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타워 -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 그 어떤 것을 어머니의 사랑에 비할 수 있겠는가.
어찌 어머니의 이야기에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읽는내내..
'마사야'의 한심한 모습에서 '나'를 발견했다.
'엄니'의 모습에서 '내 어머니'를 보았다.
그래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어떤 분이 리뷰에 이런 말을 했다. 300페이지가 넘어가면 손수건을 준비하라고. 어제 이 책을 받아들고 읽기 시작하던 나는 손수건을 준비할 필요도 없이 살짝 지루해서 중간중간 졸기까지 했다. 개인적으로 회고형식으로 씌여진 이야기는 좋아하지 않는 터라 그 더딘 진행에 적응시간이 좀 필요했다. 고백하건데 그러면서 뜬금없이 '이제 일본소설은 좀 그만 읽을 때가 됐어'라는 생각까지 품었었다. 그러나 '나'가 성장하면서 이야기도 조금씩 탄력이 붙었고 책 두께의 절반을 넘기면서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살짝 눈가가 뜨거워지는 간격도 잦아졌다. 나는 위의 리뷰어 말처럼 300쪽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200쪽을 넘기면서 주륵주륵 눈물이 흘러내렸다. 워낙 눈물이 많은 편이기도 하지만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눈시울을 붉힐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작가 릴리 프랭키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는 <도쿄타워 -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는 '실화의 힘'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문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그 구성이 독특한 것도 아니다. '웃다가 울 것이다'라는 카피에 힘입어 오쿠다 히데오 만큼은 아니라도 어지간히 웃겨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구입했는데 (간혹 웃기긴 하지만) 별로 많이 웃기진 않다. 그런데 왜? 이 책은 다른 건 몰라도 확실히 울려준다. 눈물 방울방울 아낌없이 쏟아내게 하며 독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건 실화가 담고 있는 진심의 힘에서 기인한 것일게다. 작위적인 감동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그 마음을 그대로 옮긴 감동이기에 가능한게 아닐까 싶다.


방황하는 청춘 '마사야'의 모습에서 너무 자주 나의 모습을 보여서 부끄러웠다. 그런 마사야를 항상 걱정하고 지켜보는 '엄니'의 모습에서 자식걱정에 하루라도 마음 편할 날이 없는 내 어머니가 떠올라서 미칠듯이 죄송했다. 이 책은 비단 '마사야와 엄니'의 이야기 일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나와 어머니'의 이야기가 아닐런지.. 우리는 부모님을 향한 효의 실천을 항상 성공한 뒤로 미룬다. 그런 부실한 이유로 불효하는 자신을 정당화시킨다. 그렇지만 소중한 사람이 늘 내 곁에 있는 건 아니다. 우리가 좀 더 성공해서, 좀 더 돈을 많이 벌어서, 좀 더 시간이 있을 때 실천하려고 미뤄두는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는 아픔을 경험할 수도 있다. 있을 때 잘 하자! 이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누구나 실천하지는 못하기에 뒤늦게 후회하며 통곡하는 자식들이 생겨나는 걸거다.

'어머니의 사랑'이란 점에서 이 책을 읽으는동안 영화 <허브>가 떠올랐다. (지금 예매권 증정 이벤트도 벌이지만 말이다;) 그 때도 참 많이 울었었는데.. 자식이 어떤 모습이든 사랑을 아끼지 않는 어머니의 모습, 그 사랑을 우린 왜 그리 자주 잊고 사는 건지.. 불효자식이라서 더 눈물이 났다. 더불어 몇 년 전 암으로 어머니를 하늘나라에 먼저 보냈던 친구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그 말 못 할 상실의 아픔과 허전함을 잠시나마 옆에서 지켜봤기에(물론 그 친구의 슬픔 언저리에도 미치지 못하겠지만;) 이 책을 읽을 때의 느낌이 좀 더 크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저녁, 어머니는 시장에서 아구를 사왔다며 저녁상에 아구찜을 내놓으셨다. 아빠와 엄마, 그리고 나.. 이렇게 세식구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며, 때때로 큰 소리로 웃어제치며 밥 안 먹어도 배부른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이었다. 지금 내 곁에서 눈가 주름이 또렷하도록 환하게 웃으시는 부모님. 부디 오래도록 내 곁에 머무리시길, 못나고 걱정만 끼쳐드린 자식이지만 그래도 부디 오래오래 함께 머물러주시길 기도한다.

