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input과 output도 그렇고 일의 input과 output도 그렇고. output > input 이어야 가성비 높은 삶이 되는 걸텐데 말이다. 그 input이 무엇이고 output이 무엇이냐는 때마다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일의 input은 노력이 될테고 output은 ... 예전같으면 보람, 이라고 답했겠지만 이제는 돈.. 이라고 답해야겠지. 일했는데 돌아오는 금전의 양은 별로다 라고 한다면 그만큼이 보람이나 명예나 칭송이나로 채워지던가 하면 그나마 상쇄되겠지만,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 인생이 되는 것 아닐까. 나의 요즘은 몇 달전에 비해서 무지하게 가성비가 떨어지고 있는데, 그 나머지 부분이 뭔가로 채워지고 있는가, 문득 궁금해져서 도닥거린다. 


기본적으로 누가 나를 칭찬하거나 잘했다고 잘한다고 열심히 말해주는 것은 나의 기분을 낫게 하지 못한다. 그냥 그런가 보다.. 그보다는 내가 나한테 만족이 되어야 의미가 부여되는 게 나라는 사람인 것 같다.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지양하고 있는 일이, 그런 입으로 하는 부추김들인지라, 이런 것에 기분 좋아지는 스스로가 좀 더해지면 꼰대가 되기 딱 맞다 싶어서 말이다. 누구나, 그런 것에 약하고 그래서 어깨가 으쓱해질 수는 있지만 그런 것에 취하게 되면 나중엔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만 주위에 두게 된다. 쓴소리 하는 사람이 싫어지게 되는 순간, 소위 말하는 꼰대의 길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지. 그래서 항상 조심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나이를 먹으니 그게 그렇게 쉽지 않고.. 나이먹을수록 귀만 얇아진다더니 달콤하고 띄우는 말들에 혹하는 게 사실인 듯 하다. 나이 많은 선배들의 심정을 이해하게 된다고나 할까.. 아니다. 이게 꼰대의 첩경이지. 이해. 이거. 


가성비가 떨어지는 이유 중의 하나는, 능률의 문제인 것 같다. 예전에는 많은 일들이 주어지면 밤을 새서라도 하고 그렇게 몇날 며칠 쭉 달려도 괜찮았다. 그러니 시간을 좀더 폭넓게 쓸 수 있었던 게지. 지금은 일을 하려고 해도 피곤하고 힘들고 며칠 죽자고 하면 그 다음 며칠은 그로키 상태가 되니, 일의 양을 다 해치울 수가 없는 상태인 것이다. 그렇다. 나이를 먹은 거고.. 나이를 먹으면 이런 식으로 효율이 떨어지는 모양이다. 예전 생각하고 일을 하다간 너도 나도 망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걸 절실히 깨닫고 있다. 술이랑 비슷한가. 예전처럼 술 먹었다가는.. 정말 아멘 하는 상황이 도래한다는 걸 얼마 전부터 알게 되어서 가급적 많이 먹는 것은 자제하고 있는 중인데, 아마 이런 거랑 비슷한가 보다. 나이에 장사 있겠는가. 인정하고 내가 일을 조절해야 하는 때가, 내게도 드디어 온 것. 


















바빠도 책을 거를 순 없어서 <성의 역사 1>을 조금씩 꾸준하게 읽어나가면서 (이렇게 읽다간 내년에나 다 읽겠다 싶지만) 소설책 한 권도 집어들었다. 콩쿠르상에 빛나는 <모두가 세상을 똑같이 살지는 않아>. 제목이 정말 맘에 든다. 


