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립백 콜롬비아 엑셀소 디카페인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10월
평점 :
품절


미디엄 다크 로스팅한 원두로 물을 부을 때 원두에서 올라오는 첫향은 마일드한 고소한향이 느껴진다. 첫번째 한 모금은 밋밋한 알라딘 원두 특유의 맛이 느껴지고 마지막 단맛이 느껴지는데 상큼한 오렌지나 체리향 맛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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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책장 2022-11-04 22: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cott님, 원두전문가이신가요? >.<
저도 알라딘 드립백 나오면 대부분 다 구매해서 먹어보는 것 같아요ㅎ
장바구니에 담긴 책들 결제하려고 보면 드립백이 창에 떠서 안 살 수 없게 만들더라구요..☞☜

scott 2022-11-04 22:37   좋아요 2 | URL
네 전 한때 로스팅도 직접해서 원두 향 맛 맡아도 원산지 맞춥니다 🤗
알라딘 원두 특유의 밋밋한 맛이 있습니다🙊

하나의책장 2022-11-04 2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전문가 느낌이 났었는데...
scott님.. 대체 못 하시는 게 도대체 뭔가요? 다방면으로 박학다식하셔서 존경스러워요^^

scott 2022-11-04 23:03   좋아요 1 | URL
하나님도 !박학다식! ㅎㅎ

전 일상에 헛점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자동차 엔진은 고칠 줄 알아도

운전은 못하고
레이싱은 좋아 하능 ㅎㅎㅎㅎ

독서괭 2022-11-05 12:53   좋아요 2 | URL
네? 운전은 못하시는데 엔진을 고칠 줄 아신다고요? 스콧님 알수록 신기한 분😳

책읽는나무 2022-11-05 07: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럼 어떤 단맛일까요?
콜롬비아 디카페인은 진하게 내리면 한 번씩 흑설탕같은 단맛이 나는 것 같은데 그런 단맛일까요?^^

scott 2022-11-05 07:52   좋아요 1 | URL
정확합니다 🤗
설명서에 표기된 상콤한 과일맛이 아닌 과당맛 나는 단맛 ^^

서니데이 2022-11-06 2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 커피 괜찮은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저도 며칠 전에 사서 책과 함께 다음주에 올 것 같은데, 기대해보겠습니다.
scott님,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scott 2022-11-06 23:28   좋아요 1 | URL
드립백 보다 원두가 훨씬 낫다고 합니다.

저는 한 번 구매 하면 2킬로 정도 양을 구매 하기 때문에
알라딘 원두 200그램은 일주일 분량 ㅎㅎㅎ
가끔씩 드립백으로만 구입하게 되네요^^
 
오, 윌리엄! 루시 바턴 시리즈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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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아홉 살에 접어든 윌리엄 게르하르트의 겉모습은 회색이 섞인 흰색의 풍성한 콧수염을 지녔고 숱이 풍성한 머리칼은 커트로 잘 손질 되어 있다.

윌리엄은 예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큰 눈을 유지 하며 키가 크고 옷을 아주 잘 입었고 드물게 한 번 씩 고개를 뒤로 젖히고 껄껄 웃는 유쾌한 성격이다.

그의 실험실 조교는 아인슈타인 같은 외모라고 말하지만 그의 첫 번째 아내이자 소설가인 루시는 서로 전혀 닮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윌리엄 게르하르트와 루시, 두 사람 사이에 두 명의 딸이 있었지만 수 년 동안 내연 관계를 유지 했던 윌리엄의 외도로 인해 이 십 년의 결혼 생활이 깨져 버렸다.

이혼 후 루시는 자신의 원래 성이 바턴으로 돌아와 소설가로 멋지게 성공하고 전 남편 윌리엄은 한 번 더 이혼하고 세 번째 결혼한 아내와도 헤어진다.

그리고 루시의 두 번째 남편 데이비드도 세상을 떠나고 전 남편 윌리엄은 함께 슬퍼 하며 홀로 남은 루시의 안부를 걱정한다.


'나는 생각한다. 슬픔은 당신이 유리로 된 아주 높은 건물의 긴 외벽을 미끄러져 내려오는데 당신을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과 같다.'


지독할 정도로 가난하면서 암담한 현실 속에서 힘겹게 대학에 진학한 루시와 달리 첫 번째 남편 윌리엄은 외동으로 모든 걸을 갖춘 환경에서 성장 해서 타인의 처지를 크게 헤아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이혼 후 연달아 사귀었던 여자들이 차례 차례 자신의 곁을 떠나 버리자 차츰 죽음이 가까워 지고 있다는 공포심에 사로 잡힌다.

윌리엄이 느끼는 공포심은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자신을 낳아 준 엄마 캐서린과 그리고 열 네 살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관련 되었다.

그는 공포심을 느낄 때 마다 자신의 첫 번째 아내 루시를 떠올렸고 마침내 한밤중에 전화로 도움을 요청한다.

루시는 전 남편과 함께 살던 시절 이따금씩 유쾌하면서 온화한 성품의 남편에게 다가가기 힘든 어떤 묵직한 덩어리를 느꼈다.

그녀는 그 묵직한 덩어리가 자신 때문인 걸로 알고 있었고 종종 남편도 그녀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서로 헤어진 후 , 서로의 상태를 확인하며 안부를 물으며 안 좋은 일을 당하면 적극적으로 도와주며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불우한 가정 환경 속에서 마음 한 구석에 커다란 두려움을 갖고 있었던 루시에게 첫 번째 남편 윌리엄은 태어나서 난생 처음 가져 본 집과 같았다.

반면 그녀의 두 번째 남편 데이비드는 유대교 교리를 엄격하게 지키는 하시드파 유대인으로 열 아홉살 때 가난한 유대인이 함께 사는 공동체를 떠난 후 죽기 전까지 혈육과 어떤 연락이나 만남도 가지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어린 시절 텔레비전이 없는 가정에서 성장 하며 세상의 모든 이치를 스스로 찾아 다니며 깨달았다.

어린 시절 사고로 한쪽 골반이 반대 쪽 보다 더 올라가 있어서 심하게 절뚝 거렸던 두번째 남편 데이비드

루시는 그와 함께 사는 동안 그의 걸음에 맞춰 생활 하며 서로의 집이 되어 주었다.

루시는 시종일관 전 남편과 함께 살던 시절, 두 아이를 키웠던 순간 그리고 시어머니 캐서린의 모습을 떠올리며 쉼 없이 떠오르는 자신의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가끔씩 연락하는 오빠와 언니와의 관계를 들춰보고 되돌아 보며 자의식에 가득 찬 자기 고백적인 시각으로 윌리엄의 삶을 이야기 한다.


[나는 소설가라서 이 이야기를 거의 소설처럼 써야 하지만, 이건 진실이다- 내가 써낼 수 있는 최대한의 진실이다. 그리고 나는 말하고 싶다-

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내가 윌리엄에 대해 뭔 가를 이야기 한다면, 그가 내게 말해줬거나 내 눈으로 직접 봤기 때문에 말하는 것이다.]


루시가 직접 목격했거나 전해 들은 이들 그리고 오랜 세월 함께 살았던 윌리엄, 윌러임과의 사이에서 낳은 크리시와 베카, 윌리엄의 엄마인 캐서린, 윌리엄의 다음 부인들인 조앤과 에스텔과의 이야기들이 루시의 삶에 불쑥 불쑥 튀어 나온다.

루시는 마치 이들의 삶 속에 공기처럼 떠다니며 스쳐 지나가듯 발생 했던 일련의 사건들을 펼쳐 보인다.

인생에서 힘든 일을 겪고 나서도 전 남편 윌리엄은 품위와 권위를 결코 잃어 버리지 않았다.

두 사람은 결혼 생활 동안 그리고 각자의 길을 가고 나서도 마치 깊은 숲 속에서 길을 잃은 헨젤과 그렌텔 처럼 서로를 의지 했다.

어린 시절에 겪었던 배고픔을 절대로 잊지 못하는 루시

난방이 되는 호텔 방에서도 추위를 느끼는 그녀는 평생 동안 지독한 가난의 냄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당신 어머니는 나와 같았어. 끔찍히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고, 아마 아버지도 끔찍했을 거야... 그러니까 그녀는 ...나도 무슨 뜻으로 말한 건지 모르겠어. 하지만 당신은 같은 유의 여자와 결혼 했어. 윌리엄, 세상에 고를 수 있는 다른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당신은 당신 어머니 같은 여자를 고른 거야. 나는 ....심지어 나는 아이들도 버렸어.'


