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이후,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김경준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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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내 나이가 마흔에 이르렀다. 노래방에서 친구들과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란 노래를 떼창하던게 정말 엊그제 같은데 불혹이라니. 불혹이란 단어는 나에겐 찾아오지 않을 줄 알았다. 오더라도 아주 먼 미래의 일인 줄로만 알았다. 그 먼 미래가 불청객처럼 불쑥 찾아올 줄이야. 새삼 느낀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게 시간이란 것을.


어느 날 갑자기 마흔이 되었음을 알았을 때의 기분은 머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듯하다. 사실은 좀 멍했다. 오늘이 지나면 마흔이 되리란 걸 알았으면서도 믿고 싶지 않았으니 말이다. 마흔이 되면 무엇을 해야 되나. 사실 잘 모르겠다. 혹자는 마흔이면 본격적인 준비를 해야 된다고 하는데 정확히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하다. 마흔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조금 늦었지만 이제라도 알았으니 그 준비를 해보려고 한다.


마흔은 특별한 나이다. 그것은 마흔부터 진짜 내 인생이 시작되는 나이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며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우리도 부모가 된다. 부모가 되기 전에는 부모의 마음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데 그 말의 의미를 그제서야 실감하게 된다. 그렇게 부모의 보살핌에서 진짜로 독립하게 된다. 그즈음 나이가 마흔이다.


마흔은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다고 볼 수 있다. 가정을 책임질 수 있으며 회사 내에서도 관리자의 위치에서 업무를 한다. 그래서 때론 고독하다.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행간에는 때이른 마흔의 고독사에 관한 얘기도 들린다. 고독과 외로움의 시간은 한 단계 나아가기 위한 통과의례다. 이 시점이 가자 중요하다. 자기 자신을 직시할 때다.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며 진정 나 자신을 찾게 되는 시간이다. 


누구나 단점과 장점이 있다. 이 시기는 단점을 없애기보다는 장점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와 더불어 자신만의 소확행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이 되었든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작은 행복감, 만족감을 줄 취미를 갖는다는 것은 쌓이는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마흔 이후에는 무엇보다 건강 관리가 최우선 되어야 한다. 2~30대 느끼지 못했던 피로감과 무딘 회복력이 마흔 이후 점차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꾸준한 운동은 반드시 필요하며 쉴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옛말이 마흔에게는 최고의 조언이다.


마흔 이후의 삶의 시간은 이전과 달리 더욱더 빨라짐을 체감하게 된다. 그래서 마흔 이후의 삶은 더욱 중요하다. 앞으로의 건강한 삶을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 어쩌면 그전까지는 마흔 이후의 삶을 살기 위한 예행연습이었다면 마흔부터가 진짜 인생이 시작되는 건 아닐까 생각된다.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느긋할 여유는 없다. 시간은 우리를 절대 기다려주는 법이 없으니 말이다. 천천히 서둘러야 한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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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혁명 - 행복한 삶을 위한 공간 심리학
세라 W. 골드헤이건 지음, 윤제원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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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공간이라는 형태를 인지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최초의 인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도 알고 있었을까. 아니면 생물학적으로 현생 인류의 시작인 호모 사피엔스부터일까. 명확하진 않지만 인류가 공간을 실질적인 공간으로서 인지하고 개념을 갖게 된 것은 주거 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가 아닐까 생각된다.


공간이란 무엇일까. 그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이렇다. 공간이란 사람이나 사물이 점하고 있는 장소 또는 인간의 활동이 행해지는 장이나 물체의 운동이 그 속에서 전개되는 넓이를 말한다. 공간을 접하는 주체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달라진다. 우리가 여기서 생각해볼 관점은 사람의 시각에서 바라본 공간이다. 다시 말해 사람에게 공간이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으며 사람과 공간이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나아가 미래 사회에 사람과 공간은 어떻게 공존하게 될 것인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넓은 의미로 보자면 우리 인간은 태곳적부터 공간에 둘러싸인 채 그 생명력을 갖게 된 존재다. 지구. 우리는 지구라는 커다란 공간 안에 있다. 그리고 그 지구는 우주라는 더 넓은 공간에 존재하는 작은 행성이다. 인간과 공간은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굳이 인류의 기원을 힘겹게 쫓아갈 필요 없이 당신과 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인간 생명체가 가장 안정을 느꼈던 공간, 엄마의 뱃속이다.


