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런 소설은 이틀이면 뚝딱이다. 템포가 느린 책이나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책을 읽고 나면 이렇게 속성으로 읽을 스릴러/추리소설이 내겐 필요하다. 그래서 머리도 좀 쉬어가고 (너무 맨날 쉬는 건 아닌지..;;;) 짜릿한 긴장감도 느끼고... 이번엔 뭘 읽을까 책장에서 한참을 고르다가 이 책을 골랐다. 도나토 카리시. <속삭이는 자>의 저자. 그리고 이 책은 그 속삭이는 자의 두 번째 이야기. 두 번째라니까.. 또 뭔 얘기인가 싶은 호기심이었지 뭐. 근데, 이 사람 책 진심 무섭다.

 

<속삭이는 자>에서 나왔던 밀라 바스케스 형사. 그녀는 그 이후 '림보'라고 불리는 실종전담반으로 옮겨 근무 중이다. 그 곳은 길 잃은 자들의 집합소요, 생사를 알 수 없는 실종자를 담당하는 부서로, 아무도 관심없고 주목도 받지 못하는, 소외된 부서이다. 원래는 세 명이 있었으나 그 중 한 명도 실종자가 되는 바람에 스티프 팀장과 같이 둘이 근무하고 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옛 동료인 보리스 형사가 이 곳을 방문하면서 심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일가족 살인사건이 났고 그 범인이 일부러 자신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한 아이를 살려 알리기까지 했는데 그가 17년 전 실종되었던 로저 밸린이었다는 것. 17년 동안 어딘가에 있다가 갑자기 나타나 살인을 저지르고 심지어 자기가 죽였다고 광고까지 하는 상황. 그리고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계속해서 단서를 주는 범인들로 인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실종자들에 의한 살인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된 경찰들. 그리고 밀라. 앨리스라는 딸 때문에 이제 이런 사건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말려들게 되고 그 와중에 사이먼 베리쉬를 알게 된다. 지금은 면담전문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 예전의 어떤 비리 사건으로 인해 동료 경찰들에게 소외되고 왕따당하는 경찰. 스티프 팀장이 알려주어 찾아가보니, 그러니까 베리쉬는 그 옛날 연쇄살인 사건을 쫓고 있었고 그 사건들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밀라를 통해 알게 되면서, 둘은 알게모르게 한 팀이 되어 범인을 쫓게 된다.

 

순간, 악의 논리에 관해 베리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인심을 베푸는 것은 그걸 행하는 사람의 양심을 달래주는 행동일 뿐, 그 인심을 받는 사람을 위한 진정한 선행은 아니라는 말. 왜냐하면 그 노숙자가 그 돈으로 따뜻한 밥 한 끼를 사 먹는 대신 술을 사 마시면 오히려 그의 삶을 나락으로 밀어 넣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p307)

 

집 근처 골목길에 기거하는 노숙자에게 늘 저녁거리를 가져다 주던 밀라가 어느날 저녁거리를 사 오지 못해 동전 몇 개를 그의 발치에 놓으면서 한 생각이다. 도나토 카리시는, 악이라는 것, 인간의 본성에 내재한, 그리고 전염처럼 퍼지는 그 악이라는 것에 대한 관심을 계속 가지고 있는 작가이다. 끈질기고 무섭게, 아주 집요하게. 그리고 이 책에서는 그 악이 '카이루스'라는 이름으로 다가온다. 이름이 있으나 그 전사들은 이름이 없다. 

 

여전히 밀라를 괴롭히고 밀라의 마음 속에서 그녀를 어둠으로 이끄는 '속삭이는 목소리'는 남아 있다. 심지어 '속삭이는 자'도. 직접 누군가를 죽이지 않아도 죽이게끔 말하는 목소리로 존재하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소름끼치는 일인가. 이 책의 말미로 가면 갈수록 그만두고 싶어질 정도로 무서웠다. 그리고 사건의 진상이 드러났을 때... 으악. 그리고 더 한 것은 책의 제일 마지막 부분. 스포일러는 되기 싫으니 말은 못하겠지만, 덕분에 어제 밤에 잠을 설칠 지경이었다. 왠만하게 잔인하고 무서운 소설들을 접해도 끄덕도 않는 나인데 도나토 카리시의 소설을 읽고 나면 이상하게 등골에서 오한이 스민다. 도나토 카리시의 다른 작품들도 더 있는데 이건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직 안 샀기 때문에 고민 좀 해보련다.

