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잘 간다. 벌써(!) 7월의 마지막날을 찍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장대비가 주루주룩. 칠부바지를 입고 샌들을 신었으나 결국 출근길에 다 젖어버렸다. 우산으로 아무리 가려도 새어들어오는 빗줄기는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세찬 비가 내린다. 아. 내 우산이 약간 상태가 안 좋은 것 같기도 하다. 미세한 구멍이 났는지 뭔가 우산을 뚫고 내게로 날아드는 운무 같은 느낌이 있어서 매우 찝찝하다. 태생이 반곱슬머리라 (나는 직모가 너무 부럽다) 습기가 많은 곳에 있으면 머리에 힘이 없어지면서 구불구불 부시시 해지는 터, 그래서 나는 비오는 날을 정말 싫어한다. 그래서 오늘도 출근하는 내내 영 마뜩치 않았다.

 

그나마 회사 앞에 스타벅스 틀러 커피 한잔 가져오니 조금 나아진 것 같다. 요즘은 수원에 출퇴근하고 있는데 오늘 내일은 (내맘대로) 본사로 출근하기로 하고 통보했다. 수원에는 스타벅스가 없고 내게는 스타벅스 쿠폰이 있고... 뭐 그런 사소한 이유로 그러긴 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수원까지 왔다갔다 하는 게 넘 피곤해서였다.

 

여름은 추리/스릴러소설의 계절이라 요즘 열심히 사모으고 열심히 읽고 있다.

 

 

 

 

 

 

 

 

 

 

 

 

 

 

 

 

요 네스뵈의 이 700페이지에 가까운 해리 홀레 시리즈 10권째인 <폴리스>는 야금야금 읽고 있다. 아까와서. 다 읽어가는 게 아까와서. 그러나 흡인력 있는 소설이어서 그렇게 읽는 게 더 고역일 수도 있겠다 라는 마음에 조금 속도를 더해보고 있다. 전작인 <팬텀>에 이은 얘기라 선사시대쯤으로 여겨지는 그 소설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내용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흠이라면 흠. 그러니까 해리 홀레 시리즈 같은 책들은 어디 호텔 하나 잡고 일주일 정도 쭈욱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줘야 한다.. 라고 생각한다. 그런 기회가 좀체로 오지 않는다는 게 문제인 것이지만.

 

 

 

 

 

 

 

 

 

 

 

 

 

 

 

 

 

마이클 코넬리의 책이 나왔길래 무턱대고 보관함에 넣었더니만, 알고보니 예전 책의 리커버판이었다는.. 슬픈 이야기.  해리 보슈 시리즈도 잡고 앉아 몇날 며칠 쭈욱 읽어대야 할 시리즈이긴 한데 말이다. 내가 나이가 더 들어 일이 없고 시간이 많을 때 할 버킷리스트인 걸까. 아마도 시간이 많이 남게 되면 그런 게 별로일 수도 있겠다 싶다. 시간이 없으니 애닳아서 더 이런 것이지. 어쨌든 마이클 코넬리와 요 네스뵈... 내가 좋아라 하는 스릴러물의 대가들. 이들의 책이 나오는 한, 내가 지속적으로 우울할 일은 없지 않을까 싶으리만치 기대되고 기다려지는 작가들이다. 따라서 지금 <폴리스>를 읽는 나의 마음은, ㅎㅎㅎ 아주 좋습니다, 이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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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리스트에 500권 가까운 책들이 있었다. 그동안 지우지 않고 그냥 쌓아만 둔 것들이었는데, 오늘 아침 싹 지우고 시작한다. 무언가 어딘가에 쌓여 있다는 것은 늘 부담이다. 냉장고에 반찬이 쌓여 있어도 그렇고 읽지 못한 책들이 서재에 쌓여 있어도 그렇고 해야할 일들이 머릿 속에 쌓여 있어도 그렇다. 이럴 땐 그저, 두말않고 제로에서 시작하는 것이 답이다.

 

보관리스트 제로에서 재출발...

... 그리고 나서 벌써 4권 넣은 비연.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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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7-22 08: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빠르시네요, 비연님...
500권 비우고 벌써 4권^^
비연님, 화이팅!!!

비연 2019-07-22 09:00   좋아요 0 | URL
비웠는데... 다시 가득 채워질까봐 불안 불안하지만, 이제 보관함에 넣는 책은 가급적 사는 걸로..
(아 이렇게 해서 책을 사겠다는 명분만 더해지는)

레삭매냐 2019-07-22 14: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몇 권이 들어 있나 보니 22권 있네요...
물론 얼마 전에 정리를 했지요.

그중에 한 권은 중고책이었는데 판매완료
되었다고 친절하게 알려 주네요.

비연 2019-07-22 18:31   좋아요 0 | URL
정리를 해도, 금방 금방 쌓이니..^^;;;;
이제 정말 엄선해서 보관함에 넣으려고 하는데... 그게 될런지.

