유는..흠...그냥 이 소설들은 재미가 있다. 머리가 안 아프고 가볍다. 그래서 빠짐없이 읽게 되는 것 같다. 가끔, 어떤 책이든 그렇게 읽고 싶을 때가 있는 거니까 말이다.







 



2. 슈퍼 브랜드의 불편한 진실 (나오미 클라인)

요즘은 이런 류의 책들에 관심이 많이 간다. 세상에 대한 해석을 해보고 싶다든가 뭐 그런 이유인 것 같고. 암튼 저자가 5년여에 걸쳐 전 세계의 노동 환경을 직접 뛰어다니며 조사한 관찰 기록이자 그 결과물. 브랜드 마케팅이 문화와 노동시장, 소비자의 선택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을 매우 완벽하고도 쉽게 풀어쓴 안내서다...라는 알라딘의 소갯말에 힘입어 사고 싶은 책에 올린다.











3. 인권은 정치적이다 등 한겨레지식문고










최근에 한겨레지식문고라는 게 나오는 모양이다. 다 흥미진진해보이는 책들이다. 특히 <인권은 정치적이다>라는 이 책이 제일 먼저 보고 싶다.  ‘인권을 보장하라’는 요구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불의를 바로잡기 위한, 도덕적으로 정당한 주장으로 인식되는 반면, 어떤 사람들에게는 의구심이나 적대감을 갖고 봐야 할 슬로건으로 비치는 현실을 바탕으로, 시민적·정치적 권리뿐만 아니라 식량, 교육, 건강, 주거, 노동권 등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를 살펴봄으로써 독자들의 인권 감수성을 한층 고양시킨다...라고 설명되어 있고 내가 늘 관심을 가지는 시민의 권리라든가, 그들의 사회경제적인 상황에 대한 정치적 관여 등에 대한 내용들을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4. 조선풍속사 1,2,3 (강명관)














이런 책들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한 거 보면 나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가. 조선의 풍속화를 보면서 (주로 혜원 신윤복이나 단원 김홍도의 그림들이 소개되는 듯) 그 시대의 민중의 삶과 역사를 되짚어보는 시리즈이다.



5. 빅 픽쳐 (더글라스 케네디) 

표지가 재밌다. 앞날이 보장된 삶을 살던 한 남자가 아내의 외도를 목격하고 우발적으로 상대 남자를 살해하게 되고 살해된 남자의 직업인 사진가로 살기로 결심, (결국 그 남자로 살기로 결심) 그러다가 사진을 찍게 되고 이로 인해 유명해지는 이야기라나. 사는 게 뭔지..라는 생각을 계속 갖게 되는 글이 아닐까 싶다. 미국에서 태어났으나 꽤나 조국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작가의 약력도 눈에 띈다.











6. 잠자는 인형 (제프리 디버)

이 책 꼭 읽고 싶다. <Cold moon>에서 상대의 몸짓으로 심리를 간파하는 캐트린 댄스 형사가 나오는 소설로 링컨 라임 시리즈의 스핀오프 격? 암튼 꽤나 매력적인 캐릭터라 말이다. 근데..근데..내가 이걸 예전에 영어책으로 사두었다는..으으윽. 이걸 그냥 한글책으로 사서 볼 것이냐 어렵게(!) 영어로 읽어댈 것이냐...고민의 기로에 섰다. 흑. 빨랑 읽고 싶은데, 역시나 영어로 읽으면 좀 느려져서 말이다. 쩝쩝.  

 

 

 

 

 


웅.. 이 정도. 힘들어서 더 못 적겠다...ㅡㅡ+ 암튼 책은 사도사도 읽어도읽어도 마르지 않는 샘마냥 계속 나오고 있으니. 좋기도 하지만 어떨 땐 괜히 부담? (왜?ㅋㅋㅋㅋㅋㅋ) 아. 이 책들이라도 빨랑 주문해서 읽어줘야겠다. 요즘 바쁘고 심란해서 영 독서 진도가 안 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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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6-10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비연님하고 늘 관심 겹치는 것이 하나쯤은 있었는데 오늘은 없군요 .. 그래도 소개는 잘 보고 갑니다. !!

비연 2010-06-10 22:16   좋아요 0 | URL
앗. 이런 서글픈 일이~ 담엔 꼭 바람결님이랑 겹칠 수 있도록 (^^;;) 골라봐야 할 듯~

라로 2010-06-11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딱 한권 <인권은 정치적이다> 찜했는데,,,나머진,,,^^;;;

비연 2010-06-11 23:46   좋아요 0 | URL
^^ 한권 딩동댕~

다락방 2010-06-11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빅 픽쳐] 찜이요! ㅎㅎ

비연 2010-06-11 23:46   좋아요 0 | URL
이 책 은근 재밌어 보이죠?

야클 2010-06-11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풍속사'류의 책은 저도 관심이 가는데 그렇다면 .... -_-+

비연 2010-06-11 23:46   좋아요 0 | URL
흠...다들 취향이 다르신 듯...그나저나 <조선풍속사>는 세권이라..
 