 

 

 

 

 

 

 

 

 

 

그리고 다음 책은 이거다. 마야 안젤루의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제목이 정말 마음에 든다. I know why the caged bird sings. 첫 몇 장 읽어 보니, 금새 읽을 느낌이다. <흑인 페미니즘 사상>을 읽은 이후, 흑인 여성들의 소설에 부쩍 관심이 많이 간다. 겹겹의 차별 구조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책에서,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느낌을 좀더 섬세하게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컬러 퍼플>을 읽어야지. 아.. 읽어야 할 책들이 시리즈로 등장하는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만에 오늘은 책을 사야겠다. (간만 맞아??) 책을 산다고 생각하니, 조금 들뜨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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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6-18 1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산다는 비연님을 응원합니다! (응?)

저도 마야 안젤루 읽어야 하는데, 마침 집에 있기도 하고요. 후훗.
도나토 카리시 소설은 첫번째 작품이 제일 좋다고 해서 저도 속삭이는 자만 읽고 말았었는데, 이름없는 자도 읽어봐야겠어요. 저도 힘들고 어려운 책, 머리 쓰는 책 읽고 나면 후루룩 넘어가는 소설 읽고싶더라고요. 그냥 이야기에 푹 빠져서 넘길 수 있는 책이요. 그래서 저런 스릴러 책들은 일단 많이 사둬야 합니다!!! 우리가 괜히 그러는 게 아니에요! 책 사고나면 인증해주세요~ 후훗.

비연 2020-06-18 11:53   좋아요 0 | URL
저는 개인적으로 <이름없는 자>도 재미있었어요... 라지만 너무 무서운...ㅜㅜ
스릴러 책들은 나오는 대로 사는 저로서는, 으헝~ 다락방님 댓글에 완전 힘 나네요 ㅋㅋㅋㅋㅋ
책 사서 오면 인증샷 올릴게요~

저도 책 사는 다락방님을 응원합니다~ (응?.. 크크)

다락방 2020-06-18 11:54   좋아요 1 | URL
저 방금 [이름 없는 자], [미로 속 남자] 다 질렀어요! >.<

나는 미쳤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비연 2020-06-18 12:13   좋아요 0 | URL
오오오오오옷!!!!!!

유부만두 2020-06-18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삼부작 질렀어요;;;
안개 속 소녀 라는 영화도 있네요?
이건 작가의 다른 소설 영화판이군요.

비연 2020-06-18 13:35   좋아요 0 | URL
지르셨군요..ㅎㅎ;;;
<안개 속 소녀>라는 영화는 도나토 카리시가 직접 감독했네요!
같은 소설을 자기가 영화로 만든 듯.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71927

단발머리 2020-06-19 2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추리소설을 즐겨읽으시는 비연님이 참 신기하고 부럽고 그렇습니다. 저는 비연님 글만 읽어도 막 무서워질려고 그래요. 경찰과 살인, 미지의 사건과 단서. 그리고 마지막에 범인 검거의 그 구성요소들도 너무 멀게 느껴지고요.
마야 안젤루의 저 책은 진짜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인데, 전 아껴 읽었어요. 작가님이 돌아가셨다는 걸 아는데도 너무 만나고 싶고 그러더라구요. 책 사시면 인증샷 올려주세요. 가장 핫한 사진이라면 책사진 아니겠습니다. 하하하.

비연 2020-06-20 19:18   좋아요 0 | URL
추리소설은... 좋아하기 시작하면 참으로 놓을 수 없는... 무서워도 또 보게 되는... ㅎㅎ;;;
마야 안젤루의 책은, 놀랍습니다. 어떻게 그리 쉽고 솔직하면서도 많은 것을 담아 낼 수 있는 것인지.
저도 한줄 한줄 놓칠새라 읽고 있어요^^ 책 인증샷 사진은 곧곧..ㅋㅋ
 

 

술을 적게 먹어야 한다. 읽을 책은 산더미 같고 심지어 내 책장에 꽂혀서 읽어달라고 아우성치는 책도 수없이 많은데 술먹고 헤롱거리다가 며칠 보내면 독서를 못했다는 죄책감까지 더해져 아주 ... 별로가 된다, 기분이. 지금이 그런 상태. 요즘 손에 쥐고 있는 책만 해도 세 권인데... 오늘 겨우 꾸역꾸역 한 권을 끝냈다. 애나 번스의 <밀크맨(Milk Man)>. 이 책을 읽고 나니 더 후회가 된다. 아 벌써 읽었어야 했는데 이제야 다 읽고는, 좋았다고 페이퍼를 쓰다니. 아 정말 비연이란 인간...