요즘 사유리씨의 비혼 출산에 대해서 말이 많은 모양이다. 사유리씨의 용기에 정말 경의를 표하는 바다. 아마도 이걸 계기로 사람들의 잠재된 욕망이 겉으로 표출되면서 결혼에 관계없이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로 출산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남자들은 대부분 , 아빠 없이 정상적인 가정도 아닌 데서 아이가 제대로 크겠는가, 아빠의 사랑을 안 받고 자라는 게 그 아이에게 행복한 일인가, 뭐 이따위 논리로 반대하는 것 같던데, 그렇게 생각하면 유복자나 한부모 가정이나 고아는 기본으로 불행을 깔고 들어간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아빠가 없다고 그 아이가 불행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누구도 남자가 아빠를 하고 여자가 엄마를 하는 가정을 정상적이라고 말한 적도 없다. 일반적으로 그렇다고 해서 그게 정상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예전에 보던 미드 내용 중에 그런 게 있었다. 어떤 상류층의 부자인 중년 남자가 있었다. 평소에는 아주 멋진 수트를 입고 많은 사람들의 리더를 하는 근엄한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살해를 당했고 그래서 그의 주변을 파다 보니 그에게 비밀의 방이 있었다는 게 밝혀졌다. 거기서 그는 기저귀를 차고 아이 침대 위에 누워 손가락을 빨며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어렸을 때 부모님 특히 엄마가 너무나 엄격하여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자란 배경을 가져서 퇴화증상을 보이는 상태였다... 애정이란, 명칭으로 존재한다고 해서 그 명칭만큼 저절로 생기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엄마라는, 아빠라는 명칭 속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을 주는 사람도 있지만 안/못 주는 사람도 있고 어쩌면 더 심하게 아이를 대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생물학적 아버지라야 그 아이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아마도 남자들은 그런 대의명분보다는 자신들이 한낱 '정자기증자'로 전락할까봐 두려운 게 아닐까.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론, 문제가 하나도 없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어떤 결정이든 문제가 있다. 사유리씨의 아이가 크면서 아빠가 없어서 외로울 수도 있다. 아빠의 애정을 갈구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상황들은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지금부터 그럴 것이라고, 그런 일이 일어나서 그 아이 인생에 애초에 먹구름이 드리워질 것이라고 단정지을 만한 사안은 아닌 것 같다. <모두가 세상을 똑같이 살지는 않아> .. 라지 않는가. 


일하자. 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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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0-11-19 15: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장바구니에 퐁당 넣어놓았어요. 모두가 세상을 똑같이 살지는 않아_ 제목 좋아요. 제가 꿈꾸는 세상 풍경 중 하나는 이런 게 있어요. 비연님은 저에게 일본어를 가르쳐주시고 저는 비연님에게 스페인어를 가르쳐드리는 거요. 책상에는 커피도 있고 마들렌도 있고 와인잔도 있고 와인도 있고 막 그래요. 그래서 공부는 조금 하고 나중에 놀아요 ㅋㅋㅋㅋ 오늘도 힘.

비연 2020-11-19 18:48   좋아요 0 | URL
수연님의 꿈이 이루어지는 그날을 상상해보니.. 입가에 미소가.. 우힛.

단발머리 2020-11-19 15: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연님 꿈을 제가 응원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본적으로 누가 나를 칭찬하거나 잘했다고 잘한다고 열심히 말해주는 것은 나의 기분을 낫게 하지 못한다. 그냥 그런가 보다.

: 이건 말이지요. 득도한 분의 생활자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희일비하잖아요. 제가 바로 그런 사람인데요. 그냥 누가 칭찬해주면 그 말을 3회는 반복한답니다. 진정한 득도인 비연님! 제가 심히 존경하옵니다!!!!

비연 2020-11-19 18:49   좋아요 1 | URL
흠흠.. 그것은 득도라기보다는... 흠흠.. 그냥 제가 좀 남의 말을 잘 안 듣는 성격이라 그런 것 같..;;;;

라로 2020-11-20 1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풋과 아웃풋은 대부분 -가 아닐까요?? 그나저나 저도 단발머리 님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비연 님은 득도하신 것 같아요!! 진정한 득도인은 알라딘의 비연 님!!!!! 멋지십니다!!^^

비연 2020-11-20 13:07   좋아요 1 | URL
(-)가 기본..그럴까요.. 흑. 단발머리님께도 답글 드렸지만.. 제가 남의 말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런 듯 ㅠㅠㅠㅠㅠ 득도는 다혈질이라 안 되구요ㅠ

라로 2020-11-21 02:42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비연 님이 다혈질이라니 안 믿어져요!!ㅎㅎㅎㅎㅎㅎㅎ

비연 2020-11-21 07:26   좋아요 0 | URL
앗 ㅋㅋㅋㅋㅋ 글에선 안 보일 지 몰라도 ^^;;;
 

1. 


이 맘 때 첫눈이 오지 않았던가.


2. 