루시는 두 번째 남편 데이비드와 결핍을 공유하며 안쓰러운 존재 처럼 위로 하며 살았지만 서로에게 안락한 환경, 정서적으로 안정된 집이 되어 주지 못했다.

루시의 시선은 시어머니 캐서린 톨의 어린 시절에 살았던 집, 윌리엄과 루시가 살았던 집, 데이비드와 루시가 살았던 집, 윌리엄과 에스텔이 살았던 집을 지나 자신과 함께 가정을 이루었던 윌리엄과 데이비드 그리고 각자의 부모들이 이룬 가정을 보여주며 이런 말을 내뱉는다.


'나는 사람이 뭔가를 실제로 선택하는 건-기껏해야- 아주 가끔이라고 생각해. 그런 경우가 아니면 우린 그저 뭔가를 쫓아갈 뿐이야-심지어 그게 뭔지도 모르면서 그걸 따라가...'

어쩌면 글쓰기는 루시의 소명이자 운명일지 모른다.


'나는 아주 좋은 삶을 살았어요.' 라는 말은 한 편의 동화 속 이야기 일 뿐이다.

어두운 추억과 경험은 인간의 기억 중에 가장 밑바닥에 눌려져 있어도 어느 날 불어오는 바람에 그 어둠은 들춰지고 누군가의 말 속에서 그 시절의 아픔을 떠올리게 된다.

시간이 흘러 지난 시절의 모습을 떨쳐 버려도 어둠의 기억이 희미해져 버려도 아픔과 고통이 배어 버린 영혼은 절대로 잊혀지지 않는다.

[내 어린 시절의 커튼이 다시 한번 내 주위로 내려오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끔찍한 폐쇄, 조용한 공포, 이게 내가 느낀 감정이고, 내 어린 시절 전체가 그것이었다.

....어린 시절 내내 품었던 암울한 숙명의 느낌을 아주 조용히, 하지만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 이런 식으로 재현 시키는 것, 그 감정이 다시 돌아온 것은 내게 음울하고 무섭고 서글픈 영역을 보여주었다. 출구는 없었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기분 좋지 않은 냄새, 찌들린 가난이 묻어 나는 냄새가 풍길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떨쳐내지 못한 루시는 거대하고 텅 빈 공간 속에 전 남편의 얼굴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랑의 감정을 품었던 남자의 모습을 떠올린다.

자신을 사랑했지만 늘 불안하게 만들었던 그 남자, 여러 해 동안 그에게 받았던 따스한 위로 만은 절대로 기억에서 지우지 않았다.

도시 에서 가장 멋진 불빛을 내뿜는 뮤지엄의 불빛 같았던 남자 윌리엄, 루시는 자신과 헤어진 후 여러 일을 겪는 동안 그가 느꼈던 공포와 불안에서 벗어나게 해주려고 노력 하면서 평생 마음 속에 품고 다녔던 헨젤과 그레텔의 모습을 떨쳐버린다.

우리는 타인의 상황을 진심으로 이해한다고 믿지만 아주 작은 부분만 이해 할 뿐 온전히 이해 하지 못한다.

우리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감정, 내면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채 수시로 꿈틀거리는 어둠의 공간은 어느 순간에 어떤 모습으로 눈 앞에 나타날지 모른다.

타인은 절대로 이런 모습, 이런 감정을 알아 채지 못한다. 어쩌면 우리는 가장 가깝다고 느끼는 혈육,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을 영원히 이해 하지 못할지 모른다.

우리가 공감한다고 느꼈던 타인의 모습은 어쩌면 단 한 번도 헤아려 본 적 없었던 것들로 우리 모두 서로에게 미스터리 한 존재다.



'오 모든 이여. 오 드 넓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소중한 모든 이여. 우리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심지어 우리 자신 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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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1-02 15: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둠 속에서 잠자던 기억이 튀어나와서 자신의 내면을 흔들 때 타인은 그 모습을 생경하게 느끼겠구나 생각이 드네요. ˝(평소답지 않게) 왜 그래?˝ 상황이 떠오릅니다. 이건 언제 튀어나올지 자신조차도 모르는 거니까요. 우리는 서로에게 미스터리한 존재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scott 2022-11-02 16:05   좋아요 3 | URL
오😄화가님 작가 스트라우트도 화가님이 언급했던 그 어둠속 감정을 정확하게 묘사 합니다
우리 모두 잠재된 어둠 평생동안 못 떨쳐내는것 같습니다
무의식적으로 툭 튀어나오는 어둠 우울한 기억에서 벗어나기 힘든것 같습니다 ^^

그레이스 2022-11-02 16: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루시 버튼의 그 루시의 후속인가요?
스트라우스 전작 읽기 하다 멈췄는데 이 책도 궁금했어요^^
이제야 정신차리고 북플 방문중인데 올라온 글들이 너무 많아서 언제 다 보나 싶네요^^

scott 2022-11-02 16:52   좋아요 3 | URL
네 루시 바턴의 첫번째 남편 이야기 입니다
이번엔 바닷가 루시로 후속편신작 발표 했습니다
아마 한쿡말은 내년쯤 😊

alummii 2022-11-02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윌리엄 인기가 뜨거워요 ~~저희동네 도서관 북페이백신청이 설거지하다가 깜박해서 몇시간만에 품절났어요 흑 ㅜㅜ

scott 2022-11-02 21:06   좋아요 1 | URL
오😅넘 안타깝습니다 ㅠㅠ
알럽미미님 손에 반드시 가야 하는뎅😂

바람돌이 2022-11-02 2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타인을 이해한다는건 정말 불가능한걸까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만이 유일한 타인에 대한 최대의 배려인걸까요? 책을 보면 정말 많은 작가들이 타인에 대한, 또는 사랑하는 이에 대한 이해불가능성을 얘기하는데 저는 조금 의문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완전한 이해는 어차피 내가 그 또는 그녀가 아닌 이상 불가능하지만 그럼에도 소통과 공감은 그 비슷한 경지에는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요.

scott 2022-11-02 21:54   좋아요 1 | URL
태생적으로 인간은 누군가에게 이해 받고 공감 받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동물 세계에서 영장류 동물들도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고
가족 끼리 함께 살다 보면 어느 순간 부터 자신의 말만 하고 있습니다.
sns시대에 소통의 부재가 더 심각해졌죠.
내 상황과 처지를 헤아려 주길 바라는 게 인간의 심리

아마도 세상의 모든 작가들은 이런 미스터리한 인간의 심리를 파고 들어야 스토리가 나온다는 걸 잘 알고 있나봐요.

항상 상대방을 향해 열린 생각과 마음으로 대해도 그것 자체를 잘 받아 들이지 못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새파랑 2022-11-02 22: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남편과 살면서 첫번째 남편과 더 마음을 터놓는게 신기하네요 🤔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갑니다 ㅋ 역시 사람은 미스터리~!

scott 2022-11-02 22:30   좋아요 3 | URL
두 사람 사이에 아이들이 있어서 이혼 후에도 친구 처럼! ㅎㅎ
외도를 했지만 첫번째 남편과 나쁜 감정으로 헤어지지 않았서 ㅎㅎ

열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몰라유 ~@@@

alummii 2022-11-02 23:11   좋아요 2 | URL
우리 동네 클났네요 ㅋㅋㅋㅋㅋ 😂

mini74 2022-11-03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윌리엄이 난생 처음 가져본 집과 같다니 넘 좋네요. 저는 남편이 음 … 난생 처음 가져보는 대형 댕댕이같다는 느낌을 ㅋㅋ 가끔 승질부리고 물기도 하지만요 ~

scott 2022-11-03 00:34   좋아요 1 | URL
대형 댕댕이!
이가 되었다는 건
미니님이 무엇이든지 잘 해주기 때문에
사랑둥이 똘망이 처럼
미니님의 댕댕이로! ㅎㅎㅎ

그럼에도 미니님과 남편 분
천생 연분 이신 것 같습니다 ^^
 
굿바이, 욘더
김장환 지음 / 비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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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적인 서버 또는 네트워크의 이름인 욘더라는 공간은 일반적인 네트워크 사용 방법으로 접근 할 수 없다.

