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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도 심란하고 그래서 주말엔 이 책 한권 딱 읽어내기로 결심했다.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 중 4편에 해당하는 이 책. 517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두께가 늘 좀 부담으로 느껴지긴 하지만, 짜증나는 인생사에 시달리느라 혈압이 급상승할 때는 해리 보슈의 이야기만큼 날 해독하는 건 없는 것 같아서 말이다.

침대 위에 벌렁 누워서 읽고 있는데 이번에 초등학교 들어가는 울 조카 불쑥 들어와서는 이 책을 집는다. 예전에는 내가 아무리 책을 읽고 있어도 절대 관심을 보이지 않더니 요즘 들어 부쩍 글자와 책에 관심이 높아져서 말이다. 흠칫. 했는데..이 표지를 보면서 "라스트 코요테? 이게 뭐에요 고모?" 그러길래.."응 좀 무서운 얘기. 울 조카는 보면 안되요.." 그랬다.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왜 늑대그림이 그려 있느냐며 왜 자기는 읽으면 안되냐며...자꾸 묻는다. 으으. 뒤 표지에는 "저는...제 어머니를 죽인 자를 찾아내려고 합니다." 라고 크게 써있는데...책을 슬쩍 뺏고는 "나가서 놀까?"로 아이를 현혹시켜 마루로 나왔다.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인데, 내가 워낙 추리/스릴러물을 좋아해서 집에 한가득인지라 이젠 조카가 다 커서 나 없는 동안에 빼서 볼 수 있겠다 싶다. 게다가 그 제목들이라는 것부터가...ㅜ <...죽음>이라든가 <...살인사건>..이런 건 예쁜(?) 제목에 속하고 내가 봐도 소름 쫘악 끼치는 표지그림과 제목들이 난무하니...고민이 된다. 이걸 다 치워버려야겠는걸. 이거 읽기에 넘 어려..절래절래. 아이가 큰다는 건 너무나 기쁜 일이지만 이런 고민도 생기는 건가보다..

암튼, 해리 보슈. 이 책에서는 삼십몇년 전에 어머니를 죽인 범인을 찾는 과정이 그려지고 결국 여러 번의 반전 끝에 찾게 되며 결국 경찰청을 떠나기로 결심하게 된다.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는 터프하고 하드보일드한 형사가 나와서 좋은 게 아니라 마음에 깊은 상처가 있고 그래서 늘 그 부분에 연약함을 보이면서도 진실을 찾는 데 있어서는 원칙과 올곧음을 버리지 않는 인간다운 형사가 나와서 좋다고 해야할까. 시리즈물이 다 그렇지만 주인공도 회가 거듭함에 따라 진보하고 달라지는 모습들이 좋기도 하다.

이 작품은 특히, 인간적이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죄책감, 그리고 그녀를 둘러싼 많은 사람들, 그 속의 사랑, 정치, 질투, 경쟁, 죄악 등등등이 참 슬프게 그려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해리 보슈는 그 속에서 스스로를 잃지 않고 중심을 지키면서도 하나하나 문제해결의 고리들을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구에게나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두는 자기만의 비밀스러운 상처들이 있을진대, 그것이 남들이 봐서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그 본인에게는 늘 '구두 속의 돌멩이'처럼 때때로 자신을 아프게 건드리는 것이겠지..그렇다고 딱히 벗어던질 수도 없는.

책 마지막을 넘기니 이런 말이 써있다. "누구보다 해리 보슈를 사랑했던 한 리뷰어를 추모하며". 물만두님...물만두님이 좋아하는 형사들은 늘 인간적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상처로 괴로와했고 그래서 술을 먹거나 과도하게 폭력을 보이거나 애정을 갈구하곤 했다. 그러나 정의를 지키는 데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도 단호하고 명료한 태도를 보이는 그런 형사들을 좋아하셨다...좋아하는 책을 함께 기뻐하며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가를 알게 해준 분이었구나. 온라인상에서라도 그 분의 리뷰를 읽으며 수많은 책들을 골라잡아 장바구니에 던져넣던 나를 기억한다. 물만두님..해리 보슈 시리즈가 또 번역되어 나왔어요. 앞으로도 쭈욱 번역되어 나오겠죠..그러나 님의 리뷰는 이제 간 곳이 없네요..참..서러운 일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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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까운 후배는 내가 좋아라 하는 범죄/스릴러물에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를 배경으로 한 소설들과 경찰들이 등장하는 소설들을 좋아한다. 이 모든 것들이 내가 좋아하는 영역에 포함되어 있기에 나는 아낌없이 추천해주고 사주기도 하고 그러는데..ㅎㅎ 얼마 전에 경찰소설 중에서 곤노 빈의 소설들을 빌려주고 나서는 리스트업을 해달라고 조른다.