어젠가, 한겨레신문에 난 김민식 PD의 글이 화제가 되었었다. 화제가 되었다.. 라고 하니 뭐 좋은 일인 것 같네. 구설수에 올랐었다... 가 맞겠다. MBC 파업을 주도했었고 나름 반짝이는 (글이 훌륭하다기보다는) 책을 낸 사람이라 내가 뭔가 기대란 걸 했었나보다. 그 글을 읽고 그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내가 아는 사람이 맞는지 사실 다시 한번 봐야했다. 그렇다. 다시 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느껴지는 것은, 배신감? 절망감?.. 보다 욕설터짐. 


사과의 글을 올렸고 컬럼글도 내렸다지만, 그런 글을 쓰면서도 (아마 몇 번은 고쳤겠지?) 전혀 문제 없다고 생각한 저자나, 그런 글을 실으면서도 전혀 문제 없다고 생각한 신문사 데스크나... 다 그놈이 그놈인가 싶고. 이렇게까지 생각하고 싶진 않은데 그 저자가 남성임을 생각하게 한다. 편견을 가지지 않겠다고 나름 열심히 노력하는데, 어제는 정말 입에서 욕이 나오고 있었다. 그 어머니의 인생과, 그 어머니의 인생을 바라보는 아들(놈)이 교차하면서 이 세상의 지식인이라고 하는 남성들의 수준은 도대체 그 바닥이 어디인가 라는 비통함까지 들었다. 


3. 


오늘, 세미나가 있었다. 기업 임원이 와서 자기네 현황이랑 얘기하는 시간이었는데, 너무나 재미가 없었다. 끝나고 누군가 질문을 했다. 현장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어떻게 하느냐고? 귀가 솔깃. 내가 관심있어하는 부분이다. 근데 그 분의 대답. "서로 스킨십을 하면서 잘 지내야죠." 이게 뭔 말인가. 커뮤니케이션 얘기하는데 왠? "글고 남자들만의 그런 거 있잖아요. 술 먹으면 얘기 잘 되는 거. 저 술 잘 합니다." ... 여기가 21세기 맞나? 타임머신을 타고 "back to the past"를 한 이 더러운 느낌은 뭔지. 그 앞엔 젊은 여성들도 삼분의 일은 차지하고 있었는데 아니 그럼, 술 잘 먹어야 일이 잘 된다는 뜻인가?... 물론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 있나요? 할 수도 있지만 그 한마디에서 그 사람의 업무태도가 드러났고 나머지 질문들에 대한 답도 딱 그 수준이었다. 


4. 


세상은 많이 변헀다.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은 20세기에 살고 있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회사라는 데 다니면서 술 잘 먹으면 유리할 수 있다. 남자들의 교류는 주로 그렇게 이루어진다. 그래서 여자들이 회사에서 자리 매김하기 위해 술자리에 억지로 가고 술 잘 먹는 시늉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그런다고 남자들끼리의 오고가는 이야기들을 다 해주는 것도 아니다. 그냥 성별이 섞여있으니 재미나다, 그 정도. 무엇보다 21세기에는 이제 밤에 늦게까지 술을 먹으며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교류를 하는 건 지양해야 할 일이다. 집에서 일할 판이고 얼굴 안 보고 화상으로 다 해결해야 할 판이다. 실력을 키워야 하고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그걸 바탕으로 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세워야 한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는 여성들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술을 먹어야만 커뮤니케이션이 된다고 생각했던 남성들이 걷어지면, 남는 것은 실력으로 무장한 여성들일 수 있다. 


5. 


이 맘 때가 되면 좋은 시절이 오리라 생각했었다. 첫 눈을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 다들 첫 눈 오는 시기가 마음 속에 다르게 각인되는 것처럼, 어쩌면 좋은 시절도 다들 생각이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생각할 때, 좋은 시절은 좀 남아 보인다. 정서적 폭력 운운하며 아빠가 엄마를 때리는 걸 당연시하고 남자들끼리 술 진탕 먹고 교류하는 것을 업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 있으니.. 좀더 기다려야 할까보다.


6. 


책이나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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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11-11 13: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스킨십...... 술도 그렇지만 스킨십도 빻았는데요? 미쳤나봐요 진짜 -.-
에휴.... 갈 길이 정말 멀어 보이네요.