현대 사회에서 공간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현대인은 공간을 이렇게 부른다. 집. 우리가 공간을 인지하는 가장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집'이다. 집이 갖는 의미는 여러 가지다. 집은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3대 요소 중 하나이며 가장 중요하다. 과거는 물론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집을 대하는 사람들의 관점이 '집' 고유의 특성만은 아니다.


집으로서의 공간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사실 우리가 공간을 인지하고 체화할 때의 그 공간은 '집'과 동일시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사람이 오롯이 집에서만 생활하는 것은 아니다. 집은 단지 사람이 생활하는 가장 기본적인 공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간이라는 말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아마도 집이 될 것이다. 그만큼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공간이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의미 있는 공간이다. 


따라서 집을 짓는 것 즉, 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공간을 디자인하고 건축하는 것만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와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공간이 자연에 얼마나 친화적인가에 달려있다. 그래서 공간에 대한 건축 환경과 건축 환경 디자인이 중요하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 주변의 공간에서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건축학적으로 동일한 안마당 두 곳이 있는 저층 주택 단지가 있다. 그중 안마당에 식물과 풀, 나무가 있는 곳은 녹색 뜰,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있는 곳은 회색 뜰이라고 부르겠다. 도시와 동네, 건물 디자인은 전부 동일했고 거주자들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배경도 유사했다. 하지만 사는 집에 따라 주민들 특히 어린이들의 삶은 다르게 나타났다. 녹색 뜰 주민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훨씬 건강했다. 녹색 뜰 주민들은 스트레스에 더 강했고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에도 더 잘 대처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아이들의 인지 능력이 전체적으로 더 뛰어났다는 점이다. 또 공공장소 녹지 증가는 범죄 발생률 감소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자연과 주기적으로 접촉하면 범죄율과 스트레스가 낮아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자연과의 접촉이 인간의 인지 기능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 자연이 주는 유익한 생리적 효과는 자연과 접한지 '20초'가 채 지나기 전부터 측정할 수 있다. 자연에 대한 접근성이나 자연 녹지와 기후, 지형을 모방한 디자인은 인간에게 유익한 영향을 준다. 인간은 행복을 향상시키는 자연이 있는 환경에서 번영하기 때문이다.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이 우리에게 얼마큼 중요한지를 시사한다. 그렇지만 정작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는 듯하다. 도시는 자연환경과 인간을 생각하기 보다 도시의 기능적인 측면에 더 부합하도록 디자인됐다. 도심 한복판에서 녹지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이는 도시에 속한 사람들에게 그들의 삶이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인간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순기능에 역행한다.


풍성한 환경. 이는 인간 경험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는 건축 환경을 의미하며 디자인이 뛰어난 풍성한 환경은 인간의 역량을 높인다. 우리는 이런 환경에서 기억을 형성하고 평생 동안 떠올리기 때문에 바로 이 환경이 우리가 누구인지 규정하는 틀을 만든다고 할 수 있다. 환경은 중의를 집중하게 혹은 주의를 회복하게 만들기도 하고 경외감을 자아내거나 낯선 느낌을 받게 하거라 그저 위안을 주기도 한다. 어떤 유형이든 상관없이 풍성한 환경은 앞으로도 개인과 가족, 공동체의 행복과 자아실현, 성취를 추구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로 남을 것이다.


현재를 넘어 앞으로 우리가 맞이하게 될 미래 사회의 모습이 이런 모습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선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많은 변화가 필요하며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우리의 작은 실천이 만들어낼 긍정적인 변화를 무시해서는 안된다. 너와 나, 개인과 개인이 모여 큰 사회를 이루듯 건물 하나하나가 모여 건축 환경이 만들어진다. 그 작은 변화가 자연과 인간을 생각하는 새로운 공간 혁명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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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의 바닥
앤디 앤드루스 지음, 김은경 옮김 / 홍익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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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성공한 사람들을 구분하는 기준은 없지만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을 듯하다. 첫 번째는 성공하기 위한 조건들을 다 갖추고서 시작하는 부류다. 재력은 물론, 지식, 인력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함 없이 다 갖추고 있다. 사실 이들에게 성공이란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이미 앞서간 이들이 닦아 놓은 길을 그저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나머지 한 부류는 완전히 다른 부류다. 이들에게 성공이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성공이란 단어보다 실패, 좌절 이란 말이 더 잘 어울린다. 나락의 끝을 맛본 이들이다. 소위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온 자들이 바로 이들이다.


