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라카미 라디오 방송에서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Q&A 시간을 실시간 방송 한 적이 있었는데 청취자들 중 한 명이 이런 질문을 하루키 옹에게 던졌다.
*청취자-최근에 번역 하신 피츠제럴드의 <마지막 대군>을 잘 읽었습니다. 제가 작가님에게 궁금한 점은 이전에 한 매체 인터뷰에서 번역 하실 때 작가의 문체를 일본어로 유려 하게 전달하기 위해 글 쓸 때 쓰는 뇌와 번역 할 때 쓰는 뇌 부위가 다르다고 말씀 하신 적이 있었는데 작가님은 번역 하실 때와 글 쓰실 때 뇌 부위를 어떻게 달리 사용 하실 수 있으신지 그 비법 좀 알려주세요.(도쿄 신주쿠 거주, 회사인 30대 남성)
*무라카미 하루키 -제가 어떤 매체와 인터뷰에서 언제 어디서 그런 말을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실제로 저는 번역 할 때 쓰는 뇌와 글 쓸 때 쓰는 뇌 부위가 다릅니다.
이걸 딱히 지금 방송에서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기 어려운데 제가 번역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도 없고 그렇다고 딱히 영어를 제대로 공부 한 적도 없어서 제가 말하는 번역하는 방법, 기술 같은 것들이 비법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전 고등학교 시절 부터 미국 문학을 즐겨 읽으면서 사전을 찾아 통독 했고 마음에 드는 구절은 노트에 끄적이며 한 줄 씩 번역했고 대학 시절에는 신주쿠 재즈 바들을 어슬렁 거리며 중고 음반을 수집하고 그 노래 가사들을 일본어로 번역하며 딱히 번역 기술을 책이나 강의로 공부 하지 않고 몸으로 익혔습니다.
그래서 인지 어떤 구절, 문장, 가사가 머릿속으로 들어오면 몸이 움직여 지면서 뇌 한 쪽 부위가 가동 되기 시작 합니다. 그렇게 한 권 씩 번역 하는 동안 이런 과정들이 체계적으로 자리 잡혀 나가면서 문장을 곱씹어 제 몸 속에서 소화 시킨 다음에 손이 움직이고 단어와 단어 사이 문맥의 의미를 퍼즐처럼 맞춰 나가죠.
차츰 그렇게 하나 둘씩 작업 량이 쌓아 올려지니 '궁국의 숙독' 그러니까 번역하는 작가들의 문장 단어들을 제 스스로 해체하고 분석하면서 문장의 기술, 스토리 작법의 구조도 배워나갔습니다.
저는 아직도 번역을 통해 배우고 있는 것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창작의 우물을 파다 보면 주변을 살피지 않게 되거든요. 번역은 저에게 밖으로 나와 있는 창문이자 기존에 답습 하고 있는 제 고정된 스타일에서 벗어 날 수 있게 해주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뇌는 번역 할 때는 학습 모드로 움직이고 글을 쓸 때는 창작 모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루키옹은 번역 할 때 뇌가 학습 모드로 움직이고,,,
나의 뇌는 투비 할 때 학습 모드로 움직여 지고 있다.

1월 12일 부터 투비에 글을 올리고 나서
https://tobe.aladin.co.kr/t/scott
여러 시리즈를 올려 놓고 그동안 들춰 보지 않았던 원서들, 사전들을 꺼내고 학습 하고 있다.

어제 <타인의 삶> 포스팅 올리면서 브레히트의 시어들을 해석 하고 다듬기 위해 독일어 사전을 끄집어 내고 하루키옹 글들 번역 하고 일본어 학습 방법 올리면서 일본어 사전을 읽고 있다.
'자신이 사는 마을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삶을 사랑하고 또 인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 자기 삶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자기가 사는 마을만 사랑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이 인류애 없이 자기가 사는 마을만 사랑할 수 있을까?'
-장강명의 <아무튼 현수동> 중에서
알라딘 서재를 사랑하는 서재인들은 북플도 애정 하며 알람 설정을 해둔다.

북플 기능 마비 시켜 놓고 모두 투비로 가라는 건가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