성의 역사.. 저도 가방에 있습니다. ㅜㅜ

비연 2020-11-11 14:37   좋아요 1 | URL
정말 갈 길이 멀어요...ㅜ
<성의 역사> ㅎㅎ 저도 매일 들고‘는‘ 다니는..ㅜㅜ

라로 2020-11-11 14: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성의 역사] 저도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글이에요!!! 빡쳐! 한국은 아직도 20세기에요??? 화나요!!!

비연 2020-11-11 14:38   좋아요 0 | URL
라로님이 빡친다고 하시니... 왜이리 반가운 거죠.. ^^;; 저도 막 빡칩니다. 한국은 아직 20세기 맞는듯요.
다음 세대는 제발, 이런 세상에서 좀 벗어나 살길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ㅠㅠ
<성의 역사>는.. 뇌구조를 바꾸는 지난한 작업이 좀 필요해서 진도가 더디네요 ㅎㅎ 같이 읽어요 라로님!

라로 2020-11-12 13:26   좋아요 0 | URL
이 책 전자책으로 있을까요?? 안 그러면 저는 불가ㄴ...ㅠㅠ

비연 2020-11-12 13:57   좋아요 0 | URL
흠.. 전자책은 없어보이는데 ㅜㅜ

수이 2020-11-11 2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제 간만에 욕을 아주 찰떡지게 어마무시하게 했지요. 이래저래 만우절도 아니고 만우절에 칠 장난도 아니고 어째서 한없이 존경심만 담아서 우러러봐야할 책 많이 읽는 어머님을 욕되게 하는지 그것도 지식인이라는 틀로_ 아 다시 말하고 있으니까 마구 또 욕 방언 터져나오려고 해요. 비연님 오늘 세미나 같이 한 그 분도 참 뭐라고 말을 못하겠어요. 아 진짜 다들 왜 그럴까요......

비연 2020-11-12 01:20   좋아요 1 | URL
입으로 욕설 뱉은 게 얼마만인가 싶었죠. 지식인이라는 정의 자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구요.
오늘 세미나 한 분은... 악의는 없었겠죠. 그렇지만 악의가 없다고 다 용서되는 건 아니잖아요? 요즘 이런 책도 더 읽고 그래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어서인지... 속에서 불길이 화악. 이해할 수 없는 일 투성이에요. 정말, 앞으론 달라져야 할텐데. 조금씩 말고, 획기적으로.

syo 2020-11-12 1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분노의 포도알갱이가 나타나서 다 뒤집어 엎으까?! 으아아아아아아!!!

라고 말은 해보지만 실제로는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입니다.

비연 2020-11-12 13:5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you can do it!

han22598 2020-11-13 06: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뮤니케이션의 뜻이 먼지 모르는 무식쟁이. 사람이 잘 변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그런 사람들은 내 눈앞에 띄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ㅠㅠ 세미나 같은 곳에서 알짱거리지 말고 ㅋ (걸리면 가만 두지 않겠어!)

비연 2020-11-13 12:32   좋아요 0 | URL
사실 요즘엔 나이가 들어서인지, 생각하는 게 막 말로 나오고 행동으로 튀어나오기 일보직전까지 가는 지라... 손이나 발 움켜쥐고 입 틀어막느라 힘들었어요.. =.=; 좀 말다운 말을 하는, 글다운 글을 쓰는 사람들만 보며 살 수는 없을까 계속 그 생각 하면서.
 

 

묘하게, 영원히 죽지 않고 살아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이 있다. 그냥 그대로 남아서, 멋지게 살아줄 것 같은 느낌. 내게는 그런 느낌을 주는 사람이 숀 코너리(Sean Connery)였다. 그런 그가, 오늘 90세로 돌아가셨다는 속보가 떴다. 쿵.

 

 

 

 

 

 

 

 

 

 

 

 

 

 

 

 

 

 

1대 제임스 본드로 워낙 유명한 배우이지만, 내게는 <장미의 이름>에서 수사 역할을 했던 그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박혀 있다. 움베르토 에코가 그려냈던 그 수사를, 숀 코너리만큼 잘 소화해내기도 힘들겠다 생각하면서 영화를 봤었는데. 움베르토 에코도 세상에 없고 이제 숀 코너리도 없다. 책과, 영화만 남았다.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 데 없구나...

