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SE (dts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송해성 감독, 이나영 외 출연 / 에이치비엔터테인먼트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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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그 찬란한 기적
 
 
내가 다 잘못 했습니다. 죽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사는게 지옥같았는데..
나.. 살고 싶어졌습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나.. 살고 싶어졌습니다..'라는 저 말 한 마디는 온 가슴을 찌릿하게 한다..
 
올가을 가장 기다렸던 영화들 중 한 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꼽았던 날의 열정만큼 가득 채워진 기대감으로 스크린에 마주앉았다.
그래서 더욱 벅찼고, 그래서 약간 아쉬웠던 영화가 바로 <우행시>였다.
 
 

살인죄를 뒤집어 쓰고 사형을 기다리는 남자와 삶이 참을 수 없어 세 번 자살을 시도했던 여자.
이들이 만나 진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누구에게도 꺼내보이지 못했던, 저 깊숙한 곳에 꽁꽁 숨겨뒀던 상처를, 그 아픔을 꺼내놓으며
서투른 몸짓으로, 그러나 진실된 마음으로 서로의 영혼을 보듬으며 치유해 간다.

 
 영화 속 그녀의 '진짜 이야기'는, 처음으로 둘만 만나는 날 툭~ 뱉어내던 소설과는 달리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 나온다. 책을 읽으며 내가 상상한 장면과는 달리, 영화 속에선 둘 사이에 유리가 가로막고 있어 살짝 실망하려 했는데 의외로 카메라의 앵글이 무척 맘에 들었다. ^ ^;;

 특히. 이야기를 하는 한 사람의 얼굴 옆에 유리에 비치는 다른 얼굴이 나란히 잡히는 화면.
이 씬에선 그런 장면이 여럿 잡히는데. 그 장면, 느낌이 참 멋졌다!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그 장면을 꼽겠다! ^ -^ 

<우행시>를 보면서, 새삼 원작을 읽어버린 아쉬움(?)을 느꼈다.
공지영의 베스트셀러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원작으로 삼은 이 영화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약간의 변주를 거치며 나름의 깊이를 가지지만, 솔직히 원작을 뛰어넘지는 못한다. 물론 영화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원작의 힘이 너무 거대했다는 이야기다.
소설에 너무 깊이 감동했고, 비교적 최근에 책을 읽어 그 감동의 진폭이 미처 옅어지지 않았던 터라.. 그리하여 그 느낌과 전율이 너무 생생하게 남은 까닭에 영화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커졌다;;

 무엇보다 영화감상을 가장 방해했던 요인은, 영화를 보면서 내내 책의 내용과 전개를 더듬는 나 자신이었다.
여기쯤에서 이 대목이 나와줘야 하는데 계속 기다리고.. (영화는 유정의 고백이 소설보다 꽤 뒤에 나온다;;) / 2시간이라는 시간적 제약 땜에 잘려나간 많은 이야기들을 혼자서 아쉬워하고.. (특히 윤수동생 은수에 대한 이야기) / 이 부분의 감정은 아주 폭발적이었는데 저건 너무 약하자나.. (피해자 할머니가 모니카 수녀님에게 '당신들이 용서하라고 그랬자나요'라며 울먹이는 장면;;) / 어? 여긴 자기 입으로 다 얘기하네;;하며 당혹했던.. (원작엔 윤수 이야기가 블루노트로 따로 진행되는 반면 영화에선 윤수의 입을 통해 유정에게 전해진다) 등등.. 자연스레 두 작품을 비교하고 있는 나.. 아는 것이 병이라더니 이 경우가 바로 그러했다;; -_-;;

 감독, 배우가 맘에 들어 이왕 보려고 벼르던 영화였으니 영화를 본 뒤에 소설을 읽을 걸..하고 혼자서 뒤늦은 후회를 했다. 아님, 소설을 좀 더 일찍 봤어야 했다;;

<파이란>의 송해성 감독이 다시 한 번 진심을 담아낸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너무도 아름다운 음악과 끔찍한 모습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첫 장면을 시작으로 <우행시>는 특별한 반전없이 예정된 결말을 향해 시종 담담한 시선과 느린 호흡으로 진행된다.