 

 

 

 

 

 

 

 

 

 

 

 

 

 

 

 

 

 

이 책은, 1인칭 화자인 내가 12년 전 열여덟 살이었을 때를 회상하며 쓴 내용이다. 아일랜드의 적대적인 관계를 배경으로 했다고는 하지만 (저자가 북아일랜드 출신) 고유명사를 하나 쓰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그냥 가상의 공간이라고 해도 믿을 만하다. 그래서 그 위에서 우리는 많은 상상을 할 수가 있고 나의 해묵은 기억을 들쳐내보일 수도 있다. 

 

이쪽과 저쪽이 대립하는 시기, 반대자라고 찍히면 쥐도 새도 모르게 제거당할 수 있는 시기,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곳. 억압과 통제가 빈번하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소문과 비밀이 무성한 곳. 화자가 살고 있는 시기와 장소가 이렇다. 특히나 반군의 우두머리 격인 '밀크맨'에게 소위 말해 찍힘을 당한 주인공은 알게 모르게 조여오는 폭력에 대한 두려움에 매일이 너무나 힘들다. 더구나, 아무 일도 없었음에도 사람들의 소문에는 발이 달리고 날개가 달려, 벌써 그와 잤고 그의 정부가 되었고 그래서 '어쩌면-남자친구'와의 관계는 변절이라고 수근덕거리고 주인공은 엄마마저도 자신을 믿지 않는 가운데 고통을 견디고 두려움에 떤다. 이 이야기의 큰 줄기 위에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간다. 정치와 역사와 사회와... 그 수많은 이야기들의 날실과 씨실이 얽히고 섥히는 것을, 너무나 서사적이면서도 감정은 배제된 채 사실만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이 소설은, 누군가가 말했듯이 사무엘 베케트의 방식과도 유사하다 할 수 있겠다.

 

여기까지 말하고 엄마는 결혼의 의무에 대해, 로맨스에 대한 갈망과 현실 여성의 목표를 혼동하는 어리석음에 대해 설교하기 시작했다. 행복을 누리려고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고, 결혼은 신의 명령이고 공동체적 소임이자 책무이고 나이에 걸맞은 행동이고 맞는 종교의 아이를 낳고 의무와 한계와 제약과 구속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 (중략) ... 엄마는 이런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는 나이 들어가며서 엄마가 진심일까, 마음 깊은 곳에서도 정말로 여자와 여자의 운명은 그런 것이라 믿고 있을까 궁금해하곤 했다. (p81)

 

여자, 결혼에 대한 강제와 압박, 이런 분위기가 팽배한 곳에서 여성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스무살이 되면 노처녀가 되는 곳에서 주인공은 갖은 압박에 시달리고 이제는 밀크맨의 정부라는 소리까지 들으며 살게 되지만, 결국 책의 후반부로 가서는, 그렇게 한 결혼에서 실제 감정을 숨긴 채 살아온 엄마가 "지금까지 진짜 밀크맨에 대한 사랑을 '나는 그를 사랑하지 않아, 결혼했는데 어떻게 사랑할 수 있어!' 라며 억눌러온 것에 대한 죄책감과 엉뚱한 짝과 결혼한 것에 대한 괴로운 감정을 덮기 위해서 그러는 것 같았다. (p466)" 이런 심정으로 스스로의 감정에 충실해지며 자신의 외모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어쩌면 이 모든 일련의 과정 속에서 어른도 '진정한 어른되기'의 과정을 밟아가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여기 사람들은 대부분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진심을 말하지 않는 한편 누가 자기 생각을 읽으려 하면 그 사람에게 가장 위쪽 마음 상태만 드러내고 진짜 생각이 무엇인지는 의식의 수풀 안에 감춘다. (p61)

 

그러니까 그것은 결혼 문제 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펼쳐진 억압의 요소였던 것이다. 심지어 일몰을 보고도 사람들은 하늘의 색은 정해져 있다고 절대 여러 가지 색깔일 리 없다고 보이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지 못한 채 고집을 피운다.