 

 

 

 

 

제임스 본드로 나올 때도 멋졌지만, 나이가 들수록 섹시함이 더해졌던 보기 드문 배우였다. 아버지는 노동자, 어머니는 청소부였고 스코틀랜드 혈통이었지만, 영국 이튼스쿨을 나왔다는 제임스 본드 역할을 멋지게 해냈고 <언터처블(Untouchable)>로 아카데미 남우 조연상도 탔으며,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열렬히 지지했던 사람이었다. 2006년 은퇴를 선언하고는('백치들같은 영화인들에 신물이 난다" 라며..ㅜ), 유명한 영화 제의(반지의 제왕 같은)도 모두 거절한 채 조용히 지냈었다. 90세면, 천수를 누릴 만큼 누렸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왠지 서글픈 것은, 이런 그가 이제는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 이 먼 타국에 있는 나라는 사람에게도 믿어지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인생이 참으로 허무하구나, 10월의 마지막날 다시한번 절감.

 

개인적으로 무진장 좋아하는 작가 움베르토 에코와 언제나 어디서나 멋진 모습이었던 숀 코너리를 기억하며 <장미의 이름> 책과 영화를 다시 보는 기회를 올해 내에 가져야겠다. RIP, Sean Conn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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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10-31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스타에서 소식을 접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비연 2020-10-31 23:56   좋아요 1 | URL
흑흑...ㅜㅜ

꼬마요정 2020-11-01 0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깜짝 놀랐네요ㅠㅠ 참 멋진 배우였는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비연 2020-11-01 02:41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에요..ㅠ 명복을 빕니다...

라로 2020-11-01 0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최근에 <장미의 이름>을 다시 읽고 있어요. 사실 읽기 시작한 이유는 숀 코넬리의 역할이 컸는데,,,이제 이 세상을 떠났군요!! 제 남편이가 제일 좋아하는 제임스 본드도 숀 코넬리인데,,,, 어떤 사람은 존재 그 자체가 압도적인 사람이 있는데 숀코넬리가 그런 사람이죠. 명복을 빕니다.

비연 2020-11-01 07:37   좋아요 0 | URL
정말 대체불가한 배우였다 싶어요. 이제 좋은 곳에서 평안하기를.. 괜히 쓸쓸해집니다.

페크pek0501 2020-11-01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멋진 배우였지요. 명복을 빕니다.

비연 2020-11-01 13:57   좋아요 0 | URL
Rest in peace.. 어느새 하늘나라에 계시겠죠..ㅠ
 

 

1.

 

어젠 대학 동창들과 함께 하는 행사가 있었다. 나야, 큰 기여를 한 건 아니지만, 애쓴 친구들이 고맙고 미안해서 자리라도 채워주려고 갔었다. 오랜만에 학교에 가서 기념관 강당에 앉아 있으려니... 왠지 감회가 깊어지는 듯 했고. 코로나 때문에, 큰 행사로 기획되었던 것이 그냥 조촐하고 간소하게 치뤄져서 서운한 마음도 없지 않았으나, 내년에 좀 잠잠해지면 다시 할 계획이 있는 지라 이 정도로 작은 행사라도 하는 게 어디냐 하는 마음이었다. 옛 사진을 모아서 동영상으로 만들어 틀고 그 시절 그 때 유행했던 일들을 얘기하고 그 때는 몰랐지만 이제는 알게 된 친구들과 이얘기 저얘기 하는 시간들이, 좋았다.

 

나는 사실, 낯가림이 좀 있는 편이라, 쉽게 마음을 열기가 어려운 편에 속하는데... (사실 겉으론 안 그래보여도 오래 걸린다) 희안하게도 그 시절을 그냥 기억으로 공유한다는 것만으로도 괜한 친근감이 드는 게, 동기라는 존재인 것 같다. 처음 보는 얼굴을 보고 바로 말을 놓고 부어라 마셔라 하고 옛날 얘기도 하고 지금 얘기도 하고 해도 그다지 어색하지 않는 상대는 드문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많이 바빠서, 사실 행사 참여한다는 게 쉽지 않았는데, 잘 다녀왔다는 생각을 했다. 2차 가기전에 도망치긴 했어도.. ㅎㅎ 어쨌든, 앞으로 자주 보게 될 친구들일 듯 하다. 내가 원하기도 하고.

 

2.

