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제 정말 그 정말 불가능에 가까운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 게 뭐냐 하면 그 가을마다 책을 내는 거예요.

여력이 있으면 봄에 한 권 더 내고. 근데 어쨌든 가을 마다 책을 계속 내겠다.

이 말씀은 여러 번 드렸어요. 그래서 가을이 되면 자동적으로 책이 나오는 것처럼. 근데 시간이 점점 지나니까 그게 얼마나 힘든 꿈이었는지 그거를 알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힘들다는 건 알지만, 어쨌든 어떤 한 시기를 평생은 아니겠지만, 가능한 시기까지 계속 가을마다 책이 나와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 가을들이 제 책으로 이렇게 그 책이 나왔던 해 뭐 이런 걸로 기억이 될 수 있으면 너무 좋겠다. 큰 포부예요. 이게. 큰 꿈이고.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 김연수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인터뷰 중에서


가을이면 새 작품을 내겠다는 김연수 작가는 2022년 10월, 가을 단편집 <사월의 미 칠월의 솔>이후 9년 만에 그리고 장편 소설 '일곱 해의 마지막' 이후 약 2년 만에 단편집<이토록 가까운 미래>를 출간 했다.


21세기 첫 10년 동안은 김연수 작가의 황금 시대로 한국의 주요 문학상을 휩쓸었다.

그의 같은 고향 친구이자 절친 작가 김중혁은 호를 다상(多賞)으로 지어야 할 정도 라며 부러워했다.

특히 김연수 작가는 엄청난 고정 팬을 몰고 다닐 정도로 문학계의 스타 중에 스타다.

이번에 출간 된 작품 <이토록 평범한 미래>에는 총 8편의 단편들이 실려 있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난주의 바다 앞에서

*진주의 결말

*바얀자그에서 그가 본 것

*엄마 없는 아이들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

*사랑의 단상 2014

*다시, 2100년의 바르바라에게


표제작 <이토록 평범한 미래 > 문예동인지 『백조』(1922)의 창간 100주년 기념 특집호 여름 10호에 실렸었고 '난주의 바다 앞에서'는 2022년 8/9월호 《릿터》 지에 실렸었다.

<진주의 결말>은 2022년 김승옥 문학상 수상 후보작이였다.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 >는 2014년 겨울, 문학동네에 실렸던 단편이고 <사랑의 단상 2014>은 '시절 일기' 가장 마지막 에필로그에 실렸던 단편이다.

김연수 작가는 21세기 10년의 황금 시기를 지나 2010년 이후 장편, 단편, 에세이,여행기등을 꾸준히 발표 하면서 틈틈이 단편 작품들을 써왔다.

그는 마라톤 선수처럼 꾸준히 성실하게 묵묵히 글을 쓰는 이 시대에 가장 사랑 받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여전히 삶이란 내게 정답표가 뜯겨져 나간 문제집과 비슷하다.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는 있지만. 그게 정말 맞는 것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청춘의 문장들' 중에서

삶의 고비 마다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는 정답표 같은 지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스무 살이 지나가면, 스물 한 살이 오는 것이 아니라 스무 살 이후가 온다"

                                                                                        - '스무 살' 중에서

스물 살 이후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한 채 그저 스무 살을 지나 스물 한 살이 되면 내 앞에 펼쳐진 세상이 전보다 더 희망적일 줄 알았다.


"제가 여러분 나이였을 때만 해도 21세기가 되면 세 끼 식사 대신에 알약처럼 생긴 캡슐을 먹고, 귀찮은 집안일은 인공지능 로봇이 해결해 주는 세상에서 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쉽게 바뀌지 않네요. 아직도 꼬박꼬박 세 끼 밥을 찾아 먹어야 하고, 그러자면 돈을 벌어야 하고, 게다가 이제는 이렇게 마스크까지 쓰고 다녀야만 하게 됐으니까요. 여러분의 미래는 좀 더 나아지기를 바라겠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힘든 일이 생길 때도 있을 거예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힘들어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오늘이 생각나면 좋겠습니다. 코로나가 유행해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던 그 해 겨울, 섬에 눈이 펑펑 내리던 날 서울에서 온 소설가가 이런 시를 읽어 준 적이 있었지, 하고 기억해 준다면 제가 무척 기쁠 겁니다."

"혹시 저 기억하시겠어요?"

그녀가 마스크를 벗으며 말했고, 정현은 그 맨 얼굴을 대면했다.

"그럼요. 며칠 전에 봤잖아요. 김 선생이 모는 차 옆에 앉아 있었거든요."

그러자 손유미 씨는 약간 실망하는 듯 했다.

"그땐 저도 봤어요. 김 선생이 그날 배로 오신다고 해서 일부러 나가 봤으니까."

그리고는 뭔가 얘기하려고 하는데, 정현이 먼저 말했다.

"소설을 쓰신다고, 김 선생님이 말하던데요. 그것도 추리소설을."

'추리소설'을 강조하면서 정현이 말했다.

"안 그래도 보여 주려고 여기 가져왔어요."