아까 깜빡깜빡 졸았더니 새벽녘에 잠이 안 온다..ㅜㅜ 이따가 대구에 출장도 가야 하는데 걱정스럽지만 우짜겠는가. 억지로 자는 것도 힘들다. 내친 김에 21일날 영화 (로빈후드) 보러 가기로 한 거 모처럼 예매하려고 했는데, 에러가 자꾸 발생. 에잇. 그냥 알라딘에 들어와 버렸다.

오늘 (정확히 말하면 어제겠지만서도 ㅋ)부터 집어든 책은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와 '굴라쉬 브런치'다. 뭐 그 밖에도 읽다가 내 침대맡에 올려둔 책들이 지금 세어보니...5권 정도. 흑. 예전엔 한 권을 읽을 때는 다른 건 절대 안 읽었었는데, 요즘엔 여러 권 올려두고 손 닿는 곳에 놓인 거 먼저 읽는 게 아주 습관이 되어 버렸지 뭔가. 쩝쩝.


말콤 글래드웰이야 두 말 할 나위 없고, 읽을 때마다 아 이 사람의 뇌구조를 보고 싶어..뭐 이런 열망이 일어나곤 한다.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상당히 탁월하고 정말 사소한 것에서 사람의 심리결을 읽어내는 대단한 재주가 있는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이다. '뉴요커'에 글을 기고하고 있으니 그 글빨이야 말할 나위도 없겠지만 말이다. 사진으로 봐서는 영양이나, 다람쥐 그런 동물들이 떠오를 정도로 조금 인상적으로 (ㅋㅋ) 생겼건만, 글은 우째 이리 잘 쓰노.
염색약으로 글 써보라고 했다고 염색약에 대해 정말 글을 쓴 1장을 읽고 나니 로레알의 그 광고 '난 소중하니까요' 가 그냥 지나칠 게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로레알 광고는 늘 보면서 신기했던 것이 모델이 직접 (혹은 더빙이겠지만) 말을 하는 것이었다. 염색이 여성의 삶을 바꾸는 데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으나, 사람들은 자신의 외모의 어느 부분을 변화시킴으로써 스스로에 대한 긍지와 삶에 대한 새로운 각오를 다지곤 하니까 말이다..이 즈음에서  나도 이제까지 망설였던 '점빼기'를 실현해야 할 날이 다가왔음을 절감한다..홋! 이거 원문으로 읽어도 재밌었겠다 싶다. 번역을 잘 해주셨을테니 그렇게까지 하진 않겠지만^^;;;

 

이 책은 진작부터 읽고 싶었다. 알라디너들이 사랑하는 책인지라. 가끔 여행기를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하곤 하는데, 동유럽을 여행하는 번역작가라니 안 그래도 흥미가 이는 판에, 사람들이 올려놓은 문장문장들이 참으로 절묘하고 재밌어서 말이다. 첫판부터 짜라투스트라 얘기를 꺼내서 뭔가 심각해...싶었지만 결국 짜파게티로 마무리짓고 마는 이 작가 (?)는 누구란 말이냐. 난 동유럽을 패키지로 다녀왔고 (부모님이랑) 그래도 볼 거 다 보고 느낄 거 다 느꼈다 하며 자족했었는데,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 훌쩍 자유여행으로 다니고 싶다는 열망이 생기다 못해 끓어오른다. 건강상태 불량이면서 이런 역마살 도지는 책을 읽는다는 자체가....죄악인 것이지.
어쨌든 기대가  크다, 이 책에. 여행 가서 손톱 발톱을 깎는 행위에 대해 일상성을 탈피한 의미를 두는 것에 대해 놀라며 읽고 있으니까. 가끔 외국에서 그런 일을 할 때 기분이 묘해지곤 했는데. 역시 여행이라는 건 나의 정말 단조롭고 반복적인 일상을 새롭고 가치있는 것으로 탈바꿈시키는 마력이 있는 행위이다. 아. 여행가고 싶어라. 어디든 뜨고 싶어지는 비연. 여행 다녀온게..흠...3월에 남해 다녀왔구나ㅜㅜ 그리 오랜 세월 전도 아닌데 왜 이리 멀게 느껴지는 건지. 곁말로 첨부하자면, 올해는 9월말에 학회 참석차 로마에 갈 예정이다. 이태리는 두번째인데, 정말 다시 가보고 싶었던 곳. 로마 뿐 아니라 근처의 몇 개 도시도 다시 한번 가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다. 