흘러내린 눈물만큼 뭉클한 감동을 안겨주는 도쿄타워.
책을 덮고도 오래도록 가슴이 쏴~하다..

 

- 모래주머니로 머리를 고정시킨 엄니가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천장과 거울에 비친 도쿄 타워 뿐이었다.
거울에 비친 도쿄 타워를 보면서 미소 짓는 엄니. 창문 너머로 직접 그것을 바라보는 아부지. 그리고 그 두 사람과 두 개의 도쿄 타워를 함께 바라보는 나. 웬일인지 우리는 그때 그곳에 함께 있었다. 따로따로 떨어져 살던 세 사람이 마치 도쿄 타워에 끌려들기라도 한 것처럼 그곳에 함께 있었다. (274쪽)

 


 

 

 

 

+ 개인적인 이야기, 궁시렁궁시렁;;

- 책을 다 읽으니 새벽 1시. 그 벅찬 느낌을 바로 옮기고 싶었는데 글은 안 써지고 잠은 오고, 감기기운에 머리는 몽롱하고..
결국 글이 횡설수설. 대충 끝내고 나니 새벽 3시. ㅠ ㅠ
(지금 다시 수정할까 했으나 뭐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도 모르겠는지라;; 그냥 놔두기로 했다;; =.=;;)

- 내가 이 책을 주문하고 돌아서자마자 영화예매권 이벤트가 시작됐다;; ㅡㅡ
내 주문시간은 14일 23시 58분, 이벤트는 15일부터 선착순 100명..
아놔~ 이건 너무하지 않나? 무슨 머피의 법칙도 아니고;;
항의메일을 보냈더니 이미 이벤트는 종료됐으며 날짜의 임의조정은 힘들다는, 고객님의 양해를 바란다는..
이미 예상했던, 그러나 김빠지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아~ 정말.. 왜 이런 이벤트는 항상 나를 피하는 건지.
주문결제하려니 예약증정 이벤트 끝나다고 하고, 책 주문하고 발송되고 나니 추카할인쿠폰 발행하고,
이번처럼 딱 2분의 차이로 예매권 2장이 그대로 날아가는;; 정말 속쓰리다; ㅠ ㅠ

- 지금 사은품으로 주는 퍼즐.. 아~ 이쁜데!하며 신나게 열었지만 퍼즐판이 없다는;; 대략 난감;; @.@
알고보니 판대기(?)는 따로 주문을 해야 한단다;; 이 무슨;;
아~ 정말~ 여러가지 극과 극의 이유(?)로 나를 여러번 눈물 흘리게 하는 <도쿄타워>다. ㅠ 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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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의 CEO, 세종
전경일 지음 / 휴먼비즈니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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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 민족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으로 꼽히는 '세종대왕'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생각나는가?
아마 많은 이들이 위대한 임금, 한글의 창제자, 측우기 같은 과학기술의 발전 등을 이야기할 것이다. 물론 모두 맞는 말이다.

