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외로운 투쟁 - 이해인, 수녀원에서 보낸 편지 이해인 수녀 사랑.기쁨 문고
이해인 지음 / 마음산책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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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보면서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책의 일러스트나 구성도 예쁘지만 수녀님의 글 또한 정말 예쁘다. 이 책은 글이 어떻게 하면 예쁠 수 있는지 가르쳐준다.

  이 책은 수녀님이 달마다 독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묶은 것이다. 편지의 내용은 수녀님의 동향이 주를 이루지만, 그 소소한 일상 속에서도 작은 기쁨과 교훈을 찾고 그것을 우리에게 말씀 하신다.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 아름다운 말과 행동의 중요성. 그리고 그로 인해 얻는 삶의 평화와 기쁨에 대해.

  언뜻보면 늘상 듣는 잔소리처럼 보여 싫증도 날 법한데 그렇지 않게 되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수녀님의 인간적인 면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녀님 자신도 자신에 대한 무력감과 실망을 겪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지만 날마다 기도와 노력을 통해서 변화하고 새로워짐을 보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나도 모르게 마음이 순화되고 만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얼마나 이기적이고 욕심이 많은지 모른다.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자기중심적일 때가 너무 많아요. 양보하면 손해를 보는 어리석음의 용기 없이는 참사랑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저도 자주 경험한답니다. 사랑이 요구하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늘 외로울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이 외로움을 슬퍼하지 않고 겸손한 기도로 승화시킬 수 있다면 우리는 좀더 빨리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본문 8-9쪽)

  그래, 사랑은 '투쟁'이다. 자신에 대한 사랑, 타인에 대한 사랑, 신에 대한 사랑. 그 모든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 모두 매일 느끼지 않는가. 사랑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어 날마다 감각이 무뎌짐을 우리 모두 느끼지 않는가. 이책을 통해서 잠깐동안만이라도 위로받고 깨달을 수 있어 좋았다. 나도 내 삶 전부를 통해서 사랑에 대한 나의 치열한 투쟁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살고 싶다.

  '참으로 그리스도를 많이 사랑하면 우리의 행동에서도 그 분의 향기가 느껴져야 할텐데요.'(본문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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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이민규 지음 / 더난출판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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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을 두고 같은 사람이 지은 책을 두 권이나 읽었다. 흔치 않은 일이다. 자기계발 분야에서 저명한 저자의 책에서 뭔가 대단한 비법을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에게 '끌리는' 사람이 되고 싶은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능이 아니던가. 그야말로, 1%만 투자하면 마술같이 '행복한 인간관계'를 갖게되는 비결을 기대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의미에서는 대실망이다. 특별한 비법은 없었다. 모두 내가 그동안 들어왔거나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 전체를 두고 가장 내 가슴을 두드린 부분은 저자의 에필로그다. 백거이와 도림선사의 일화가 그것인데 알고 있는 평범한 진리가 실천하기는 어렵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인기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1%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차이는 1%만 노력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생활 속에서 실천에 옮기는 데는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종류의 책들은 우리 자신에게 항상 부족함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남은 시간을 쉴 수 없도록 만든다. 인간관계의 기본은 배려다. 그리고 그 인간관계 안에서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알고 있지만 평소 잊고 있었던 대화와 관계의 원칙을 다시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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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파더 스텝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1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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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단숨에 읽었다. 충분히 재미있고 흡인력도 상당하다. 하지만 내가 과연 책을 읽은 걸까. 만화책을 읽은 걸까. 정말 한 편의 만화같다. 재미 측면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전개방식이나 소재 등을 봐도 이 소설은 영락없는 일본만화다. 아무리 일본에서는 영화나 드라마, 소설, 만화가 연계되어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지만 내가 볼때는 모든 문화예술의 장르가 '만화'로 단순화되는 것 같다.

  이 책에서 보이는 독특한 이야기 전개방식, 소재, 이런 사람이 실재로 존재할까 의심스러운 개성넘치는 주인공들. 이 요소들만 봐도 너무나도 '만화적'이다. 이런 특징은 비단 이 소설 뿐만이 아니라 요새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일본문학의 공통분모인 것 같다. 이 만화같은 일본소설들이 우리는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상을 탔다는 훈장을 달고 우리 안에 너무 깊숙히 들어온 것은 아닌지. 그 우스꽝스러운 훈장은 우리가 잘 알지 못하기에 마치 검증된 작품인 양 우리를 오인하게 만들고, 재미와 유쾌함, 오락성을 추구하는 우리의 세태와 맞물려 우리 문화계를 점점 잠식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걱정을 하게됐다. 너무 지나친 생각일수도, 너무 성급한 일반화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 소설, 더 나아가 일본소설의 유쾌함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문학의 퇴행'일수도 있다는 것을 경계하고 싶다.