그녀가 들고 온 책을 정현에게 내밀었다. 별다른 기교 없이 만든 표지에는 '새 바람은 그대 쪽으로'라고 적혀 있었다.

"그럼 이제 꿈을 이룬 건가? 맨날 추리소설 쓰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 책을 받으며 정현이 말했다. 느닷없이 튀어나온 그 반말에 시간은 순식간에 30여 년 전으로 되돌아갔고, 그는 어떤 현기증마저 느꼈다.

- '난주의 바다 앞에서' 중에서


손유미가  별다른 기교 없이 썼다는 책  '새 바람은 그대 쪽으로'를 들고 온 것 처럼 김연수 작가는 독자들에게 약속한 가을,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갖고 돌아 왔다.



'꽃 시절이 모두 지나고 나면 봄빛이 사라졌음을 알게 된다. 천만 조각 흩날리고 낙화도 바닥나면 우리가 살았던 곳이 과연 어디였는지 깨닫게 된다. 청춘은 그렇게 한두 조각 꽃잎을 떨구면서 가버렸다. 이미 져버린 꽃잎을 다시 살릴 수만 있다면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청춘의 문장들' 중에서

오늘의 삶 그리고 내일의 시간을 위해 항상 현재 이 순간을 열심히 살아가기에 지난 시절을 그리워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진심으로 그리운 시절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시절, 감염의 두려움 없이 무더운 여름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거리를 활보 할 수 있었던 시절이 그립다.


“멀리 지구 바깥에서 바라보면 혼자 이불을 뒤집어쓰고 우는 사람도, 너무 힘들어 고개를 숙인 사람도 끝이 없이 텅 빈 우주 공간 속을 여행하는 우주 비행사들처럼 보일 거다. 그렇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이건 멋진 여행이 될 수밖에 없다. ”

                                                                                                  -'원더보이' 중에서

지구 바깥 우주에서 바라보면 우리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지구라는 땅 위를 배회하고 있는 여행자들 처럼 보일지 모른다.

계속 변이 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파 감염의 두려움도 이전 보다 덜 느끼고 있듯 그렇게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이다.



'소중한 것은 스쳐 가는 것들이 아니다. 당장 보이지 않아도 오랫동안 남아 있는 것들이다.'

                                                                                            -'청춘의 문장들' 중에서


그리고 이렇게 한 권의 책이 찾아 왔다.


우리 모두 각자 내면 속 에는 수많은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어떤 날은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렸던 날도 있고 또 어떤 날은 내일이 두려울 정도로 하루가 지옥 같을 때도 있듯이 오늘을 살았던 나는 내일의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어떤 희망을 보여주고 싶을까?


“언젠가 세상의 모든 것은 이야기로 바뀔 것이고, 그때가 되면 서로 이해하지 못할 것은 하나도 없게 되리라.'

                                                                             -'바얀자그에서 그가 본 것'중에서


타인의 이야기 , 타인의 삶을 엿볼 수 있고 간접 경험해 볼 수 있는 이야기, 허구의 스토리는 최첨단 가상현실(VR) 체험처럼 타인의 인생 경험, 속마음을 실감 나게 체험해 보며

앞으로 펼쳐질 내일의 미래를 새롭게 상상하기 위해 신중한 관찰자처럼 지금 이 시간을 살고 있는 것이다.




생각이란 육신에서 비록 되는 것이라 

걱정과 슬픔과 외로움과 괴로움으로 이어질 뿐이지만,

그 생각이 사라질 때 정신의 삶이 시작된다는 것을.

그 정신의 삶은 시간적으로 또 공간적으로 서로 겹쳐지며 영원히 이어진다는 것을.

그럼에도 이 현상의 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해

나는 매 순간 육신의 삶으로 되돌아가 다시 기뻐하고 슬퍼하고, 미워하고 화 낼 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겹쳐진 정신의 삶, 그 기저에 현존하는 사랑은 항상 거기 있다는 것을.

그러므로 나는 노력하기로 했지. 이 삶을 감사하기로.

타인들에게 더 다정하기로. 

어둠과 빛이 있다면 빛을 선택하기로.

'다시, 2100년의 바르바라에게' 중에서



2100년 , 우리는 어떤 세상, 어떤 미래에서 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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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10-04 07: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어보니 스콧님이 김연수작가님 좋아하시는 이유를 좀 더 알것같아요^^*

scott 2022-10-04 10:43   좋아요 2 | URL
좋아 한다는 馬 못합니다 ㅎㅎㅎ

연수옹 찐팬들 지인짜 많아여 ^^

coolcat329 2022-10-04 07: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김연수 작가를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소설가의 일> 딱 하나 참 재미나게 웃으며 읽었어요. <청춘의 문장들>도 읽고 싶네요.

scott 2022-10-04 10:44   좋아요 1 | URL
연수옹 에세이 장인 입니다
쿨켓님에게 <청춘의 문장들> 추천 합니다 !^^

거리의화가 2022-10-04 07: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연수 작가님 신간 올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약주문해놨어요ㅎㅎ 스콧님 말씀처럼 마스크 쓰지 않고도 아무 거리낌 없었던, 두려움도 없었던 시절이 까마득합니다. 지금 여행을 간다해도 예전처럼 마스크를 벗고 활보해도 걱정과 불안이 공존할 듯해서요. 작가님이 계속 꾸준히 작품을 쓰고 책을 출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scott 2022-10-04 10:46   좋아요 2 | URL
화가님도 주문 하셨군요! ㅎㅎ

마스크 코로나가 없어도 미세먼지 때문에
우리 모두 그동안 폐에 엄청난 유해 물질 흡수 하고 있었습니다 ㅠ.ㅠ

화가님 건강 잘 챙기세요
오늘 급 날씨 기온이 뚝 ....