이 작품들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되겠는가 싶을 정도로 곤노 빈의 소설들은 대중적으로 어필하는 바가 크다. 엘리트 경찰이지만 좀 독특한 성격의 류자키 신야라는 캐릭터는 매우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범인을 잡는 것에 촛점을 맞추기보다는 경찰들 내부의 일들을 영화를 보듯이 선명하게 드러낸다는 데에 더 큰 장점이 있는 지도 모르겠다. 일본에 가서 보니 곤노 빈의 소설들이 꽤 많았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번역된 건 이거 두 개인 듯 하다. 앞으로도 좀 많이 번역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특히 류자키 신야 이야기는 꼬옥!


그럼 비스므레한 이야기들로 한번 추천을 시작해볼까나. 물론 곤노 빈의 이야기와 같을 수는 없겠지만 일단 일본의 소설들을 생각해본다. 유럽이나 미국은 경찰 이야기라기보다는 형사 이야기인지라 그 느낌이 좀 다른 것 같아서. 특히 미국의 소설들은 마이클 코넬리의 경우처럼 하이에나같은 탐정들이 등장하여 하드보일드하게 몸으로 부딪히는 소설들이 많은 지라 별로라고 생각할 듯.

















사사키 조의 작품들. 강추다. <경관의 피>를 읽고 느꼈던 그 절렬함과 허무함과...잊을 수 없다. 드라마로 봐도 꽤 인상적이라고 해서 한번 찾아 볼 생각이다. 경관 3대에 걸친 이야기. 일본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내용이라 더욱 인상적이었다. 최근에 나온 <제복수사>도 함께 추천.


















다카무라 카오루의 <마크스의 산>. 이 책을 빼놓을 수는 없다. 경찰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정말 묵직한 인간의 그 무엇을 더듬게 만드는 작품. 이 책을 읽지 않고 일본소설을 논한다는 자체가 무의하다고까지 생각하는 바이다.


 

 

 

 

 

 




요코야마 히데오의 소설들. 이 사람을 경찰소설의 일인자라고 부르니 반드시 읽고 넘어가야 할 듯. <얼굴>은 사실 책으로는 읽지 않았고 일드로 보았었는데 일드만으로도 괜챦아서 책을 볼까 말까 망설이는 중이고. <종신검시관>이나 <루팡의 소식>은 매우 수작들.


 

 

 

 

 

 

 


요코야마 히데오의 소설들은 번역이 많이 되어 있고 대부분이 경찰소설인지라 아무 거나 집어서 보아도 범작 이상의 수준이라는 건 자신할 수 있다. 나도 번역본들은 거의 다 읽어본 것 같고.


마츠모토 세이조의 <모래그릇>. 고백하건대 난 아직 이 소설을 책으로 읽지 않았다. 일드로는 보았고. 왜냐하면..이걸 일본책으로 가지고 있어서 꼭 일본책으로 읽겠다고 호언장담한 상태이기 때문..ㅜ 일드로 보았을 때 워낙 감동을 받아 본 지라 꼭 한번 제대로 읽어보고 싶어서이기는 했으나 이렇게 가다가는 백만년은 걸릴 것 같아서 마음이 좀 흔들리는 상태이기는 하다..어쨌든 후배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작품. 마츠모토 세이조 자체의 인지도도 있고.



























모리무라 세이치
의 소설들. <인간의 증명>은 일드로도 보았다. 이것들은 다 명작. 일본경찰소설의 원조격들이므로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흠...이러고보니 꼭 읽어야 할 게 너무 많은 게지.ㅜ)  경찰소설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인간의 본능, 그리고 삶에 대한 자세 등등등이 너무나 잘 녹아들어있는 작품들이라...강추.