만일 욘더에 접속 하려면 그곳에서 사용 할 수 있는 컴퓨터 언어를 사용 해야 한다.

사이버 스페이스 세상에서 욘더는 인간 세상의 그곳, 천국 같은 곳으로 인간이 바랄 수 있는 모든 만족이 구현 되어 있어서 진정한 쾌락과 행복을 추구 할 수 있는 곳이다.

욘더에서 사용 하는 컴퓨터 언어를 익혔다고 욘더에 접속 할 수 없다.

오로지 욘더가 허락을 할 시간에만 가능하다.

일부 주장에 따르면 유체 이탈과 같은 초 현상적인 영혼들만 갈 수 있다거나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브레인 다운로드'를 통해 가상 체험까지 가능하다는 설이 있다.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연쇄 자살 사건의 배후로 욘더가 지적 되고 있다.

자살자들은 자신들의 육체를 지구에 버리고 사이버 세상의 천국 욘더로 이주 했을지 모른다는 추측 설이 끊임없이 제기 되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서 라도 가고 싶은 곳 <욘더>

현재의 삶이 사라지더라도 그곳에서는 영원 불멸 한 행복을 이룰 수 있는 그곳이 본격적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 시작 한건 바로 최첨단 과학 기술로 완성한 <브레인다운로드>가 가능해진 세상이 도래 하고 부터다.

현실에서 시도 할 수 없는 것들을 가상의 천국 <욘더>에서는 시도 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상 공간에 살게 되는 순간 물질적 집착이나 식욕도 사라지고 질병에 걸려 앓다 죽는 일도 없기에 누구나 꿈꾸는 천국이 되었다.

하지만 가상 공간의 천국에 가고 싶은 이들이 줄줄이 자신의 목숨을 끊어 버리는 사건들이 발생 하자 엔지니어들과 과학자들이 이 기술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표출하기 시작 했다.

2050년의 세상에서 인간이 발전 시킨 과학 기술 그리고 의학은 각종 시뮬레이션 분야와 로보틱스 분야를 인간이 사고 할 수 있는 그 이상까지 끌어 올렸지만 이 기술이 현실에서 실현 가능 할 수 있다는 걸 어떤 전문가들도 확신 하지 못했다.

'나는 죽음이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것이면 좋겠어.'


브로핀 헬멧을 쓰고 침대에 누운 이후는 이렇게 중얼 거렸다.

'희미한 영혼이라도 남아 있으면...그게 당신을 그리워 할까 봐.'

브로핀에 깊이 빠져들면서 이후는 더 많은 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정신이 둥실 둥실 떠다니고 심장 박동을 탐지하는 장치가 부지런히 신호를 전달 하고 있다.

이후는 브로핀 헬멧을 통해 무엇을 보고 있을까?

화면 정지를 알리는 형형색색의 파노라마 일까? 아니면 누군가와 함께 보냈던 순간을 보고 있을까?

브로핀 헬멧은 이후가 선호하는 것들, 취향, 즐겨 찾았던 사이트, 지인들과 주고 받았던 메세지들을 빠른 속도로 분석해서 이미지로 보여 주고 있다.

이후는 지금 가상 현실 속에 살면서 육체의 고통을 힘겹게 견디고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성을 지키며 임종을 좀 더 쾌적하게 맞이하도록 돕는다.'

'브로핀 페인 디스트랙션 프로그램'은 마지막 치료로도 회복하기 힘든 환자들의 고통을 줄여 주기 위해 이런 가상 현실 속에서 행복함을 느끼게 만든 프로그램이다.

마지막 숨을 내쉰 이후는 가슴 위 파르르 작은 요동을 일으키면서 영원의 시간 속으로 떠났다.

아내 이후의 마지막 순간, 고통을 줄여주는 브로핀 헬멧을 쓴 채 숨을 거둔 모습을 지켜본 남편 홀은 병원 측에서 제시하는 장례 절차 사항에 무의식적으로 1번을 터치 했다.

화면은 다음 메뉴로 넘어갔고 남편 홀은 다시 1번을 터치했다.

1번-시 市가 권장하는 방법에 따라 재再 처리 합니다.

시신을 재로 만들어 처리 한다는 것은 시신을 화학적인 원소로 환원 시켜 세상으로 돌려 보낸다는 의미로 홀의 아내 이후의 육신은 세상 곳곳으로 흩어져 버릴 것이다.

남편 홀은 아내의 육신이 작은 분자로 쪼개져서 어떤 사물과 만나 어떤 형태로 든 자신이 숨을 쉬고 있는 동안 다시 돌아올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였다. 남편 홀은 오랜 시간 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아내를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사실, 그녀와 함께 했던 모든 시간을 떠올리며 깊은 슬픔에 빠진다.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던 어느 날 남편 '홀'은 세상을 떠난 아내의 아바타 얼굴이 뜬 메일들이 주르륵 도착한다.


'나 여기 있어. 다른 데 가지 않았어. 벌써 시간이 많이 되었네? 내가 보고 싶지 않아? 나를 만나러 오려면....'


아내 이후가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의 기억을 모아 사이버 공간에 저장해두었다는 걸 알게 된 남편 홀은 아내와 함께 있을 수 있는 마지막 장소 ‘욘더’로 들어가기 위해 자신의 육신을 버리기로 결심한다

'거기 가려면 일단 죽어야 하죠. 일종의 짧은 환각적인 여행이 될 거예요. 그 이상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다만 당신 뇌가 지나친 충격에 노출되어 여기도 아니고 거기도 아닌 곳으로 완전히 가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거죠. 안에는 알약도 들어 있어요. 주사기를 싫어하실 것 같아 대신 놓었죠. 당신을 죽이기 위한 약이 아니라 업로드가 안전하게 끝날 때까지 몸의 기능을 유지하게 하는 용도에요. 최고도로 훈련된 명상가들이 심박수나 호흡을 최대한 느리게 하는 뭐 그런 체험을 하게 될 거예요.'


'욘더'라는 곳은 현실 어디에도 존재 하지 않는 가상의 공간이다.

그곳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현실에서 경험한 인간의 기억에 담긴 이미지를 감각 회로를 이용해서 방대하게 자료를 수집한 곳이다.

고도로 진화한 브레인 다운로드 기술로 만든 가상 현실 속에서 인간은 지난 시절의 경험을 '욘더'라는 곳에서 무한 반복 재생 시킬 수 있다.

행복한 순간만 원한다면 '욘더'는 '행복'이미지로만 편집된 공간을 보여 줄 것이다.

그곳에는 수 만개의 명령어들만 입력 되고 있다.

'이곳에 거리를 만들어라.' 이곳에 이런 모양의 집을 지어라.' '이곳에 이런 음식만 맛볼 수 있게 해라.'

인간의 뇌 속에 저장된 기억의 이미지들은 촘촘한 통신망을 거쳐 하나의 거대한 가상 천국을 건설한다.

각각의 명령의 지시어가 떨어지는 즉시 각자의 기억들이 원하는 가상 천국에서는 오로지 자신이 원하는 것들만 보고 느낄 수 있다.

2050년 세상은 아수라장으로 변해 버렸다.

도시 곳곳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고 '욘더' 접속량은 무서운 속도로 증가 하며 수 만개의 아바타들이 가상의 천국의 문을 두드렸다.

정부는 직접 나서서 사이트 폐쇄를 시도 하고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은 일제히 '욘더'를 공격 하며 사이트를 운영하는 배후 세력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자신들의 육신을 버리고 오로지 사이버 공간 속 천국에서 영원 불멸 한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

사랑하는 아내 이후가 있는 그곳에 가고 싶어 자신의 목숨을 끊으려는 남편 홀

'알파는 베타를 사랑해서 수 많은 아바타를 만들어 놓고 욘더로 들어가기 위해 땅으로 돌아갔다.'

죽어 버린 영혼은 정말로 사이버 공간에서 영원히 살아 움직이는 아바타가 되었을까?

아내 이후는 남편이 자신이 죽음의 길을 따라 오길 바랬을까?


