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차이가 일류를 만든다 - Think 4.0 시대의 역발상 콘서트
이동규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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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이제는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단어다. 오히려 친숙해지고 당연해진 미래 사회로 가는 이 시대의 키워드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의 신기술로 현대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으며 그 영향력의 파급 효과는 단순히 비즈니스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이류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이 현실 세계에서도 가능해짐에 따라 미래 산업 생태계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와는 다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며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전 세계가 발 빠르게 4차 산업혁명이라는 국가적 어젠다를 실행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커다란 바다에서 좌초된 듯하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한국은 2010년 이래 계속 추락하고 있으며 스위스 국제 경영개발원이 발표한 올해 국가경쟁력 순위에서도 28위를 기록하여 말레이시아와 태국에도 밀린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세계 유수의 기관에 의한 이러한 평가는 세계 5대 공업국이자 7대 무역국인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비관론 일색으로 어둡게 한다. 이미 늙어버린 중진국이라는 지적 아래 과거 일본의 뒤를 따라 한국판 '잃어버린 10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발상의 전환을 통한 국가적 대 혁신이 필요한 이유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목표보다 방향이다.


그렇다면 올바른 방향 설정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우리가 원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 정확히 알아야 그것을 얻기 위해 필요한 질문이 무엇인지를 찾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변화를 원하면서 똑같은 질문을 계속해서는 원하는 답을 결코 얻을 수 없다.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서는 질문을 달리해야 한다. 질문이 달라져야 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목표 설정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정확한 방향 설정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원대한 목표를 세운다 한들 계속해서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서는 절대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


2013년 발표된 옥스퍼드 대학교 마틴스쿨의 연구 결과는 "기술 발전으로 인해 향후 20년 이내에 현재 직업의 약 47%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신기술로 인한 미래 사회는 인류를 한 단계 진화 시킬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결코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역행하는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알면서도 피할 수 없는 '회색 코뿔소'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다"란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똑같은 사물도 다르게 볼 수 있는 통찰력과 역발상적인 사고 능력이 필요하다. 이것을 가장 잘 보여준 현실 사례가 스티브 잡스의 'Think Different'와, 'Simple is best'로 시작된 변화가 아닐까 싶다. 그 변화의 결과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전 세계 시장의 흐름을 일순간 뒤바꿔 버렸다. 저성장 수축 사회라 일컬어지는 불황의 경제 환경에서도 스티브 잡스와 애플이 히트 상품을 지속적으로 낼 수 있었던 비결이다.


시드로우 백스터는 이런 말을 했다. "모든 기회에는 어려움이 있고, 모든 어려움에는 기회가 있다(Every opportunity has a difficulty. Every difficulty has as opportunity). 익숙함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극복해낸 순간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도전하려는 요기다.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에 맞서 싸우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인생의 가치를 단순한 '성공'보다는 지속적인 '성장'에 중점을 둔다면 조급함이 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여유를 만끽함과 동시에 끈기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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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일대의 거래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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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수많은 아버지와 아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가족이라는 줄로 이어져 있지만 그 줄의 무게와 굵기는 모두 다르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란 정말 복잡 미묘하다. 부모는 자식에 대해 조건 없는 사랑을 주는 존재라 알고 있지만 현실을 꼭 그렇지는 않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결국 아버지와 아들도 부모와 자식이기 전에 똑같은 하나의 인격체로써 동등한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관계가 반드시 특별할 것이라 여겨지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의 많은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사랑하며 서로를 존중한다. 이 세상이 아직 존재하는 이유는 이들의 사랑이 있어서다.