 

 

"걱정하지 말아요." 그때 선생님이 말했다. "저녁놀을 보고 불편해하는 것도 평정심을 잃는 것도 다 좋은 일이에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의미니까. 깨어난다는 의미니까. 본심을 들켰다거나 망했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p118)

 

하늘은 파란색'이어야만' 한다고 고집부리는 학생들에게 선생님은 말한다. 두려워 말라고. 이게 시작이라고. 깨어나는 순간이라고. 그리고 주인공은 이미 어쩌면-남자친구와 일몰을 보며 색깔의 변화를 느낀 이후라 좀더 강렬하게 그 느낌을 전달받는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달라져 가고 있는 것이라는.

 

소설 내내, 답답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특히나 성적으로 위협을 받는 주인공에게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까봐 조마조마해 하기도 했는데, 조금씩 달라지는 분위기 속에서 좀더 성장해가는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에게서 뭔가 안심을 느끼게 되었다고나 할까. 희망의 한 조각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어스름한 밝은 실마리를 잡게 되는 마지막이 마음에 든다.

 

 

우리는 작은 대문을 열고 닫고 할 것도 없이 작은 산울타리를 훌쩍 뛰어넘었고 나는 초저녁의 빛을 들이마시며 빛이 부드러워지고 있다는 것, 사람들이 부드러워진다고 부를 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저수지 공원 방향으로 가는 보도 위로 뛰어내리면서 나는 빛을 다시 내쉬었고 그 순간, 나는 거의 웃었다. (p492)

 

아마 올해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마무리였던 것 같다. "나는 빛을 다시 내쉬었고 그 순간, 나는 거의 웃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대목과 마주치면 정말 뭔가 해소되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한 문장으로 많은 것을 표현하는. 서사구조가 일반적이지 않아 어렵고 복잡해보일 수 있지만, 읽다보면 어느 새 푹 빠져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리라 믿는다. 맨부커상 수상작이니 뭐니 들먹이지 않고라도 일독을 권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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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06-15 1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비슷하게 그렇게 꾸역 꾸역
읽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너무 여러 권을 동시다발로 읽다 보
니, 우선 순위에서 밀린 책들은 다시
읽게 되질 않더군요. 바빌로프의 책
부터 마저 읽어야 하는데...

비연 2020-06-15 19:29   좋아요 2 | URL
그래도 이 책은 그 여러 권 중에서도 찾아 읽게 되는 책이었어요.
세상에 왜 이렇게 읽어야 할, 읽고 싶은 책들이 많은 거죠? 흠냐...

letsgojin 2020-06-15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재밌었어요, 아무개가 많이 나왔던 기억이 나네요

비연 2020-06-16 19:05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정말이지, 아무개의 아들 아무개. 이러는데 머리가 빙글빙글 @.@

공쟝쟝 2020-06-16 0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마지막 문장 참 매력적이예요! 나는 거의 웃었다라니..!

비연 2020-06-16 19:05   좋아요 0 | URL
그쵸? 마지막 문장을 계속 생각하게 되는 거에요~

공쟝쟝 2021-03-08 1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이 변하고 있으니 어둠에 익숙해진 사람들도 조금씩 부드러워지면 좋으련만이요~! 책 읽고 독후감 다시 읽으니 더 좋아요. 한 번 ㄷㅓ 거의 웃습니다!

비연 2021-03-08 22:02   좋아요 0 | URL
거의 웃습니다... 다시 봐도 멋진.
 

 

 

 

 

 

 

 

 

 

 

 

 

 

 

 

역시,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흥미롭고 찬찬히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가. 그래서 재미도 있다.

 

 

자본주의 가부장제의 시각에서는 재생력의 터전으로서 종자와 여성의 육체가 최후의 식민지가 되는 셈이다. 이 창조적인 재생의 터는 전문가들의 가치를 '생산하고' 추가하는 '수동적인' 장소로 바뀐다. 자연과 여성과 유색인들은 다만 '원료'를 제공할 뿐이다. 여성과 자연의 공헌에 대한 평가절하는 식민행위에 개발과 진보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과 맞물려 행해진다. 소외를 의미하는 분리가 소유권과 통제의 수단이 된다. (p85)