[처음 여기 들어왔을 땐 정말 어리둥절했지. 내가 생각했던 죽음이 아니었으니까. 누군가 당신을 다시 볼 수 있다고 말했을 땐 진짜 기뻤어. 하지만 그건 내가 당신을 불러들여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건 당신이 죽어야 한다는 뜻이었지. 그렇게는 할 수 없었어. 다만 언젠가 당신을 만날 수도 있다는 희망이 나를 지탱해주었지. 그런데 당신이 실제로 왔고, 더 바랄 것은 없었어. 정말 행복했고...]


브로핀 헬멧을 뒤집어 쓴 채 침대에 눈을 감고 있는 남편의 모습을 본 아내 이후...

지난 시절 행복한 순간의 기억만 무한 재생 되는 그곳 '욘더'는 꿈의 낙원, 영원불멸 한 삶을 원하는 이들의 천국일까?


'내가 저 세상에서 당신을 만나 사랑한 것은 당신에게 넘치던 삶의 활기 떄문이었지.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내가 살아 나는 것 같았기 때문에. 당신은 이미 죽었어. 더 죽을 필요는 없지.'


인간의 뇌는 숙면을 취하는 동안 각양 각색의 이미지들이 나오는 꿈을 꾼다. 꿈 속에서 지난 시절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절대로 현실에서 갈 수 없는 그곳에 갈 수 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가족들이 꿈에 나타나기도 한다.

뇌를 다운로드 받아 사는 죽은 자들의 도시, 사이버 천국 '욘더'에서 인간은 꿈을 꿀 수 없다.

오로지 저장되고 편집 된 '기억'의 이미지들이 요동치는 곳에서 지시어와 명령어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가상 공간이 만들어낸 불멸의 천국이 무엇을 만들고 건설하고 창조 해나가도 인간의 따스한 온기와 감정을 되살려 내지 못할 것이다.

이미 죽어 버린 인간이 남긴 기억들은 오로지 살아 있는 이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남겨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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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2-10-27 23: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최근에 정주행한 드라마입니다! 글차나두 원작이 있다고 크레디트에 나오길래 궁금했는데 정리해주신 내용 잘볼게요~

scott 2022-10-27 23:28   좋아요 3 | URL
남주 신하균이 원작 이미지와 별로 맞지 않습니다 ㅎㅎㅎ

서곡님 원작 좋아 하실 것 같아요.

10년전 작품인데
세련된 기술들이 등장 합니다 ㅎㅎㅎ

서곡 2022-10-27 23: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굿닥터가 수출되었듯이 외국에서 리메이크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드라마였습니다~원작은 모르지만 신하균이 적역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ㅋㅋ 다른 ott에서 스타트업 경영자인가로 나오는 코미디에서만큼 찰떡연기가 아니었어요

scott 2022-10-27 23:35   좋아요 3 | URL
눈빛이 넘 쾡해서
요즘 활동하는 남주들과 달리 넘 늙 ㅋㅋㅋㅋ

한국 드라마 화면 영상 편집 모두 뛰어나서
해외 시장에서 잘 팔릴지 몰라도

남주
넘 아쉬워요 ㅎㅎㅎㅎ

서곡 2022-10-27 23: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흠 딴얘긴데 종이의집 한국판에서 교수역을 신하균이 했다면 그래도 괜찮았을 거 같습니다 갑자기 든 생각입니다 ㅎ

scott 2022-10-27 23:41   좋아요 4 | URL
오😄 서곡님 캐스팅 안목👍👍👍
제가 신배우 눈빛을 커다란 화면으로 보면 좀 무서워 합니다
얼굴 근육 심줄 나온것 까지 보이기도🙈

서곡 2022-10-27 23: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눈이 퀭 포인트에서 아이디어가 ㅎ 네 특유의 광기가 있죠

scott 2022-10-27 23:47   좋아요 4 | URL
주변에서 시술을 권하고 있는데

배우는 얼굴로 연기하며 늙는다고
거부 하고 있데요 ㅎㅎㅎ

눈꺼풀 접혀지는 건
원래 청춘 때 부터 그래서
시술로도 힘든 ㅎㅎㅎ

희선 2022-10-28 00: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드라마 원작 소설이군요 본래 2010년 쓰인 거였네요 이런 소설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아는 사람은 알았을 것 같습니다 SF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은 것만 있는 게 좋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살면서 힘든 일 큰 일 없으면 좋겠다 생각하면서도...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곳에 가고 싶을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scott 2022-10-28 11:20   좋아요 4 | URL
네 작가님이 뉴질랜드로 이민 가고 나서 작품을 쓰셨다고 합니다
가상현실에 관한 한국 소설중에 매우 우수한 작품이고
워낙 원작이 탄탄해서 드라마로 제작 된 것 같습니다.

SF류이지만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오히려 통속 소설이 시대에 맞지 않아서
읽기 어려울때가 ㅎㅎㅎ

지금도 수많은 이들이 가상 세계 sns에서 각기 다른 아바타 아이디를 달고 살고 있죠^^

페넬로페 2022-10-28 00: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올려주신 영상에서 신하균배우가 말했듯 저도 욘더가 뭐지? 라는 질문부터 먼저 했어요. 가상의 공간에 대한 이해가 워낙 느려 이 책 이해하기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티빙은 구독하지 않아 이 드라마는 못볼것 같네요.
원작으로 읽어야겠어요^^

scott 2022-10-28 11:21   좋아요 5 | URL

가상의 공간
sns시대 자신이 기록한 이미지 동영상 가장 행복한 순간만 올리고 편집 할 수 있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님 ^^

거리의화가 2022-10-28 10: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드라마도 있다는 건 몰랐네요. 저는 주인공 아내의 이름이 ‘이후‘고 남편의 이름이 ‘홀‘이라는 것도 의미심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scott 2022-10-28 11:23   좋아요 5 | URL
남편 이름 김 홀!
아내는 이후 (아마도 성이 이씨 인것 같습니다 ㅎㅎ)


드라마 영상 대사 연기 모두 좋은데


원작과 달리 남주가 넘 찌들린 모습이여서 ㅎㅎㅎ


책읽는나무 2022-10-28 12: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드라마 재밌겠는데요?
전 신하균이라고 읽고, 설경구 얼굴을 떠올린 거에요!! 한지민이랑 너무 나이 차가 나지 않나? sf라 뭔가 시간적 차이가 있나 보다? 그러면서 화면을 보면서 설경구가 왜 이렇게 젊어졌지??? 응??? 그러면서 한참 있다가....아!! 신하균!!!! ㅜㅜ
전 한 번씩 이 두 사람 이름도, 얼굴도 비슷해 보여 헷갈리더라구요? 아, 박해일도 신하균이랑 헷갈리고, 송새벽도 살짝 그렇고??
분명히 다른 이미지인데 왜 비슷해 보이는지??ㅋㅋㅋ
설경구 배우랑 혼동한 건 좀 치명적이네요? 한지민 배우에게....ㅋㅋㅋ
일억 원 원고료, 뉴웨이브 문학상 수상작이라니?? 기대되네요.

새파랑 2022-10-28 12: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과연 2050년이 올까요?🤔 욘더는 비욘드 요런 뜻인가요? ㅋ

일억 원고로가 눈에 들어옵니다 👀

scott 2022-10-28 17:09   좋아요 5 | URL
2050년 지구 곳곳은 바다 수면아래로 가라앉아 버릴것 같습니다
서둘러서 우리 모두 욘더로 😄

모나리자 2022-10-28 14: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벌써 영화로도 만들어졌나봐요. 과연 4차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SF소설 같아요.
가상의 천국 <욘더>에서 펼쳐지는 사후의 삶의 모습이 작가의 상상력과 함께 탄생한 거군요.
‘이후‘라는 아내의 이름도 의미심장하네요.ㅎ 삶 이후 죽음의 세계 그 이후.ㅎ
여러 생각거리를 안겨줄 듯한 내용입니다.
오늘도 화이팅 하세요~스콧님~^^!

scott 2022-10-28 17:12   좋아요 4 | URL
티빙에서 드라마로 방영되었습니다
작가님 출판계 외서 담당하시다가 번역도 하셨고
뉴질랜드로 이주 하신후
소설 완성
1억 상금 그리고 영상으로도
모나리자님 주말 행복하게 😄

어쩌다냥장판 2022-10-29 09: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앗 이거 재밌겠어요 이런류의 책들 사랑하는데 이건 담달 바로 읽어야겠어요
스캇님 덕에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도 알아서 한권씩 앍고 있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이건 완전 생활속이야기들이여서 더 좋았어요

scott 2022-10-29 10:30   좋아요 3 | URL
이책 재밌습니다 욘더 라는 설정에 기억과 사랑 인간의 망각에 관해 매끄러운 구성과 세련된 문체로 간만에 재밌게 읽었습니다
스트라우트 작품 좋죠
따스함이 느껴지는 스토리로 읽고 나면 따숩😊
냥이님 주말 멋진 가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

mini74 2022-10-30 11: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욘더 란 세상 너무 무서운데요. 아픔앖이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만이 있는 공간이 정말 행복할까 싶습니디. 드라마로 나왔군요. ~

scott 2022-10-30 15:32   좋아요 2 | URL
욘더 이런 가상 공간 지금도 있죠(각종 게임)
페북 주윈장이
메타버스 하며
3d안경쓰고 쇼를 하고 있듯

이제 세상 떠나면 욘더 같은 가상 세계에서 영혼들의 새로운 마이홈이 꾸려질 것 같습니다.