인류애적인 사랑과 사형제도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끌어냈던 원작과는 달리, 영화는 비교적 두 사람-유정과 윤수-의 상처와 치유에 초점을 맞춘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닫았던 마음을 열고 진실된 행복을 느껴가는 과정, 그들의 행복한 시간을 담는다.

원작보다 사형제도에 대한 담론화가 지지부진하다고는 하지만, 또 실제로 그렇긴 하지만,, 그렇지만 영화는 영화 자체로 좋았다. 원작보다 두 주인공의 멜로적 요소가 더 강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영화가 좋았다. 그럼 그걸로 된 거 아닌가;; (막 우기고;; 쿨럭;; ^ ^;;)

두 청춘스타 이나영과 강동원은 무리없는 연기를 선보인다.
내면 연기와 눈물 연기도 좋았다.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만 최고라 하기엔 아직 좀 부족했다.
특히. 피해자 할머니와 마주했을때 우는 강동원의 표정은.. 흠.. ㅡ.ㅡ;;

<늑대의 유혹>이후 스타로 올라선 강동원. 많이 좋아졌으나 아직은 부족한 점이 더 보인다. 그러나 꽃미남 '스타'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로 단련의 길을 택하는 강동원의 행보는 흥미롭다. 포스트 장동건이 될 수 있을지.. 그래서 그가 마음에 든다. <아는 여자> 이후 2년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이나영. 연기 좋다. 여전한 그만의 독특한 색깔을 난 사랑한다. 아주 사랑하지만, 그렇지만.. 이젠 조금씩 변화도 필요한 듯 하다. <역도산> 이후 오랫만에 만나는 송해성 감독의 진중한 연출도 좋다. 그러나 <파이란>에 미치진 못한다.

여전히 나에겐..
송해성 감독은 <파이란>, 이나영은 <아는 여자>, 강동원은 <늑대의 유혹>이 최고의 작품이다.
그래서 <우행시>가 좋은 작품임에도 약간의 아쉬움이 묻어난다.

근데 살짝~ 우스운 건.. 책을 읽을 때 내 머리속에서 너무나 완벽하게 들어맞던 두 사람의 이미지가 오히려 영화속에선 조금씩 어긋났다. 이럴수가! 그치만 뭐,, 그건 상황을 설정하는 감독이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긴 하다. (내 상상의 감독은 나였으니 말이다; ^ ^;)

서늘해져가는 가을..
메말라가는 마음에 눈물의 단비를 내려주고 싶다면 이 영화, 안성맞춤일 듯 하다.
미남미녀의 모습에 패배자의 모습을 일치시키는게 조금 망설여질진 몰라도 영화속 새롭게 이 세상의 기쁨을 맛보게 되는 그들의 모습을 마주한다면 그런 우려쯤 별 것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모든 것이 나를 외면했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에 사랑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

상대의 진심을 알아준다는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누군가의 사랑이 내 삶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래서 얼마나 행복한지.. 지금 이 곳에 내가 숨쉬고 있는 그 자체가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알게 해 주는 영화, <우행시>
짙어지는 가을, 그들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속으로 들어가 보자.
참! 손수건도 하나 챙겨들고 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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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여인
홍상수 감독, 김승우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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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감독님의 작품중 가장 대중적이라 평해지는 그의 7번째 영화, < 해변의 여인 >
그의 초기 작품인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강원도의 힘> 두 편을 빼곤 그 이후에 나온 <오! 수정>부터 <극장전>까지 그의 작품을 모두 봤었지만. 솔직히 나에게 그의 영화는 너무 난해했다;; - 0-;;

영화 속 인물들의 행동을 이해하기엔 나와 너무나 먼 당신들이라 그들이 심리에 동화되기 힘들었으며, 그의 영화에 빠지지 않는 노출장면들은 내겐 벅찼다;; .;;
이 영화가 가장 대중적이란 평이 적절한 것이, 이제껏 그의 영화 중에 내겐 이 작품이 가장 편안했다.
그래서 난 해변에서 일어난 그들의 이야기가 맘에 든다. ^ ^;

이 영화의 포털 사이트 평점을 보니 지대안습이다;; ㅠ _ㅠ;;
연출도 좋았고, 배우들 연기도 훌륭했는데.. 솔직히 이런 평점을 받을 영화는 아닌데 말이다;;
그렇지만 아주 유쾌하게 극장문을 나왔던 나의 영화감상과는 달리 시사회 당시 주위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뭐.. 네티즌 평도 전혀 근거없는건 아닌거 같긴 하다;; -_-;;
그럼.. 내가 특이체질?? 하긴, <사랑니>를 보고 나왔을 때는 이것보다 더 심한 반응들이 난리를 쳤었으니;; ㅎㅎㅎ