조선을 안정시키고 문화의 꽃을 피운 임금으로, 중요한 순으로 매기자면 국보 1호로 지정되고도 남을만큼 훌륭한 한글을 창제하신 분이며, 관리의 신분보다 능력을 우선 삼아 관비신분이었던 장영실 등을 등용하여 측우기, 해시계, 물시계, 간의 등을 발명해 과학기술의 눈부신 업적을 이루었으며, 그 발명품으로 농업생산량을 증가시켜 백성의 안정을 도모했다. 또한 전분6등법-연분9등법 같은 토지제도의 시행으로 국고비축과 함께 농민부담을 덜어줬으며, 백성들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농사직설, 향약구급방 같은 농서,의서를 편찬하여 보급하였고, 김종서로 하여금 4군 6진을 개척하게 하고, 이종무를 통해 쓰시마섬을 토벌해 왜구들의 제압하는 등 전방위적인 면에서 활약했다. 더불어 박연으로 하여금 아악을 정리하게 하고 악기제작에도 힘을 기울였다. 대표적인 업적만으로도 이렇게 상당하니 우리가 어찌 그를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정치,문화,과학 등의 면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세종대왕을 보는 시각에서 우리가 간과한게 있으니 바로 '탁월한 경영인'으로서의 세종이다. 개국의 토대를 닦은지 얼마 안되는 새내기 국가 조선을 그토록 안정시키고 풍요롭게 하여 문화가 꽃필 수 있는 태평성대를 이룩한 것은 그 모든 것을 진두지휘했던 세종의 뛰어난 경영자적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춘 CEO라고 해도 모든 일을 혼자할 수는 없는 만큼, 자신이 고용하는 사람들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어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또한 CEO의 미덕이다. 그런 면에선 세종은 아주 훌륭한 CEO였다. 명문가의 자제지만 역학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이순지에게 연구를 맡기고, 천한 신분의 관비인 장영실에게서 그의 재능을 보고 과감히 고용한 그의 능력위주의 인재등용과 학문의 토대를 이뤄내던 집현전 학사들이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여러모로 배려하는 모습 등에서 진정한 CEO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세종이 이런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그 전에 모든 토대를 닦아둔 태종 덕분이기도 하다. 왕자의 난으로 피를 묻히고 왕권에 올랐던 태종은 세종이 온전히 임금으로 자리잡기까지 모든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해준다. 그런 아버지가 있었기에 세종은 그 위에 조선의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을 것이다.

 

<창조의 CEO, 세종>이란 제목에도 언급된 것처럼 이 책은 경영인으로서 세종대왕에게 접근한다. 신생국 조선을 어떻게 경영했고, 어떤 위기를 어떤 지혜로 대처했는지 각각의 사건과 상황을 제시하면서 설명한다. 하나하나 열거되는 그 업적들이 어떤 기획과 경영과 고민으로 이루어진 건지에 대해 말하면서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빛을 발하는 그의 경영지혜와 리더십을 알려준다. 또한 임금을 'CEO'로, 신하를 '임원'으로 군주관계를 '고용관계'로, '조선이라는 국가경영'을 하나의 '기업경영'으로 대비해 요목조목 설명해 주는데, 막연하게 들리던 조선시대의 모든 관계를 지금의 기업관계에 비유해 설명해줌으로써 독자들이 보다 쉽게 그 시대적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줘 무척 좋았다. ^ ^

뒤늦게 세종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가 미처 생각하기도 전에 외국인들이 먼저 그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왠지 뿌듯하면서도 민망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훌륭한 우리의 것을 미처 알아보지 못하는 우리의 무지때문이었으리라;; 수많은 역사 중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국가경영을 보여준 세종대왕. 지금이라도 '경영'을 비롯 다방면에서 그에 대한 연구가 시되되고 있다니 다행이다. 더불어 리더십의 부재로 허덕이는 요즘이 그 어느 때보다 세종대왕의 빛나는 지혜와 리더십의 교훈이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싶다.



400쪽을 넘기며 풍성한 내용을 자랑하는 <창조의 CEO, 세종>은 예상보다 훨씬 흥미롭다. 아는 재미와 읽는 재미가 함께 어울어진다. 책장에 꽂아두면 제법 폼나는 크고 두꺼운 겉모습 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담고 있는 내용 또한 알차다. 그러니 부디 인문서적은 딱딱할 거라는 편견으로 미리 이 책을 멀리하는 우를 범하진 말길 바란다!!