드라마

좀더 젊은 남주가 나왔어야 ㅎㅎㅎ

서곡 2022-11-02 1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참 티빙 욘더 이준익 감독이더군요 무난한 연출이었는데 뜻밖의 네임드랄까 의외였어요

scott 2022-11-02 11:59   좋아요 2 | URL
저도! ㅎㅎ
영화 시나리오로 검토 했다가
티빙에서 여러 촬영 조건등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
 
이토록 평범한 미래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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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에나 똑같이 흘러 가는 시간을 멈추게 할 수 없고 흘러 가는 시간을 과거로 되돌릴 수 없다.

그러기에 과거에 발생 했던 일들 겪었던 경험들을 현재의 시간에 떠올 릴 수 있지만 앞으로 미래에 발생 할 어떤 일 '그 무엇'에 대해 알지 못한다.


여기, 서로 공유 하는 시간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사람이 있다.


'1972년 10월을 우리는 시간의 끝이라 불렀다'라는 문장으로 시작 되는 소설을 집필했던 작가 지영현이 깨달은 시간의 종말은 세상의 종말이 아닌 연인과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이였다.

그녀는 자신이 쓴 첫 문장의 그 날 인 1972년 10월 미래가 없다고 비관하며 연인과 동반 자살을 시도 하려는 순간 두 연인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두 연인은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들의 인생이 쭉 펼쳐지는 것을 보며 동반 자살을 하는 그날이 자신들의 새로운 인생의 첫날이 되고 그리고 하룻밤을 자고 나면 그 전날이 되돌아 왔다.

첫 만남의 순간, 시간은 다시 정 방향으로 흐르고 이들은 세 번째 삶을 살아가면서 가장 좋은 순간(서로를 처음 만난 순간)이 가장 나중에 온다고 상상하는 일이 현재를 어떻게 바꿔 놓는지 알게 된다.

[사람들은 인생이 괴로움의 바다라고 말하지만, 우리 존재의 기본 값은 행복이다. 우리 인생은 행복의 바다다. 이 바다에 파도가 일면 그 모습이 가려진다.

파도는 바다에서 비롯되지만 바다가 아니며, 결국에는 바다를 가린다.

마찬가지로 언어는 현실에서 비롯되지만 현실이 아니며, 결국에는 현실을 가린다.

'정말 행복하구나'라고 말하는 그 순간 부터 불안이 시작되는 경험을 한 번 쯤 해봤으리라. 행복해서 행복하다고 말했는데 왜 불안해지는가?]

-'이토록 평범한 미래' 중에서


인간은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살아가는 이유, 의미가 달라진다.

스스로 '행복'이라는 단어를 내뱉는 순간, '행복'은 단순한 언어가 아닌 자신의 현재의 상황, 마음의 상태를 알려주는 신호다.

따라서 현재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상태는 어제의 시간과 오늘의 시간과 다르다.


'자신이 겪은 일이라 과거는 충분히 상상 할 수 있는데 미래는 가능성으로 존재할 뿐이라 조금도 상상할 수 없다는 것, 그런 생각에 인간의 비극이 깃들지요.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오히려 미래 입니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중에서


1972년 10월 <재와 먼지>라는 소설을 남겨 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엄마를 이해할 수 없었던 딸 지민은 엄마를 죽게 내버려둔 아빠까지 용서 하지 못한다.

1999년 여름 2학년 1학기 종강 파티가 끝난 후 지민은 같은 과 동급생에게 자신의 모든 것이 끝나 버렸으니 곧 죽을 것이고 말한다.

지민의 엄마는 자신이 선택한 죽음으로 인해 먼 미래의 딸이 자신처럼 스스로 죽음을 선택 할 것이라고 예측 했을까?

지민의 엄마는 자신이 쓴 소설 <재와 먼지>에서 두 연인의 세 번째 삶도 맨 첫 번째 삶과 같은 방향으로 시간이 흐르는 데로 이들의 거듭된 삶 역시 앞선 시간과 같은 삶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두 사람 모두 세번 째 삶을 살아가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자신이 곧 죽을 운명이라고 말하는 지민의 말을 들은 그 동급생은 지민의 삶에 다가올 운명, 그녀의 미래를 어떻게 떠올리게 될까?

'이제는 안다. 우리가 계속 지는 한이 있더라도 선택해야만 하는 것은 이토록 평범한 미래 라는 것을....'

하지만 자신의 미래가 도저히 평범하지 않은 미래가 될 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 잡히게 된다면 지금 이 순간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우리가 달까지 갈 수는 없지만 갈 수 있다는 듯이 걸어갈 수는 있다. 달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만 있다면, 마찬가지로 우리는 달까지 걸어가는 것처럼 살아갈 수 있다. 희망의 방향만 찾을 수 있다면 꽉 막힌 어둠 속에서 살아가던 제게 그 말씀들은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런 선생님이 제가 쓴 일기며 낙서를 꼼꼼하게 읽으셨다니, 제가 집에 불을 지른 일과 우리를 기억할까 말까 싶은 이웃들이 한 말들을 토대로 아빠와 제가 보낸 육년의 삶을, 아니, 그 이전의 모든 인생을 손 금 들여다보듯이 하나의 이야기로 꿰뚫어보시다니,,,,,,]

-'진주의 결말' 중에서

방송사 탐사 프로그램 <사건의 결말>은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함께 살던 딸이 어느 날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죽인 것으로 의심 받는 딸 유진주의 행적을 추적하는 방송을 제작한다. 하지만 방영하기 직전 용의자가 딸의 아버지가 사망한 장소이자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종적을 감추자 프로그램 담당자들은 방송을 보류 하고 보충 취재를 하기 위해 한 심리학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심리학자는 화재가 난 집에 남겨진 물품을 압수한 경찰로 부터 노트와 일기장 메모,시, 저장된 동영상 등을 건네 받는다.

방송 되기 사흘 전 심리학자는 증거물을 읽고 난 후 프로그램 담당 피디에게 방송을 연기 하는 게 좋겠다는 말을 한다.

심리학자는 아버지를 죽이고 그 현장을 없애기 위해 불을 지른 것으로 의심 받고 있는 딸의 심리를 이렇게 분석 했다.


'유진주는 매우 수동적인 희생자로서 살아가다가 어떤 일을 계기로 아버지를 공격 한 것 같아요. 방화는 그 일을 지우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욕망에서 비롯된 것 같고요.'


방송은 딸 유진주가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하고 방화마저 저지른 패륜아인 능동적인 범죄자로 묘사했다.

하지만 심리학자는 분명 방송 관계자들에게 어떤 사실도 확신할 수 없지만 오랫동안 아버지를 간호하느라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한 채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야만 했던 유진주가 아버지가 자신의 연애를 반대하고 죽은 어머니와 같은 배우자 역할을 강요 했을지 모른다며 증거물로 보여준 영상과 일기, 메모를 통해 추측 할 뿐이라고 말했다.

'엄마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난 뒤 제 머릿속에는 낯선 생각들이 불쑥불쑥 떠오르기 시작했어요. 길을 걷다가 도, 또 밥을 먹다가 도,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두렵고 끔찍한 생각들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그 생각들을 공책에 받아 적기 시작했어요. 그러지 않으면 그 말들이 하루 종일 머릿속을 맴돌았기 때문에 시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거든요..........'

아빠는 제가 쓴 문장들에 줄을 그으면서 말했습니다.