하여간 이 영화, 나는 나름 잼나게 봤다!
해변에 펼쳐지는 인간군상들의 모습이 꽤나 흥미로웠고, 포근한 해변의 모습처럼 느긋~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영화 내내 주인공들의 행동을 보며 실실~ 쪼개기도 하고, 푸하하~ 웃기도 하며, 아뉘~ 뭐 저런 넘이~!! 하고 버럭! 흥분하는 한편 그래, 잘 생각했다!!라고 장단도 맞춰가며 본 영화.
전날 본 <천하장사 마돈나>만큼 가슴뭉클하면서도 통쾌하게 나오는 웃음은 아닐지라도 <해변의 여인> 또한 이중적이며 이기적인 인간들의 모습을 보며 한없이 웃음이 나왔다.. ^ ^

문숙을 사이에 두고 벌이는 중래와 창욱의 신경전에서 승리한 중래가 문숙과의 로맨스가 시작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그 관계는 조금 뒤틀려지고 급기야 중래를 사이에 둔 문숙과 선희의 미묘한 관계로 흐르는 영화.
중래의 시선에서 시작한 영화는, 중반을 넘어서 그들의 로맨스가 뒤틀리면서 문숙의 시선으로 옮겨 간다. 그 시선의 전이가 맘에 들었다. 그리하여 그의 전작들과는 달리 여주인공의 무게가 보다 무겁게 다가옴이 유쾌했다. ^ ^

주인공들의 관계속에 드러나는 사람들 관계의 허위의식과 유치한 이중성, 일상의 비루함들, 얄팍한 허세와 거짓말들. 그들의 행각에 허허~하고 웃으며 재밌어 하면서도 문득 나도 뜻하지 않게 감추고 싶었던 속마음을 들켜버린 듯 뜨끔해지기도 한다. 
평론가들이 그렇게 극찬하는 홍상수의 일상의 이중성에 대한 관찰에 나도 동의할 수 밖에 없어졌다; 
오~! 이리저리 열심히 계산하고 짜맞추기 여념없는 우리의 유치한 이중성이여~~~♬
홍상수 감독과 함께 스크린에서 노래하뤼~~ ㅎㅎㅎ 

 

오! 아름다운 고현정!!
이 영화에서 그녀를 다시 보게 되었다!
고현정 하면 떠오르는건 그 옛날에 본 <엄마의 바다>와 <두려움 없는 사랑> ..
(아주 옛날옛적엔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주인집 딸로도 출연했었다; ^ ^;)
그 유명한 <모래시계>는 아직 제대로 보질 못했고, <봄날> 또한 소문만 무성할 뿐 그의 연기를 직접 보진 못했다. 가끔 스쳐가는 화면으로 정말 나이 들어도 이쁘다~라며 감탄하는 정도? 그저 그녀는 여전히 그런 화려한 '스타'일 뿐이었다. 그랬던 그녀를 이 영화는 한결 배우에 가깝게 느끼게 해 준다.

너무 이쁜데 이쁜척 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극중에서 사람들을 웃어제치게 한 그 장면, 망가짐도 사랑스럽다. (사실 그 정도는 다른 배우들에 비하면 망가지는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녀는 고현정이니까;;; ㅋㅋ)
아주 작은 순간 흘러나오는 연기조차도 문숙의 그것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감정이 들어있으니.
그의 연기에 새삼 감탄에 감탄했을뿐!!! ^ ^

나이가 들어 연륜이 생긴다는 것은 삶의 여유와 넉넉함을 가지게 되나 보다. 예전 그녀는 아름답지만 배우의 향기는 느끼기 힘들었는데. 다른 30대의 배우들처럼 세월의 지혜를 먹고 이젠 농익은 연기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그것이 그녀의 차기작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김승우와 송선미, 김태욱의 연기도 좋았다.
변덕스럽고 가증스럽지만 또한 귀엽기도 한 중래를 연기한 김승우도 좋았고,
예전엔 배우라기엔 참으로 어색한 연기를 보이던 송선미도 이젠 안정감이 든다.
절반정도의 분량에 얼굴을 들이미는 김태우의 연기도 여전하다. ^ ^

