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 상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1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미야베 미유키 엮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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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고쿠라 일기>전, 이 한편을 읽었을 뿐인데 먹먹한 가슴 어딘가엔 풀어놔야겠어서 짧게나마 씁니다. 그저 그런 일이 있었다고 담담하게 사실만을 늘어놓은 것 같은데 길지 않은 이 작품 속에서 인생 그 자체가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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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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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지게 돼있었던 게임. 선입관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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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밀란 쿤데라 전집 1
밀란 쿤테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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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의 [농담]을 읽고 있다. 사놓은 지 오래된 책인데 어쩌다보니 지금이 됐다. 사은품으로 같이 받은 원두는 진작에 마셨는데. 벌써 작년이 된, 아직은 '올해'가 더 익숙한 작년말, 책을 사면 랜덤으로 주는 여러가지 선물들, 다이어리, 한장짜리 달력의 주인공이 밀란 쿤데라였고, 탁상달력의 열두달 중에도 밀란 쿤데라의 얼굴이 있었다. 나는 이런 우연에 상당히 집착하는 편으로, 너무 읽기 힘들었던 어떤 책의 끝까지 읽기를 마침내 포기하고 책 읽기를 재개하는 의미로 어떤 책을 읽을까 고르다, 어떤 끌림에 의해 이 책을 골랐다. 책을 읽으면서는 어떤 구절을 읽고 누군가에게 하기 어려웠던 말을 용기내 하기도 했다. 좋은 부분은 책읽기 앱에 옮겨적으며 읽는데 이 책에는 너무 많아서 흐름이 끊길 것 같아 그때그때 옮겨적기를 포기하고 다시 밑줄을 치고 있다.
그런데 모든 문장들이 다 정말 아름답고 슬프고 억울하고 명징하고 아름답고 슬프고 명징해서 책을 쉬지 않고 읽는 일이 몹시 벅차다. 한 문장, 한 문장을 공들여 음미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다고 아예 중단하고 싶지도 않아서 잠시 이 곳에 벅찬 마음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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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인류]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세트] 제3인류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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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은 [개미] 이후 무려 20년 만에 읽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때나 지금이나 책을 끝내 다 읽지 못한 것은 똑같네요.

당시 제가 살던 집은 오래된 건물이라 개미가 정말 많았습니다. 시달리던 저는 어느 날 견디다 못해 설탕으로 개미들을 유혹해 대량으로 죽이고 말았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개미]를 도서대여점에서 빌려 읽었는데 어느 날 꿈에 개미떼에게 복수 당하는 꿈을 꾸고는 도저히 책을 더 읽을 수 없어 다시 반납해버리고 약 20년이 지난 겁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자국인 프랑스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인기가 많아서 그의 책이 나올 때마다 항상 대대적인 마케팅이 펼쳐졌지만 그동안은 왠지 별로 끌리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렇게 인기가 있는 작가이니 다시 한 번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신간평가단을 통해 무려 20년 만에 그의 책을 다시 접하게 됐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이 [개미] 주인공의 증손자라고 하니 이것도 뭔가 인연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책을 읽는 동안 괴로웠습니다. 저는 어쨌든 책을 다 읽고 서평을 작성하기로 약속한 사람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다 읽어야한다는 부담으로 거의 한 달을 책을 붙잡고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책도 다 읽지 못했고 덕분에 다른 책도 읽지 못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유치했습니다. 지구의 혼잣말은 마치 동화책을 보는 듯했고, 10년 후 미래의 모습이 교차하며 미래의 상황을 보여주는 뉴스들이 나열되는 방식의 플롯은 작가가 너무 손쉬운 방식을 취했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나열된 뉴스들은 10년 후도 지금과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통찰력 있게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는 듯했지만 아마추어의 기사작성 연습 이상의 혜안을 엿볼 수 없었고,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인식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지구를 의인화해서 그의 목소리를 빌렸겠지만 지구를 마치 성난 어린이처럼 느끼게 할뿐이었습니다. 환경을 해하는 사람들에게 화가 나 몸을 부르르 떤다던가 재채기를 해서 벌을 준다거나 하는 부분에서는 요즘말로 정말 손발이 오그라들었습니다.

[개미] 에드몽 웰즈 증손자가 주인공이라는 설정이나 '인류는 다시 작아지는 쪽으로 진화한다'는 그 증손자의 연구 가설은 흥미롭지만 전체적으로는 그저 아이디어에 그친 소설입니다. 이것들을 뒷받침하는 것들은 과학적인 논거보다는 베르베르의 인문학적 해석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마저 깊은 고민과 통찰이 담겨있다기보다는 두루뭉술합니다. 쉽게 읽히지만 그게 다입니다.

책을 읽기 시작한 초반에 짧게 이같은 감상을 sns에 쓴 적이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의 작품을 오랜만에 읽은 감상이 이렇다니, 뭔가 저만 좀 이상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저와 비슷한 감상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우리나라 출판사의 마케팅에 의해, 혹은 마케팅을 위해, 과대포장된 것 같다는 의견들이었습니다.

물론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만큼 그의 팬이 적지 않습니다. 저와 저의 몇몇 지인들의 생각이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또 진리는 아니겠지요. 다만, 한국의 다른 장르작가들을 발굴, 육성하고 외국의 다른 장르작가들도 소개하는 데 그 마케팅력(?)을 좀 나누어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사실 장르문학들은 아주 잘 쓰지 않으면 유치하고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만, 베르베르의 소설은 아주 기발한 것도 아니고 아주 문학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사랑받고 있으니 다른 장르문학들도 더 많은 독자들에게 소개될 자격이 충분합니다. 베르베르의 미덕이 공상과학 소설을 좀 더 쉽게, 대중적으로 썼다는 데 있다면 이제 공상과학 소설의 저변을 좀 더 넓힐 필요가 있는 것 아닐까 싶은 겁니다.

