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세 가지를 할 수 있어야만 하지.
유한한 생명을 사랑하기,
자신의 삶이 그것에 달려 있음을
알고 그걸 끌어안기,
그리고 놓아줄 때가 되면
놓아주기.
                                                                                            「블랙 워터 숲에서」 중에서


이번에 출간 된 메리올리버 시집 『기러기』는 퓰리처상 수상 시집 『미국의 원시(American Primitive)』를 포함해 1963년부터 1992년까지  썼던 시 중에서 엄선한 작품 142편의 시가 수록되었다. 

 김연수 작가가 장편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에서 인용한 시 <기러기>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상은 너의 상상에 맡겨져 있지

저 기러기들 처럼 거칠고 흥겨운 소리로 너에게 소리치지

세상 만물이 이룬 가족 안에 네가 있음을

거듭 거듭 알려주지


셀 수 없이 많은 아침, 시인은 숲을 산책하고 바닷가를 거닐며 주의 깊게 보고 듣고 느낀 모든 순간을 기록 했다.




나는 날마다 내 풍경 속을 걷는다. 

늘 똑같은 들판, 숲, 창백한 해변. 늘 똑같은 푸른 빛으로 즐겁게 넘실 대는 바닷가에 선다. 

늦은 여름 오후, 보이지 않는 바람이 거대하고 단단한 똬리를 틀고, 파도가 흰 깃털을 달고 해변을 향해 달려와 소리 지르며, 고동치며 마지막 상륙을 감행한다. 

나는 그런 순간들을 기억도 할 수 없을 만큼 무수히 목격했다.

 여름이 물러가고, 다음에 올 것이 오고, 다시 겨울이 되고, 그렇게 계절은 어김없이 되풀이된다. 

풍요롭고 화려한 세상은 우주 안에서 그 뿌리, 그 축, 그 해저로 조용히 그리고 확실히 흔들리고 있으니까. 세상은 재밌고, 친근하고, 건강하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상쾌하고, 사랑스럽다. 

세상은 정신의 극장이다.

 하나의 불가사의에 지극히 충실한 다양함이다.


                                                        -<완벽한 날들> 중에서


 

개는 귀엽고 고귀하지.
진실하고 사랑스러운 친구지. 

하지만
쾌락주의자이기도 하니까, 

조심해.૮ ฅ•ᴥ•აฅ

어쩌면 생의 기적은 행운 같은 엄청난 삶의 변화가 아니라 항상 곁에서 이렇게 따스함과 포근함을 전해주는 온기가 아닐까...



 시인들도 읽고 공부해야 하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몸을 기울여 속삭이고, 소리치고, 춤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아니면, 옛날 책들을 그대로 베끼는 게 낫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절대 아니다. 

우리의 오래된 세상에는 늘 독보적인 표현을 할 수 있다고 느끼는 새로운 자아가 헤엄쳐 다니니까. 

중요한 건 그것이다. 촉촉하고 풍성한 세상이 우리 모두에게 새롭고 진지한 반응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세상은 아침마다 우리에게 거창한 질문을 던진다.-메리 올리버 



 “너는 여기 이렇게 살아 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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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11-18 14:0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바닷가에서 이 글 읽으니 더욱 더 깊이있게 글이 와 닿네요!ㅎ 즐건 하루되시구요!

얄라알라북사랑 2021-11-18 15:28   좋아요 6 | URL
막시무스님 바다에 가셨나요?^^ 빼곡하게 중고등학생 기말고사 준비하는 공간에 와서 scott님 글 읽는 전 막시무스님이 부럽사옵니다!

scott 2021-11-18 16:00   좋아요 5 | URL
막시무스님 오후 부산 바닷 바람 맞으시면서 북플을!!

바다가 보이는 곳 부산!
서울은 안걔+ 미세먼지로 하루죙일 뿌옇습니다!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scott 2021-11-18 16:01   좋아요 6 | URL
북사랑님
막시무스님
부산 시민이셔서 바다가
바로 앞!