유부만두 2019-07-22 18: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보관함에 725권;;;;;; 아 뭐죠, 이런 호더 정신은요?

비연 2019-07-22 18:4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열심히 한바닥 썼는데... 회사 시스템이 막아버려서... 날아간 내 글.

길게 써서 그런가보다... 다시 쓰기 귀챦고 여기선 올라기지도 않으니...

산산이 부서진 나의 글... 으헝. 어디로 갔을까... 쩝.

 

저는 요즘 이런 책을 읽습니다. 책 얘긴 나중에...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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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6 1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16 1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19-07-16 1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럴 때 넘 똑땅!! 힘내세요, 비연님^^

비연 2019-07-16 14:04   좋아요 0 | URL
똑땅해요 ㅠㅠㅠㅠㅠ

레삭매냐 2019-07-16 16: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는 항상 한글로 리뷰를 쓴 다음
에 카피해서 올리곤 한답니다.

온라인 상에서 하도 그런 적이 많아서 말
이죠 ~~~

비연 2019-07-16 16:21   좋아요 0 | URL
아 아무래도 저도 다른 데 쓴 걸 복붙해야겠어요.
이 회사 시스템이 과도하게 막는 경우가 많아서 그게 좀 걸리지만요 ㅜㅜㅜㅜㅜ
 

 

 

 

세상에... 22.93층 높이라니. 그러니까... 아파트 높이만큼 쌓일 책을 내가 지금 거의 다 가지고 있단 말인가. 그래, 많이 팔았으니까. 그 정도는 아닐 거야. 그래 그래 위안을 삼아본다... 근데 내보낸 만큼 들이기도 했지... 쩝쩝...

 

 

 

 

상위 0.03%... 네가 지금 20년동안 알라딘에서 산 책값이... 눼눼... 아... 0.03%랍니다. 믿기 어려울 정도인데. 그래도 등수로는 2,638등이니까. 라고 위안해보지만, 0.03%.

 

 

 

 

그래도 최근 1년 간은 0.17%. 그러고보니 최근에 저조했군. 그렇긴 했다. 좀 덜 사고 덜 읽고.... 그러니까 덜 읽었다는 게 문제이긴 하다. 그럼 더 읽으려면 더 사야 하나. 흠. 딜레마다. 그러나, 저는 0.1% 진입을 원하지는 않습니다...

 

 

 

 

보관함에 담아둔 책을 오늘 싹 정리할까 하다가 이걸 보고 그냥 두었다. 흠. 이걸 다 구매하는 데 58개월이면 5년이 걸린단 말인가? 이걸 나한테 다 몽땅 한꺼번에 사줄 사람? ... 그럴 리가.

 

 

 

 

심지어 내가 거주하고 있는 곳에서는 92등, 0.14%의 구매자라니. 좀더 사서 1위를 해볼까... 아닙니다... 1위 안 바랍니다.

 

 

 

 

이건 맘에 든다. 오래 살아야겠다. 더 많은 책을 읽으려면. ㅋㅋㅋㅋ 그래서 오늘 요가를 새롭게 등록했다. 연관성이 있는 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요가를 등록했고 내일 보레부터 시작하고 주 3회 나가기로 했다.

 

... 20년, 길었다. 훅 지나갔는데, 벌써 20년이라니. 알라딘이 처음 시작할 때는 알라딘이라는 곳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는 이렇게 오랫동안 인연을 맺을 줄 몰랐다. 그 당시에는 온라인 서점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터라 알라딘이라는 온라인 서점이 생겼다는 것에 신기해서 주문을 하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서재를 알게 되었다. 회사에서 주말인가 넋놓고 있다가 서재에 글이나 한번 써볼까 하고 몇 자 끄적거린 것이 시작이었다. 그렇게 알라딘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을 맺어버려서 여기까지 왔고... 사실 즐거웠다. 나는 알라딘 서재가 좋았고 그 곳에서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들이 좋았고 직접 만나지는 않아도 맺어지는 우정이 좋았다. 그러다보니 알라딘에서만 책을 사게 되었고 그 산 책을 두고 또 얘기를 나누고. 그래, 그렇게 20년이 흘렀다. 앞으로도 아마 큰 이변이 없는 한 난 알라딘 서재를 지킬 거고 알라딘에서 책을 계속 살 것이다... 건강하자. 오래 살면서 책 읽자. 아 이 훈훈한 결말이라니.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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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7-01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 살면서 책 읽읍시다, 우리!

비연 2019-07-01 23:29   좋아요 0 | URL
꼭요! ㅎㅎㅎ

레삭매냐 2019-07-02 0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보다 훨씬 더 많이 책탑을 쌓으신
분이 계셔서 위로가 됩니다...

비연 2019-07-02 07:57   좋아요 0 | URL
위..위로가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
오늘도 전 책을 사야 하나 만지작.. (어제 샀는데..)