이제는 작가 본인의 이름보다 '오베'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스웨덴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 그 또한 이 세상의 수많은 아버지들 중 하나다. 그런 그가 크리스마스이브 늦은 밤 곁에서 잠들어 있는 가족을 보며 써 내려간 이야기가 바로 이 책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지명은 모두 작가 본인이 살았던 곳의 실제 장소이며 지금도 있는 곳이다. 즉, 자신의 삶이 소설 속에 어느 정도 투영되었다는 의미다. 그래서였을까. 그전에 그가 썼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소설이다. 무언가 삶의 진중함이 느껴진달까. 아니면, 나 또한 그처럼 한 아이의 아빠이기에 느끼는 감정이 비슷하기 때문일까. 무엇이 되었든 소설을 통해 그가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뜨거웠다. 짧은 이야기 속에 감춰진 감동은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속에 쓰나미를 일으킨다. 왈칵 눈물을 쏟게 만드는 부성애를 느낄 수 있게 한달까. 아이를 향한 아버지의 사랑을 돌아보게 한다.


이야기는 인생에서 가족보다 자신의 삶을 우선순위에 둔 한 남자가 암 선고를 받으며 그동안 잘못 살아온 지난날을 후회하며 마지막으로 자신의 유일한 피붙이인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로 기억되기 위해 벌이는 일생일대의 거래에 대한 내용이다. 사업가로써 그는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성공한 사람이지만 아버지로서 그는 실패한 삶을 살아왔다. 아들의 인생에서 그는 단 한 번도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 그가 치료를 위해 입원한 병원에서 만난 자신과 똑같이 암 선고를 받은 어린 소녀를 만나면서 자신의 삶의 궤적을 돌아보며 과오를 깨닫게 된다. 그런 그에게 죽음이 아닌 삶의 기회가 찾아온다. 하지만 어린 소녀에게는 꺼져가는 삶의 그림자만 드리워져 있다. 그런 그가 중대한 결심을 한다. 자신의 인생에서 단 한 번이라도 의미 있는 삶을 살아보려고 한다.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과연 그는 뒤늦게 깨닫게 된 아들을 향한 사랑과 아버지로서의 삶을 모두 뒤로한 채 자신을 희생할 수 있을까.


누구나 인생에서 가장 큰 결심을 해야 될 때가 한 번은 찾아온다. 나 자신을 위해 서일 수도 있고 내 가족을 위해 서일 수도 있다. 만약 우리에게 사랑하는 가족이나 다른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 해야 될 때가 찾아온다면 온전히 자신을 희생할 수 있을까. 만약 내가 이야기 속 주인공이었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했을까. 그와 같이 행동할 수 있었을까. 10초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대답하지 못했다. 희생이란 게 그렇다. 아무리 가족이라 할지라도 선뜻 그렇게 하기 힘든 것이 바로 희생이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이기적인 존재임이 드러나는 진실의 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세상이 따듯한 이유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많은 곳에서 그렇게 희생하는 삶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살면서 후회되는 일이 없을 순 없다. 중요한 것은 그 후회를 바로잡기 위해 어떻게 행동하느냐다. 너무 늦은 때란 없다. 만약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때가 바로 시작할 때다. 더 이상 기회가 오지 않을 만큼 진짜 늦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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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보는 미술관 - 나만의 감각으로 명작과 마주하는 시간
오시안 워드 지음, 이선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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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또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가려고 할 때 우리는 보통 사전 답사를 한다. 여기서 사전 답사란 말 그대로 일행이 가기 전에 먼저 가보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여행 장소 또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에 대해서 공부를 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아무것도 모르고 가서 그저 눈으로만 쓱 보고 오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알고 가면 더 깊이 있게, 의미 있게 보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바쁜 와중에 시간과 돈을 들여서 가는 것이기에 그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싶은 생각에서다. 그런데 가끔은 이런 준비가 오히려 순수한 여행의 목적과 작품 감상에 있어 독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미술관에 가면 전시된 작품을 감상하는 많은 사람들을 볼 수가 있는데 저마다 감상하는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어떤 사람은 조용히 혼자서 한 작품을 오래도록 바라보며 깊은 생각이 빠져 있다. 한쪽에선 연인 또는 친구들끼리 같은 작품을 보면서 서로의 감상을 나누기도 한다. 또 다른 한쪽에선 작품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가이드와 함께 감상을 하는 무리도 보인다. 저마다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도 다르고 그에 따라 작품에서 느끼는 점도 다르다. 어떤 방법이 좋다 나쁘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아무것도 모른 채 미술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전해지는 감동이 더 특별할 수도 있다. 설명이 오히려 그림에 대한 생각 또는 느낌을 틀안에 가둬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그 틀에서 벗어나 보는 것은 어떨까. 미술 작품을 잘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전문가의 설명이나 다른 사람들의 감상평을 참고하지 말고 부딪쳐보는 것은 어떨까. 오롯이 나 혼자만이 느낄 수 있는 감상법으로 말이다.


