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내겐 연휴라는 게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연휴를 빙자하여 마음을 좀 놓고 쉬겠노라 생각했다. 일이 밀린다고 주말도 계속해서 일하는 날이 몇 달 계속되다보니 (그래도 회사 다닐 때에 비해서는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고 생각되는) 몸이 많이 지쳤던 모양이다. 얼마 전부터 입 주위에 염증이 생기면서 간지러움을 동반, 알러지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턱까지 벌겋게 내려오고 있고 발 뒤꿈치가 지속적으로 아픈 상태다. 발 뒤꿈치가 아픈 건 족저근막염 초기 증상일 수도 있다고 해서 걷는 것도 최소화하고 매일 스트레칭하면서 조심 중이다. 그래도 아직 상태는 별로다. 오래 가면 병원을 가봐야 하나 싶다.

 

아뭏든, 그래서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이틀간 부모님 집에 가서 늘어지게 쉬고 웃고 떠들고... 그랬더니 많이 좋아진 기분이 들었다. 집에 돌아와 조금 푸근해진 마음으로 쉬엄쉬엄 일하는 중이다. 책을 거의 못 읽은 게 아쉬움이라면 아쉬움. 그냥 늘어져 있을 땐 영드나 미드를 보고 밥 해먹고 일하고 이런 날들의 연속이었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이다. 제목이 근사해서 골랐는데 제목 만큼은 못하고.. 그냥 그럭저럭 읽을 만하다고나 할까. 거의 다 읽어가기는 해서 올해 마지막 책은 뭘로 할까 미리 고민 중이다.

 

선배 언니가 친구가 코로나 때문에 고기집을 닫게 생겼는데 미리 주문해둔 고기를 소진해야 한다며 원가로 살 수 있다 해서 부모님과 나 먹을 것을 다해 1kg 정도를 샀다. 보아하니 아주 두툼한 게 고기가 좋아보였다. 이런 좋은 고기를 공급하는 가게인데 장사가 안되어 문을 닫아야 한다니. 쩝. 요즘 가게 하는 분들 어려운 분들이 많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 모양이다 라는 마음에 고기도 고기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선듯 사겠다고 했다.

 

오늘 늦은 점심에 한 덩이를 끄집어 내어 후라이팬에 파프리카와 마늘을 송송 썰어 넣고 올리브유에 달달 구워서 와인과 함께 섭취해주었다. 오. 고기가 매우 맛났다. 질기지도 않고 비리지도 않고. 한우 투뿔 등심이라고 하더니 정말 그런 모양이구나 하는 마음을 가지고 배부르게 자알 먹었다. 덕분에 와인도 두 잔 마셔버린. 낮술이라기엔 늦고 밤술이라기엔 빠른 와인. 접시에 담으면 맛난 기운이 사라질까봐 후라이팬에서 굽고 있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업로드. 맛나보이쥬, 여러분. 크크.

 

 

 

 

 

 

 

 

일요일이 가고 있고 연휴가 막을 내리고 있다. 정상적으로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오늘 이 밤, 정말 싫겠다 싶고. 회사라는 곳에서 벗어나니 그런 스트레스는 하나도 없다는 게 신기할 정도로 반갑다. 내가 정말 싫었던 건, 매일 쳇바퀴처럼 출퇴근을 반복하는 그 생활이었다 라는 생각도 들고.

 

아. 영드는 <인데버(Endeavour)>를 보았는데.. 아 이 영드. 현재 왓차에 나와 있는 시즌 6까지 다 보았고 올해 한 시즌 7를 배급해주길 학수고대하고 있는 중이다. 영국의 고풍스러운 경치와 더불어 정말 재미있는 영드다. 깨알 영드 홍보 中. 모스 경감 시리즈는 (<인데버>는 콜린 덱스터의 <모스 경감> 시리즈의 인물을 기반으로 한 가상의 드라마다) 책으로 여러 권 나와 있지만 해문 출판사에서 이제 더이상 번역을 해주지 않을 것 같아서, 오늘은 영어로 읽어볼까 하고 원서를 보관함에 푱푱 집어 넣어본다. 물론 저 앞에 날 째리고 있는 원서들이.. 여러 권... 아니 수십 권.. 있지만.. 흥. 일단 사두면 언젠간 보지 않겠니?