웬만하면 두 권을 끝까지 다 읽고 서평을 쓰고 싶었습니다만, 그 부담 때문에 저의 책읽기가 힘들어져 전 이만 여기에서 그만 두려고 합니다. 때문에 이 서평이 책을 다 읽지 못한 자의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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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분의 1의 우연]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10만 분의 1의 우연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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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모토 세이초에 관해서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이 작품이 1981년에 출판됐다는 사실도 책을 다 읽고서야 알았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시대에 맞지 않고 요즘 있을 법하지 않은 일’ 같이 느껴져서 몰입에 방해도 받았습니다. 알고 나니 1981년이라면 시의성에 큰 무리가 없었겠다고 뒤늦게 납득했습니다.

 

이 작품은 한 신문사의 아마추어 보도사진전에서 수상한, 많은 인명사고를 낸 교통사고 현장을 바로 촬영한 [격돌]이라는 작품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책의 제목이자, 심사평에 등장한 후 끊임없이 언급되는 ‘10만 분의 1의 우연’이라는 표현처럼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이 우연에, 상을 주는 신문사는 극찬을 하고, 일부 독자는 거부감을 보이며, 또 그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한 남자는 의심을 품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사고에서 살아남은 피해자 단 한 명만 보았다는 번쩍이는 붉은 불빛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크나큰 고통, 인정하고 싶지 않은 절망감이 주인공 누마이 쇼헤이가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 실마리가 됩니다.

 

그는 치밀하고 꼼꼼하고 또 똑똑합니다. 아무래도 추리 소설의 주인공이라면, 진실을 파헤치려는 사람이라면 갖춰야 할 덕목입니다. 그가 의심을 품고 현장 조사를 하고 추리하는 과정은 주인공의 캐릭터에 걸맞게 굉장히 상세하게 묘사가 되어 있습니다.

 

이는 아직 한 권밖에 읽어보지 못했지만 마쓰모토 세이초의 성향처럼도 느껴집니다. 작가가 한 가지를 파헤쳐가며 설명하는 과정은 어떤 면에서는 지겨우리만치 자세하고 또 여러 번 반복되는데, 이러한 패턴 또한 한 작품 안에서도 계속해서 볼 수 있습니다.

 

한 장의 사진을 둘러싼 이야기인 만큼 사진 및 관련 장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고, 사건을 보도한 기사나 야마가 교스케의 수상 소감은 텍스트를 기반으로 의심하고 반박하고 증거를 찾는 데 쓰이기 때문에 아주 여러 번 반복적으로 누마이 쇼헤이에 의해 분석됩니다.

 

두 번째 중요한 사건이 일어나는 계기인 ‘폭주족 보도’ 역시 여러 번 반복되고 또 분석됩니다. 이 분석은 야마가 교스케와 누마이 쇼헤이가 각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어떤 일을 준비하는 데 바탕이 됩니다.

 

세 번째 중요한 ‘대마초’ 역시 관련 신문 기사와 자료들이 소설 속에 삽입된 것 치고는 방대하게 아주 자세히 나옵니다. 물론 이는 후에 대마초가 실제로 어떤 효과를 발휘할 때 그 사실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굳이 그런 학술 자료를 아주 자세히 쓰고, 또 누마이 쇼헤이의 독백을 통해 한 번 더 사실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언급되지 않았다 해도 소설을 읽는 독자에게 충분히 설득력을 가졌을 거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흐름이 끊기지 않아 더욱 몰입할 수 있었을 겁니다.

 

전반적으로 그런 근거나 사실성을 추구하기 위한 작가의 밑설명이 너무 구구절절하고 많고 많이 반복된다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저는 이 작품의 설정 자체에 몰입하기가 힘들었습니다. 1981년작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때 가졌던 생각, ‘가능한 일인가?’하는 의구심은 지워냈다 하더라도 여전히, 보도사진 대상을 받기 위해 그토록 끔찍한 일을 치밀하게 계획해서 벌였다는 것은 쉽게 공감하거나 납득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라고 할까요.

 

하다못해 묻지마 살인이나 단순히 즐기기 위해 본능적으로 살인을 즐기는 잔인한 살인마가 등장하는 소위 미드나 추리물들이 오히려 더 어색함 없이 읽힙니다. 묻지마 살인은 특정 대상이나 이유가 없는 살인이지만 살인범에 내재된 분노가 있고 그 분노를 유발하는 사회적인 조건이 있었다고 추론할 수 있고, 살인을 즐기는 나쁜 놈도 그런 이상한 유전자를 타고 났거나 성장 과정에서 잘못된 학습이나 나쁜 경험을 겪었을 것이라 짐작해볼 수 있는데, 아마추어 보도사진 대상을 위해 저지른 이 범죄는 안타깝게도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았습니다.

 

거기다 누헤이 쇼마이의 복수심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그의 두 번째 복수 역시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선 안 되지만 이해는 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첫 번째는 여기에 해당되지만 두 번째는 아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분노가 멀쩡하던 한 사람의 내면을 비틀리게 만들었을 수 있긴 하지만 역시 당위성이 떨어집니다.

 

'세이초 월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마니아를 형성하고 있는 작가이기에 기대가 컸는데 이 작품은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하필 제가 처음 접한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이라는 점은 그래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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