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임현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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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부터 8회까지 쭉 읽어왔는데 올해가 제일 재미없다. 제일, 재미가, 없다. 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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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의 정치사상 세트 (전3권) (반양장) - 전체주의의 기원 + 인간의 조건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나 아렌트 지음, 이진우.박미애.김선욱 옮김 / 한길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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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아이히만부터 읽고 있는데 앞 70페이지 정도 읽으면서도 비문이 너무 많았다. 이런 책들은 제발 번역에 신경 좀 써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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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끝에서 맴도는 이름
파스칼 키냐르 지음, 송의경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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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보
1948 : 4월 23일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베르뇌유쉬르아브르(외르)에서 출생했다. 음악가 집안 출신 아버지와 언어학자 집안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키냐르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식탁에서 오가는 여러 언어(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라틴어, 그리스어)를 습득하고, 여러 악기(피아노, 오르간,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를 익히면서 자라난다.

1949 : 가을, 18개월 된 어린 키냐르는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집안의 분위기에서 기인된 혼란 때문에 자폐증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고, 언어습득과 먹기를 거부한다. 우연히도 외삼촌의 기지로 추파춥스 같은 사탕을 빨면서 겨우 자폐증에서 벗어난다.

#파스칼키냐르 #혀끝에서맴도는이름

책이 너무 좋아서, 작가가 어릴 때부터 다양한 언어와 악기 속에서 자랐다는 것이 부러웠는데 겨우 18개월 만에 자폐증에 빠졌다는 게 그만큼 놀라웠다. 세상에 태어나면 그 세상의 언어를 익히면서 자신과 세상을 인지해야 하는데 어린 그에게 무려 5개국어는 세상으로 나오는 길을 막고 선 장애물이었던 것이다. 아이들이 흔히 가장 먼저 발음하는 `엄마`를 말하는 방식이 다섯 가지나 된다면 그건 곧 아이에게 엄마가 다섯인 것과 마찬가지의 혼란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삼촌이 물려준 사탕은, 혀의 움직임을 막아줌으로써 말하지 않을 구실을 마련해줬고 어린 파스칼이 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자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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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9-04 14: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어 발달이 형성되기 전에 책을 너무 많이 읽으면 자폐증에 빠질 수 있다고 합니다. 집에만 틀어박혀 책 읽는 것보다는 밖에 나가서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아이 혼자 책 읽는 대신에 부모님과 같이 읽어주면 좋습니다. 부모가 아이 지능 발달을 위해 책을 잔뜩 사서 혼자 읽게 만드는데 이게 너무 과하면 아이 성장에 독이 될 수 있어요.
 
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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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이 소리지르고 양손을 비틀며 협박해대도 나는 내 지하실을 빠져나와 발길 닿는 대로 다른 지하 세계들을 찾아간다. 그중에서도 중앙난방 제어실에서 일하는 동료들을 보러 가는 게 가장 즐겁다. 개들이 개집에 매여 있듯이 일에 매여 있는,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일을 통해 배운 것들을 가지고 동시대 역사를, 그러니까 일종의 사회학적인 앙케트를 쓴다. 극빈층이 점점 줄고 있다는 것과 하층 노동자들이 교육을 받게 된 한편으로 대학 졸업자들이 이 노동자들을 대체하고 있다는 것도 그곳에서 알게 되었다. 어쨌거나 나의 가장 절친한 친구는 단연 하수구 청소부들이다. 아카데미 회원이었던 두 사람은 프라하의 하수구와 시궁창에 대한 책을 쓴다. 포드바바 하수처리장으로 흘러드는 배설물이 일요일과 월요일에는 판연히 다르다는 걸 내게 가르쳐준 것도 그들이다. 요일별로 콘돔 배출량에 따른 배설물의 유량을 그래프로 작성해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어느 동네 사람들이 성생활을 가장 많이 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인간의 전쟁만큼이나 전면적인 회색 쥐들과 검은 시궁쥐들의 전쟁과 관련해 그들이 쓴 기사였다. 그 전쟁 중 하나가 회색 쥐들의 완벽한 승리로 막을 내린 참이었다. 쥐들이 지체 없이 두 개의 무리, 두 개의 종족, 두 개의 조직화된 사회로 나뉘어 싸웠던 것이다. 프라하의 하수구와 시궁창에는 쥐들이 생사를 건 대전쟁을 벌이는데, 승리하는 쪽이 포드바바까지 흘러가는 배설물과 오물을 전부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면 변증법의 논리대로 승자가 다시 두 진영으로 나뉜다는 것도 그 고매한 하수구 청소부들이 내게 알려주었다.