 

 

 

 

 

 

 

 

 

 

 

 

세상에. 이런 전집이 있었네. ... 이걸 보다니, 큰일이다. 14권인데. 안 본 걸로 할까? 다시금 번민하는 연말이다. 결국 사고야 말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떨리는 연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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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27 2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현재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상태인거 같은데 내일이라도 당장 병원예약 진료 받으세요 턱까지 벌겋게 내려오고 있다는건 자칫 만성 질환이 될수 있으니 진료 받으시고 빨리 치료받으셔야 합니다.

비연 2020-12-27 22:45   좋아요 1 | URL
아... 그래야 할까요.. 병원 싫은데ㅜ

수이 2020-12-27 23: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정갈한 사진이라니!! 저 저녁 먹었는데 왜 또 배가 고프죠;;;; 비연님 아프면 안돼요. 상태 봐서 쉬이 낫지 않으면 병원 가보세요. 언제 와인 마시죠 같이 ㅠㅠ

비연 2020-12-28 16:38   좋아요 0 | URL
언넝 낫기로 ㅠㅠ 와인 함께 할 날이 오겠죠? ㅜㅜ

라로 2020-12-28 0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작년에 간호대학 다니면서 영구 엔데버 다 봤잖아요!!! 또 보고 싶어요. 모스 역할의 배우 분위기가 넘 딱이죠!!

비연 2020-12-28 16:39   좋아요 0 | URL
정말 느무 좋아요, 모스 역 배우요 ㅎㅎ 라로님 보셨다니 느무느무 반가움!

han22598 2020-12-28 1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기 비쥬얼...짱입니다!

비연 2020-12-28 16:3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비쥬얼만큼 맛도 있었다고 깨알자랑을. 우힛.
 

 

인생사,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 없다는 건 알만큼 알 나이이지만, 어쩐지 나이를 먹을수록 이제 하기 싫은 일은 안 하고 살고 싶다는 불타는 열망에 사로잡히곤 한다. 그 예전엔 여러가지 상황을 참고 나를 죽이고 그렇게 어찌어찌 했던 일들도 많았는데 (떠오르는 그 기억들. 짜증 솟구친다) 이젠 누가 뭔가를 얘기했을 때 상황을 생각하기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고 있음을 언젠가부터 알아차렸다. 그러니까 나한테 묻고 있는 거다. 너 이거 하고 싶어? 하기 싫다고 답해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일들도 많지만,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면서부터는 내 감정에 충실하게 되는 횟수가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다. 그럴 경우 그 당시 상황에서는 좀 난처하고 민망할 수 있지만, 조금만 지나면 어느새 편해져 있는 나를 느낀다. 좋다.

 

최근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한달 전쯤 대학원 지도교수가 학회장이 되었으니 학회 일을 맡아달라고 연락을 해 왔다. 나는 대학원 지도교수랑 겉으로 드러내놓고 으르렁거리는 사이는 아니지만, 그냥 잘 안 맞아 힘들었었다. 서로 그걸 잘 알기 때문에 졸업하고 나서도 가급적 부딪히지 않는 방향으로 지내왔었고 그래서 그냥저냥 별일없이 지내온 편이다. 사실 학회장이 되겠다고 했을 때부터 나한테 그런 전화가 오지 않을까 내심 걱정은 했으나, 설마 나한테 라는 생각 때문에 깊이있게 생각 안하고 있다가 그런 전화를 받는 바람에 엉겁결에 하겠다고 말을 해버린 거다.

 

전화를 끊자말자 후회가 물밀듯이 몰려왔고 고민에 휩싸였다. 고민하다가 에잇 그냥 하지 뭐 그랬다가 아 그래도 아닌데 그랬다가.. 근데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대학원 지도교수랑 사이 틀어져봐야 좋을 게 없기 때문에 (진실로 그런 일이 벌어지면 골치아프다) 그냥 해야겠다 마음을 대충 굳히고 있었는데.. 올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힘들어지는 거다. 그래서, 그래서... 어제 메일을 썼다. 여차저차하여 못할 것 같다. 이거, 굉장히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그 이유라는 것이 좀 어설플 수밖에 없어서 대충 하기 싫다는 눈치를 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었고 대학원 지도교수는 그렇게 마음이 넓은 편이 아니라서였다.