이 책은 오랫동안 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해오며 평론가로도 활동 중인 작가가 미술관에서 다른 누구도 아닌 나만의 방식으로 미술 작품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감동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쓴 가이드북이다. 그렇다면 미술관에 전시된 복잡 미묘한 명화들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 저자는 고전 미술을 각자 독창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열 단계인 '타불라 라사 TABULA RASA'를 제시한다. 타불라 라사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백지상태를 뜻하는 말로 막 태어난 인간의 마음 상태를 가리키는데 우리가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 아무런 선입견 없이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타불라 라사' 감상법의 단계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이렇다.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단계 Time(시간), 작품을 들여다보며 말을 걸어보고 마음을 나누는 단계 Association(관계), 미술 작품의 출처를 알아보는 단계 Background(배경), 작품 안에 담겨 있는 의미를 이해하는 단계 Understand(이해), 작품을 보며 놓친 것은 없는지 확인하는 단계 Look Again(다시 보기), 작품에 대한 나만의 평가를 내리는 단계 Assessment(평가), 작품 안에 담긴 간격과 박자를 찾는 단계 Rhythm(리듬), 작품 안에 숨겨진 상징이나 의미를 찾는 단계 Allegory(비유), 작품을 더 깊이 있게 보기 위한 구도를 파악하는 단계 Structure(구도), 작품이 주는 전체적인 느낌, 여운을 깨닫는 단계 Atmosphere(분위기).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이더라도 한순간 어느 작품을 보고 큰 감동을 받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런 순간은 정말 의도치 않은, 무의식중에 일어나곤 한다. 그러고 보면 큰 깨달음이나 감동은 무지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결국은 틀에 갇힌 생각 또는 느낌이 자신도 모르게 의식적으로 정해진 감동으로 이끌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 어쩌면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새로운 감상법은 우리를 우물 밖으로 꺼내줄지도 모르겠다. 더 넓은 시야로 너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게 말이다. 낯선 것을 처음 접할 때 느끼는 감정은 두 가지다. 두려움과 새로움. 어쩌면 '타불라 라사'는 우리로 하여금 낯선 미술 작품을 만났을 때 느끼는 감정이 두려움으로 시작해 새로움을 발견하고 마지막에 즐거움에 이르게 하는 과정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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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는 눈 - 가짜 뉴스를 선별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구본권 지음 / 풀빛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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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루 동안 가장 많이 접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뉴스다. 오늘날은 미처 인식하지 못한 채로 접하기도 한다. 그만큼 불특정 다수의 미디어 채널에 의해 수많은 뉴스를 접한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1등 공신은 누구나 짐작하듯이 스마트폰이다. 이제 스마트폰은 현대인에 필수품이 되어버리진 오래다. 쉽고 빠르게 다양하고 새로운 뉴스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시시각각 변하는 현대사회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러한 장점이 도리어 역효과를 낳는 기이한 상황을 낳고 있다. 즉,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가짜 뉴스'로 인한 폐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가짜 뉴스'를 식별하고 뉴스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자질이 필요한 이유다.


뉴스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될까. 우선은 언론이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언론이란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말이나 글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알리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흔히 언론을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라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각종 뉴스들이 일어난 일을 있는 그대로의 전하는 것은 아니다. 언론이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기는 하지만 세상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은 아니다. 즉, 다시 말해 언론은 뉴스를 만들어 전달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똑같은 사건을 두고 여러 언론사의 뉴스의 시각이 조금씩 다른 것이 한 예다.