노동이 비노동으로 정의될 때, 가치는 무가치로, 권리는 무권리로, 그리고 침략은 개량으로 정의된다. '개량된 종자'와 '개량된 태아'는 사실상 '점령된' 종자와 태아이다. 사회적 노동을 자연상태로 규정하는 것이 이 '개량'의 본질적 요소이다. 이것은 다음의 세가지를 동시에 획득한다. ① 그들이 착취하는 생산물의 원소유자의 공헌은 모두 부정하며, 그들의 활동을 수동적이라 치부함으로써 이미 사용되고 개발된 자원을 '사용되지 않고' '개발되지 않은' '버려진' 자원으로 변모시킨다. ② 착취를 '개발'과 '개량'으로 해석함으로써 '개량'했다는 주장에 근거하여 절도를 소유권으로 바꾼다. ③ 그리고 거듭 말하지만 이전의 사회적 노동을 자연으로 정의하고 아무런 권리도 부여하지 않음으로써 민중들의 관습적, 집단적 용익권을 '해적행위'와 '절도'로 바꾼다. (p95)

그렇다면 인간의 태아의 경우는 어떠한가? 그것은 분명 호모 싸피엔스 종이지만 인간의 특징적인 자질 중 어떤 것도 갖고 있지 않다. 즉 그것은 자기인식이 없으며 자율적인 이성적 존재가 아니다. 신경계도, 두뇌도 없으며 아무것도 경험하지 못한다. 경험능력의 결핍으로 인하여 이것은 인간이라기보다는 혹은 심지어 실험용 생쥐에도 못 미치는 양상추 같은 존재이다. (p117)

 

 

여기서 뿜었다. 양상추. 이렇게 인간을 단계별로 갈라서 최초의 몇 주 상태를 양상추로 결론지어 버린 것에 대해서. 고려할 필요가 없는 주체이며 그래서 이를 대상으로 연구도 하고 이를 낙태도 하고... 그렇게 여성과 태아를 분리해 버리는 것이고. 그래서 그들은 태아란 여성의 일부이며 여성과의 공생 관계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점은 어디서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최초의 분리는 여성과 태아의 분리이다 (p117-118)... 라는 것이지.

 

읽으면서 몇 가지 다른 책들도 떠올랐다. 아. 시간 있을 때, 이 책 좀 더 읽고 찾아서 같이 써봐야 겠다. 아, 우선 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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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6-09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벌써 100쪽을 넘기셨다니, 세자리수를 넘기셨다니... 18페이지에 멈춰있는 저는 비연님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습니다...

비연 2020-06-09 17:53   좋아요 0 | URL
흠... 저 곧 붙잡힐 듯 ㅎㅎㅎㅎㅎㅎㅎ
아무리 그래도 다락방님이 맘만 먹으면 바로 붙잡힐 것이라 긴장 속에 하루하루를...ㅎㅎㅎ;;;;

단발머리 2020-06-19 0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태아에 대해서는 좀 더 주의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태아를 양상추 같은 실험도구의 하나로 보는 과학자들의 천박한 시선이 이제 구체적으로 법의 보호를 받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하면... 참 암담합니다. 이상 아직도 두 자리수인 사람의 의견입니다. 저도 양상추까지 전진!

비연 2020-06-09 17:54   좋아요 0 | URL
태아에 대한 관점이 비단 태아에게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구나. 이를 품고 있는 여성과 태아의 관계 자체를 대수롭지 않게 보는 것이구나 라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깨달았어요. 환원주의적 과학론이 얼마나 세상을 망치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단발머리님, 양상추.. 사실 조금만 더 가면 나옵니다. 전진!

공쟝쟝 2020-06-09 2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후의 식민지... 저도 요책 어려워요. 뭐랄까 대부분 읽은 책들이 (시중에 나온 대부분의 패미니즘 책이) 자유주의 페미니즘 인 듯 해서요. (지금 한국에서는 그게 필요하기도 하고) 옳소 짝짝 그냥 힘줘! 나이브하게 읽어왔던 모양인지 마리아미즈의 책은 뭔가 더 생각하게 되요. 자칫 거기서 놓치게 되는 또다른 착취(혹은 가해).. 결국 최후의 식민지가 자연이라는 말이 되게 뼈아프고... ㅠㅠ

비연 2020-06-10 20:26   좋아요 1 | URL
마리아 미즈의 책은, 흔히들 말하는 페미니즘 영역 뿐 아니라 좀더 광범위한 영역을 접목해서 이것이 여성의 문제로 귀결되기는 하지만 여성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으 강조하다보니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생각할 거리도 늘어나고 말이죠. 전공이 전공인지라 재미있게 읽고는 있는데.. 참 쉽지 않은 문제다 라는 생각에 약간 막막한 기분도 있어요.
 

