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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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기념일 날 아내 엘리자베스와 드라이브에 나선 소아과 의사 벡

8월 무덥고 습한 날씨에 델라웨어 협곡에 걸쳐진 밀포드 다리를 건너 펜실베이니아로 들어서서 '샤르메인 호수'라고 적힌 돌로 된 표지를 지나 비 포장 도로로 진입했다.

소아과 의사 벡이 아내를 데리고 간 '샤르메인 호수'는 50여 년 전 부잣집 아이들의 여름철 캠핑장이였지만 이 곳의 주인이 캠핑 사업에 망하자 벡의 할아버지에게 헐값에 처분해 버렸다.

벡의 할아버지가 사들인 캠핑 야영장에 더 이상 아이들이 찾아 오지 않게 되고 이들이 사용했던 침대나 기타 가구들이 버려진 채 아무렇게 나 뒹구는 유령 서식지 처럼 변해 버렸다.

이곳에 온 지 15년 만에 다시 찾은 벡은 일렁이는 호수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 오는 듯 지난 시절의 추억을 떠올린다.


[눈을 몇 번 깜빡이자 추억 속 이미지들이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나는 웃음소리와 환호성, 사방으로 흩어지던 물방울들이 이 호수의 정적을 어떻게 깨뜨렸는지 생생히 기억한다. 그때 파문처럼 숲 속에 퍼졌던 메아리는 완전히 사그라졌을까? 어딘가에서는 아직도 아버지의 환호성이 은은하게 울리고 있지 않을까?]


초등 학교 2학년 때 아내 엘리자베스를 처음 만나서 서서히 사랑을 키워 나갔고 스물 다섯 , 마침내 두 사람은 인생의 반려자로 살아가기로 서로에게 맹세하고 이렇게 첫 키스를 했던 그 장소 '샤르메인 호수' 로 돌아왔다.

서로의 이름이 새겨진 바위가 있는 곳을 찾은 두 사람은 지난 시절 매년 첫 키스 기념일 마다 이 바위에 줄을 그었던 서로의 모습을 떠올린다.

아내 엘리자베스는 열 세번 째 첫 키스 기념일에 줄을 그어 보라며 남편의 손에 칼을 쥐어 준다.

순간 불길한 예감에 사로 잡히는 벡, 날이 어두워 졌을 때 두 사람은 호수로 다시 돌아와 호수 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구름이 달을 스치며 흐르자 푸르던 밤이 창백한 잿빛으로 바뀌었다. 바람조차 숨죽여 멈춰 있었다. 엘리자베스가 물에서 나와 부두로 오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눈을 뜨고 그쪽을 바라보았다.]


벡은 고무 보트에 올라 타서 아내 엘리자베스가 수영 하고 있는 곳으로 향했지만 기이하게도 아내의 모습은 서서히 벡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고무보트에 부딪치는 물결 소리와 함께 어디선 가 차 문이 거칠게 열리고 고요해진 정적 속에 들리는 건 벡, 자신의 숨소리 뿐이다.

아내가 시야에서 사라진 후 들려오는 그녀의 비명 소리

아내가 있는 부두 까지 힘차게 헤엄쳐 가는 남편 벡,

어둠 속에서 황급히 사다리를 타고 부두로 올라가는 순간 무언가가 그의 명치를 강타해 버렸다.또 다시 들려 오는 아내의 비명 소리, 벡은 아내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아 버린다.

8년의 세월이 흘러 컬럼비아 대학교 의과 대학 센터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 후 벡은 워싱턴 하이츠 병원의 소아과 의사로 근무 하며 의료 보호 대상자인 가난한 환자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의료 봉사를 하고 있다.

아내를 잃고 병원 일과 봉사 활동에 매달렸던 벡에게 어느 날 스팸 메일 같은 이메일을 받는다.

<메시지; 우리의 기념일, '키스 타임'에 링크를 클릭 할 것>

두 사람만이 아는 메시지와 이니셜이 들어간 문구를 읽은 벡, 두 사람이 첫 키스를 했던 시간은 오후 6시 15분

집으로 돌아간 벡은 8년전 아내의 살인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보안관 로웰이 남긴 메모를 읽고 그에게 전화를 한다.

벡의 할아버지 사유지 근처인 라일리 카운티에서 발견된 남자 시체 두 구가 매장되었던 곳에서 발견 된 야구 배트,8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야구 배트에 묻어 있는 혈흔 자국에서 벡의 DNA가 검출 되었다.

8년 전 야구 베트에 맞고 정신을 잃었던 벡을 처음 발견 했던 로웰 보안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매장한 유력한 용의자로 킬로이를 지목 한다.

3주후 킬로이는 검거 되고 그는 여태껏 총 열 네 명의 여성을 살해 했다고 자백했다.

8년 전의 사건 당시를 떠올리는 벡, 그리고 스트리트 캠에서 포착 된 영상이 벡의 컴퓨터 화면에 뜬다.