 

어쨌든 어제 던지고 그냥 나는 편하게 잠을 잤는데 (후련했다!).. 아침에 답장이 왔다 좀 비비꼬는 말이긴 했지만 알았다고 왔다. 흠. 내가 할 일은 끝났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 내내 힘들어서 속앓이할 나는 이제 없는 거다.

 

 

 

 

 

 

 

 

 

 

 

 

 

 

 

 

 

제주도 독립서점 책방무사에서 사온 이 책을 집어들어 읽다보니 작가인 장강명도 그런 류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고 내키지 않는 일에 시간을 쏟지 않으며 그냥 생긴 대로 사는 사람. 그러니 기자하면서 남들은 대학원 다니는데 본인은 글을 썼고 그러다 심지어 기자를 때려치고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으니 말이다.

 

'인류를 사랑하는 건 쉽지만 인간을 사랑하는 건 어렵다' 는 명언이 있다. 내 기억에는 버트런드 러셀이 한 말 아니면 <피너츠>에 나온 스누피의 대사다. 어쨌든 이 말에 썩 동의하지 않는다. 인류와 인간을 동시에 사랑하는 건 얿다. 그러나 어느 한쪽만 사랑하는 것은 가능하다. 인류를 사랑하고 인간을 미워하는 것보다, 인간을 더 사랑하고 인류를 미워하는 편이 더 낫다. 아주 더, 굉장히 더, 쓰는 장강명과 말하는 장강명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 (p28-29)

 

장강명이 내 인생의 책이라고 꼽은 것 중에서 <악령>은 정말 반가왔다. 도스토예프스키 책 중에서 <악령>을 제대로 읽은 사람도 드물고 이게 제일 좋다고 하는 사람도 드물어서 말이다. 나도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 정말 충격을 받았었다. 제임스 엘로이의 <블랙 달리아>는 별로 일치하지 않는다. 읽었지만 큰 감명이 없었다는. 케인의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는 영화로 본 것 같다. 영화로 보고 나서 책을 읽지 않는 경우에 속하는데, 장강명의 글을 보니 책으로 한번 봐야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 이것은 일치한다. 조지 오웰은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도 좋지만, 저널리즘적인 글쓰기도 좋아한다. 얼굴에서 풍겨나오는 아우라 자체가 나는 정직합니다, 나는 굽히지 않습니다.. 이렇게 계속 유지하는 건 한 인간의 전체 인생을 볼 때 쉬운 일이 아닌데 조지 오웰은 그렇다. (안 그런 인간상, 그러니까 나이가 들수록 이전과 완전히 달라지는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미하엘 옌데의 <끝없는 이야기>도 예전에 재있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을 인생의 책으로 꼽은 건 조금 갸우뚱이었지만, 그 때 그 시절에 느꼈던 그 감흥이 아직까지도 내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면 가능한 이야기같다.

 

 

 

 

 

 

 

 

 

 

 

 

 

 

 

 

 

 

 

 

 

 

 

 

 

 

 

 

 

 

 

 

 

 

이 책 한권을 읽고 장강명을 좋아하게 될 지는 잘 모르겠다. 아직까진 그냥 조금 삐딱하지만 글은 잘 쓰는구나 정도의 생각. 다 읽고나면 느낌이 정해지려나.. 자 이제 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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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17 14: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비연님,‘지금은 괴로워 나중에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 하셨어요.