 

며칠 전에 사람들과 얘기하면서 여러 책 얘기가 나왔었는데... 내가 접하지 않아왔던 책이 이리 많았나 싶어 보관함에 푱푱 던지면서도 아 정말 책의 세계는 한도 끝도 없어 라는 탄식과 흐뭇함이 교차되는 심정을 느꼈다. 

 

기본적으로 나는 우리나라 작가들의 현대소설들을 잘 읽지 않는다. 이건 엄청나게 편협한 사고에서 비롯된 것임을 고백하면서.. 내가 접해본 여러 책들이 감정과잉과 구구절절한 잔소리가 많았어서 읽는 내내 질리는 기분이었던지라 가급적 피하고 있다 정도로 요약해보련다. 아울러, 시기적으로 적절하고 메세지는 줄 지언정 문학적으로는 형편없다고 감히 말하는 책들도 여럿이었다. 예를 들어,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 이슈가 워낙 되어서 일부러 찾아서 사서 읽었던 책이고, 읽자마자 중고서점에 내놓았었다. 이 작품에 대해 비난만 하겠다, 는 생각은 없다. 어쨌든 사회에 메세지를 남겼고 영화로도 제작되면서 여성들의 힘겨운 삶에 대해 뭔가를 던졌다는 차원에서는 의미가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 라지만 좀더 문학적인 완성도는 높였으면 좋겠다는 게 내 개인적인 바램이다. 어쩄든... 내가 읽은 책들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작가들의 다른 책을 읽지 않고 있었던 것은 좋은 자세는 아니었다 싶었다. 끊임없이 책이 나오고 있는데 그걸 다 외면하면서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폄하하려고 하는 것은.. 떼끼, 비연.

 

 

 

 

 

 

 

 

 

 

 

 

 

 

 

 

우선 이 책을 보관함에 담았다. 김봉곤. 이름만 들어온 작가이다.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한 것도 들어 알고 있었고.

 

리드미컬하고 감각적인 문체와 서사적 역동성으로 젊고 강렬한 사랑을 그려내는 신인작가 김봉곤의 첫 소설집. 그는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Auto'로 등단할 당시 심사를 맡았던 소설가 구효서, 은희경으로부터 "퀴어의 사랑과 이별, 기억, 시간, 장소, 글쓰기 등의 다양한 무늬를 점프 컷과 소격효과 등의 기법을 통해 노스탤지어라는 캔버스에 개성 있게 그려낸 작품"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알라딘 책소개 中)

 

그러나 이런 평을 받고 있는 줄은 몰랐다. 한번 읽어보고 어떤 느낌인 지 직접 접해봐야 겠다 라는 마음을 먹어본다.

 

*

 

 

그리고 정희진 선생님의 책들. 현재 <나쁜 사람에게 지지않으려고 쓴다> 를 읽고 있는데.. 사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정희진 선생님이라서라기보다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이다. 그리고 짬짬이 읽고 있는데, 관점이 꽤 독특하구나, 쓰는 어휘가 남다르구나 이 정도를 느끼며 읽고 있다. 읽는 책의 스펙트럼도 엄청 넓구나 싶고. 그러나 함께 책 이야기를 하던 사람들 중 한 명이 <혼자서 본 영화>를 주면서 이거 읽어봐야 한다고 했다. 정희진 선생님의 책도 이전 것들이 더 좋을 수 있다고. 지금 내 책상 위에 소중히 올려져 있다. <나쁜 사람에게...> 다 읽은 후 바로 집어 읽을 생각이다.

 

 

 

 

 

 

 

 

 

 

 

 

 

 

 

 

이런 책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많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고 그들에 대한 감상도 솔직히 말하는 그 자리가 참 좋았다. 다른 데선 누릴 수 없는 기쁨. 책 이야기 꺼내면 다들 너 뭐하니? 라는 눈길인지라, 애써 피하는데 피하지 않고 마음대로 말해도 다들 알아듣고 얘기 나눌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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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이 책을 시작했다.  500페이지가 넘어서 좀 일찍 시작할 수 밖에 없었음을.. 고백... 흠냐. 근데 페미니즘 책들은 서문이 왜 이리 긴 것인지. 이 책도 서문이 거의 50페이지에 달한다. 10%가 서문. 서문. 서문. 안 끝나...