컴퓨터 시계를 다시 확인 했다.

6시 12분 18초


대략 5미터 높이 쯤에 설치된 카메라가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의 모퉁이를 비추고 있었다.

누가 어떤 의도로 이 영상을 벡에게 보냈을까?

아내와 첫 키스를 했던 시각인 6시 14분 21초 정확히 일 분을 남겨 놓고 벡은 화면에 시선을 고정 시켜 놓고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십,구,팔,칠.......

거리를 오고 가는 보행자 무리들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우르르 이동하기 시작하고 벡은 서서히 시계에서 눈을 뗀다. 사,삼,이,

6시 15분 2초

순간 화면 속 보행자 무리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더니 누군가 가 카메라 아래에서 불쑥 얼굴을 드러냈다.

화면을 등지고 서있는 여자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벡은 짧은 컷을 한 여자의 정수리를 뚫어지게 응시하며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돌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드디어 여자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더니 화면 정 중앙에 자리 잡고는 미동도 없이 서 있다. 그녀가 몸을 서서히 틀어서 고개를 들어 카메라를 응시하자 벡은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 소리를 손으로 틀어 막아 버렸다.


'엘리자베스'


화면 속 그녀는 몇 초간 카메라를 응시하며 무언가 말을 하듯 입을 움직였다.


'미안해'


8년 전 요트 밖으로 떨어진 아내 엘리자베스 시신은 80번 도로 배수로 안에서 발견됐다. 그 날 벡은 심한 구타의 흔적이 남긴 아내의 시신을 차마 직접 확인 하지 못했다. 뉴욕 경찰이였던 아내의 아버지와 FBI요원이였던 작은 아버지가 획인 했다.

그렇다면 벡이 방금 전 화면에서 보았던 얼굴, 그녀는 누구 였을까?

엘리자베스, 아내가 틀림 없었다.

아내는 살아 있다. 아니 진짜로 아내는 살아 있는 것일까?

누구도 말하지 않는 비극에 대한 진실이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사랑하는 아내를 잃는 비극을 겪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뼈를 깎아내듯 치열하게 살아 왔던 남편 벡,

뒤 이어서 도착한 이메일에 적힌 단 한 줄의 경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FBI는 라일리 카운티에서 발견된 남자 시체 두 구에서 발견 된 혈흔인 벡의 혈액형이 B라는 것을 증거로 그를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지목하고 벡은 쫓기는 와중에 아내의 흔적을 추적해나간다.

8년 전 시신으로 발견 된 아내는 남편에게 무엇을 숨겼던 것일까?

경찰과 검찰, FBI까지 가세한 대규모 추격을 따돌리면서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고 아내를 찾아 내야 하는 벡,그는 자신이 이 모든 것에서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화면 속 세상은 특정 프로그램에 의해서 쉽게 이미지를 조작하고 변형 시켜서 사실을 왜곡 할 수 있다.

컴퓨터 이미지는 카메라에 장착 된 필름이 아니다. 그저 파일에 담긴 화소에 불과 할 뿐이다.

벡이 화면 속에서 본 컴퓨터 비디오 스트림은 그저 픽셀 무리에 불과 하다 누구라도 손쉽게 잘라내서 붙여서 융합 프로그램을 돌리면 인터넷 상에 떠도는 수많은 이들의 얼굴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그렇다면 벡이 본 아내의 얼굴은 누군가 조작해 버린 이미지 였을까?

아내의 살인범으로 경찰과 FBI에 용의자로 추격 당하고 있는 벡, 새 메일 아이콘을 클릭하자 이메일이 열리고 이런 메시지가 화면에 뜬다

워싱턴 스퀘어 .남동쪽 구석에서 만나

내일 5시.

미행이 있을 거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나는 당신을 사랑해.

[ FBI는 최근, 닥터 벡의 가족이 소유한 펜실베이니아 여름 별장 인근에서 시체로 발견된 두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그를 수사 중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데이비드 벡은 8년 전, 부인인 엘리자베스 벡을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도 지목되고 있어 더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치열한 추격 전과 법정 싸움을 벌이는 벡은 자신의 무죄를 입증 할 수 있을까?

수 십 년 전,자동차 추락사로 사망한 아버지, 경찰은 자살로 판정 했고 이에 대해 가족들도 더 이상 의문을 갖지 않았다.

벡은 렌터카를 직접 몰고 아버지와 아내를 잃었던 그곳, 가족 전용 여름 별장으로 향한다.


승용차 협곡으로 추락

한 명 사망, 원인은 불명

오늘 새벽 3시 경, 뉴저지 주 그린리버의 주민 스티븐 벡이 운전하던 승용차가 뉴욕 주 경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다리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눈보라로 도로가 미끄러운 상태였지만 경찰은 사고 원인을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유일한 목격자인 와이오밍 주 샤이엔 출신 트럭 운전사,,,,

8년 전 침실로 칼을 들고 침입자와 격투를 벌였던 벡, 그는 간신히 아버지의 총을 찾아 손에 쥐고 그 침입자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뒤도 돌아 보지 않고 도망쳤던 벡, 다시 집으로 돌아 왔을 때 총에 맞은 그 침입자도, 아버지의 총도 사라져 버렸다.