#보후밀흐라발 #너무시끄러운고독 중에서

밀란 쿤데라가 극찬했다는 등등 수사가 화려해서 어쩔 수 없이 기대하며 읽었는데, 별 감흥이 없다. 조금 전 읽은 책에서 로베르트 무질이 이미 오래 전부터 그랬다고 증명한 것처럼, 천재도 너무 많고 걸작도 너무 자주 탄생한다. 이런저런 신문사에서 올렸다는 화려한 말의 상찬은 그렇다 치고 밀란 쿤데라의 치켜세움이 가장 의아한데, 아마 본인은 체코 땅을 떠나 프랑스어로 글을 썼는데 보후밀 흐라발은 끝까지 체코에 남아 체코어로 글을 썼다는 데 대한 미안함, 혹은 의무적인 존중 때문에 그랬던 게 아닐까 의심스럽다. 아니면 위대한 걸작을 알아보는 눈이 나에게 없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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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는 자 을유세계문학전집 45
알랭 로브그리예 지음, 최애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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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대화는 아주 화기애애하게 계속되었다 ㅡ 마티아스의 취향에는 약간 길었다. 그의 대화 상대자는 언제나 그와 전적으로 같은 의견으로 시작하고는, 필요에 따라 그의 문장 표현들을 설득된 어조로 반복하면서 곧바로 의혹을 도입하고, 다소 단정적인 정반대의 주장을 통해 모든 것을 파괴해 버리는 묘한 응답 방식을 갖고 있었다.

#알랭로브그리예 #엿보는자 (혹은 #여행자) 중에서


나는 일생을 명확한 것보다 모호한 것, 이해되는 것보다 알 수 없는 것,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보다 너무 멀리 있는 것들에 마음을 이끌리며 살아온 것 같다. 명확해질 거라 기대하고 알 수 있을 거라 착각하고 언젠가 손에 닿을 거리만큼 가까워질 거라 헛된 꿈을 꾸면서.

마찬가지로 모든 점에서 모호하고 알 수 없고 이야기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이 책에 매혹 당했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는 대략 반 년 전에 읽었다. 때문에 희미한 기억에 기대어 2부와 3부를 읽는 내내 안개가 가득 내려앉은 섬마을의 수풀 속을 지나는 기분이었다. 반복되는 이미지와 반복되는 사건과 그 모든 것들의 끊임없는 재구성에 대해 나름의 재해석을 하면서, 3부를 마저 다 읽은 후 다시 1부를 읽으면 조금 더 선명해진 무언가를 손에 잡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1부에 등장하는, 무의미해보이는 모든 사물과 묘사가 2, 3부와 관련되어 있고 그것을 발견하는 재미가 상당하다. 그러나 그 또한 `관련 있어 보임`일 뿐, `관련 있음` 혹은 `연결되어 있음`은 아니어서 결국 아무것도 명확해지지 않고 확실하게 알게 된 것도, 손에 잡은 것도 없는 채로 1부 다시 읽기가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난 또 그 점에 한 번 더 미혹되었다.

책의 제목인 엿보는 자(Le Voyeur)는 원래 여행자(Le Voyageur)였다고 한다. 2부와 3부를 읽기 전의 1부 읽기는 엿보는 자를 여행자로 착각한 상태에서의 나태한 관찰이었다면, 2부와 3부를 읽고 다시 읽는 1부는 여행자인 줄 알았던 엿보는 자의 엿보기에 동참하는 행위가 된다. 물론, 그것은 여행이 아니라 엿보기인 만큼 즐겁다기보다는 불안하고 설렌다기보다는 긴장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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