악령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
[삶은 고통입니다, 삶은 공포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모든 것이 고통과 공포입니다. 지금 인간은 삶을 사랑합니다. 왜냐하면 고통과 공포를 사랑하기 때문이지요. 그런 식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삶은 현재 고통과 공포를 대가로 주어진 것이며, 이것이 바로 기만이라는 겁니다. 현재의 인간은 아직 진정한 인간이 아닙니다. 행복하고 당당한 새로운 인간이 나타날 것입니다. 살아 있건, 살아 있지 않건 상관없는 인간, 그들이 새로운 인간이 될 것입니다. 고통과 공포를 이겨 내는 인간, 그가 스스로 신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때 신은 존재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도끼 선생은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천재 광인 (✯◡✯)

비연 2020-12-17 17:51   좋아요 2 | URL
ㅋ 저도 동감합니다.
<악령>은 참 놀라운 소설이죠. 여러모로. 흠.. 재독하고픈 열망이 몽실몽실..

유부만두 2020-12-17 15: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블랙 달리아‘를 내가 왜 샀나 했더니 이걸 읽고 샀었군요.

비연 2020-12-17 17:51   좋아요 2 | URL
가끔 저도 그래요. ㅎㅎ 왜 샀지 하는 책이 있는데 이유는 있는.
전 <블랙 달리아> 읽고 곧 중고서점에 내놓았던 기억이..;;;;

2020-12-17 1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7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와디즈에서 북스탠드 펀딩을 하길래 미니 사이즈로 한번 주문해보았다. 이게 펀딩해서 받는 거라, 두 달은 걸린 것 같다. 오늘 이 물건이 도착했는데, 흠. 보니 심란한 거다. 원래는 그냥 다 펴진 상태로, 필요할 때 접어서 쓰는 형태다. 이게 책을 견딜 수 있을까 갸우뚱하다가 그래, 지금 읽고 있는 저 하드커버의 <성의 역사1>를 한번 올려보자, 하고 떡 올렸다.

 

기우뚱.. 철푸덕.. 하고 쓰러질까봐 살살 놓았는데, 흠? 꽤나 강건하게 서있다. 이거 물건이군. 그러니까 이걸 그냥 A4용지처럼 들고 다니다가 카페 같은 데서 (내가 애정하는 스벅은 요즘 앉지도 못하지만.. 곧 풀리겠지) 척 접어서 책을 올려두고 읽으면 되는 거다. 굿인데?

 

받고 보니, 좀 더 큰 것도 하나 더 살 걸 그랬네. 작은 거라도 하나 더 살 걸 그랬네.. 괜한 후회가 밀려온다. 암튼 어떨 때 보면 속이 밴댕이 만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악수를 둘 때가 있단 말이다. 얼마 하지도 않는데, (아마 이거 20,000원도 안 줬을 거다) 그냥 몇 개 지를 걸. 으이그. 하면서 우선은 잘 모셔두었다. 집에서도 저기에 <성의 역사1>을 올려놓고 읽어야지.

 

사진을 찍어놓고 보니, <성의 역사 1>의 내가 읽고 있는 부분이 보인다. 페이지수는 (양심상) 잘랐으나 알 사람은 다 알겠지 뭐.. (흑흑) 언제 다 읽지? 4권까지는 고사하고 1권도 허덕이는 중이다. 한참 만에 읽었더니 셋업되어 가던 뇌가 다시 포맷 상태가 되어, 하얀 것은 종이고 까만 것은 글자구나 이 심정으로 겨우 읽고 있다는 한탄을 함께 날리며. 그래도 다 읽을 거다,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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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12-07 2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딱 보면 약해 보이는데 잘 버티는군요!!

비연 2020-12-07 21:28   좋아요 0 | URL
이게 보기보다 지탱이 잘 되네요 ㅋㅋ 성의 역사는 이 위에서 다 해결.... 되겠죠? ㅜ

나와같다면 2020-12-07 2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비연님 저도 이 북스탠드 펀딩했어요 ㅋ 같은 사이즈 같은 색깔

평범한 일상처럼 스벅☕ 에서 북스탠드에 책을 놓고 읽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비연 2020-12-07 21:46   좋아요 1 | URL
어멋! 이런 일이! ㅎㅎㅎ 이거 들고 얼른 스벅에 가서 자랑하듯이 척척 접으며 책 올려놓고 읽는 그 날이 오기를.. (함께 아멘)