더 있을라나. 여기까지 생각나는데..저녁에 먹은 라면이 속에서 불고 있나보다..어쩐지 머리가 띵. 모든 피가 위로 쏠리는 느낌..흠...이제 그만 먹어야지..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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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중독 2011-03-01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보고갑니다..체체^^*

비연 2011-03-02 08:53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
 



1. 스티그 라르손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이 작가. 많이 회자되고 있는데 아직 읽지 못했다. 이 작품의 전작 격인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부터 봐야 할 것 같은데...스티그 라르손의 스웨덴 출신 작가로 밀레니엄 시리즈를 탈고하고 얼마 안 되어 죽었다고 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바르가스 요사가 '환상적'이라고 극찬한 작품들인데. 완전 구미가 당기는 소설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으으으. 한꺼번에 네 권을 주문? ㅜ 10부작을 예상하고 썼으나 3부작까지 쓰고 작가가 세상을 하직했으니 책을 손에 드는 순간부터 안타까움이 시작되지 않을까 좀 걱정스럽지만 그래도 읽어봐야겠다 싶다. 



 2. 루쉰 <들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 중의 하나인 루쉰이 지은 최초의 산문시집이다. 루쉰이 왜 좋은가. 일단 그의 문체가 좋다. 단순하고 정갈하지만 힘이 있고 메세지가 분명하다. 또 무엇이 좋은가. 사물을 바라보는 통찰력과 예리한 문장력이 좋다. <아큐정전>을 읽으면서 민중의 우매함과 사회의 부조리를 함께 보여주려고 하는 그의 글솜씨에 반했던 기억이 난다. 이 작가의 책은 모두 소장해두고자 하는 욕심이 크다. 


 

 

  


문학동네와 그린비에서 루쉰의 작품들을 계속해서 번역해 내고 있는 것은 내게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오는 책마다 열심히 사모으려고 하지만 번역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계속해서 글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 작고하신 리영희 선생님도 루쉰을 매우 좋아하셨더랬다. 군더더기 없는 글과 그 흡인력을 높이 사신 것 같았다. 훌륭한 두 분이 어떤 접접에서 통하는 느낌을 받아 괜스레 뭉클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걸 느꼈었다.


3. 정민, 김동준 <한국학, 그림과 만나다>

젊은 인문학자 27인이 엮은 한국의 그림과 글들. 나이가 들수록 우리 것에 대한 애착이나 관심이 커져 가는 것은 나만의 모습은 아닐 것 같다. 뭐랄까. 아무리 무시하려고 해도 내가 이 땅에 한국인으로서 살아가는 이상 내 DNA에 깊이 뿌리박힌 그 무엇이 늘 그런 것들을 갈망하게 한다고나 할까. 그것은 단지 역사적인 지식의 충족에 그치지 않고 나라는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이런 류의 책들이 나오면 관심을 크게 가지게 된다. 옛 선조들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가. 그리고 그것은 지금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었겠는가..뭐 그런 생각들을 끊임없이 하면서.




정민 교수의 글은 즐겨 읽는 편이다. 읽은 게 이 세권 정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물질만능주의의 이 대한민국 땅에서 한시를 읽고 옛 서적을 뒤지는 전공을 택하여 공부하는 동안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많이 불안하고 힘들었을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제대로 파고들면 언젠가 알아줄 날이 오는 것 아니겠는가..라는 생각을 말이다.



4.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한밤의 궁전>   

많은 분들이 신간 소식에 알린 그 책,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그 책이다. <바람의 그림자>를 사랑했던 1人으로서, 이 작가의 책은 일단 읽든 읽지 않든 사게 됨을 고백한다. 사실 마음 속으로는 <바람의 그림자>보다 나은 소설을 쓸 수 있을까..그게 정점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가만이 가지고 있는 글의 색깔이 그리워서 자꾸 찾게 되고 나오면 반가와하곤 한다.