 

오늘 이건희 회장이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는 기사를 접하고, 더욱.. 참 인생무상이로구나. 세상의 많은 부귀영화도 사람 명줄 앞에선 하나 소용없는 거로구나. 6년이나 병상에 있었다는데, 뭔가 마음은 작동하고 있었을까. 지나온 생을 반추할 정신은 있었을까... 라는 생각에 괜히 아련해지는 마음이다. 과오가 있다고 해도, 했던 일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아쉬웠던 부분은 또 아쉬워하는 게, 고인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사는 게 참 힘들고 외로왔지 않았을까.. 라는 애틋함도 든다. 내가 확실히 나이를 먹긴 먹었다.

 

인생무상이라. 살면서 나에게 주어진 생을 더욱 소중히 하며 지내야겠다 라는 마음이 진하게 든다. 어쨌든 내 인생만이 내 것이니, 마음에 안 들어도, 속상한 점이 있어도, 그게 내 인생이니까. 나라는 사람이, 다행히도 남을 부러워하는 마음은 전혀 없다는 게 다행이다 싶다. 누가 무슨 짓을 하든, 잘난 척을 하든, 별로 신경쓰이지 않을 수 있어서 말이다.

 

3.

 

 

 

 

 

 

 

 

 

 

 

 

 

 

 

요즘 이 책을 읽고 있다. 10월은 바빠서 페이퍼로 뭔가를 남기지는 못하고 (사람. 장소. 환대도 읽고 나서는 할 말이 많았는데, 시간 지나니까 다 까묵..;;) 읽는다는 표만 이렇게 낸다. 반쯤 읽었는데, 아쉬운 점이 다소 있는 책이다. 프로이트를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개요를 짚을 수 있어서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깊이와 insight는 좀 부족해보이는 책이다 라는 생각이... 그러나 읽다보니, 내가 프로이트의 후기 저서들을 읽은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라는 깨달음이 들어서 이 책 읽고 몇 권 챙겨봐야겠구나 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내겐 도움이 되는 책이긴 하다... 라지만, 정말 이상하게 매년10월 11월은 바빠서 꼼짝을 할 수가 없는... 체력도 딸리고. 이 읽고 싶은 책들을 어느 세월에 다 읽을까 라는 약간의 좌절감이 스미는 일요일 오후다. 일단은, 해야 하는 일들을 하면서 생각해보자. (근데 낼 모레 제주도 여행간다지요?..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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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0-10-25 14: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주도 여행가는 비연님이 저는 부럽습니다. ㅎㅎㅎ

비연 2020-10-25 14:53   좋아요 0 | URL
흠흠.. 사실 저도 마음은 들떠 있는데, 덕분에 일요일도 일을 해야 하네요 ㅎㅎ;;;;
가서 사진 올릴게요~

수이 2020-10-25 14: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주도 포토들 기대기대~ 프로이트 콤플렉스도 얼른 읽어야겠어요

비연 2020-10-25 19:39   좋아요 0 | URL
ㅎㅎ 사명감(?)을 가지고 사진 잘 찍기로^^ 프로이트 컴플렉스 고고~

단발머리 2020-10-25 18:05   좋아요 1 | URL
사진 부담 가지실 필요 없다지요. 막 찍어도 비연님은 포토제닉!
제주도 잘 다녀오시어요!

비연 2020-10-25 19:3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단발님 감사~ 힘내볼게요!

레삭매냐 2020-10-25 2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7년 전에 프로이트에 대해 좀
알아 보겠다고 미셸 옹프레라는
분이 쓴 프로이트 평전 <우상의 추락>
이란 책을 샀었는데... 여적 못 읽고
있네요.

심지어 그 책이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른다는.

제주도, 고저 부럽삽니다.

비연 2020-10-25 23:16   좋아요 0 | URL
흠. 이 책 괜찮아 보이는데요 ㅎ 갑자기 사고 싶어지는^^;;

제주도, 저도 기대는 되는데 일이 너무 밀려 마음에 부담이 크네요 ㅜㅜ
 

 

제일 부질없는 짓이 연휴 기간동안 뭘 하겠다고 계획을 짜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던 그 주에 난 비장했었다. 아주 콕 쳐박혀서 일도 다 끝내고 책도 많이 읽고 그래야지, 으샤으샤. 그래, 이럴 때가 좋은 거였다.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가면서 나의 생활은 늘어진 엿가락 그자체가 되어...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나 무거운 발걸음으로 아침 먹고 두서없이 이것저것 하다가 아 배고파 점심 먹고.. 먹으니 졸리네? 자자.. 하며 낮잠 길게 자고 일어나 또 아 배고파 저녁 먹고.. 오늘은 그냥 쉴까? 하고는 또 쉬고... 결국 연휴는 끝났으나 손에 쥔 것은 없다. 뭐 이런 비극적이면서도 슬픈 결말이... 으흑.