책읽는나무 2022-10-04 08: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연수 작가님👍🥰
저도 많이 좋아하는데 스콧님 글 읽으니 좋아하는 것 치곤 연수 작가님 소설을 많이 안 읽었네요? ㅋㅋㅋ 쫌 부끄럽네요ㅋㅋㅋ
사람은 얼마나 부지런해야 책 쫌 읽었어요! 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읽어도 안 읽은 책이 더 많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됩니다? 욕심이 큰 거겠죠?^^
암튼 이 책도 스콧님 소개 글 읽으니 무척 기대가 됩니다.
김연수 작가님 파이팅!! 만세~♡

2022-10-04 1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4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4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2-10-04 1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을마다 작품을 내시는 김연수 작가님도 대단하고, 매일 리뷰를 쓰시는 스콧님도 대단~!! 스콧님은 북플의 김연수~!! 저도 이책 읽어봐야 겠습니다~!!

scott 2022-10-04 11:09   좋아요 2 | URL
매일 리뷰는 안 쓰고 있습니돠 ㅎㅎㅎ‘


새파랑님 오늘 하루 해피 ^^

프레이야 2022-10-04 1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100년에 우린 사라지겠지만 후손들이 잘살기를요 ㅎㅎ 사진속 하늘색이 넘나 예뻐요.
연수 작가님 책 기다립니다.

scott 2022-10-04 11:44   좋아요 1 | URL
2100년에도
생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불로 長생 표 캡슐 먹으면서 ㅎㅎㅎ

마지막 사진 <노을>은
제눈으로 포착한 ^.~

프레이야님 낭독 음성은 영원할 것 같습니다

들으러 부산 가야쥐 ^^

페넬로페 2022-10-04 1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더보이까지는 열심히 읽은 것 같은데 그 다음으로 본 책이 좀 어려워 읽기를 멈춘 것 같아요. 친구인 김중혁 작가와는 달리 거의 글만 쓰는 전업작가이니 책을 꼭 사야할 것 같아요. 가을마다 한 권씩 책 내시면 좋겠어요^^

2022-10-04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망고 2022-10-04 1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연수작가님 너무 좋아요😍근데 전 소설만 읽고 에세이는 한권도 안읽었네요ㅋㅋㅋ혹시나 실망할까봐 그랬나😆

scott 2022-10-04 14:56   좋아요 2 | URL
망고님 이분 에세이 꼬옥 읽어 보세요!ㅎㅎ

정말 솔직한 분입니다 !^^

그레이스 2022-10-04 17: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설보다는 에세이!

scott 2022-10-04 23:31   좋아요 2 | URL
연수옹에게 알려 줄 께요 ^ㅎ^

서니데이 2022-11-09 15: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scott 2022-11-10 16:4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오늘 미세먼지 심하네요
서니데이님 건강 잘 챙기세요 ^^

거리의화가 2022-11-09 16: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콧님 2관왕 축하드립니다!*^^*

scott 2022-11-10 16:44   좋아요 1 | URL
화가님도 추카!
오늘 저녁 맛난거 드세요 ^^

독서괭 2022-11-09 17: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콧님 이달의 당선 2관왕 축하드려요^^
김연수 작가님 책 두어권 읽고 좋아했었는데 몇년간 통 못읽었어요. 이 책은 찜해둡니다~!

scott 2022-11-10 16:45   좋아요 1 | URL
괭님도 추카!

연수옹 작품 출간 즉시
담번에 몇 만부 나가서
지금 입을 다물기 힘들 ㅎㅎㅎ

책을 읽는 이들이 많아져서 다행이라고 생각 합니다 ^^

bookholic 2022-11-09 2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2관왕 축하합니다...^^
이 글을 김연수 작가님께서 보셨으면 좋겠네요...
감기, 코로나, 독감 조심하시고 행복한 11월 되세요...

scott 2022-11-10 16:46   좋아요 0 | URL
연수옹이 보면 안됩니다 ㅎㅎㅎ

북홀릭님도 건강 잘 챙기세요
지금 코로나 확진자 무섭게 급증 하고 있습니다 ㅠ.ㅠ

페넬로페 2022-11-10 1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cott님, 역시나 2관왕 축하축하 드려용**

희선 2022-11-17 0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cott 님 축하합니다 이달엔 김연수 작가 책을 보고 쓴 글이 여러 편일 듯하네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