언론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 영향력이 실로 엄청나다. 민주주의가 자리 잡지 못한 후진국에서는 때때로 군인들의 반란으로 문민정부를 향한 쿠데타가 일어나곤 한다. 한국 현대사에도 그러한 과도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다. 1961년 5월 16일, 1979년 12월 12일 박정희와 전두환에 의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다. 이들이 쿠데타를 일으키며 정권을 잡은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바로 방송과 신문 즉, 언론을 장악한 일이다. 언론사는 국가 권력 기관도 아닌데 도대체 왜 군사 정권은 서둘러 언론부터 장악한 것일까. 그 이유는 사람들의 생각을 통제하기 위해서다.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지 못하게 함과 동시에 자신들의 의사만 일방적으로, 강제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하고 귀를 닫게 만들기 위함이다. 5.18 광주 민주화 항쟁 당시 독일 외신 기자의 용감한 보도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그들을 여태껏 폭도로 알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세상에 벌어지는 일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달라고만 외칠 것이 아니라 그에 합당한 권한과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오늘날의 언론을 보면 대놓고 편파적인 보도를 일삼는 언론사의 뉴스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누가 봐도 팩트가 아님을 알 수 있는데도 왜 그런 허무맹랑한 보도를 하는 걸까. 그것도 신문 전면에 대서특필로 눈에 띄게.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는 비상식적인 행동이다. 문제는 오보에 대한 사과와 정정 기사는 아주 작게 눈에 잘 띄지 않게 싣는다. 하지만 오보에 대한 정정기사도 잘못된 점을 바로잡는 것이 아닌 대충 얼버무리는 식이다. 선진국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극명하게 알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정확하고 품질 높은 보도로 정평이 난,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권위지다. 그런 언론사도 오보와 실수를 저지른다. 2003년 <뉴욕타임스>는 제이슨 블레어 기자가 써온 기사 상당수가 조작 보도라는 게 밝혀져 크게 문제가 되었다. 이후 사건 관련자에 대한 문책과 사과가 뒤따랐지만 다른 언론사들과 다르게 조금 특별했다. <뉴욕타임스>는 2003년 5월 11일 신문 1면 머리기사로 이러한 사실을 크게 보도 한 것이다. 오보나 잘못된 기사라고 해서 맘대로 수정하거나 삭제하지 않고 잘못된 것을 그대로 드러내놓고 바로잡을 것을 수정하고 알리는 방식이다. 더욱이 해당 기사를 보여주기 식으로 잠깐 보도하고 끝낸 것이 아니라 보도 당시 그대로 현재까지도 <뉴욕타임스> 홈페이지에서 찾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들의 과오를 감추거나 축소 또는 은폐하지 않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적극적으로 밝히고 영구 보존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표현에 걸맞은 언론이 참된 모습이 아닐까.