 

그래서인지, 어제 꿈자리가 정말 뒤숭숭했다. 요즘엔 꿈을 잘 꾸지 않는 나인데, 어젠 정말 괴로운 꿈을 꾸느라 일어나서까지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근데 아침에 눈을 뜨니, 뭔가 전반적인 서늘함이 엄습. 메세지 확인해보니 다들, 춥다 조심해라, 감기 조심 하면서 안부를 전해온 것이다. 일어나 창문을 여니 으악. 차다. 바람이 차다. 아니 추석 끝났다고 바로 겨울이야? 올해는 가을이 유난히 짧다. 찬란했지만 짧다. 원래 찬란한 것은 짧은 것인가... 안 찬란하고 길게 가는 게 좋은 건 절대 아니지만, 찬란이 좀더 머물기를 희망했는데. 이제 겨울 코트를 꺼내입어야 할 시기가 온 모양이다.

 

연휴에는 그냥 머리 식힌다고 소설만 읽었다. 며칠 전부터 읽기 시작한 건 <사랑의 역사>. 난 내가 이제 발견해서 최근에 나온 책인줄 알았는데 알라디너 한 분이 알려 주셨다. 개정판이라고. 이런. 빨간책(오른쪽)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14년 전 2006년에 나온.. 내가 이 책을 이제야 발견한 것은.. 무엇인가. 암튼 재미있게 읽고 있다. 사실 재미있다고 하기엔 주인공의 삶이 너무 꿀꿀하지만. 그래서 꿈이 뒤숭숭했나?

 

 

 

 

 

 

 

 

 

 

 

 

 

 

 

 

 

내 부고가 쓰일 때, 내일, 혹은 그다음날. 거기에는 이렇게 적힐 것이다. 레오 거스키는 허섭스레기로 가득찬 아파트를 남기고 죽었다. 내가 아직 산 채로 파묻히지 않았다는 것이 놀랍다. 이 집은 넓지 않다. 나는 침대와 변기, 변기와 식탁, 식탁과 현관문 사이에 길이 막히지 않게 하려고 애를 써야 한다. 변기에서 현관문으로 가고 싶다면, 불가능. 식탁 쪽을 거쳐서 가야만 한다. 나는 침대가 홈 플레이트, 변기가 일루, 식탁이 이루, 현관문이 삼루라고 상상하기를 즐긴다. (p9)

 

 

시작이 이렇다. 혼자 사는 할아버지, 레오 거스키의 이야기다. 현재와 과거를 아우르는. 좋은 부모 아래에서 잘 살 줄 알았던 어린 시절은 지나가고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동생과 살다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가족을 잃고 혼자 살아남아 미국에서 열쇠공으로 살아가던 남자.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으나, 그 와중에 헤어지고 자신의 아들이 남의 손에 크는데 그냥 그렇게 지낼 수밖에 없었던 남자. 유명한 작가가 된 아들 앞에 아버지라 당당히 나서지 못하는 남자. 외롭고, 외로운 남자.

 

 

살아 있는 내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게 되는 사람이 누굴까 자주 궁금해진다. 굳이 내기를 한다면, 중국 음식점 배달부에게 돈을 걸겠다. 일주일에 나흘 밤을 그곳에서 음식을 주문한다. 배달부 청년이 올 때마다 나는 지갑을 찾는다고 야단법석을 떤다. 그가 기름기 붇은 봉투를 들고 문간에 서 있을 때면, 내가 춘권을 먹어치우고 침대로 올라간 뒤 자다가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날이 오늘밤은 아닐까 자문해본다. (p9-10)

 

 

그래서 일부러 사람들 눈에 띄는 일을 계속 하는 사람. 누군가에 눈에 띄지 않는 날 죽기 싫어서 계속 눈에 띄는 일을 하는 사람. 우연히 만난 옛친구 브루노와 살았는지 죽었는지 매일 아침 확인하며 사는 사람. 외롭고, 외로운 사람.