"너는 어떤 생각이든 할 수 있어. 하지만 이건 네가 아니야. 너는 이 생각들에 줄을 긋는 사람이야. 네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떠오르든 겁먹지 말고 가만히 지켜봐. 그다음에 너는 그 생각에 줄을 그어 지울 수 있어. 지금은 공책에 써서 지우지만 나중에는 머릿 속에서부터 지울 수 있어. 어떤 생각을 지우고 어떤 생각을 남길지는 네가 생각하는 거야. 그리고 그게 너의 미래가 될 거야. 마음껏 생각하고 그중에서 가장 좋은 생각을 선택하면 되는 거야."

-'진주의 결말' 중에서


유진주는 자신의 어떤 생각을 지우고 어떤 생각을 남겨서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꿈꾸고 있었을까?

'여기 이웃들에게는 홀 아버지에 대한 효심이 남다른 딸로 알려진 삼십 대 후반의 독신 여성이 있습니다. 방 두 개 짜리 좁은 빌라에서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모시고 살면서도 그녀의 표정에서는 조금도 힘든 기색을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아니, 아버지의 병세가 더 심해질수록 오히려 그녀의 표정은 점점 더 밝아졌다고 이웃들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표정이 점점 더 밝아 질 수 있었던 것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 더 힘을 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곧 있을 파국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일까요?'


탐사 프로그램 <사건의 결말>에서 유진주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죽이고 공동 주택에 불을 지른 악녀가 되었다.

유진주는 재판에서 오랫동안 간병했던 아버지를 갑작스럽게 잃은 충격으로 심신 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존속상해치사 죄는 무혐의 처분을 받고 현주건조물방화죄는추가 되어 징역 일 년 육 개월에 집행유예 이 년을 선고 받는다.

유진주는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자신의 삶에 결말이 있기를 바랬다. 그 삶의 결말은 아버지가 죽어야만 끝나는 것으로 죽은 아내를 대신해서 딸에게 헌신적으로 뒷바라지를 했던 아버지는 연애도 결혼도 반대 했다.

결국 치매에 걸려서 현재의 시간을 알지 못한 채 딸의 모습에서 과거의 아내를 떠올린다.

아버지는 바람이 몹시 불었던 그 날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보냈던 그 날 밤, 그 시간 만큼은 절대로 잊어 버리지 않았다. 그에게 아내와의 시간은 줄을 그어버리면 지워지는 생각이나 기억이 아니였다.

인간은 거세게 불어 오는 방향의 바람을 거슬러서 걸어 갈 수 있고 바람이 부는 방향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향할 수 있다.


딸 유진주는 치매에 걸려 불쑥 떠오르는 생각이나 기억을 지워 버리기로 결심한다.

'마치 치매에 걸린 것처럼 사전 경고도 없이 사람들의 운명을 바꾸는 신의 마음을 이해한 사람처럼 살아보기로 한 거예요. 그래서 불을 질렀습니다. 거기에는 아무런 이유도 없었어요. 이해만 있었죠. 소방관들이 우리 집의 유리창을 깨는 걸 보고 제 속이 얼마나 시원했게요. 가슴이 얼마나 벅차 올랐게요. 저는 비로소 자유를 얻었거든요. 그 순간 전 모든 이야기로 부터 자유로워진 거예요.'

유진주는 불을 지르는 순간 자신의 현재의 시간을 종결 시켜 버렸다. 그렇게 스스로의 시간에서 자유로워진 그녀는 모든 것이 끝나 버린 순간 자신 앞에 펼쳐진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것을 불태우고 온 제게 돌아갈 곳은 없어요. 저는 이제 온전히 자유로워요.'

우리는 누군가를 이해 한다고 생각 했을 때 진심으로 상대를 이해 했을까? 아니면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이해 했던 것일까?

[우리가 달까지 갈 수는 없지만 갈 수 있다는 듯이 걸어갈 수는 있다. 달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만 있다면. 마찬가지로 우리는 달까지 걸어가는 것처럼 살아갈 수 있다. 희망의 방향만 찾을 수 있다면....]

-'진주의 결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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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10-07 12: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언어는 현실에서 비롯되지만 현실이 아니며, 결국에는 현실을 가린다.‘이 말과
‘우리는 누군가를 이해 한다고 생각 했을 때 진심으로 상대를 이해 했을까? 아니면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이해 했던 것일까?‘이 말에 밑줄쫙^^*

2022-10-07 1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2-10-07 13: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단편집은 약간 맘 잡고 읽어야 하는데 그래도 한국 소설은 지금 우리 시대를 얘기하고 있어 좋아요.
모국어를 읽고 바로 이해하는 기쁨도 있고요. 주변에서 겪고 있는 소재가 있어 좋을 것 같아요^^

scott 2022-10-07 14:52   좋아요 3 | URL
10월 작정 하고 한국 소설 독파 하고 있습니다 (단편 위주) ㅎㅎ
자꾸 한국어 잊고 있는 것 같아서
솔직히 한국어 소설 읽으면서
몇몇 단어 사전 찾기도 ㅎㅎㅎ

스파피필름 2022-10-07 14: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김연수 작가 책은 내용 볼 것도 없이 바로 주문하는 작가 중에 하나입니다 오늘 저녁에 도착!! ㅋㅋ

scott 2022-10-07 14:52   좋아요 2 | URL
낼 *보문고 정문에서 사인회 열리는데

사진 찍지 말래요 ㅎㅎ

그래도 팬들이 부탁 하면
다해주는 연수옹 ^^

blanca 2022-10-07 15: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잘 읽었어요. 이런 느낌이군요. 안그래도 사인회 열린다 해서 관심 가졌다는데 사진 찍지 말라고 해서 왜 그럴까, 그러다 내가 작가라면 나도 사진 찍히는 건 싫겠다, ㅋㅋ 이런 상상까지 해봤네요. 연예인도 아니고요.

2022-10-07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10-07 22: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김연수 작가 문장 좋네요.
이 책은 지금 제게 달려오는 중입니다. ^^

scott 2022-10-08 00:08   좋아요 0 | URL
연수옹 신작!
바람돌이님 리뷰 고대 합니다 ^^

mini74 2022-10-07 2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장들이 정말 좋은데요. 어떻게
이런 문장들을 만들어내고 감동을 주는걸까요. 진주의 결말도 그저 무미건조하게 신문에 작게 실릴 사고같은 이야기가 작가의 손에선 이렇게 절절하게 펼쳐지는군요. ㅠㅠ스콧님 리뷰만 읽으면 보관함에 책이 ㅎㅎㅎ 이 리뷰도 넘 좋아요 ❤️

2022-10-08 0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2-10-09 0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평범한 앞날 좋을 것 같습니다 큰 일 없이...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삶이겠네요 소설에 나온 사람은 그리 평범하게 살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소설이 되는 거겠지만...


희선

scott 2022-10-10 10:43   좋아요 2 | URL
평탄한 삶이 최고의 삶!
우리 모두 앞에
평범한 미래,
평탄한 삶이길 ...

그레이스 2022-10-12 2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연수 작가!
다들 좋아하시나봐요
집에 여러권 있는데 저는 한권도 못읽었다는! 읽어봐야겠네요!

scott 2022-10-12 23:50   좋아요 1 | URL
아뇽 ㅋㅋㅋㅋ

그레이스님 서재에 역쉬! 👍👍👍

 
지구별 인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22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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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사는 아키시나의 웅장한 산속에는 한 낮에도 밤의 조각이 사라지지 않는다. 차는 급커브를 돌며 언덕 길을 달리고 있었다. 나는 차창 너머 흔들리는 나무들의 가지를 온통 뒤덮은 터질 것 처럼 부풀어 오른 잎사귀 안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에는 새카만 어둠이 자리하고 있다. 우주와 같은 빛깔을 한 그 검은 빛에 늘 손을 뻗고 싶었다.]


급커브를 반복하며 산속 언덕 길을 올라가는 차 안에서 초등 학교 5학년 생 나쓰키는 멀미가 나지 않기 위해 차창 밖 너머 하늘, 우주의 조각을 바라보고 있다.

나쓰키는 초등 학교 2학년 때 이 방법을 알고 나서 차멀미를 하지 않게 되었다.

이토록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계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집은 어린 나쓰키에게 우주와 가까운 곳이라고 느껴졌다.