북사랑님 혹쉬!
스터디 카페에서 북플을 ^^

막시무스 2021-11-18 16:15   좋아요 4 | URL
헐~~~~대박!ㅎ 저 부산 출장와서 클라이언트 미팅장소가 송도해수욕장 근처 카페여서 망중한을 즐겼는데 어찌 그걸 찍어내심!ㅎ 왕대박!ㅎ 간만에 휴가같은 좋은 출장 즐기고 복귀하겠습니다!ㅎ

페넬로페 2021-11-18 16:15   좋아요 6 | URL
바다에 계시는 막시무스님,
부럽습니다^^

막시무스 2021-11-18 16:16   좋아요 5 | URL
북사랑님! 저는 사치스럽게 바닷가서 이방인 읽고 있음을 셀프자랑 드립니다!ㅎ

2021-11-18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1-11-18 21:25   좋아요 4 | URL
송도 해수욕장에 가신 거에요??
케이블카도 타보셨음 좋았을텐데요^^
암튼 좋은 구경하고 가셨길 바랍니다.
저도 송도 몇 번 놀러가본 적 있어 아는 척 하고 갑니다ㅋㅋㅋ

scott 2021-11-18 21:34   좋아요 3 | URL
막시무스님
까뮈 이방인 책 꼭 끌어 않고 송도 케이블카에 타셨다에 한표 🖐^^

책읽는나무 2021-11-18 21:41   좋아요 3 | URL
정말요??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11-18 21:53   좋아요 3 | URL
막시무스님은 진짜 한 잔 하고픈 플친이시라니까요.^^

막시무스 2021-11-18 21:59   좋아요 4 | URL
최근 시지프신화 읽고 고민이 많아서 출장길에 가져와서 집중력없이 읽고만 있어요!ㅎ 술은 조금만요! 맥주중심으로! 캐이블카는 구경만하는걸루! 즐건 밤 되시구요!ㅎ

scott 2021-11-19 00:12   좋아요 0 | URL
출장길에도 책을 손에 놓지 않는 막시무스님
눈 건강 잘 챙기세요 ^ㅅ^

페넬로페 2021-11-18 14:0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살아가는데 필요한 세 가지가 너무 당연하고도 좋아요~~
시인이 되지는 않겠지만 저도 나만의 방식으로 많이 배워야겠어요^^
이 계절에 어울립니다~~

scott 2021-11-18 16:02   좋아요 3 | URL
시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품는다면
조금더 따스할것 같죠!

페넬로페님 방식 대로
오늘은! 맘껏!ㅎㅎ


mini74 2021-11-18 14:0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강아지 사진이ㅎㅎㅎ 넘 폭신폭신 귀여워요. 유한한 생명을 사랑하기 그걸 끌어안지 그리고 놓아줄 때가 되면 놓아주기 란 말이 넘 슬프네요 스콧님 ㅠㅠ 꼭 작가님과 강아지 이야기같기도 하고
저기 스콧님 메리 올리버님 강아지 전화번호나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아이 귀여워요 *^^*

scott 2021-11-18 16:07   좋아요 3 | URL
미니님 말씀처럼 메리 올리버는 자신의 반려견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 본 것 같습니다
적당히 거리 두며 적당히 깔끔하게 관리 해줬던 견주 였다고 하네요
반려견을 자신의 삶의 방식대로 옭아매지 않았고

전화 번호 ㅠ.ㅠ
2019년 83세의 나이로 세상을 ㅜ.ㅜ
반려견은 오랜 세월 함께 일했던 편집장이 키우고 있다고 합니다 (´•̥ω•̥`)

mini74 2021-11-18 16:29   좋아요 2 | URL
ㅠㅠ 작가님이랑 강아지랑 선하게 닮은 영혼의 단짝같은 느낌받았는데 ㅠㅠ 그래도 다행이네요. 편집장분이 챙겨주신다니 ㅠㅠ

망고 2021-11-18 14: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니 강아지 사진이 너무너무너무 귀여워서 이 글에서 못나가고 있어요😍🥰

scott 2021-11-18 16:07   좋아요 3 | URL
망고님
시인의 강쥐 복실 복실!
૮₍´˶• ᴥ •˶`₎ა

coolcat329 2021-11-18 14: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처음 글 참 좋네요. 적어서 책상에 붙여두고 매일 읽어야겠습니다.