안개 3부작이라고 하면, <9월의 빛>, <안개의 왕자>, 그리고 이 책 <한밤의 궁전>이 되겠다. <천사의 게임>과 <9월의 빛>은 사두고도 아직 읽지 못하고 있다. 아니..읽지 않고 있다. <바람의 그림자>의 잔상이 커서, 혹시나 그걸 해칠까봐 두려워서이다. 이제 슬슬 읽을 때가 된 듯 싶다.


5. 마르치아 엘리아데 <신화와 현실>

한길그레이트북스에서 나온 책들을 사랑한다. 이번에 나온 <신화와 현실>은 현대의 우리가 얼마나 신화에 영향을 받으며 그 속에서 존재하는가를 알게 해주는 책이라고 한다. 신화란 무엇인가. 신화를 모르고 서양의 역사를 얘기할 수 있겠는가. 그 무엇보다 신화의 면면에 흐르는 인간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고찰이 늘 새롭고 그 내용이 우리가 살아가는 모델임을 알기에 이런 류의 책이 나오면 금새 집어들게 된다. 지은이는 특이하게도 루마니아 태생의 학자이자 작가이다. 우리에겐 생소한 나라일 수도 있는 그 나라에 태어난 그에게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 자못 기대된다.







6. 쌤앤파커스의 책들

오늘 동아일보인가 보니까 쌤앤파커스 출판사 사장의 인터뷰가 실려 있었다.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출판사를 운영하는 그녀의 이야기들을 읽다보니 이 출판사의 책들에 관심이 간다. 

 
 

 

 

 
 

 

 



 

 

 

 

 

 

 

 

 

 

 

 

 



찾아보니 요즘 베스트셀러가 된 자기계발서적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소비자의 욕구에 맞추어 저자의 글을 편집해나가고 끌리는 제목을 부여함으로써 팔릴 수 있는 요건을 확보하는 그 출판사의 전략이 상당히 흥미로왔다. 그리고 출판사라고 하면 박봉에 일만 많다고 생각하는 선입견에 도전하고 직원들에게 최대한 인센티브를 준다는 말도 인상적이었고. 여기에서 <혼창통>은 읽었고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는 가지고 있다. 다른 몇 가지 책들도 흥미가 가는 게 있네..한번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자기계발서적들은..기실 거의 비슷한 얘기들을 다른 형태로 반복해서 들려주는 것일뿐이지만, 아는 사실을 강화하는 데에는 그만인 것 같다. 그것이 어떤 경우에는 사람의 인생을 견고히 다져주는 역할을 하기도 해서 가끔씩 읽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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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페이퍼 하나 올리고 나니 알라딘의 너른 바다에서 책을 사겠다고 하이에나처럼 헤매고 다니는 나를 어느 순간 발견...지금 바쁜데 말이다..ㅜㅜ 꼭 바쁠 때는 딴 짓을 하고 싶더라는. 그것도 소비지향적인 이넘의 책구매. 암튼, 뒤져보니까 내가 일본 가기 전 4일에 책 구매하고 나서 며칠 전 전공서적 하나 구매한 것 이외에는 정말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뺄 건 다 빼고 오랜만이란다..으이구!) 오늘 광화문 교보문고도 들르는데 살 책이나 골라봐야겠다 하고는 지금 서재질 중. 푸힛!    

 

폴 오스터라니! 당장 사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만이 아닐 거다. 대부분이 비슷하겠지만 내가 폴 오스터에게 반했던 작품은 <달의 궁전>. 이 작품을 읽고 나서 폴 오스터의 책을 몇 권 더 읽기로 결심한 기억이 난다. 미국사람의 책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 나이지만, 이 사람의 책은 뭐랄까. 상당히 미국적이면서도 내치지 못하는 어떤 매력이 있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분위기. 이색적인 소재와 그것을 맛깔스럽게 풀어내는 솜씨하며. 진정 소설가로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이야기속의 이야기 형태라는데. 폴 오스터가 즐겨 쓰는 기법이기도 하지만. 긴 시간을 넘나드는 이야기라니 더욱 흥미가 생긴다. 뉴욕타임즈에서 '이 소설은 최고 수준의 현대 미국작품이다' 라고 평했다고 하니 꼭 읽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폴 오스터의 번역된 작품들..오오오오. 많구나. 여기에서 <달의 궁전>. <뉴욕3부작>, <빵굽는 타자기>는 읽었고 몇 개는 그냥 가지고 있는 것도 있는 듯. (도대체 뭘 샀는 지 가끔 기억이 안 난다. 그냥 되는 대로 마구 사서 그런가보다..ㅜ)