글구. 낯익은 얼굴.. <극장전>의 이기우와 <각설탕>의 오태경도 각각 모텔 관리인과 횟집 아들로 잠깐씩 출연한다. ^ ^
문성근은 초반에 중래에게 전화하는 대표의 목소리 깜짝 출연을 했다는걸 알았는데,  조연출로 특별출연 했다는 정찬은 도무지 본 기억이 없다;;; -_-;;
또한 여러 영화에 조단역으로 낯을 익힌 최은영은 송선미의 친구로, 예전에 굴러가는 영어발음으로 반짝 인기를 누렸던 윤동환이 돌이의 주인으로 등장한다.  



날이 선듯 뾰족뾰족하여 우리의 마음을 마구 불편하게 만들었던 홍상수 감독. (나만 그런가; ^ ^;;)
이번엔 아주 대중적인 스타들과 함께 한 작업이어서 그런지, 아님 그의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결 느긋하고 부드럽다. 찌름이 있긴 하지만 예전만큼 불편하게 아프진 않다.
서해안의 여유로운 바닷가처럼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도 여유롭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
우리는 많은 진실 혹은 거짓을 가지고 그들을 대하지 않는가.
두 사람의 연애는 그 정도가 더 심할 것이다. 보일듯 말듯 감출듯 말듯한 우리네의 속내를 유쾌하게 보여주는 영화, <해변의 여인>
남들은 지루하다고 소리칠 줄 몰라도. 최소한 나는 꽤나 흥미롭게 봤다.
홍감독님의 영화를 이렇게 유쾌하게 보다뉘~ 나도 놀라울 따름;; ^ ^;;

보시라고 추천도 그렇다고 보면 돈 아깝다고 비추도 못하겠다.
이런 작가주의 영화는 대게 개인의 취향에 따라 그 평가가 판이하니깐.
하지만 비교적 나와 영화취향이 비슷하신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동상이몽 로맨스 <해변의 여인>
그들의 달콤 쌉싸름한 연애담과 그와 그녀의 속마음이 궁금하다면 영화속 그들을 한 번 찾아보시라~ ^ ㅂ^

 

 

참, 영화 내내 흐르는 영화음악도 너무 좋았다~ 
바다의 풍경과 함께 흐르는 그 편안한 음악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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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여인
홍상수 감독, 김승우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6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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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글이 너무 길어져서;; 나눠봤당;; 쿨럭;; ^ ^;;

 

이 장면!
남자들의 이기심이 어떤지를 확연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유부남에 이혼남이면서 여자가 과거에 어떤 남자를 사귀었는지에 집착하는 남자들.
허허~ 저것들이 양심도 없구나! 라고 생각하며 쯧쯧~ 혀를 차기도 하며 봤던 장면.
즉석에서 연연하는 창욱과 뒤에서 물고 늘어지는 중래의 행동은 참으로 씁쓸할 따름이다.

 

영화 후반부의 이 장면.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고 차분히 전화를 하며 미소를 짓는 문숙.
나는 이 장면이 참 맘에 들었다!
그래. 잘 생각했다!!라며 박수를 쳐주고 싶었던 장면.
그리고 오래 내 기억에 남는 장면.. ^ ^
.

 
영화속에서 '돌이'를 버려두고 가는 주인을 보여주던 장면.
대체 뭘 말하고자 하는 걸까 궁금했는데. 이젠 그 의미를 알겠다..
그리고 문숙이 자동차를 멈추고 숲을 헤매던 장면도..
영화 초반 횟집을 나서며 사과하라고 징그러울 정도로 집요하게 요구하는 창욱이 나오는 씬.
정말정말 웃음이 절로 나왔다는.. ㅎㅎㅎ

'좋아한다'와 '사랑한다'의 차이만큼 다른 남녀간의 동상이몽.
웃으면서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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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DTS-ES 3disc)
봉준호 감독, 송강호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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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을 보는 또다른 재미는. 영화 구석구석에서 불쑥~  나오는 낯익은 얼굴들이다. ^ ^
그들을 대략 열거해보자~ ^ ^

1. 합동 분향소에서 "머리 손~!"을 부르짖던 완전무장 노랑옷 
   →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 파트너 형사였던 김뢰하.