세종대왕에 대한 경영지혜와 함께 그 분에 대한 세세한 것까지 덤으로 알려주는 경영서이자 역사서이기도 한 <창조의 CEO, 세종>. 그 분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적극 강추한다!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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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비타민
한순구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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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서 후다닥 준비를 하고 버스나 지하철로 출근길에 오른다. 기름값 폭등으로 10부제가 시행중이지만 도로엔 여전히 많은 자가용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정부의 대입정책은 또 변화의 조짐이 일고, 고교 평준화와 비평준화를 둘러싸고 논쟁을 벌이는 와중에 학군에 따라 집값이 오르내리기도 한다. 본토인 미국보다 커피값이 월등히 더 비싸다는 스타벅스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끊이질 않고, 연말만 되면 시에서 멀쩡한 보도블럭을 뜯고 다시 교체하는 행사가 연중행사처럼 이어진다. 가끔씩 일본의 터무니 없는 독도 영유권 주장이 우리 속을 뒤집어 놓기도 하고, 중국은 중국땅에 있는 고구려 문화를 새로이 포장하여 소리없이 역사왜곡을 실행하고 있는데 무기력한 우리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

 방금 열거한 일들은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보거나 겪는 일들이다. 너무 평범하거나 일상적이기에 이런 일들을 눈여겨 보는 사람 또한 별로 없다. 그러나 우리가 그냥 지나쳤던 이런 일상적인 일들을 경제적 관점으로 분석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경제학 비타민>의 저자 한순구 교수다. 자동차 10부제와 나의 만족 효용을 비교하여 어느것이 이득인지 비교하고, 고교평준화와 아파트 값의 상관관계를 실제 예를 들어 설명하며, 공공의 돈이나 재산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경제학 관점으로 분석하고, 우리나라 스타벅스의 커피값은 왜 그렇게 책정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FTA와 스크린쿼터에 대해, 아주 간략하지만 독도문제나 동북공정, 새만금 사업에 대해서도 경제학자로서 입장을 유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혀 놓았다.

 

<경제학 비타민> 속에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적절한 비유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 '19장의 카지키스탄의 운동화 편'의 비유가 가장 맘에 들었다. 운동화와 보험, 장화 등의 관계가 그렇게 기가 막히게 우리나라의 현실과 매치가 되다니 작가의 비유력에 감탄할 수 밖에. 비유 속의 운동화가 너무 싸서 공급가를 맞추려다 보니 질적으로 저하되고, 그래서 빨리 떨어져 자주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인해 운동화 보험이 적자라는 비유는 지금 우리의 의료 상황의 '값싼 의료비'와 '질 낮은 의료서비스'를 별다른 어려움없이 연상해 낼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캐나다에 살고 있는 교포들의 말을 떠올려 보면 우리의 의료상황이 무조건 나쁜 것 같진 않다. 저자도 외국생활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에 기나긴 예약시간과 엄청난 의료비를 감당할 지갑이 없으면 아예 의료서비스도 받지 못하는 나라보단 그래도 서비스가 좀 안 좋더라도 필요할 때 바로 갈 수 있고 웬만큼 지불가능한 진료비를 요구하는 우리나라의 형태가 그래도 더 낫지 않을까;; 물론 질적 서비스까지 개선된다면 금상첨화지만;; ㅡ.ㅡ;;)

 

 <경제학 비타민>은 경제학이란 쉽지 않은 학문을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상생활과 접목시켜 보다 쉽고 친밀하게 풀어놓은 책이다. 왜 부모가 자녀에게 공부를 강조하는지, 사람들은 왜 그렇게 서울대를 비롯 명문대에 목을 메는지, 결혼을 하면 왜 사람들의 경제습관이 변하는지에 대해 적절한 예를 들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경제학이란 글자에서부터 벌써 부담백배인 독자라면 참으로 친절하고 상냥한 안내서인 셈이다.