마지막 글도 아침에 읽고 하루를 시작하면 좋을거같아요.

scott 2021-11-18 16:09   좋아요 2 | URL
저는 매일 매일 배달 되는 시 구독 하고 있습니다
시를 읽는 순간 만큼은 맘 속 머릿속이 정리 되는 것 같아서
매일 매일 시 한 소절씩! 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11-18 21:50   좋아요 1 | URL
scott님은 진짜 시간을 48시간으로 쓰는 분 같아요. 저는 시를 좋아하면서도 구독하지 않고, 암기하지도 않는데. ㅋ

얄라알라북사랑 2021-11-18 15: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니면, 옛날 책들을 그대로 베끼는 게 낫다. ˝

저는 시인도 아니면서 뜨끔 뜨끔^^
건강한 자극입니다. 스콧님, 감사드려요

scott 2021-11-18 16:10   좋아요 3 | URL
필사!!

북사랑님에게 건강한 자극!
저도 항상 캄솨 ^ㅎ^

blanca 2021-11-18 15: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헉, 메리 올리버 강아지 탁월하게 귀엽네요. 소파 등받이에 저 고개 올린 사진...사람 같네요. 시인도 참 곱고요.

scott 2021-11-18 16:12   좋아요 4 | URL
시인을 닮은 개로 지인들 사이에서 유명 했다고 합니다! ㅎㅎ

블랑카님 오후 시간 따숩게!^^

새파랑 2021-11-18 16: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이책 예약구매 했어요. 너무 읽어보고 싶더라구요~!! 스콧님의 페이퍼를 보니 더 기대됩니다 😄

scott 2021-11-18 16:14   좋아요 5 | URL
오! 새파랑님!
메리 올리버 시!
정말 좋습니다

새파랑님 밑줄 그으실 연필 요기!(づ。◕‿‿◕。)づ🖋

독서괭 2021-11-18 17: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완벽한 날들> 좋았는데 다른 책 읽어봐야지 하고 계속 못 읽었어요.신간이 나왔군요~ 사진 강쥐 넘 사랑스럽네요😍

scott 2021-11-18 21:28   좋아요 3 | URL
괭님 저도 <완벽한 날들> 가장 좋아 합니다!
시인을 닮은 강쥐!!૮ • ᴥ • ა

그레이스 2021-11-18 17: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의 계절인가요?
여기 저기서 시집이 소개되고 있네요^^

scott 2021-11-18 21:29   좋아요 2 | URL
시도 계절을 타나용 ㅋㅋ

책읽는나무 2021-11-18 21: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인형 같은 강아지!!!^^
시집도 괜찮아 보이네요?
일단 담아 갑니다^^

scott 2021-11-18 21:30   좋아요 3 | URL
복실 복실!
사랑을 듬뿍 받은 강쥐 같죠!

나무님 평온한 밤!ฅ՞•ﻌ•՞ฅ

행복한책읽기 2021-11-18 21: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두 예약했어요.^^ 메리 올리버님 시는 정말 누구나 좋아할 만한 시구와 사색으로 가득해요.^^

scott 2021-11-18 23:53   좋아요 0 | URL
역쉬!
행복한 책읽기님의 메리 올리버 시와 사진이 담긴 포스팅 기다리겠습니다.! ^^

희선 2021-11-19 03: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메리 올리버 이름만 들어보고 시는 못 봤네요 언젠가 보려나 하는 생각만 했습니다 기러기, 지난달에 기러기 날아가는 거 여러 번 본 게 생각나네요 해마다 그걸 본 듯해요 시집 제목이 기러기여서...


희선

scott 2021-11-19 15:55   좋아요 0 | URL
오! 희선님 기러기를 실제로 보셨다면 바다!
꿈에도 기러기가 나오면 행운이라고 합니다!

저에게 기러기는 우표 속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