2. 강두네 가족의 병원탈출을 도와주고는 전재산을 뺏어간 흥신소 직원 
    → <살인의 추억>에서 '향숙아~'로 전국민적 사랑을 받은 백광호를 열연했던 박노식,

3. 강두가 실험대상이 되어 누워있던 병원의 여간호사(나중에 인질이 됐던)
    → <친절한 금자씨>에서 교도소 '마녀'로 출연했던 고수희,
        (그녀는. 봉감독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에서 배두나의 친구로도 출연했었다. ^ ^)

4. '세주'의 형으로 나왔던 떠돌이 소년
    → <효자동 이발사>에서 송강호의 아들로 나왔던 이재응,
       (그 외에도 <사랑해,말순씨>,<꽃피는 봄이 오면>,<살인의 추억>,<선생 김봉두>에도 출연했다.^ ^)

5. 남일이를 도와준 노숙자
    → '로망스'의 악역, 비리형사 윤제문(이 분은 '괴물'에서 노숙자 역이 훨씬 잘 어울리는;; ^ ^;;)

6. 뉴스에서 괴물출연 관련 뉴스를 보도한 앵커
    → 바로 한 때 최일구 어록 등으로 폭발적(^ ^?) 인기를 모았던 최일구 아나운서. ^ ^
         (최수진 아나운서?? 그 분은 내가 잘 모르므로 패쑤;; ^ ^;;)

7.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빚이 6천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이통사 직원 선배였던 남일의 운동권형
    → 바로바로~ <남극일기>를 연출한 임필성 감독이라고!! ^ ^ (연기도 잘 하시네요~ ㅎㅎ)

 

오~ 엄청난 까메오 군단!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만큼 까메오 찾는 재미가 있는 영화, <괴물>이었다.. ㅎㅎ

참. 웬만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괴물' 목소리 주인공은 '오달수'씨라는. ^ ㅂ^
(3일 녹음에 오백을 받으셨다는 얘기도 있더라; 쿨럭; ^ ^;;)

 

 


 

 

 
- 참고로,, 이 밑에서부턴 스포일러 덩어리 입니다;
행여 안 보신 분들은 자제를; ^ ^;; -

 
영화를 보며 치밀어 오르는 단상들...
 

영화 오프닝에 나오는 미군과 한국군의 장면.
맹독성인 포름알데히드를 무단방류하라는 명령에 꼼짝도 못하는 한국군인의 처지는 미군에 꼼짝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우리군의 신세의 축약판이 아닐까.

더불어. 그들이 괴물에 대한 방법으로 들고 나오는 yellow agent.
허울좋은 명목으로 자신들의 화학품을 실험하려는 그들의 태도.
베트남 전쟁의 고엽제가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ㅡㅡ;

같이 괴물에 대항했음에도 - 미군은 영웅이, 강두는 정신이상자 실험대상이 되어버리는 현실;;
강두의 애절한 부탁은 들은체도 안 하고 무시하며 정신병자로 취급해 버리면서,
미군의 죽음을 애도한다며 떠벌리는 미군측과 거기에 장단 맞춰 춤추는 한심한 언론들.
기가 막히면서도. 이게 우리의 현실이지~하며 씁쓸했다.
(아뉘~ 휴대폰 위치추적하는거. 그게 뭐 어렵냐고! 후반에 보니 키보드 몇 개만 두드리면 되던데! - 0-
하여간 행정편의주의의 결정판을 보여주는 모습이란;; ㅡㅡ;)

 

많은 장면에서 불끈~! 솟아 오르지만.
그 중 '합동 분양소'에서 병원으로 넘어가던 장면에서 정말 기가 찼다.

귀하신-_-;; 높은 분들이 형식상 추모를 위해 납신다고. 세상에~ 통곡하는 유가족들(강두네 식구)을 매정하게 밀치고 그 분-_-들의 자리를 마련하질 않나~
슬픔에 몸부림 치는 유가족들에게 상황설명과 위로를 전하는 건 뒷전이고 죄인심문하듯 조사하질 않나..
그것도 모자라 그들을 몹쓸 병을 얻은 벌레 취급하며 마구 소독약을 뿌려대던 행동들.. ㅡㅡ;
강두를 납치하듯 데려가는 꼬락서니;; (그렇게 난리피곤 병원에 팽기치는;; -_-;;)
반말 찍찍~ 날려대는 민중의 지팡이-_-;; 경찰까지.