 

 

 

 

 

 

 

 

 

 

 

 

 

 

 

이것은 지구와 함께, 공동 창조자 및 공동 생산자로 일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복하고 훼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전하고 치유하기 위해서 우리의 지성을 써야 한다. 이야말로 지구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창의적이며 건설적인 인류세다. 지구 민주주의는 오만함 대신 생태적 겸허함에, 부주의하고 맹족적인 권력, 통제, 폭력의 행사 대신 생태적 책임감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인간으로서 지구상의 생명 및 스스로의 미래를 보호하려면, 우리는 어머니인 지구의 권리, 지구에 대한 우리의 의무, 지구가 품고 있는 모든 존재에 대한 일체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우리의 세계는 자본주의 가부장제에 의해 '자본', '기업', '성장' 같은 허구 및 추상개념을 둘러싸고 구조화되어왔으며, 이런 것들이 부정적인 힘을 마구 풀어놓아 파괴적인 인류세를 만들어왔다. 우리는 다시 뿌리를 내려야 한다. 지구에, 지구가 가진 다양성에, 그 삶의 과정에 다시 두 발을 딛고 창조적 인류세를 위한 긍정적 힘을 가득 채워넣어야 한다. (p26)

 

자, 6월이다. 재미나게 신나게 시작해보자, 책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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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6-01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 이 책도 서문이 그렇게 많단 말인가요? ㅠㅠ 제발 서문을 좀 짧게 써주세요, 작가님들 ㅠㅠ 서문 읽다가 지친단 말입니다. ㅠㅠㅠ

비연 2020-06-01 11:34   좋아요 0 | URL
제 말이... 너무 할 말이 많으신 저자들이라.. 이 책을 읽고 제대로 요점 파악해야 한다고 미리 훈련시키는 느낌이랄까요.. 그러니까 저 훈련받는 중. 아직 서문.. 서문...

단발머리 2020-06-01 12:52   좋아요 0 | URL
서문 끝나면 서론 있답니다.
후다닥!!!

다락방 2020-06-01 12:57   좋아요 0 | URL
네?!

비연 2020-06-01 13:06   좋아요 0 | URL
눼에...?????

공쟝쟝 2020-06-02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 너무 좋앙 🥰

비연 2020-06-04 10:31   좋아요 0 | URL
우힝~ ♥
 

 

어제부로 <흑인 페미니즘 사상>을 다 읽었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워낙 빽빽하고 두꺼운 책이라 5월 내에 다 읽으려고 열심히 달렸더니 헥헥. 한숨 돌리고 싶은 심정이다. 한번 리뷰를 쓸 작정이긴 한데 그 전에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수많은 흑인 여성 작가들이 좋은 책을 써냈었구나 라는 걸 새삼 깨달아서 말이다. 최근에 이 책에서도 인용했던 토니 모리슨의 <빌러비드>를 읽고 이미 토니 모리슨의 책은 몇 권 사둔 터라, <흑.페.사>에 나온 다른 책들을 몇 권 더 구입해야겠다 하며 책을 덮었었다.

 

 

 

 

 

 

 

 

 

 

 

 

 

 

 

 

 

 

오늘 출근하자마자 뒤져 이 책들을 구매했다. 마야 안젤루의 책은, 이미 보관함에 있었다. 언제인가 이 사람의 생애를 듣고 (정말 처절하고 치열했다) 책을 읽어봐야겠다 하고 는 잊고 있었던 듯 싶다. 제목 자체가 왠지 마음에 꽂히기도 하고.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미국을 대표하는 흑인 여성 시인의 감동적 자서전 소설. 이 책은 세 살 때부터 열여섯 살 때까지 유년기에서 사춘기에 이르는 13년 동안 마야 안젤루 삶의 기록이다. 안젤루의 저서 중에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걸쳐 가장 널리 읽히는 책이다 (알라딘 책 소개 중) ... 라는 글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플 수 있겠다 싶기는 하다.

 

<컬러 퍼플>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1986년에 영화로 만들어 익숙한 제목이다. 영화를 보면서 여주인공의 인생이 너무 힘들어서 사실 끝까지 보지 못했다...ㅜ 이제 책으로 만나 보려 한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최초의 흑인 여성 작가이자 사회운동가 앨리스 워커의 대표작. 편지글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1910~1940년대 사이로 추정되는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사회 속에서 흑인 여성들이 경험하는 고통스러운 삶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면서, 절망 속에서도 빛나는 여성들의 결속력과 강인한 생명력을 그려낸다. (알라딘 책 소개 중) ... 앨리스 워커의 이 책은 아마 <흑.페.사>에서 얘기했던, 그리고 강조되었던 여성들간의 결속과 연대에 대해 생각하게 할 것 같다. 비참한 내용이라 좀 겁도 나는데 (요즘은 힘든 소설을 읽으면 너무 힘들다) 그래도 오자마자 읽어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책을 읽고, 그 책과 연관된 책을 또 이어서 읽고.. 이런 chain을, 나는 정말 사랑한다. 연속적인 책읽기 속에서 알게 된 것들이 좀더 공고해지는 느낌을 좋아한다. 페미니즘 책을 읽으면서 이런 류의 독서를 하게 된 것이 많이 기쁘기도 하고.