나쓰키 배낭 속에는 색종이로 만든 요술봉과 변신 콤팩트가 들어 있고 이 변신 도구를 준 파트너 퓨트가 말 없이 조용히 지켜 보고 있다.

가족들이 모르는 사실 중 하나는 바로 나쓰키가 마법 소녀라는 사실이다.

초등학교에 입학 했던 해, 나쓰키는 역 앞 슈퍼에 진열대 구석에 버려진 인형 퓨트를 처음 만났다.

나쓰키는 세벳 돈을 탈탈 털어서 버려진 인형 퓨트를 집에 데리고 왔다.

이날 부터 퓨트는 나쓰키에게 변신 도구를 건네며 이런 주문을 알려 주었다.


-포하피핀포보피아,포하피핀포보피아.


포하피핀포보피아별 출신의 퓨트는 마법 경찰로 위기가 닥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찾아 왔다.

퓨트의 변신 도구로 마법 소녀가 된 나쓰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 사촌 유우 뿐이다.

매년 여름이면 찾아 오는 백중 날에 만나는 사촌 유우, 나츠키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두 사람은 연인이 되었다.

백중 기간에 이곳에 올 때 마다 우주선을 찾는 나쓰키, 언젠가 퓨트가 지구를 떠나는 날, 나쓰키도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떠난다는 말을 믿는 유우는 서로의 손가락을 걸고 맹세했다.

-내가 마법 소녀라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유우가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여름방학이 끝나도 다른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백중절에는 반드시 나가노에서 만난다.

[유우와 나눈 약속의 감촉이 손가락에 남아 있었다. 달아오르는 뺨을 숨긴 채 종종 거리며 현관으로 갔다. 유우도 같은 마음인지 고개를 숙인 채 성큼 성큼 걷고 있었다. 그때 부터 나와 유우는 연인이 됐다. 마법 소녀인 나는 유우가 고향 별로 돌아갈 때까지 외계인의 연인 이었다.]


마법 소녀 나쓰키에게 가족이라는 존재는 지구 상에 생존하고 있는 외계인들이다.

어머니에게 나쓰키는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분노와 화풀이 상대일 뿐이다 . 아내가 아이를 학대해도 감정의 기복이 없는 아버지는 그저 지켜 보고만 있다.

아버지 눈에는 오로지 자신의 첫 딸, 나쓰키의 언니만 보인다.

마법 소녀 나쓰키를 제외 하고 세 식구는 오순도순 살고 있다.

퓨트에게 '사라지기'라는 마법을 배운 나쓰키는 가족을 위해 가끔 이 마법을 쓰고 있다.

더 이상 가족의 걸림돌이 되지 않기로 다짐한 나쓰키는 사촌 유우와 부부로 혼인 서약을 하고 마법을 걸고 기도 한다.

[언젠가 우주선을 찾으면 나도 포하피핀포보피아별에 데려가 달라고 해야지. 우리는 부부니까. 내가 유우의 고향 별로 시집 가는 것이다.

나는 사랑과 마법 안에 있었다. 그 안에 있는 한 나는 안전했다. 아무도 나와 유우의 행복을 깨뜨릴 수 없었다.]

백중의 끝나면 나츠키와 유우는 각자의 삶의 자리, 가족에게 돌아 간다.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인 나츠키는 학원 선생에게 성희롱을 당하는 순간에도 가족에게 느껴 본 적 없는 따스한 눈길과 손길에 가슴이 뜨거워져서 눈물을 흘린다.

가족들이 퍼붓는 짜증과 분노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츠키는 주먹을 꼭 쥐며 마법 주문을 외운다.

엄지손가락을 꽉 쥔 주먹 틈 속에 보이는 어둠의 구멍, 나츠키는 자신의 손 안의 어둠을 언젠가 돌아가게 될 우주의 빛, 입구로 바라보고 있다.

나츠키는 가족들 사이에서 살아 남기 위해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세계 속에 살고 있다. 어머니가 머리를 때릴 때, 분노의 빰을 날릴 때면 나츠키의 입에서는 헛소리 처럼, 주문처럼 비참하게 애원하는 말을 내뱉는다.


-네, 알겠습니다. 잘못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잘못했습니다.

그러니까 날 버리지 마세요. 말도 잘 듣고 뭐든 할 테니까. 제발 버리지 마세요. 어른에게 버림받은 아이는 죽어요. 그러니까 날 죽이지 마세요.

흥분을 가라 앉힐 때까지 손에 잡히는 데로 딸을 구타 하는 어머니, 나츠키는 구타 당하는 동안 감정의 스위치를 꺼버렸다.

나츠키는 결혼을 맹세한 사촌 유우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른에게 대들면 날 죽일 거다. 어른에게 버림받으면 우리는 죽는다.'

백중이 시작 되기 일주일 전, 마법 소녀 나츠키의 온 몸을 옭아매고 있던 끔찍한 저주를 스스로 풀어 버린다.



-혼인 서약서

다른 사람과 손을 잡지 않을 것

잘 때는 반지를 끼고 잘 것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 남을 것

-위 사항을 맹세 합니다.

사사모토 나쓰키

사사모토 유우

어른들은 아이들을 자신들의 성욕 해소 도구로 이용 하며 순종을 강요 하며 아이에게 어떤 짓을 해도 전혀 기억이 없는 것처럼 태연하게 살고 있다.

마법 소녀 나쓰키 눈에 어른들은 어떤 마술에 걸린 사람처럼 보였다.

서른 한 살이 된 나츠키는 결혼과 동시에 부모님의 집을 나왔다. 그녀의 남편은 도쿄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근무 하고 있다. 두 사람은 '탈출 닷컴'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만났다.

나츠키는 자신의 프로필에 '성행위 없음, 아이 없음, 혼인신고 있음'을 적어 놓고 가족에게 벗어나기 위해 상대를 찾았다.

'서른 살 남자, 도쿄 거주, 가족의 감시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혼 상대 긴급 모집 중, 가사 완전 분담, 통장 각자 관리, 각방 쓰는 건조한 결혼 생활 희망, 악수 상의 스킨십 원치 않음, 공용 공간에서 신체 노출도 삼가줄 분 원함.'

이성애자인 나츠키의 남편은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어머니와 함께 목욕을 해서 항상 여성의 몸을 불편하게 생각 하고 있다. 완전히  성적 욕구가 없는 건 아니지만, 다른 매체 영상을 통해 보는 걸로 만족하며 살고 있다.

두 사람은 구청에 혼인신고를 마쳤고 양가 가족들은 섬뜩하리 만치 두 사람의 결혼을 기뻐했다.

혼인신고를 마치고 법적으로 부부가 된 두 사람은 각자 방을 알아서 관리하고 공용 공간을 사용하면 스물 네 시간 이내에 원 상태로 복구 시키며 화장실은 주말에 교대로 청소 하며 서로 정적인 접촉 없이 살아간다.

남편의 가족 시댁 식구들은 정기적으로 두 사람을 병원에 보내 새 생명을 잉태 할 수 있는지 건강 상태를 체크 하고 있다.


[나의 자궁과 남편의 정소는 공장에 조용히 감시 당하고 있다. 새 생명을 제조하지 않는 인간은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은근한 압력을 받게 된다. 새 인간을 '제조'하지 않는 부부는 노동을 함으로써 공장에 공헌하는 모습을 어필해야만 했다.]


서른 네 살에 접어든 나츠키는 여전히 아이를 잉태 하지 않고 결혼 생활을 유지 하고 있다. 결혼 서약을 맹세 했던 사촌 유우와는 이십 삼 년 동안 만나지 못하고 있던 어느 날, 남편이 직장에서 해고 되고 사촌 유우가 살고 있는 그 곳을 향한다.

유우는 학교 졸업 후 남성복 도매 회사에 취직해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

지난 어린 시절 푸른 초원이었던 그곳은 나츠키 부부가 찾아 갔던 날 산 곳곳이 단풍으로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마침내 연인 유우와 만나게 된 나츠키, 그녀 옆에 서있는 남편은 돌연 유우에게 이런 말을 내뱉는다.