이 모든 것들은. 어쩜.. 약자인 우리가 너무나 익숙해서 미처 느끼지 못하던, 그러나 수없이 자행되고 있는 차별의 한 단면이 아닐까. 이런 모습을 확인하는건. 어째 서글프다;;
만약. 강두네 가족이 힘 있고 가진 자들이었대도 저렇게 대할까.
물론 답은 우리 모두가 알듯이 no 일 것이다. (귀하신 분들은 언제나 특별대우니까;;)

극한 상황임을 노려 덤탱이를 씌우는 흥신소 직원 박노식네 떼거리들과
없는 바이러스를 만들어내 여론을 조장하고 사건의 주변으로 여론을 돌리는 정부가 뭐가 다를까.
강두네 가족이 보기엔. 둘 다 매 한가지 아닐까.


탈출한 강두가 병원의 문을 열었을때.
눈부신 빛과 함께 파티를 여는 미군들이 눈에 들어오는 그 때. 그 황당함이란.. ㅡㅡ;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선 없는 바이러스도 만들어내고, 죄 없는 사람을 실험실 쥐처럼 마구 다루는 그 모습은. 그런 짓을 저지르면서 한 켠에선 파티를 벌이며 흥겨워하는 모습은. 너무. 슬펐다.
이 땅에. 저런 희생자가 알게모르게 얼마나 많을까 생각하니 더 가슴이 답답해졌다.
뭐. 미군까지 운운하지 않아도. 무슨 꺼리만 있으면 간첩사건으로 사건을 줄줄이 엮어내던 우리의 예전 정부들도 이런 짓을 수 없이 했었지 않은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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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탕 SE (2disc)
이환경 감독, 박은수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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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뒤늦게 <각설탕>을 봤다.
극장에서 내려버릴까 조마조마~ 했으나 그 전에 감상 성공! ^ 0^
 
 
영화 좋다는 입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극장 갈 시간이 없어서 못 보고 있던 <각설탕>. 드뎌 봤다.
한동안 미친듯이 개봉 영화는 모두 보러 다니던 나였는데. 요샌 그 삘이 책에 꽂히는 바람에 요 두세 달 동안 영화랑 그닥 안 친하게 지내왔다는. ㅎㅎㅎ
6월부터 그제까지 극장서 <괴물>만 두 번 봤으니;; ^ ^;;
<각설탕>을 시작으로 또다시 영화순례를 시작할 듯 하다; 그럼 책 읽기가 줄어들라나;; ^ ^;;
 
어제는 <각설탕>보고 실컷 울고, <천하장사 마돈나> 시사회에서 배꼽 빠지게 웃고,
오늘은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 시사회에서 실실 쪼개고 왔다. 의외로 잼났다는. ^ ^
시사회라는건. 무료라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남들보다 좀 더 빨리 그 영화를 맛 볼 수 있다는 매력이 더 큰 것 같다. 물론 입소문을 기대하는 영화인 경우에 대규모 시사회를 하겠지만; ㅎㅎ
 

 
우리나라 최초로 경마를 소재로 한 영화이면서 임수정의 단독주연작인 <각설탕>
해맑은 표정의 임수정 연기도 좋았고, (한 마리로 보이지만) 수많은 천둥이들의 연기도 좋았다.
아주 뛰어나진 않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가 아닌가 한다. ^ ^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와 닮은꼴 영화로 거론하는 다코타 패닝의 <드리머>도 봤었다. 
두 영화 모두 역경과 고난을 넘어 마지막 경기로 감동을 선사하는 극의 전반적인 흐름이 예상대다.
전개과정이  꽤나 비슷하긴 하지만. 스포츠를 중심으로 놓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엮어가다보면 그 내러티브가 어느정도 비슷해지는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물론. 참신한 시나리오는 그 어쩔 수 없는 것을 어쩔 수 있게 바꾼 것이겠지만 말이다;;)
 
뭐. 어쨌건간에 동물과 인간의 교류와 그 곳에서 펼쳐지는 감동을 그린 영화는 언제나 흥미롭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가 피폐해진 현대이기에 더더욱 진하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지만;
 
갠적으로 두 영화 모두 괜찮게 봤지만. 한 쪽을 택하라면 나는 주저않고 <각설탕>을 택하겠다.
왜냐하면. 영화를 볼 때의 내 마음의 움직임이 <드리머>보단 <각설탕>이 더 컸기 때문이다.
 


