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많은 태명들은 어디로 갔을까.

아마도 세상의 모든 태명은 엄마의 자궁이 보관하는 이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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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이 책을 동생부부에게도 선물해줄 수 있게 됐다. 나도 며칠전 그 소리를 들었다.

컴퓨터의 전원을 켜고 병원에서 녹음해준 네 심장 소리의 음원을 스피커에 연결한다. 나는 지금 네가 잠들어 있는 그곳을 다시 상상해보는 중이란다. 그곳의 양수는 따뜻한지, 네가 마시는 산소는 충분한지, 팔과 다리가 될 싹이 몸에서 생기고 있을텐데 간지럽지는 않은지, 엄마의 심장박동 소리는 어떤 음악처럼 들리는지 궁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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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3-07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무한도전 어린이집 편을 봐서 그런지 미혼인 저도 이 시집을 읽고 싶군요. ^^

karma 2015-03-08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출산장려 효과가 있다던데 :)
여러 통의 편지들이지만 말씀하신대로 정말 아름다운 한 편의 시예요- 읽어보시는 것을 전혀 말리지 않습니다. :)
 

나다

모든 것이 〈nada y pues nada y pues nada(허무 그리고 허무 그리고 허무)〉였다. 〈나다〉[4]에 계신 우리의 나다, 그대의 이름은 나다, 그대의 왕국이 오시고, 세상 모두가 나다이오니 그대의 뜻이 나다 속에서 나다가 되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나다를 주시고, 우리가 우리의 나다를 나다하오니 우리의 나다를 나다해 주소서. 우리를 나다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우리를 나다에서 구해 주소서. 아멘 나다. 나다에 가득 찬 나다를 찬미하라. 나다가 그대와 함께 있으니. 그는 미소를 지으며, 번들거리는 증기 압력 커피 기계가 있는 바 앞에 섰다.

「뭘 주문하겠소?」 종업원이 물었다.

「나다.」

-알라딘 eBook <깨끗하고 불빛 환한 곳 [알라딘 단독]> (어니스트 헤밍웨이 外)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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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하고 따뜻하고

나도 한입 먹자, 하며 그녀는 뜨거운 떡을 아무렇지도 않게 손으로 덥석 떼어 입에 넣었다. 나는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 쉰 것을 먹고 있었다는 것을 들켰다는 게 부끄러웠고, 괜찮지? 하고 물어가며 동생에게 그걸 먹이고 있었다는 게 부끄러웠고, 지금 이 집에 어른이 없다는 게 이상하게 부끄러웠다. 실은 어느 것을 가장 부끄럽게 여겼는지 지금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꼭 다문 입속에 떡이 뜨겁게 엉겨 있었는데 삼킬 생각도 하지 못하고 다만 주눅이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쉰 떡을 입에 넣었으니 곧 뱉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나기네 어머니는 떡을 우물우물 먹으며 살풍경한 부엌을 둘러보고, 설탕을 입에 묻히고 있는 나나와 나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녀는 끝까지 떡을 뱉지 않고 삼킨 뒤, 이 떡의 맛이 좋으니 자기네 밥이랑 바꿔 먹자며 나나와 나를 벽 건너편으로 데려갔다. -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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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읽기를 중단한지 좀 됐다. 번역이 어색하고, 네팔의 국민작가로 추앙받는 작가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알레고리가 너무 단순하고 유치했다. 혹시 이런 것까지도 번역의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럴 때는 주로 번역되지 않는 언어의 번역본을 읽는다는 것에 회의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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