이윤기님의 유작이 된 책이다. 실제로 존재했던 그리스와 로마의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라. 그 전의 신화 속 인물들을 주제로 삼았던 것과는 사뭇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기실, 이윤기님의 번역작품을 더 좋아한다. 그 촘촘하고 짜임새있고 전문적인 번역솜씨란. 방금 내가 페이퍼를 올렸던 움베르토 에코의 글들도 이윤기님의 번역이었기에 더욱 좋았는 지 모른다. 번역을 잘 한다는 것과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조금 다른 차원의 일일 수도 있겠으나 이윤기님의 지속적인 관심사에 대해선 늘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스와 로마라는 배경에서 일어났던 혹은 상상되었던 일들을 통해 현대를 조망하는 그 작업. 정말 더 살아계서서 많은 일들을 하셨어야 하는데 다시금 너무 아깝고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공지영이라는 작가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좋아하기도 한다. 이게 뭔 말이냐. 사실 그녀의 첫 작품들은 별로다. 여러 권 읽어보았지만 문제의식은 돋보였으나 글의 구성 등은 나의 취향은 아니었다. 그래서 잘 안 보게 되는 소설가 중의 하나였는데...날이 갈수록 발전해가는 모습은 좋다. 요즘에 나오는 책들은 오히려 솔직해지고 오히려 문제의식이라는 가식을 조금 벗어던진, 진솔한 인간의 내면에 충실하려고 하는 부분이 보여서 좋아지고 있다... 누구든 첨부터 좋아지지 않을 수 있다. 노력하는 모습, 그래서 나아지는 모습, 나이가 들면서 진일보하는 모습..이런 것들이 더 큰 매력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 책은 많은 분들이 추천하는 책이라서 한번 꼭 읽어봐야지 하고 있었다. 경향신문에 연재한 에세이를 모은 책인데, 지리산에 만들어진 행복학교의 면면을 이야기하고 있는 글들이라고 한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사람들의 모습을 어떻게 묘사했을지도 궁금하고 요즘의 나의 심리적 상태에 비추어볼 때 꽤 적합한 책이겠다 싶어서 골라보았다.


요즘 무상급식이라는 화두에 비추어 복지국가라는 개념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물론 아직은 저열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논의들이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복지라는 지향점에 대해서 생각해야 할 역사적인 시점이라는 것에는 동의되는 바이다. 그 논의가 작게 시작하였으나 곧 크게 될 것이고 아마도 얼마 후에는 이 사회도 사회적 안전망이 복지라는 형태로 재구성되리라 기대한다. 그런 면에서 요즘 그런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들에 부쩍 관심이 간다. 자유시장에 안착해 있는 (혹은 매몰되어 있는) 우리네 사회가 복지국가로 나아가야 할 이유에 대해서 그리고 그 정책이나 제도 등이 유치한 시장 논리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서 더 공부하고 더 읽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 책, 제목부터가 맘에 든다. '더 나은 삶을 상상하라'. 역사학자인 저자의 글을 통해서 내 머릿 속에 혼재해 있는 개념들을 한번 정리해보는 기회를 삼고 싶다.



리암 니슨 주연의 영화가 이 책이 원작이었다니. 개인적으로 콩쿠르상을 탄 작가들의 책은 선호하는 편이다. 교통사고를 당한 후 72시간의 코마 상태 이후에 돌아온 집에는 나의 이름을 가진 다른 사람이 있고 가족들은 그를 부인하고...이런 주제는 다른 소설에서도 차용된 테마이지만, 이 책은 아마도 정체성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누구인가. 나라고 규정된 것은 무엇인가. 내가 나라는 것을 나만이 알고 있을 때 나를 입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아 생각만 해도 흥미가 이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이 사람의 번역된 다른 작품은 이거 하나군..ㅜ 아마도 영화가 개봉된 데에 편승하여 <언노운>은 번역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정말 좋은 작품은 계속 번역되어 나와야 하는데 말이다. 문학동네에서 이 책이 인기를 얻으면 다른 작품들도 번역해서 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갑자기 불끈...