'아내를 딱히 사랑하지는 않지만 공장의 눈을 피하기 위해 혼인 관계를 맺었습니다. 육체로 이어진 부품들이 끝없이 아이를 만들어 유전자를 미래로 운반해야 하는 운명, 어릴 적 부터 어렴풋이 공포를 느꼈는데 아내를 만나고 나서 똑똑히, 이건 기묘한 일이라고 단언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구 별 아래서 세상을 다르게 보는 외계인의 눈을 갖고 있는 세 사람은 아키시나 산 속에서 기묘한 공동 생활을 시작한다.

세 사람은 각자의 개인 구역에서 잠을 자며 '인간 공장'이 되기를 거부 하고 '포하피핀포보피아성인'으로 자신들을 규정하며 세상의 규칙, 도덕의 규범에서 탈선하는 행동을 저지른다.

[눈 앞에 파란 덩어리가 있었다. 창고에서 꺼내온, 옛날에 아빠가 아키시나에서 가져온 낫을 몇 번이고 그 파란 덩어리를 향해 휘둘렀다.]

어른들에게 극악한 폭언과 폭력을 당하며 감정의 스위치를 끄고 살았던 나츠키, 어느 순간 부터 유체 이탈 마법을 쓰게 되고 눈 앞에 보이는 악마, 마녀를 죽여 버린다.

'마녀가 부화하기 전에 죽여버려야 해, 그렇지 않으면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다. 그것 만큼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가족에게 학대를 당하며 학원과 학교에서 성추행을 당하고 사회에서 인간 공장의 도구로 살아가야 한다는 운명을 거부한 나츠키

세상은 억지로 나츠키에게 사랑을 하라고 강요 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랑을 못하는 사람, 새 생명을 잉태하는 걸 거부하는 이들은 지구라는 행성에서 살지 못하게 될까?

'사랑을 해서 아이를 낳고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야 돼' 라고 말하는 가족들

나츠키는 무의식적으로 귀를 막아버린다.

'당신 만은 공장의 손아귀에 붙잡히지 말고 도망쳐. 나는 공장의 노예가 될 거야. 죽은 거나 다름없는 인생이지. 하지만 당신 만큼은 살아남아줘. 당신이 포하피핀포보피아 성인으로 살아 가준다면 나도 분명 살아남을 수 있을 거야.'


어린 시절 부터 어른들에게 학대를 받았던 나츠키는 소리치고 분노 하는 어른들의 눈빛에 복종 하며 숨소리를 내지 않고 살았다.

살아 남기 위해, 가족들에게 벗어 나기 위해 외웠던 주문'포하피핀포보피아,포하피핀포보피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에 주변의 어른들, 회사의 목소리에 복종하며 살았던 나츠키의 연인 사촌 유우, 가족이 바라는 데로 홀로 독립해서 회사가 바라는 형태로 퇴직하는 날 부터 유우를 옭아매었던 절대 복종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어디에도 돌아갈 곳이 없는 나츠키와 유우, 법적으로 혼인한 남편이 운전한 차를 타고 어린 시절 ,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았던 그곳을 향한다.

세 사람 눈 앞에 펼쳐진 세상은 이전과 다른 세상이 아니다. 그저 주변을 둘러 싸고 있던 절대 복종의 목소리와 고함이 사라졌을 뿐이다.

[완벽한 밤이었다. 나는 눈을 뜨면 포하피핀포보피아성인이 이 마을을 뒤덮고 있기를 바라며 잠들었다. 꿈에서 언니도 부모님도 시어머니도 시아버지도 모두 포하피핀포보피아성인이 됐다. 꿈속 파티는 끝없이 계속됐다. 남편과 유우의 새근 거리는 숨소리와 진동이 꿈과 현실의 경계까지 밀어닥쳐 꿈에서 웃고 있는 내 바로 곁까지 그 체온이 가까워졌다.]



요술봉과 변신 콤팩트, 고슴도치 인형 속에 숨겨진 슬픈 현실 고통이 극심할수록 주인공 나츠키 눈에는 파란 덩어리의 인간, 금빛 액체로 된 피, 핑크 색 세상이 더욱 선명하게 보일 뿐이다.


[우리 세 마리의 포하피핀포보피아성인은 조용히 팔다리를 덩굴처럼 이으며 일어났다. '밝은 시간'의 빛과 흰 눈에 반사된 빛이 외부 세계에서 우리의 우주선으로 부드럽게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손을 맞잡고 어깨를 나란히 한 우리는 지구 성인이 사는 별로 천천히 걸음을 내디뎠다. 빛에 휩싸인 우리에게 호응하듯, 지구 성인들의 울음소리가 별의 아득한 곳까지 메아리치더니 숲을 뒤흔들며 퍼져 나갔다.]


영국 BBC 선정 ‘2020년 최고의 책’, 미국 <뉴욕타임스> 선정 ‘2020년 주목 받는 100권’에 올라간 무라타 사야카의 <지구별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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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2-09-19 01: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표지만 봤을 땐 반짝반짝 예뻐보였는데 scott님 리뷰를 읽고 다시 보니 그림이 섬뜩하네요... 주인공 세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scott 2022-09-19 16:46   좋아요 3 | URL
파이버님 생각처럼 제가 표지만 보고 덥석 ㅎㅎㅎ

이 표지 속에 엄청난 충격의 반전이 숨겨져 있습니다 ^^

희선 2022-09-19 02: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무라타 사야카 책은 아직 한권도 못 봤군요 SF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지금 현실과 다르지 않네요 현실을 벗어나려고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사람 있겠습니다 그 세계에서나마 편하면 좋을 텐데, 그것도 오래 이어가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scott 2022-09-19 16:47   좋아요 2 | URL
<편의점 인간> 이라는 작품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거머쥐었던 작가 학생 때 부터 편의점 알바생으로 살면서 틈틈히 글을 써서 지금은 세계적인 작가!^^

학대를 가하는 가족 이것을 방치하고 방관하는 사회와 국가,,,,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ㅜ.ㅜ

moonnight 2022-09-19 02: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표지 보고 어린이 대상 책인 줄ㅠㅠ; 너무 슬프네요ㅠㅠ;;;;

scott 2022-09-19 16:49   좋아요 3 | URL
저도 유즈키 아사코 작품 처럼 달콤 쌉쌀한 이야기 인 줄 알았습니다

반전을 거듭 하며
마지막 충격의 결말,,,,

작가는 분명 주변의 모든 인간(학대 받는 아동들) 찬찬히 지켜 보았던 게 틀림 없습니다 ㅜ.ㅜ

2022-09-19 1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19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19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19 1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09-19 14: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법소녀란 말이 슬프게 와닿아요. 깊은 주제를 담고 있네요. 아이를 만드는 공장, 거부하는 사럼들 , 말장난같은 포하피핀포보피아란 주문 ㅠㅠ 스콧님덕에 정말 다양한 책들을 만나게 되는 거 같아요 ~~

scott 2022-09-19 16:52   좋아요 2 | URL
포하피핀포보피아~
이런 주문 외우지 않아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사회 였으면 좋겠습니다

미니님의 오늘 주문은 <행복한 오후 > (*Ü*)ﻌﻌﻌ♥

어쩌다냥장판 2022-09-21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플을 왜 이제야 했나 하는 안타까운 맘과 넘쳐나는 읽고 싶어지는 책들의 소개덕에 행복한 비명이 절로 나오는데요~~
이미 더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책장의 여유없음에 e북으로 우회해서 선택해야함이 아쉽긴 하지만요 책은 자고로 새책의 냄새와 넘기는 손의 촉감이 있어야 한다고 고집하던 걸 포기했어요.
나무도 지키고 좋은거지로 위안하며 이책역시 e북으로 찜해둬야겠습니다.
소개해주신 책들은 하나같이 다 너무 재밌을것 같아서 하루하루 기대되네요
낼은 무슨책일지 벎써부터 기대되요

scott 2022-09-21 21:54   좋아요 0 | URL
냥이님! 캄솨!

이 책 작가 <편의점 인간> 읽고 충격을 받았는데 사건 인물 전개가 엄청 뛰어 납니다
짧은 문장으로 섬세한 묘사를 담아 내는 능력까지

이 작품 정말로 충격적이고
아주 많이 슬픕니다

어린나쓰키 소녀 안아 주고 위로 해주고 싶었어요 ^^

저는 일단 관심 가는 책들 이북으로 읽고 소장 하고 싶은 책은 종이로 구매 하고 있습니다

손의 촉감으로 느끼는 활자의 매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