이처럼 처음부터 성공의 출발점이 다른 이들을 제외하고 보통의 인간들이 성공이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될까. 말하자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이 있을까. 있다면 과연 그 조건들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그 조건들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또한, 그 조건들을 충족하기만 한다면 우리 보통의 인간들도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앞서 성공한 사람의 두 부류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만약 우리가 지금부터 성공하기 위해 준비한다면 어떤 부류의 성공 사례를 참고하면 좋을까. 첫 번째 부류는 주어진 환경이 다르니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그래서 당연히 실패를 거듭하며 바닥까지 내려갔다 올라온 두 번째 부류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한번 바닥을 경험한 이들은 그 이후 큰 위기가 와도 쉽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보다 더한 실패도 숱하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 경험엔 숨겨진 반전이 있다.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이야기를 모르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자기계발 및 동기부여에 대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야기로 여전히 전 세계에서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이야기를 쓴 저자 앤디 앤드루스가 우리에게 새롭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저자는 어린 시절 여름이면 친구들과 수영장에서 하루 종일 게임을 하며 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과 새로운 게임을 하기 시작했는데 게임의 규칙은 이랬다. 한 명씩 잠수한 상태에서 누가 높이 튀어 오르는지 겨루는 것이었다. 마치 돌고래처럼 바닷속에서 점프하듯이 말이다. 그래서 그 게임에 붙여진 이름도 '돌핀 게임'이었다. 오랫동안 돌핀 게임의 승자는 아론 페리였다. 그는 또래 친구들보다 신체적인 조건이 월등히 좋았으며 잠수 상태에서의 점프 능력도 탁월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론 페리의 독주는 끝이 났다. 마지막 차례였던 케빈 퍼킨스가 잠수하여 수영장 바닥까지 가닿은 후 점프한 직후였다. 이날 케빈은 아론보다 무려 45cm나 높게 뛰어올랐다. 결국 틀에서 벗어난 케빈의 도전이 게임의 룰을 바꿨다.



성공을 원한다면 시도하고, 또 시도하라. 목표를 정하고, 어쨌든 열심히 시도해야 한다. 실패자란 성공에 대해 공상만을 일삼았거나 막연히 성공의 순간이 오기를 기다린 사람이다. 다른 사람의 시도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해도 먼저 시도해서 결과를 얻은 그 사람보다 못한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그 순간에도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시도를 시도하라. 그 끝에는 당신만을 위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바닥까지 내려갔다 올라와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케빈처럼 수영장 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그것을 발판 삼아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바닥을 경험한다는 것은 그만큼 틀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와 도전을 거듭한다는 것을 뜻한다. 확신이 있지만 용기가 없어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것은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 더 비겁한 경우다. 진정한 용기는 확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당장 시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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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심플하게 말한다
이동우 지음 / 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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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직장인들이 많은 회사 근처 카페를 보면 너 나 할 것 없이 왁자지껄 웃고 떠드는 소리로 가득하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언제나 이야기꽃이 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점심시간이 지나고 각자의 회사에 돌아가면 그 많은 이야기꾼들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다. 물론 회사는 카페처럼 차 마시며 웃고 떠드는 곳이 아니다. 일을 하는 곳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말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회의를 하기도 하고 업무 보고를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카페에서의 달변가처럼은 아니다. 왜 그럴까.


나 또한 그와 같은 경험을 해본 직장인 중 한 명으로서 회사와 카페에서 말하기의 차이점이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우선 말하는 공간이 다르다. 당연히 일하는 공간인 다소 경직된 분위기의 회사보다는 자유로운 카페가 말하기엔 더 좋다. 둘째, 대화의 주제가 다르다. 회사에선 주로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며 이야기의 주제 또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카페에서는 따로 정해진 주제가 없다. 이 얘기했다가 저 얘기했다가 아무렇게나 말을 해도 크게 상관이 없다. 셋째, 대화 상대가 다르다. 회사에서의 대화 상대는 직장 내 동료와 상사가 전부다. 간혹 임원을 만나게 되는 아주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그렇다. 하지만 카페에서는 대화 상대가 누가 되었든 간에 모두 친한 친구가 된다. 똑같은 직장 동료와 상사라 할지라도 카페에서 대화를 하는 동안만큼은 친밀한 관계가 형성된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말하는 공간, 주제, 상대가 중요한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말을 잘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똑같다. 하지만 말을 잘한다는 게 생각만큼 쉽진 않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인간이 가장 먼저 배우는 게 바로 말하기, 듣기, 쓰기다. 즉, 말하기란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그렇기에 우리가 말을 잘 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이치다. 인류학적 측면으로 봤을 때도 이러할진대 왜 말 잘하기가 어려울까. 그 이유와 말 잘하는 방법이 바로 이 책에 담겨 있다.