 그러나 이 책은 놀랄만큼 새롭거나 무릎을 칠만큼 번쩍이는 경제지식을 보여주진 않는다. 저자가 언급하는 생활속 경제원리들은 기존에 많이 알려져 있거나 상식적인 내용들이 대부분이라 좀 더 색다르고 맛있는 경제이야기를 기대했던 내게는 조금 아쉬운 책이었다.(그렇다고 내가 경제학이랑 친한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 

 더불어 경제학자의 논리로 본 FTA나 스크린쿼터에 대한 관점은 나의 의견과 다르지만 하나의 현상에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고 어느 것이 옳고 그르다고 판단할 수 없기에 그의 의견을 존중한다. 그렇지만 독도와 동북공정, 새만금에 대한 경매이야기는 아무래도 수긍하기가 힘들다. 물론 실제로 그렇게 하자는 이야기라기 보단 경제학의 논리로 그렇게 하면된다~라고 말하는 것이겠지만(설마 진심이 아니길 바란다!), 그래도 그 땅에 경매를 붙여 입찰가가 높은 사람에게 넘기는게 서로에게 이득이라는 저자의 발상은 나에겐 충격이었다. ㅡㅡ; 독도를 예로 들어 말할 땐 그냥 흘렸는데 새만금에도 또다시 경매를 거론하시니 할 말이 없다. 이분 참~ 경매 좋아하시네;라는 말 밖에;; ㅡ.ㅡ;; 아무리 세상 모든 것을 돈으로 계산한다는 경제학자라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나;; (혹시..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일상의 평범함에서 반짝이는 경제 원리를 찾아 알려주는 생활속의 경제학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어느 정도 경제학적 지식을 쌓은 분에게는 다소 싱거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경제학과 그리 친하지 않은 경제학 왕초보들에겐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책일 듯 하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도 이런 경제학적 원리가 숨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예전에 멀게만 느껴졌던 경제학이 좀 더 친밀하게 다가올테니 말이다. 기존의 빳빳한 고개를 숙이고 대중적에게 보다 친근하게 손을 내미는 경제학, 필수 영양소인 비타민처럼 이제 우리 생활의 필수가 된 경제학과 친해지는 계기를 마련해 보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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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 행복한 오기사의 스페인 체류기
오영욱 지음 / 예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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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서점 지나면서 책 껍데기만 몇 번 봤었는데 이번에 우연찮게 접하게 된 책,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요즘은 어째 여행관련 책들이 땡기는지라 이 책도 얼떨결에 수중에 넣었는데,, 오~! 알고보니 완전 내 스탈이양~!!! ^ 0^ 오늘 주말을 맞아 하루종일 극심하게 빈둥거리다가 뒤늦은 저녁을 먹고 문득 생각이 나 이걸 집어들었는데 결국 그 자리에서 꼼작 안 하고 다 읽어버리고야 말았다!

서른 한 살이라는 적잖은 나이에 용감무쌍하게도 다니던 회사를 접어주시고 불쑥 바르셀로나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 남자, 오기사.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낯선 땅 바르셀로나에 용감하게 발을 디딘다. 낯선 땅, 낯선 공기, 낯선 거리,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어딘가 익숙함을 느끼며 시작된 그의 바로셀로나 적응기는 오기사의 캐릭터와 함께 나른함과 웃음을 머금고 펼쳐진다.


이 책이 나를 매료시킨 이유 중 첫 번째는 그의 유려한 펜화 그림들이고, 두 번째는 적당히 절제된 그의 활자화된 생각들이고, 세 번째는 만화화한 에피소드들에서 품어나오는 웃음의 포스이며, 네 번째는 가끔씩 선보이는 사진들이고(사실 대부분이 그의 그림으로 채워진터라 다른 여행책들에 비하면 사진이 거의 없는 편이다), 마지막 이유는 여행자가 아닌 체류자로서 보여주는 스페인의 일상에 대한 나른한 향기다.