그가 밤마다 꾸는 꿈, 꿈 속에서 아내를 잃어 버리고 그녀는 죽어 있고 그는 홀로 남겨진다.

두 사람이 첫 키스를 했던 시간은 오후 6시 15분에 눈을 뜨는 순간, 아내 엘리자베스가 그를 향해 미소 짖고 있을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내가 여기 있잖아.'


손에 쥐고 읽기 시작하면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책을 내려놓지 못할 정도로 매장 마다 반전을 거듭 하는 스릴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8년 전 사건의 열쇠를 쥔 인물의 행적을 교차 시키며 여기저기에 복선을 심어 놓고 마지막에 모든 것을 집중 시키며 놀라울 정도로 촘촘한 긴장감을 유지 시키는 스릴러의 대가 할런 코벤


미국의 3대 추리소설 상인 에드가 상, 셰이머스 상, 앤서니 상을 모두 석권한 첫 번째 작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열성 팬을 자처하며 친필 팬 레터를 보내고 초대형 베스트 셀러 <다 빈치 코드>의 댄 브라운이 ‘진정한 스릴러의 거장’으로 칭송 하는 작가 할런 코벤

그의 펜 끝에 새겨진 단 하나의 사건도 지나치면 안된다.

그가 던져 놓은 모든 단서들을 놓치지 않으려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천천히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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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2-09-03 13: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할런 코벤의 작품이로군요. scott님 리뷰를 읽으며 두근두근합니다@_@; 저도 읽어볼래요!(쌓여있는 책무더기들은 일단 잊습니다@_@;;;)

scott 2022-09-03 23:45   좋아요 1 | URL
문라잇님 쌓여 있는 책 무더기 잠시 냅 두고

이 책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읽어 보세요 ( ͡ಥ‿ ಥ)━☆゚.*・。゚
꿀 잼,^^

미미 2022-09-03 1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서스펜스 스릴러군요!! 게다가 미국의 3대 미스터리 문학상을 모두 석권한 작가라니...와우 읽는내내 긴장이ㅋㅋㅋㅋ 스콧님의 별5개작품이니 저도 찜합니다.^^*

scott 2022-09-03 23:46   좋아요 1 | URL
이 작품 오래전에 출간 되었는데
당시 프랑스 감독에 의해서 영화로 제작 되었고

이번에 새롭게 넷플에서 드라마로 나온다고 합니다..

플롯이 탄탄하고
아주 글을 잘 씁니다 ㅎㅎㅎ

미미님 댓글 별
이만큼
。゚゚・。・゚゚。
゚。  。゚
 ゚・。・゚
⠀()_/)
⠀(。ˆ꒳ˆ)⠀
ଫ/⌒づ💓💓💓💓💓💓

coolcat329 2022-09-03 2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tell no one 제목이 낯익어 찾아보니 아주 옛날 <밀약>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소설이네요. 읽었는데 전혀 내용이 기억이 안납니다.😮‍💨
한때 할런 코벤 즐겨 읽었는데 <용서할 수 없는> 을 마지막으로 끊었네요.

scott 2022-09-03 23:48   좋아요 2 | URL
밀약으로 ?? ㅎㅎㅎ

이작품 번역 하신 최필원 번역가님 번역이 좋습니다
대사의 맛과 긴장감을 아주 잘 살려 내셨어요.

쿨켓님이 끊어 버리셨다니 ㅠ.ㅠ

이번에 다시 한번👆 만 ^^

어쩌다냥장판 2022-09-03 2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할런 코벤의 책이군료 단한번의 시선 , 영원히 사라지다, 사라진 밤 이랗게는 읽었는데 순삭이였던 기억이… 아 읽고 싶은 책들은 차고 넘치네요 ㅎㅎ 리뷰 감사합니다

scott 2022-09-03 23:49   좋아요 2 | URL
읽고 싶은 책들 차고 넘쳐서
행복 하기도 하고
알라딘 이왕 줄래면
쿠폰이나
천냥, 오백냥 출근 도장 찍을 떄마다 좋으면 ㅎㅎㅎ

냥이님 서울도 바람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계신 곳 부디 안전하길 바래요
주말 행복하게 ^^

바람돌이 2022-09-04 14: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콧님 뽐뿌는 알라딘 최고수준입니다. !! 관심없던 작가에게 관심을 가지게 하고, 뒷쪽이 궁금해서 이 책을 왠지 꼭 봐야한다는 느낌까지 말입니다. ㅠ.ㅠ

scott 2022-09-05 01:10   좋아요 2 | URL
뽐뿌!

바람돌이님은
알라딘 태풍 수준! ㅎㅎ

할런 코벤
서스펜스 스릴러 작가들의 교본 같은 작품을 씁니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