단발머리 2020-12-08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진도가 안 나가는 이유가 여기 있었군요! 북스탠드가 없어서 그랬던 거에요!
이거만 있다면! 그랬다면 진작 다 읽었을텐데 말이지요! @@

비연 2020-12-08 10:20   좋아요 0 | URL
그..그러니까.. 저도 이제부터..ㅎㅎㅎ 이제까진 북스탠드가 없어서 진도가 안 나갔.. 다고.. (휘릭)

scott 2020-12-08 2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각도가 너무 좋아서 휴대용 의자로 착각할만큼 편안해 보여요 ㅋㅋㅋ

비연 2020-12-08 21:0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psyche 2020-12-10 03: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북스탠드 좋아보이네요! 지금은 살 수 없는 건가요? 엄청 탐나는데

비연 2020-12-10 07:32   좋아요 0 | URL
와디즈에서 계속 행사하던데~ 지금 들어가도 구매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비연 2020-12-10 07:39   좋아요 1 | URL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67935?utm_source=wadizshare_in&utm_medium=url

psyche 2020-12-10 07:56   좋아요 0 | URL
링크 주셔서 감사해요. 그런데 저기 가봤더니 지금 살 수 있는 게 아니고 앵콜 펀딩을 요청해야 하나봐요? 이런 건 처음 봐서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ㅜㅜ

비연 2020-12-10 07:57   좋아요 0 | URL
아.. 앵콜펀딩 요청해야할 듯요. 이게 잘 되면 시판도 되는... 제가 두 개 샀으면 하나 드리고 싶네요ㅠ
 

 

코로나는 계속 확산된다 하고... 덕분에 12월 송년회 다 엎어지고... 오늘 일하느라 한 끼밖에 못 먹고... 저녁에 괜한 서러움이 솟구쳐 며칠 전 먹다 남은 Porto wine 한잔을 벗하며.. 누군가가 말한 이승환의 노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를 듣는다.

 

 

 

 

울적하고, 와인도 한 잔 들어가서인지.. 이 노래 가사가 왜 이리 가슴을 치는 지.

 

"... 마지막 사람일 거라 확인하며 또 확신했는데 욕심이었나봐요."

 

그건 맞는데 말이다. "우린 어떻게든 무엇이 되어 있건 다시 만나 사랑해야 해요."

이건 상대에게 너무 한거 아니냐. 심지어 "그 때까지 다른 이를 사랑하지 마요.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사랑은 변하는 거지. 그리고 그 상대가 이게 마지막 사랑일 거라 여기며 평생 독수공방 외롭게 사는 꼴보다는 다른 이를 사랑해서 잘 사는 게 마음 편하지 않겠니... 근데 왜 이리 쓸쓸한 거지?

 

.

.

 

와인 탓이다.

아니, 코로나 탓이다..

 

이럴 땐 버지니아 울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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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0-11-26 0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밥 잘 챙겨드세요. ^^

비연 2020-11-26 00:20   좋아요 0 | URL
역시 밥을 안 먹어 이리 맘이 약해진 거겠죠? ㅎ 내일은 잘 챙기기로.

라로 2020-11-26 0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로나 탓 맞아요. ㅠㅠ 우리 코로나 미우니까 다 코로나 탓 해버리자구요!!
저는 와인 알러지가 있는지 먹으면 토했는데 비연 님 글 읽어보니 우울할때 와인이 가장 좋은 것 같다는 느낌을 팍 받았어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오늘은 좀 괜찮은 날이되길 바랍니다.....

비연 2020-11-26 07:39   좋아요 0 | URL
코로나 탓이에요!!!!! 다시 한번 소리지르고 ㅎ 와인 알러지가 있으시다니 아쉽.. 우울할 때 한 잔의 와인은 벗과 함께 있는 느낌인데요. 오늘은 어제보단 낫겠죠? ㅋ 라로님도 알흠다운 하루요!

단발머리 2020-11-26 08: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송년회 다 엎어졌어도, 비연님!!

그 때까지 다른 이를
사랑하지 마요
안 돼요
안 돼요....

비연 2020-11-26 08:59   좋아요 0 | URL
아흑...

