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혼란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 민음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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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학자였던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는 가족과 함께 캐나다 의 광활한 숲 속에 살았다. 


곤충을 채집하고 연구하는 아버지와 거친 자연에서 가족을 책임졌던 강인한 성품의 어머니 그리고 오빠와 여동생과 함께 살았던 그 시절에 관한 이야기를 이 책에 실린 11편의 단편 속에 담았다.


*나쁜 소식

아침에 눈을 뜨고 식탁에 마주 앉은 노부부의 모습으로 시작 되는 이 작품의 .화자인 ‘나’는 노년의 여성으로 반려자인 남편 티그와 별 다른 불만이나 어려움 없이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어느 때와 다름 없이 평온하게 흘러 가는 아침 시간에 느닷없이 밀려 오는 불길한 예감, 두 사람은 나쁜 소식을 듣게 된다.


[아침이다. 일단은 밤이 지났다. 나쁜 소식과 맞닥뜨릴 시간이다. 나쁜 소식은 우리 집에 나쁜 신문이라는 형태로 배달 된다.]


*요리와 접대의 기술

이어지는 다음 이야기에는 한 소녀가 등장하는데 이 소녀의 이름은 앞선 이야기에 등장 했던 노년의 여성인 화자 '넬'과 이름이 같다.

열 한 살의 어린 소녀 넬은 중년의 나이에 노산을 앞두고 있는 어머니와 외딴 시골집에 단둘이 살고 있다.

소녀 넬은 노산으로 힘들어 하는 어머니가 아무 사고 없이 동생을 낳을 수 있을지, 사고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지 불안해 하며 어머니의 수발을 들고, 태어날 동생에게 입힐 옷을 뜨개질을 하고 있다.


[내 아기 여동생은 10월, 내가 열 두살이 되기 몇 주 전에 태어났다. 손가락과 발가락 모두 정상이었다. 어머니는 자기는 손가락 하나 까딱 할 필요가 없었다고, 내가 비버처럼 열심히 뜨개질을 해 댔다고 말했다. 정말 훌륭한 작은 일꾼이구나, 어머니 친구들이 말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우스꽝스럽게 여긴다는 느낌이 들었다.]


*머리 없는 기수

열 두 살 소녀 넬의 여동생은 건강하게 태어 났지만 굉장히 예민하고 신경질이 많은 성격으로 성장 한다. 핼러윈 데이에 넬은 여동생을 위해 '머리 없는 기수' 코스튬을 만들지만 한 없이 예민하고 겁이 많은 여동생은 공포에 사로 잡힌다.


[그 머리가 어디 갔는지 잊어버렸어. 나는 말한다. 머리 없는 기수의 머리 말이야. 그게 저장실에 있던 때 생각나니? 그 모든 장화랑 양궁 장비 기억나?]


*나의 전 공작 부인

수험생이 된 넬은 대학 진학을 위해 공부에 몰두하지만 그 시절에는 여성이 결혼을 피하려면 대학에 가야 했다.

넬의 뛰어난 재능을 간파한 벳시 선생님은 넬을 영문학의 길로 이끌지만 넬의 가족에게 문학이란 유용하지도, 이해되지도 않는 하찮은 것이였다.

이제 넬은 대학이라는 학문의 세계로 건너 가기 위해 눈 앞에 놓인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사랑, 외톨이,슬픔,종결 같은 주요 단어들을 반복함으로써 나는 더 격렬하게 울었다. 위층에서 부모님은 평화롭게 잠들어 있었다. 그들은 삶의 어두운 면에 대해 완전히 무지했다.]


*다른 곳

넬은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프리랜서 편집자이자 단기 계약직으로 살고 있다. 넬이 사회에 뛰어들었던 1960년대는 스스로 생계를 꾸리며 홀로 살아가는 여성에게 그리 편치 않은 시절이였다.

집안에서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는 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넬은 사회 주변인으로 살아가며 절대적 고독에 시달린다.


[나의 진짜 집, 내가 성장한 그곳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않았고, 적어도 구체적으로 떠올리는 일은 없었다. 나는 생계를 꾸려 가야 했다. 내 꿈 속의 자아는 위로 받기를 거부한다. 계속해서 목표 없이, 집 없이 , 혼자서 방황한다. 나는 꿈이 무섭다. 다른 곳이 과거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면? 만일 그곳이, 결국, 아직도 미래에 존재하는 것이라면?]


*도덕적 혼란/흰 말


어느 날 넬은 티그와 오나 부부를 사귀면서 기이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다.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었던 오나는 자신의 남편 티그가 넬과 함께 살게 한다.

남편 티그는 아내 오나와 관계를 정리 하지 않은 채 넬과 함께 시골 농장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

갖고 있던 모든 돈을 탈탈 털어 넬은 티그와 함께 시골 임대 농가에서 삶의 터전을 일궈 나가고 주말이나 방학 마다 오나가 낳은 아이들이 찾아와 대도시에서 하지 못했던 술이나 환각성 물질을 섭취 하며 온갖 난동을 부린다.

이혼을 요구 해도 오나는 계속 변호사를 바꾸며 미뤘고 티그 역시 이혼 절차를 서두르지 않는다. 닭과 돼지를 키우고 양을 키우면서 점점 농장의 규모는 커져 나간다.

줄줄이 태어나는 가축의 새끼들을 돌보면서 티그의 반대로 아기를 갖지 못하는 넬은 눈물을 터트린다.


[그녀는 소매를 걷어 올리고 감정 따위는 생략해 버리고 피에 흠뻑 젖고 냄새가 나는 의무를 무엇이든 완수할 것이다. 그녀는 도끼를 능숙하게 다루게 될 것이다.]


중년의 문턱에 접어든 넬은 이후 티그와 남은 나날들을 보내게 되는데, 시골에서의 일상은 넬에게 낯선 결단과 깨달음의 순간을 맞이하며 서서히 노년이 찾아온다.

넬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고, 넬은 가족 안에 뿌리 내린 과거와 마주하며 생의 황혼을 맞이한다.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사진 앨범을 훑어보았을 때,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볼 수 있었을 때, 그녀는 여든 아홉살이었다. 아버지가 사망 한지 5년 째 되던 해였다. 그녀는 자신이 시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녀는 모든 것을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 했던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그를 지금의 자신에게는 그토록 아득하게 느껴지고 그토록 근심 없고 그토록 빛으로 가득 차 있던 그간의 세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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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6-15 23:54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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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2-06-15 17: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cott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명리뷰에 제가 첫댓글을 달았었다니 뭔가 뿌듯(?)하네용!

scott 2022-06-15 23:55   좋아요 1 | URL
파이버님의 첫 댓글은
행운 한 가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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