더 쓰고 싶지만...일해야지..벌써 11시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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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유명한 '수도원의 죽음'을 집어들면서 앞에 적힌 말에 조금 망설였었다. '<장미의 이름> 만큼이나 기발하고 매력적인 작품이다'....이런 말 붙여놓은 책 치고 <장미의 이름>을 넘어선 작품은 없었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의견..그래서 망설이다가 때아니게 역사추리소설이라는 것이 끌려서 말이다. 그냥 읽기 시작했다.

헨리 8세 시절, 앤불린이 참형을 당하고 세번째 왕비가 등극을 한 즈음, 종교개혁의 꿈을 이루고자 전국 수도원들을 하나둘 폐쇄하는 중인 크롬웰. 스칸시 수도원에 보낸 그의 특사가 살해를 당하고 그곳에 있던 '죄수의 손'이라는 유물이 사라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크롬웰의 측근인 매튜 샤들레이크 변호사는 크롬웰의 명을 받아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하여 파견되는데. 이 샤들레이크 변호사는 어릴 때 병을 앓아 꼽추가 된 사람으로 크롬웰의 종교개혁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마크 포어라는 조수와 함께 수도원에 간 샤들레이크 변호사는 그 곳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들을 더 만나게 되고 사건을 파헤쳐가는 중에 자신의 신념이 조금씩 흔들리는 것을, 그리고 현실은 자기가 알던 그대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흠...솔직히 그냥 그랬다..ㅜ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는 미치지 못하는 소설이었다는 것이 나의 느낌.  에코는 정녕 역사추리소설의 정점을 찍어버린 거일까.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오히려 두번 읽었었던 <장미의 이름>을 다시 한번 읽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에 사로잡혀 버렸었다. 역사추리소설의 장점은 내가 알고 있는 역사적인 인물과 사건들에 상상을 더하여 뭔가 있었을 지도 모르는 것들을 생각하게 함과 동시에 역사가 함축한 의미들을 다시금 강조하여 전달하는 데에 있지 않을까 싶은데..그렇게 생각하면 아리스토텔레스의 <희극론>이 있었다면 (이 책에서도 이 <희극론>에 대한 언급이 잠시) 이라는 가정 하에 철학과 역사 뿐 아니라 인간 심리 및 종교에 걸친 폭넓으면서도 깊이 있는 지식을 유감없이 그러나 너무나 재미나게 펼치는 <장미의 이름>은...읽는 내내 사람을 푹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을 때 느꼈던 감흥은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데 말이다. 놀라움이랄까 충격이랄까. 아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라는 느낌. 어려울 수도 있는 내용이 일반인에게 이렇게 다가갈 수도 있구나 라는 경이로움까지. 흠...이 책을 다시 사서 아무래도 한번 더 읽어야겠다 싶다. 그 이후로 에코의 책들을 여러권 읽었는데 (<푸코의 진자>라든가 <전날의 섬>이라든가 등등등) <장미의 이름>이 주었던 신선한 충격을 상쇄하는 작품은 없었던 것 같다. 으으으으. 

  

 

C.J. 샌섬의 책들은 <어둠의 불>이 더 번역되어 나와 있었다. 이 사람의 작품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일면 재미있고 일면 흥미진진하기도 하지만 에코의 작품이 주었던 감흥만큼은 아니었다 라는 나의 정말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일 뿐.
이 책도 매튜 샤들레이크 변호사가 등장하는데, 전편 격인 <수도원의 죽음>에 비해 구성이나 내용이 더 좋아졌다는 평이 많다. 이 책까지는 한번 읽어볼까나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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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2-27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에 잡히는대로 순서가 뒤죽박죽으로 보는책이 많으지라 어둠의 불을 보긴했는데요..
이책이 구성이나 내용이 더 좋아진거라면 전편은 아무래도 손이 안갈거 같아요^^;
나름 극적인 전개에 미스테리한척? 진행되지만 저한테는 결론이 빤해서 감흥이 막 밀려오진 않더라구요~

비연 2011-02-28 00:54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흠... <어둠의 불> 보는 것도 생각해봐야 할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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