  외래어의 남용도 이 소설의 특징이다. 우리나 일본이나 영어를 섞어쓰면 세련되고 유식해보인다는 착각이 내재되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에서 발견되는 것은 외래어가 덕지덕지 뭍어있는 지저분한 모습이다. '옷가슴부분에 이니셜을 수놓거나 와펜을 달아 쌍둥이 형제의 아이덴티티가 파괴되지 않도록(123쪽)'은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표현인지. 이건 빙산의 일각이고 외래어가 어색하게 섞인 비슷한 표현이 수도 없이 나온다. 지은이는 이 국적불명의 언어로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우리는 단지 '즐겁게 살'기 위해, 기분전환과 오락을 위해 이런 책을 원할 수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문학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그럼 그것으로 우리는 충분히 행복'한걸까? 난 아니라고 본다. 우리의 인생이 늘상 광대의 쇼만으로 채워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 도서시장의 문제가 이 책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 이런 문제의식이 솟았다. 작가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다. 책을 단숨에 읽으면서 유쾌함에 젖었지만 책장을 다 덮고 나서는 앞서 옮긴 생각들이 두서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조용히 있을수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내 서평도 횡설수설의 글이 되고 말았으니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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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바꿔도 인생이 달라진다
이민규 지음 / 더난출판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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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만 바꿔도 인생이 달라진다고? 너무 도발적인 제목이다. '1%'만 바꾸면 내 인생도 바뀔 수 있을까? 우리가 사소하게 생각하는 생활습관이 우리 인생의 성공을 좌우한다는 지은이의 지론이 담긴 멋진 제목이겠지만, 나는 왠지 거슬렸다. 반항아적인 기질의 표출일까? 지극히 옳은 말만 담겨있는 부모님의 잔소리도 귀에 거슬리는 것이 사람이고, 하지말라는 것도 왠지 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인지라 '이거 해라. 하면 성공하고 안하면 실패한다'는 식의 우리네 인생을 초탈해서 마치 신이나 된듯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꼴이 거슬렸던 것이다. 아무래도 나는 성공하기 틀린 모양이다. 이렇게도 사고가 삐딱하니.

  모두 그동안 들어왔던 이야기다. 그리고 옳다고 생각해왔던 것들이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내 인생에서 '내'가 살아있게 하기 위해서 내 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 내 사람에 적용하고 싶은 명제들도 많있다. 내 자신을 사랑하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사고하며 열정을 가지고 정진하는 삶.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기도 하지만 내 스스로 내 인생을 그쪽으로 운전해가고 싶다.

  다시 자기계발서에 대해 생각해본다. 우리는 이름만 다를 뿐 실상은 똑같은 이야기인 책들을 왜 읽고 또 읽는가. 어쩌면 이것은 마약이나 약물 중독일수도 있다. 주기적으로 몰핀을 투입하여 잠시나마 인생의 출력을 끌어올리는것? 그런 목적으로라도 내 인생을 돌아보고 새롭게 결심하는 장을 만들 수 있다면 좋은건가.

  하지만 지나치게 성공, 특히 돈과 관련한 성공에 집착하는 것은 참 볼썽사납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돈은 필수적으로 필요하긴 하지만, 그것을 떠나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어야할 우리 자신을 그저 '리모델링'의 대상으로 보는 것은 너무한 것 같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성공은 벌어들이는 액수와 집의 평수로 판가름나느 것이 아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강렬히 원하는 것. 그것을 얼마나 이루어 내는가. 내가 이렇게 살아가겠노라 결심했던 것에서 얼마나 부끄럽지 않게 살았는가. 그것이 내 인생의 성공을 판가름짓는 기준이리라.

  의미있었지만 아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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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 2006년 제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박현욱 지음 / 문이당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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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참 파격적인 소재다. 누가 이런 상상을 쉽게 할 수 있을까?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한다'는 일상적인 진리에 대한 도전이고, 이혼이 결혼보다 더 일상이 되어버린 세태에 대한 풍자다. '결혼'이라는 오래된 제도에 대해 옳다 그르다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한다해도 결론은 나지 않을 것이고 머리만 아플 뿐이다. 어찌보면 뻔하다고도 할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어쩌면 이렇게 맛깔스럽게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었을까. 그 글솜씨에 정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끝까지 책을 놓을 수없게 만드는 흡인력과 재미에 정말 단숨에 읽어버리고 말았다.

  축구와 인생을 잘 버무린 것도 참 흥미로웠다. '인생 그 자체가 축구장에 지나지 않는다'는 서두의 명제를 이토록 잘 보여줄 수 있을까. 아무리 어려운 과학공식도 일상 속의 자연현상을 예를 들어 설명하면 그나마 쉬운 법이다. 책 중간에 '소통 부재에 대해 말한답시고 소통 곤란한 영화를 만들어서 갑갑하게 하는 건 무슨 고약한 심보란 말인가'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 책의 정신을 잘 설명해주는 말같다. 쉽게, 친근하게, 재밌게 말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 실력을 갖춘다는건 어려운 일일텐데, 이 책을 읽다보면 그것이 현실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

  결혼과 사랑. 참 어렵다. 모두들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하며, 사랑하면 같이 살고 싶어지는 건 인지상정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결혼이라는 것은 왜 이렇게 논쟁적일까. 아마도 그 유효기간 때문이리라. 하지만 요즘 우리들은 너무 쉽게 질리고 포기하는 건 아닐까. 불확실과 모호성 그리고 상대성의 시대라지만 모든 제도와 관습을 거부한 이후에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사랑하면 결혼한다. 결혼은 낭만적 사랑의 결과물이지만, 낭만적 사랑이 끝난 후에는 합류적 사랑으로 살면 되지 않을까. 서로 다를 수록 이해하고 거기서 사랑이 다시 시작된다면, 폴리아모리고 뭐고 복잡하고 골치아픈 새로운 것들보다는 그동안의 관습을 긍정적으로 이용하면서 사는게 낫지 않을지. 아무래도 우리는 '교각살우'를 무시로 범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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