 

혼자 살고 그렇게 늙어가면 저런 걱정이 들겠다 라는 동병상련이 들었다. 언제 죽을 지 모르는데 혼자면, 나의 마지막을 누가 얘기해줄까. 누가 나의 죽은 모습을 발견하게 될까. 가능한 한 빨리 발견하게 해야 할텐데, 누가 내가 없다고 궁금해할까.  쓸쓸하지만 현실적인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그래서 사람들은 가족을 만드는 걸까. 그런 걸 두려워하며 사는 노년이 싫어서... 나이들어서도 혼자인 사람들은 그래서 모여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생존신고는 하며 살게.

 

연휴가 끝나 살짝 우울한 날이지만(비연무룩), 햇살은 아직 밝으니 위로하며 하루를 잘 지내보자... 소심하게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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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10-05 1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의 이 페이퍼를 보니 저도 이 책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용문 .. 도대체 기억이 안나서 말이지요. 하핫.
세상에 읽을 책이 많아서 좋으면서 싫으네요 ㅠㅠ

아침에 긴원피스도 입었고 레깅스도 입었어요. 그리고 자켓도 걸쳤는데, 나오면서 혹시 오버아닐까 했건만 아니었어요. 여름이 너무 금세 지나가서 아쉬워요. 이번 여름은 제대로 더위를 느끼지도 못한것 같은데 말예요.

저도 어제 너무 우울해서 잠이 안왔지만 어쨌든 연휴는 끝났으니, 또 잘 지내봅시다, 비연님!

비연 2020-10-05 19:25   좋아요 0 | URL
연휴 하고도 월요일이 지났고.. 우리에겐 또 다가오는 연휴가 있으니까요 ㅎㅎ
정말 계절은 무서워서.. 잡을 수도 없고 속절없이 당하기만 하네요.
전 가을 겨울 좋아하는데 이 계절엔 어디 휭하니 다닐 수 있으면 좋겠어요.

파이버 2020-10-05 1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아침에 정말 춥더라구요… 낮이 되니까 또 덥네요ㅜㅜ 비연님 환절기(?) 건강 유의하시고 이번 한주 화이팅하세요! 저희에겐 한글날이 있잖아요~

비연 2020-10-05 19:25   좋아요 1 | URL
일교차가 심해서 몸이 계속 으슬으슬 거려요. ㅠ 파이버님도 건강 조심하시구요!

수이 2020-10-05 1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살고싶은 사람들은 생각보다 그닥 많지 않고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건 확실히 쉬운 일은 아닌 거 같아요. 서로 모여 사는 것도 좋고 가까이 사는 것도 좋은 거 같아요. 요즘은 나이들수록 친한 이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매일 얼굴 잠깐 보는 것도 크나큰 행운이겠다 싶은 그런 생각이 자주 들어요.

비연 2020-10-05 19:2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수연님. 혼자 사는 것도 힘들지만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건 또 다른 문제일 듯.
그저 서로 살았나 확인해줄 사람들이 곁에 있고 그 사람들이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면 좋겠다 싶어요.

단발머리 2020-10-05 2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쓸쓸한 이면이 그대로 드러나는 책들은 참 좋으면서도 싫어요. ( 이 무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인용해주신 부분 읽어보니 표지하고는 다른 느낌의 책이네요. 보통의 사랑 이야기도 아닐 것 같구요. 저도 읽고 싶어서 일단 보관함에....
바람이 차가워서 좋은 점은 이제 아이스가 아니라 핫으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점 아닐까요. 그 점 빼고는 전 여름이 좋아요.
근데 여름 끝났엉! ㅠㅠㅠ

비연 2020-10-05 21:42   좋아요 0 | URL
예전엔 인생의 쓸쓸한 이야기들이 좋았는데, 요즘은 이게 참 못 견디겠네요 ^^;;;
사람 사는 게 팍팍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소설의 전개가 평범한 듯 하면서도 독특한 구석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읽고 페이퍼를 쓰기로.. (아 ... 그간 밀린 페이퍼들이라니 ㅠ)
저는 가을 겨울이 좋아서 지금 좋은데.. 여름 좋아하는 단발머리님 우째요..
그러나 우리에겐 따아가 있으니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