특히 그림들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섬세하고 가는 펜선의 느낌을 잘 살려 거리, 카페, 광장 등 주위의 모습을 묘사한 그의 그림은 참 매력적이다. 이런 그림들을 볼 때마다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너무 부럽당! ㅠ ㅠ 또한 오기사의 캐릭터를 앞세워 들려주는 스페인에서 보내는 일상의 이야기들도 재미난데, 그 중에서 '학원 수업중 선생님과 오른쪽 왼쪽 방향감각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선 너무 웃다가 어깨 결려 힘들었다;; ㅎㅎ;; 실제로 그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 책 속의 오기사는 너무 귀엽다. 으흐흐~~ (물론, 앞표지에 오기사의 외부적 모습을 알 수 있는 사진이 한 장 실려있긴 하다.)

 

여행은 많은 이들의 로망이다. 그러나 일상이 우리를 지배하는 한 여행이란 영원히 갈망하는 대상으로만 머물거나 아님 잠깐의 일탈로 매듭지어진다. 그러나 이 책 속의 오기사처럼 과감히 떠남을 선택함으로서 '여행'을 또다른 하나의 '일상'으로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잠깐씩 머무르는 여행자의 아쉬움을 모두 채우려는 듯이 한 곳에 오랫동안 머무르며 그곳에 익숙해지는 여행.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어쨌든 참 부러운 일임은 틀림없다.

오기사 캐릭터가 등장하는 삽화에서는 재치있는 일상을, 그리고 그림과 사진 옆에 덧붙인 글에서는 낯선 땅 바르셀로나에서 보내는 그의 느낌과 감상 등이 꽤 진지하게 담겨있다. 물론 그곳에서 좋았던 추천장소나, 같이 지냈던 사람들, 그 외의 정보들도 빠지지 않고 담겨있다. 그러나 여행위주의 안내 책이라기 보다는 그곳 생활기(?)라고 생각하는게 더 맞을 것 같다.

많이 가볍지만 그 안의 진지함을 엿볼 수 있는 책,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가볍고, 신나고, 웃기면서도 진지한.. 부담없이 낯선 땅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바르셀로나 적응기'가 아닌가 싶다. (단, 책값이 조금 안 착한게 부담스럽다;; 쿨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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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코끼리
스에요시 아키코 지음, 양경미.이화순 옮김, 정효찬 그림 / 이가서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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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날 문득, 노란 아기 코끼리가 다가왔다.

매사에 덜렁거리는 기계치인 엄마가 드디어 운전면허를 결심하면서 '나'(요군)에게 새 가족이 생긴다. '노란 아기 코끼리'라는 애칭을 수여받게 된 중고차가 바로 그것. 엄마의 운전면허증보다 먼저 도착한 노란 코끼리는 한 달이 지나서야 바다로 첫 나들이를 떠난다. 엄마와 나, 동생 나나. 이렇게 셋이서.

앙증맞은 제목만큼이나 사랑스런 외모를 갖고 있는 책, <노란 코끼리>. 그냥 휘리릭~ 넘겨보면 첫 느낌은 삽화책 같기도 하고 동화책 같기도 하다. 마티즈를 연상시키는 노란 자동차가 굴러가는 표지 위에 샛노란 띠지를 걸치고 속지까지 노랗게 물들인 귀여운 이 책은, 책 속에 책표지와 같은 그림이 새겨져있는 이쁜 책갈피 선물까지 품고 있다. 오~ 작은 걸로 큰 감동주는 센스쟁이~! ㅎㅎㅎ


또래보다 성숙한 아이 요군과 매사에 덜렁대지만 엄청난 낙천주의자인 싱글맘인 엄마의 가족 이야기인 '노란 코끼리'는, 아이의 어른스러움과 시니컬함이 매사에 덜렁대는 엄마의 성격과 서로 상충되며 웃음을 유발한다. 한 편의 시트콤을 보는 것 같다고나 할까. 그러나 키득대면서도 마음 어딘가가 짠하다.