다락방 2020-11-26 0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지만....

저도 그럴거에요.
그때까지 다른 이를 사랑하지 마요, 안돼요, 안 돼요, 안돼..... 우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비연 2020-11-26 09:19   좋아요 0 | URL
우앙... ㅠㅜㅜㅜ

수이 2020-11-26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 이를 사랑해도 되니까....... 다시 돌아오기만 해줘요.......... 푸코 들고 나왔는데 악 울프 들고 나올걸!!!!

비연 2020-11-26 13:52   좋아요 0 | URL
한쪽엔 푸코 한쪽엔 울프. 좌푸코 우울프로 장전하여 돌아가기로 ㅋㅋㅋ
 

건강형평성학회에서 '젠더관점의 건강돌봄체계'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한다고 해서 참여를 했다. 최근에 이 문제에 대해 부쩍 관심을 가지게 된 터이기도 하고, 주제강연 1의 강연자가 최근 읽은 책의 저자 중 한 명인 전희경 선생이기도 해서 일부러 시간 내서 들어보아야겠다 했다. 역시, 글도 중요하지만 말로 들을 때 더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주제강연자들도 다 좋았지만 토론자들도 각기 자료를 준비해와서 주제강연만큼이나 열심히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이런 이야기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자체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다 싶고, 이게 고무적인 일에 그치지 말고 앞으로 일보 이보 전진하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이 든다.

 

 

 

 

 

 

 

 

이 중에서 김향수 선생의 질병서사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왔다. 통증은 말하지 않고는 모르는 것이니 말을 하게끔 만들고 그것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와 같은 증언 혹은 서사에 방점을 둔 연구방법이었는데, 이런 영역에서의 연구들, 돌봄이나 통증이나 하는 것들의 연구에서는 반드시 함께 진행되어야 하는 방법론이 아닐까 싶었고. 수전 손탁의 <은유로서의 질병>에 나오는 낙인이라는 선명한 주제는 여기에서도 계속 환기되고 있어서 다시한번 그 놀라운 사람에 대한 경의를 품게 된다.

 

돌봄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이것이 사람의 생애주기 전반을 지배하는 화두가 되고 있다는 것이고 그 중심축에 젠더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국 젠더 이슈가 해결되는 국면이 보여야 돌봄의 문제들도 많이 해결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있다. 물론 시민적 돌봄이라는 주제를 말한 전희경 선생의 의견에도 일견 동의하고. 돌봄이라는 문제를 보상이나 환경개선 등의 문제에 국한하면 여기저기 헛점을 메우기에 급급해져서 누더기가 되기 십상이다. 철학과 체계를 가지고 접근하는 이런 움직임이 필요한 이유이다.

 

세상은 넓고 똑똑한 사람은 많고 알면 실천하는 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귀를 열고 눈을 크게 뜨고 계속해서 공부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겠지. 아. 체력을 키우자. (이 무슨 생뚱맞은 결론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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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0-11-20 1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뇨, 너무 맞는 결론! 와우! 비연님 멋져요! 멋지게 알아가고 공부하고 결론내고 실천하는 체력 녀성!!!

비연 2020-11-20 19:46   좋아요 0 | URL
ㅎㅎ 정말 체력을 키워야겠어요. 좇아다니면서 알아가려면~^^

다락방 2020-11-20 1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비연님 너무 멋져요! 관심 있는 분야에 시간을 투자하고 더 알고자 노력하는 모습이라니 ㅜㅜ 멋져요 멋집니다!!

비연 2020-11-20 19:47   좋아요 0 | URL
우히힝. 좋은 시간이었어요. 비슷한 고민들 논의들 하는 많은 연구자들이 있는 거죠. 외롭지 않아요~

단발머리 2020-11-20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관심 주제의 학술대회까지 섭렵하는 부지런함과 실천성에 물개박수 보냅니다!

비연 2020-11-21 16:30   좋아요 0 | URL
제가 원래 건강형평성(Health Equity)에 관심이 많아서 이 학회 내용 늘 챙기는데(소소한 학회에요) 이번 주제가 이랬던 거죠. 참 놀라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