사실 우리가 말을 잘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자신이 말을 잘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서 카페 이야기처럼 우리는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 아니다. 편한 자리에서는 상대가 누가 되었든 어떤 주제가 되었던 유창한 말솜씨를 뽐낸다. 그러나 조금 애매하거나 부정확한 내용을 말로 설명해야 해야 할 때라든지 상사에게 보고해야 된다거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할 때 말을 잘 못하게 된다. 이제 답은 명확해졌다. 말을 잘 못하는 이유를 알았으니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말을 잘 할 수 있는지를 알면 된다.


저자가 알려주는 말 잘하는 10가지 법칙이다. 

1. 최대한 말하지 말 것

2. 말하기 전에 손으로 적을 것

3. 듣기 좋은 상황을 만들 것

4. 3가지만 강조할 것

5. 결론부터 말할 것

6. 틀렸을 땐 틀렸다고 인정할 것

7.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할 것

8. 토론할 때는 먼저 말하지 말 것

9. 나만의 말 이음 도구를 찾을 것

10.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말할 것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그리고 생각보다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 많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말 잘하는 방법을 이미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다만 자각하지 못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 법칙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4가지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하는데 '요약정리하기', '맥락 파악하기', '집중하기', '종이에 직접 써보기'다. 어쩌면 말 잘하는 10가지 법칙보다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 이유는 4가지 연습만 꾸준히 한다면 말을 잘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터득될 것이 때문이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이겨낸다면 분명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것이다. 저자 본인이 바로 산증인이다. 저자는 지난 5년 동안 10분 독서 원고 작업을 이와 같은 방법으로 해왔으며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진짜 말을 잘한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진짜 말을 잘 하는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말을 유창하게 하는 사람을 말을 잘한다고 하진 않는다. 그 이유는 화려한 말솜씨로는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감동시킬 수 없으며 내용이 충실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바닥을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결국 그만큼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 알고 있으며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심플하게 말한다는 것은 이 모든 것을 갖춘 다음 가장 쉬운 언어로 전달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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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자이언츠가 온다 - 세상을 바꾸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
보 벌링엄 지음, 김주리 옮김 / 넥스트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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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이 이토록 빨리 변하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였을까. 지금의 우리 사회는 그야말로 초시대다. 너무 빠른 변화에 자칫 한눈이라도 팔게 되면 금세 변화의 흐름을 놓쳐버린다. 놓쳐버린 흐름을 다시 따라잡으려면 억겁의 시간이 필요하다. 아니, 한번 놓쳐버린 시간과 기회는 따라잡을 수 없다. 그대로 도태되고 만다. 그래서일까. 21세기 미래 사회를 선도하려는 기업들은 늘 변화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도전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혁신이란 단어가 어느 순간부터 혁신으로 느껴지지 않고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그들만의 성공 방식에 도취되어 있는 듯하다. 흔히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회사의 규모와 성공을 동일시하는 경향 짙다. 마치 기업의 거대 화가 정답인 마냥 어느 순간 그것은 기업의 최대 목표가 되어 있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과연 그 방식이 통할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 책 속에 소개된 14개의 '스몰 자이언츠'는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기업의 규모 대신 탁월함을 선택했다. 여기서 탁월함이란 단순히 기업의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압박이나 성공에 대한 강박에서 자유로워짐에 따라 영혼이 깃든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게 되었음을 뜻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기업의 성장이 목표가 아니라 자신들만의 비전을 갖고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스몰 자이언츠가 추구하는 비전은 기업에 대한 우리의 바람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기업의 이윤만을 추구하기 보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들 간의 경쟁 구도 대신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진정성 있는 기업의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들 또한 처음부터 비전을 갖춘 회사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그 비밀은 스몰 자이언츠 회사 내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회사와 직원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를 믿는 신뢰를 바탕으로 리더와 직원들 간의 이상적인 관계로 발전하게 되고 이는 그간 우리가 보아왔던 명령 하달식의 조직문화와 다른 수평적인 친밀한 조직문화를 형성한다.


기업 성공에 대한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아니, 이미 달라졌다. 기업의 규모와 성장만이 다가 아닌 세상이다. 작은 기업일지라도 자신들만의 비전과 영혼이 담긴 비즈니스를 추구하고 있다면 그들이 어쩌면 진정한 의미에서 거인이 아닐까. 남극 바다에 떠 있는 빙산의 일각처럼 말이다. 미래 사회에서 살아남는 기업이란 바로 이런 스몰 자이언츠들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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