 

아 자야지. 한 주 중에 가장 싫은 날이 월요일이다. 왜? 야구 안 하니까. 답은 간단하다. 경기를 못 봐도 지금쯤 오늘의 경기 내용을 동영상으로나마 확인하는 재미로 지내고 있는데 오늘은 볼 게 없지 뭔가. 내일은 한화랑 하고 히메네스가 선발이다. sk 전에 불펜진으로 나와 김재현에게 호되게 당한 히메네스가 부활의 기회로 삼기를. 아멘. (역시나 마무리는 야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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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5-18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일 정도 부터는 그 개를 읽을 듯 해요 ^^

비연 2010-05-18 12:35   좋아요 0 | URL
앗. 휘모리님, 함께 하는 기쁨이~^^
 


누가 소개해줘서 요 책을 보고 있다. '아이폰 성공의 비밀'. 한성대 디자인학부 교수가 쓴 글인데, 아마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글들을 좀더 update해서 내놓은 책인 모양이다. 예상보다 많이 재밌어서 길거리가다가 읽다가 유리문에 머리를 꽈당하고 만 비연..ㅜㅜ

안드로이드폰을 쓰고 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아이폰에 비해서는 차이가 많이 난다. 디자인도 그렇고 앱스토어도 그렇고 애플리케이션은 더 말할 나위도 없이 짜증 지대로 나게 차이가 난다.

그렇지만 이 책은 아이폰에 대한 책이면서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아이폰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은 것은 수많은 장 중의 한장뿐. 나머지는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디자인에 대한 편견들, 어리석은 오해들을 일소하고자 하는 내용들이라는 얘기다. 디자인은 별개의 부서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다고 하는 바보무지랭이들의 이야기를 일축하고 디자인은 디자인만이 아니며 마케팅과 홍보와 개발과 등등등이 다 어우러질 때 진정한 디자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책이다. 아주 재미있는 일화들을 열거하면서 흥미를 자극해 쓱쓱 잘 넘어가는 책이다.

아이폰이나 애플에서 나오는 많은 제품들 (아이패드 같은 것들..아 징그럽게 사고 싶다)에 어느 순간 대중들이 눈을 돌리고 다른 제품을 찾는 날이 올 지도 모른다. 요즘 같은 세상에 무엇을 장담하고 무엇을 주장할 수 있겠는가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에서 나오는 모든 제품들은 세상을 확.실.히.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예전 매킨토시 만들어내던 애플이 곧 망할 거라 예언했던 사람들이 음메~ 기죽어~ 가 되어 아이폰이니 아이팟이니 아이패드니 따라가려고 애쓰는 게 그냥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거다. 그것은 그냥 디자인이 이뻤어요, 기능이 향상되었어요..뭐 이런 저차원적인 얘기가 아니라, 제품에 기업의 철학을 담고 제품에 사람의 본성과 문화적 원형을 담아내었기 때문이며 그래서 이것은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에 비견할 만 하다고 본다.

암튼 이건 다 읽고 나서 리뷰를 꼭 쓰고 싶다. 그리고 아..읽을수록 아이폰도 같이 구입해서 써야 하나. 지금 있는 안드로이드폰을 포기하는 것은 sk telecom으로 가족할인을 받고 있는 우리집에 대한 배신행위이므로 어쩔 수 없다 치고, 그럼 핸펀을 하나 더 마련해? 라는 맹랑한 생각 속에 사로잡혀 있다. 직접 내 손으로 만져보고 내 손으로 그 어플들을 하나하나 해보고 뭐 그러면서 세상의 변화를 작은 핸펀 속에서 느껴보고 싶고나..라고 거창한 얘기를 해대는 것이지. 실상은 그냥 사고 싶은 것일 수도 있으나, 어쨌든 내 맘 깊은 곳에는 그런 마음이 있을 것이다 이거다! 큭!

이 책도 함께 추천해주셔서 구입한다고 들어왔다가..불과 이틀 전에 책을 한뭉치 받은 내가 이 책을 포함하여 다시 수많은 책보따리를 장바구니에 넣고 심지어 카드결제까지 해버렸다는 비극적인 사실. 요즘 지름신은 수시로, 아무 때나 아무 자리에서나 강림하신다. ㅜㅜ

행동경제학이랄까. 뭐 이런 것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인가 있어왔다. 그에 대한 책들도 몇 개 뒤져서 읽어봤고. 결국 경제학도 마찬가지지만, 이론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심리가 이론과 다르게 움직임으로써 예상치 못한 결과들을 초래하는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그래서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사람 하나 만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온다고 해도 '사람'을 이해하지 않고는 안된다는 것이지. 왜냐구? 당연하지 않은가. 이 지구상에서 물건을 만들고 사고 팔고 그 물건으로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더 나아가 거기에 추억과 그리움까지 담아내는 존재는 누구? 사람. 그 뿐이지 않은가. 그래서 항상 사람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욕구에 심리학이니 행동경제학이니 진화심리학이니 하는 책들을 뒤적거리게 되는 것 같다...물론 그래서 추리소설도 좋아하지만서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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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5-14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계올림픽과 아이폰을 구실로 큰 죄를 짓고도 사면복귀된 이건희씨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기도 합니다..^^

비연 2010-05-14 13:02   좋아요 0 | URL
컥..ㅜㅜ 그런 일이 있었죠..아이폰에 열중하느라 그건 잊고 있었다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