(영화배경을 수놓는 아름다운 제주도의 풍경이 너무 멋졌다!)

 
위에서 말했듯이 <각설탕>은 시작에서 끝까지 거의 모든 상황이 예측대로 흘러갔다.
더이상 새로울게 없는 이야기라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아쉬운 점이 아닌가 한다.
그 중에 특히. 시은과 천둥이 다시 만나는 장면.
정말 눈물이 줄줄~ 흘렀었지만(천둥의 몸에 씌여진 그 조악한 장식들 땜에 더 가슴이 아팠다;;) 사실 그렇게 만난다는게 가능할까? 현실은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니 100%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사실 그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울면서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_-;;
너무나 명확한 선악구조도 맘에 걸렸고, 무엇보다 마지막 천둥의 선택으로 마무리되는 그 장면.
역시나 너무 가슴 아프면서도 그게 과연 그런 의지의 표출일까 의심스러운;;
(영화를 보면서 너무 현실의 잣대로 재는 건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이런 뻔하디 뻔한 이야기 구조임에도.. 나는 너무 재밌었고, 많이 울었고, 감동까지 있었다. ^ ^;;
상투적이고 뻔한 이야기를 다르게 느끼게 만드는 힘! 
<각설탕>이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는건 바로 그 힘 때문일 것이다.
나 또한 이 영화가 참 사랑스럽다. ^ ^
 


(시은이 임수정의 경기 대역인 이애리씨와 함께; ^ ^)


(어린 시은이는 말타기를 너무 좋아해. 저렇게 스탭이 말이 되어주느라 고생했다고;; ㅎ.ㅎ;;)

 
임수정 아역의 김유정 어린이.
어찌나 똘망똘망하게 연기를 잘 하는지. 너무 귀여웠다! ^ ^
 
오랜 연륜으로 스크린에 나선 박은수씨의 연기도 좋았고,
우정출연한 유오성의 힘을 뺀 자연스런 연기 또한 인상적이었다.
(그가 천둥이랑 함께 서있는데. 어찌나 많이 닮았는지; 쿨럭;; ^ ^;;)
 
<장화,홍련>과 <…ING>를 거쳐 <각설탕>으로 단독주연으로 우뚝 선 임수정.
(2003년 가을, 나와 내 친구는 <…ING>를 보고 임수정에게 푹~ 빠졌었다; ^ ^;;)
삐쭉삐쭉 뻗은 머리로 체육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어도 연기로 빛을 발하는 배우.
영화속에 펼쳐진 장면을 보며 그가 기수라는 쉽지 않은 역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엿볼 수 있다.
(근데. 어찌나 옷빨이 잘 받는지. 아무 옷이나 걸쳐입은듯 한데도 너무 이뻤다!!! ㅎㅎ)
 

(고놈~ 참~ 잘 생겼다!! ㅎㅎㅎ)
 
그리고 이 영화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 천둥이~!!
5마리의 말들이 연기했다는 천둥이는 정말 잘~ 생긴 말들이었다!
그 큰 눈망울로 태연하게 연기하는(?) 모습이. 너무나 멋졌다는!
물론 경주장면에선 참으로 힘들어 보이기도 했지만;;
 
그리고 영화 곳곳에 보여지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 또한 눈을 뗄 수 없었고,
그와 어울리는 음악도 참 좋았다.
 

(둘이 마~이 닮은 것 같다는 ^ -^)
 
화려한 볼거리와 함께 사회적 메시지를 느끼고 <괴물>을,
눈물나게 웃기면서도 따뜻한, 착한 영화를 보고 싶다면 <천하장사 마돈나>를,
홍상수 감독의 유쾌한 변신을 만나고 싶다면 <해변의 여인>을,
펑펑~ 울면서 감동의 카타르시스를 느껴보고 싶다면 <각설탕>을 권한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추천~!
실컷 울어도 흉보는 사람 아무도 없을 것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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