 

 

 

 

 

 

 

 

 

 

 

 

 

 

 

 

 

토니 모리슨의 책들 중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빌러비드>는 이미 읽었으니, <흑.페.사>에서 계속 예로 들었던 <술라>를 먼저 읽어야겠다 하고 있다. 아 읽어야 할 책들이 이리 많구나. 야홋.

 

*

 

물론 책을 사면서 이것만 사진 않았고. 몇 권 더 구매했음을 살짝.

 

 

 

 

 

 

 

 

 

 

 

 

 

 

 

 

 

 

<중독자의 죽음>은 지난 번에 샀는데.. 아 다시 가슴이 쓰리다.. 그냥 버린 듯 하여 재구매. 존 르 카레의 <스파이의 유산>은 좀 망설이다가 구매. 스파이소설 작가지만 제대로 된 작가라고 완전 인정하고 있는 존 르 카레의 책이긴 한데 최근작들은 실망스러운 게 좀 있어서 아 이것도 그러면 어쩌지 불안하긴 하다.

 

<술안주가 필요한 모든 순간..> 이 책은.. 혼술을 먹고 가끔 지인들을 부를 때 적당한 술안주를 찾느라 인터넷의 거대한 바다를 헤매는 것에 지쳐 아예 단행본으로 구입하기로 마음 먹고 사는 책이다. 큰 도움이 되어 줄 것을 기대하는 바.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는.. 번역가 권남희의 에세이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요즘 이런 제목 달고 나온 책들은 딱 질색이라 전부 외면하고 있었는데... 이 책은 권남희가 썼다 그래서 그런 지 사람들 평이 나쁘지 않아서 그런 지 괜히 사고 싶어져서 말이다. 읽다가 시시하면 바로 중고로 보낼 예정이긴 하지만 일단 구매. 

 

*

 

아무 때나 책 사는 걸 방지하려고 혼자 정한 규칙이 한 달에 2회,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회로 정한 거였으나, 이번 5월에는 이게 벌써 4번째 구매다. 자중을.. 읽지도 못하고 마구 쌓여가는 책들을 보며 에구, 몇 달 자중해야지 하다가도 읽고 싶은 책 (정확히는 사고 싶은 책)이 발견되면 이눔의 손꾸락이 막 자동으로 움직여 어느 새 구매 버튼을 누르고 있으니 이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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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5-26 1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네 번째 구매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지금 사고 싶은데 꾹 참고 6월에 사자, 하고 있어요. 6월이 되는 순간 커피도 사고 책도 사자. 5월에 저도 이미 넘치게 책을 사둔 터라..이러면 안되는데!
그렇지만 저도 흑페사 읽고 나니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졌단 말이에요. 엉엉.
책을 또 사야 하는건 고민되지만, 그러나 읽고 싶은 책이 많아지는 건 너무 좋아요! 비연님이 말씀하신 연결되는 독서 진짜 좋아요!

비연 2020-05-26 14:24   좋아요 1 | URL
그렇습니다.. 네번째 구매..철푸닥. 6월에는 책을 사지 않으리라! 하고 있습니다만.. 아아. 지킬 수 있을까요?
그러나 정말, 읽을 책이 많다는 건 행복. 특히나 지금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라니..ㅎㅎㅎ
이게 다 함께 책읽기 덕분인 것 같아요! 우힛. ... 6월에는 책을 사지 않는다 주문을 외우며. 흠냐.

유부만두 2020-05-28 2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술라 강추 강추합니다. 빌러비드나 다른 소설에 비해 ‘그나마‘ 순한 편이고요. 두 여자 사이의 우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에요.

비연 2020-05-29 09:52   좋아요 0 | URL
<술라> 얼렁 읽어야겠어요. <빌러비드>는 사실, 마음이 많이 아파서, 어느 부분에서는 진도를 못 나간 적도 있었어요. 참으로 비참하고 끔찍한. 순하다고(!) 하시니... 이제 <술라>를 챙기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