부모의 행동은 어떤 형태로든 아이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아빠의 외도로 인한 부모님의 이혼 또한 어린 요군을 너무 빨리 애늙은이로 만들어 버린다. 아빠 없는 가정에서 맞는 현실이 녹록찮다는 것을어린 나이에 알아버렸다고나 할까. 요군의 열한 번째 생일에 찾아왔다가 어린 나나의 우산도 마다하고 비오는 거리로 사라진 아빠의 뒷모습을바라 보는 요군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너무 일찍 씁쓸한 어른의 세계를 알아버린 요군의 마음이 그대로 들어나 마음이 찡하기도 하고;;

 

부끄럽지만 내 운전면허는 소위 장롱면허다; 취득한지 벌써 오래지만(없어지지 않았다면 나도 어엿한 녹색면허자가 되어있을지도;; ^ ^;;) 일년에 운전을 하는 횟수는 얼마되지 않는 터라 오랫만에 운전대를 잡기라도 하면 무뎌질대로 무뎌진 감각에 바짝 긴장을 한다. 기계치는 아니지만 그때의 심정을 알기에 <노란 코끼리>의 기계치인 엄마가 콧잔등에 송글송글 땀이 맺히도록 긴장하는 그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그런 엄마가 운전면허를 결심한 건 자신이 지켜야 할 아이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무섭고 겁이 나지만 용기를 내어 운전면허증을 따고 운전대를 잡는다. 이 책에서 엄마의 운전은 싱글맘으로서 맞닥뜨려야 하는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나가려는 엄마의 의지표출이 아닌가 싶다.

엄마의 중고차 '노란 아기 코끼리'가 찾아오면서 시작된 <노란 코끼리>는 그 코끼리를 떠나보내면서 끝난다. 그러나 노란 코끼리는 떠난 자리엔 새로운 용기와 희망이 남아있다. 두려움에 맞짱뜨면서 운전대를 잡는 엄마는 어쩌면 세상을 향해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모든 싱글맘의 모습이 아닐까. 차 안에 열쇠를 두고 문을 잠그는 황당한 실수부터 주차해둔 차를 견인당하고 집으로 들어오고 나가면서 수없이 차를 긁어대고 때론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수난을 겪으면서 베스트 드라이버로 거듭나듯이, 원고 때문에 머리를 쥐어짜고 출판사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날마다 아이들과 한 판 승부를 벌이고 말 안 듣는 아들 걱정이 이어지는 일상을 보내면서 엄마도 아이도 한 뼘즘 성장해 간다.

 
싱글맘이란 쉽지 않은 소재로 이야기를 꾸려나가지만 <노란 코끼리>는 예의 그 미덕인 밝고 경쾌함을 잃지 않는다. 부록으로 웃음도 동반한다. 그렇지만 그 짧은 이야기 안에는 작가가 하고 싶은 많은 메시지가 담겨있다. 그래서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마지막 가족여행에서 돌아오며 엄마가 하는 말은 그래서 더 가슴에 와 닿는다.

- 엄마는 노란 아기 코끼리를 타고 있을 때면 늘 기분이 좋았단다. 엄마 노릇도 잘 못하고 아내로서도 부족했지만, 복잡한 도로에서 다른 차량의 물결에 섞여 함께 달리다 보면, '어때, 나도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고 잘 하잖아' 하는 기분이 들었거든. 엄마가 그럭저럭 생활을 꾸려갈 수 있었던 건 모두 이 노란 아기 코끼리 덕분이야. 물론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폐를 끼치게 될 지도 모르지만, 우리도 이젠 남에게 의지하지 말고 어떻게든 씩씩하게 살아가야 해. 별 일도 아닌 걸 가지고 놀란 고슴도치처럼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을 수 만은 없으니 말이야. 엄마는 이제 가슴을 펴고 씩씩하게 나아갈 거야.  (218 쪽)

 

 

 

아참,, 부모가 모두 없다고 해서 '결손가정'이라 부르는 것도 하나의 편견이 될 수 있다는 말을 전에 들었다. 그들의 가정이 우리랑 조금 다르다고 해서 '결손'되었다고 함부로 말할 수 있을까. 이혼률이 증가하는 요즘 그들이 우리의 생각없는 말로 또 다른 상처를 받지 않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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