대한민국 언론의 문제점이 하루아침에 환골탈퇴될 일은 없다. 그래서 우리에겐 뉴스를 제대로 볼 줄 아는 눈이 필요하다. 뉴스 안에서 팩트를 구분해 낼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즉, 언론에 실린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인 '미디어 리터러시'를 갖춰야 한다. 그래야만 가짜 뉴스가 판치는 오늘날의 뉴스 홍수에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팩트 뉴스를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은 각종 정부 부처와 여려 기관을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 언론이 더욱 공정하고 팩트를 기반으로 한 뉴스를 보도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언론을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 그 첫걸음이 바로 '미디어 리터러시'를 갖추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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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발랄 하은맘의 십팔년 책육아 지랄발랄 하은맘의 육아 시리즈
김선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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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엄마에서 이제는 당당히 육아 멘토로 불리는 '지랄발랄 하은맘'. 드디어(?) 그녀가 쓴 리얼 육아 일기를 읽게 되었다. 솔직히 그전에 출간되었던 <불량육아>, <닥치고 군대육아>는 궁금하긴 했지만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 이유는 나 나름대로 첫아이를 갖은 후에 육아 관련 책을 많이 접했기에 소위 뻔한 내용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더구나 저자의 거침없는 말투(?)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호불호가 생각보다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런저런 이유가 어찌 되었든 이제서야 세 번째로 출간된 책을 만나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역시 '책'이라는 키워드 때문이다. 더구나 무려 십팔 년 동안 책을 통한 육아를 해왔고 그 결과 그녀의 자녀가 소위 말하는 명문대에 당당히 합격했다는 책 내용이 관심을 끈 것도 있다. 자녀의 명문대 합격이 중요하다기보다는 어떻게 책 육아를 했기에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되었으며 자라면서 스스로 책을 읽게 되고 공부도 할 수 있게 되었는지 그 비결이 사뭇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말하는 '책육아' 노하우를 배우고 싶었던 이유가 가장 크다.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건 다름 아닌 내 아이가 책을 좋아했으면 한다는 점이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아이가 책 읽기의 재미를 알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물론 부모의 바람이 자칫 아이에게 부담이 될까 봐 조바심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어떤 측면에서는 조심스럽다. 그래서 더더욱 '십팔년 책육아' 노하우가 궁금했고 그녀의 책육아가 잘못된 방식이 아니라는 점을 그녀와 그의 아이가 증명한 것이기에 꼭 배우고 싶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생각에서 이 책을 읽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정말 행운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을 알지 못했다면, 알아도 읽지 못했다면 정말 많은 후회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그녀가 몸소 실천한 책육아의 모든 것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요한 것은 그녀의 아이가 책육아를 통해 점차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보여준다. 이점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사실 수많은 육아서들이 제시하는 방법들이 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그 방법들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는데 이 책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리얼이다. 책육아가 잘못된 방법이 아니라는 검증된 결과를 보여준다.


초보 엄마부터 초등, 중등 자녀를 둔 엄마까지 모두 실천할 수 있는 육아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렇다고 거창한 육아 방법론을 설파하는 것도 아니다. 엄마, 아빠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얼핏 보면 평범한 육아 교육에 불과하다. 단지 중요한 것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지치지 않고 엄마와 아이가 끝까지 해냈는지가 다르다. 그 모든 것을 전업주부로서 아이 교육에만 전념한 것은 아니기에 어쩌면 더 대단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밖에서 돈을 벌어온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아이들 교육은 엄마에게 맡겨 놓으려고 했던 아빠인 내가 조금은 부끄럽다. 반성해야겠다.


앞서 그녀의 책을 읽어본 독자들의 반응이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뉜다고 했는데 그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 보통의 육아 책들은 문어체로 쓰인 반면에 그녀의 책은 구수한(?) 구어체로 쓰였다. 말하자면 아이를 먼저 키워본 선배 엄마가 후배 엄마들에게 겉치레 없이 미사여구 없이 자연스럽게 말하는 형식이다. 이런 점이 일부 독자의 눈높이에서는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조금은 거칠다 생각할 수 있는 그녀의 말투에 솔직함이 묻어 나와 더 와닿는 것 같다. 애둘러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이 때론 큰 깨달음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부모가 되면 부모의 마음을 안다고 했던가. 내 아이만큼은 무엇이든 잘했으면 하는 부모의 바람을 이제서야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더불어 그 바램이 내 아이를 더 힘들게 한다는 것도. 온갖 사교육으로 애먼 내 아이 잡지 않기 위한 최선의, 최고의 방법이 여기 있다. 바로 머리로 하는 독서인 책육아와 몸으로 하는 독서 바깥놀이다. 아이가 하고 싶은 데로 놔두면 온 집안은 순식간에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난장판이 되고 만다. 하지만 그게 내 아이를 위한 올바른 육아이며 우리 부모의 숙명(?)이다. 힘들지만 그 시간을 견뎌 낸다면 내 아이는 지성과 감성은 물론 인성까지 고루 갖춘 아이로 자연스럽게 성장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십팔 년 동안 책육아를 해온 그녀가 하는 말, "기다려라, 아웃풋은 한꺼번에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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