단발머리 2019-07-02 08:35   좋아요 1 | URL
건강하게 오래오래요~~~ 같이 책읽고 같이 책수다 떨어요!!!
저보다 책 많이 사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이 계셔서 흠흠흠....
저도 레삭매냐님 맘과 똑같아요. 위로가 됩니다^^

비연 2019-07-02 09:00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ㅎㅎ 님께도 위..위로가 되는 비연이라니. 문득 흐뭇.. ㅎㅎㅎ;;;;
우리 같이 책 읽고 오래오래 같이 책수다 떠는 알라디너들이 되도록 해요^^
그 차원에서 오늘도 책을 사야겠어요 냐하하~
 

 

날씨가 좋고 하늘이 맑다. 요즘 몸이 계속 안 좋아서 아침 출근길이 늘 괴로왔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상쾌했다. 회사에 와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 잔 사와 자리엔 앉은 후 야금야금 마시며 메일도 체크하고 이것저것 오늘 할 일들을 정리해본다. 좋다. 역시 컨디션이 좋아야 모든 일이 기쁨으로 다가온다. 몸을 건강하게 유지해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아닐 수 없다.

 

*

 

오늘 새벽에 눈이 번쩍 뜨였다. 4시. 괜히 핸펀을 만지작거리며 뉴스를 보니, 이희호 여사가 향년 97세로 돌아가셨다는 속보가 떠 있었다.. 마음 한켠에서 바람이 불었다. 백년이 가까운 세월동안 안 겪어도 될 수많은 고초를 겪으셨지만 누구보다 많은 일들을 해내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주화에 기여하셨고 여성 인권신장에도 기여하셨고... 그 많은 세월 지내시고 노환으로 시편 23편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가족들 가운데 돌아가셨다하니.. 삶의 마무리까지도 깔끔한 모습이셨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이렇게 한 세대가 진정 저물고 있다. 근현대사에서 중추를 담당했던 사람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가고 있고 이제 남은 사람들이 해야할 일들을 해나가야 할텐데... 남은 자들의 면면이 한심스러울 때가 많아서 凡人인 내가 다 걱정이 된다. 정치인이라는 생물은, 점점 퇴화하는 존재인 것인지. 하다못해 귀한 말 한마디도 못 날리고 하는 말마다 걸레를 문 것같은 말만 하는데다가 정치는 안하고 맨날 물고 뜯는 일만 하고 있으니... 갑자기 아침의 상쾌한 기분이 무너지려고 한다. 릴랙스... 이희호 여사님의 명복을 빕니다. 아마 좋은 곳이 있다면 반드시 그 곳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과 노회찬 의원과.... 등등 다 반갑게 만나서 지내시리라 믿습니다.

 

*

 

사는 게, 일이 재미없다고 투덜거려서는 안 되겠구나 라는 마음이 불현듯 들었다. 어렵고 힘들게 인생을 지낸 사람들도 꿋꿋이 하루하루를 버티며 지내셨는데 나는 뭐라고 맨날 불만이 하늘을 찌르는가 라는 자괴감이 들어버린 거다. 아마 그래서 오늘 하루는 딴 때보다 조금 더 힘차게 시작할 수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지하철을 타고, 지쳐 자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라는 사람들은 도대체 왜 이렇게 살아야 할까 다시 스물스물 마음 속에서 불만의 시커먼 덩어리들이 올라오려고 했지만, 책을 펼치고 마음을 다잡고 한 자 한 자 읽어내려가면서 릴랙스... 근데 뜬금없지만, 윌리엄 포크너의 글, 좋다. 꽤 괜챦아서 읽는 재미가 있다. 이렇게 고전의 세계에서 한동안 지낼 것 같다.

 

 

출퇴근 길에는 포크너를 읽고 자기 전에는 괴테를 읽는 나. 왠지 뿌듯하지 않은가. 온종일 고전의 향기에 파묻혀 있다보니 사람이 조금 안정되는 느낌이 든달까. 

 

 

 

 

 

 

 

 

 

 

 

 

 

 

*

 

그나저나 요즘은 사고도 많고 살인도 많고. 좀 무시무시한 세상에 살고 있다 싶다. 헝가리 유람선은 오늘에야 인양이 될 것 같고.. 배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길 지경인지라 뉴스를 보기만 해도 가슴이 벌렁거린다. 그 와중에 前 남편을 죽여 토막내 버린 사람도 있고 7개월 된 자식을 방치해 죽게 한 부부도 있고... 혼자 사는 여자 집에서 도어를 비틀어 열려는 남자 영상도 떠다니고... 알고 보면 세상은 위험 투성이인데 우리는 참 태연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약간 소름이 돋는 요즘이다.

 

 

*

 

그 와중에 나는 어제 꽃을 주문했고 (하이드님의 수국, 정말 기대된다) 부엌 발매트를 하나 더 주문했다. 여러가지 일들이 곁을 스쳐가도 일상은 유지되는 것이고, 그 일상이 어느 순간 끊어지기도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거. 요즘 절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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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1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6-11 1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