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가 돌아 왔다.

이 얼마나 근사한 말인가! 그렇다. 그 버드가 힘찬 날갯짓과 더불어 돌아 왔다. 지구상의 모든 장소에서 -노보시비리스크에서 팀북투에 이르기 까지- 사람들은 하늘을 우러러 그 위대한 새의 그림자를 목격하고 환호성을 지르리라. 그리고 세게는 다시금 새로운 햇빛으로 가득차리라.






때는 1963년 사람들이 버드=찰리 파커의 이름을 마지막으로 들은 지 벌써 오랜 세월이 흘렀다. 버드는 대체 어디서 뭘 하는 거야? 전세계 도처에서 재즈 애호가들은 그렇게 숙덕였다. 아직 죽지는 않았을 걸. 죽었다는 얘기는 못들었으니까.

그런데 말이야, 하고 누군가가 말한다, 살아 있다는 얘기도 못들었거든

Charlie Parker - The Essential - Amazon.com Music



찰리 파커는 1955년 3월 12일 사망했다.

그후 5년이 흘러 1960년대는 영국 비틀즈와 스탄게츠가 몰고온 보사노바가 미국 대륙을 강타했다.

실황 연주로 미국 전역을 보사노바 음악과 비틀즈 음악으로 뒤흔들었던 1962년,1964년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들은 소식은 버드가 후원자인 니카 백작부인에게 신세를 지며 호화 저택에서 투병중이라는 것이었다. 버드의 약물 중독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재즈 팬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헤로인 -예의 치명적인 하얀 가루. 그뿐인가 소문에 따르면 심각한 폐렴에 잡다한 내장 질환을 앓으며 당뇨병 증상에 시달린 탓에 급기야 정신 마저 좀먹어가는 중이라 한다. 설령 운좋게 목숨을 이어간다 해도 거의 폐인이나 다름 없을  그가 악기를 쥐는 일은 더이상 없을 것이다. 버드는 그렇게 사람들 앞에서 자취를 감추고 재즈계의 아름다운 전설이 되었다.

1955년 전후의 일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팔년이 지난 1963년 여름, 찰리 파커가 다시 알토 색소폰을 들고 뉴욕 근교의 스튜디오에서 앨범 한장의 녹음을 마쳤다. 앨범의 타이틀은 '찰리 파커 플레이즈 보사노바'!

당신은 이야기가 믿어지는가?

믿는게 좋다. 어쩄거나 실제로 일어난 일이니까.


곡명을 적어보자

A면

1)코르코바도-카를루스 조빙

2)원스 아이 러브드(O Amor em paz)-카를루스 조빙

3)저스트 프렌드

4)바이 바이 블루스(chega de saudade)-카를루스 조빙

B면

1)아웃오브 노웨어

2)하우 인센시티브(Insensatez)-카를루스 조빙

4)딘디-카를루스 조빙


이 음반에서 가장 먼저 놀란 부분은 , 카를루스 조빙의 심플하고 군더더기 없는 피아노 스타일과 버드가 예의 달변가 처럼 선보이는 물 흐르듯  분방한 프레이즈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물론, 둘의 보이스는 크게 다르다. 둘다 상대의 음악에 자신의 음악을 맞추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은 듯 하다.

그러나 다름 아닌 그 위화감, 어긋나는 두보이스의 차이가, 여기서는 비할데 없이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우선 A면 첫곡' 코르코바도'에 귀기울여 보시라. 이곡에서 버드는 첫머리의 테마를 연주 하지 않는다. 그가 연주 하는 테마는 마지막의 원 코러스 뿐이다. 먼저 카를루스 조빙이 피아노 하나로 귀에 익은 테마를 조용히 연주 한다.

리듬 파트는 뒤에서 가만히 침묵한다.


Quiet nights of quiet stars,
Quiet chords from my guitar,
Floating on the silence that surronds us,
Quiet thoughts and quiet dreams,
Quiet walks by quiet streams,
And window that looking so to Corcovado,
Oh! How I lovely.

Um cantinho, um violão,
Esse amor numa canção,
Pra fazer feliz a quem se ama,
Muita calma pra pensar e ter tempo pra sonhar,
Da janela vê-se o Corcovado,
O Redentor que lindo.

Quero a vida sempre assim,
Com você perto de mim,
Até o apagar da velha chama,
E eu que era triste,
Descrente de sinismo,
Ao encontrar você eu conheci,
O que é Felicidade, Meu Amor.


그렇게 피아노의 테마 여주가 끝나면, 마치 커튼 사이로 석양빛이 옅은 그림자를 드리우듯 벋의 알토 사운드가 남몰래 찾아 온다. 알아차렸을 때 그는 이미 그곳에 와 있다. 이음매 없이 나긋나긋한 그 프레이즈는 흡사 당신의 꿈속에 숨어들어오는, 이름을 숨긴 아름다운 연모와도 같다. 이대로 영원히 사라지지 않기를 바랄 만큼 정묘한 풍문을 , 당신의 마음속 모래 언덕에 부드러운 상흔처럼 남기고 간다....

하루키옹 이번11월 문학계 잡지에 스탄갯츠와 재즈에 관한 에세이를 쓰셨다.

도쿄 코로나 창궐로 집콕중~

재즈 사랑으로 가득찬 하루키옹 살롱ㅎㅎ


스무살이 넘어 다른 레코드로 15번을 들어보고서 천지가 뒤집히는 것 같은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는데,지금도 15번이 듣고 싶은 걸 하고 생각할때면 나도 모르게 손이 새로산 레코드쪽으로 가고 만다 기묘한 일이다. 한마디로 바겐용 레코드를 계통없이 마구 사들인 결과 인데 지금 돌이켜보면 계통없이 들쭉날쭉 했던 점이 음악을 듣는 재미를 오힐 두드러지게 해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취향이 편협하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던 것은,어드바이스를 해주는 사람이 없었던 덕분이다.

나는 무슨일이든 대개 이런 식으로 우회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꾸물꾸물 추진해나가는 성격이라 무엇인가 도달하기 까지 시간도 많이 걸리고 실패도 많이 한다.

그건 그렇다 치고 보통 사람들의 음악에 대한 감수성이란 스무살을 경계로 점점 둔해지는듯한 느낌이다. 물론 이해력이나 해석 능력은 훈련하기에 따란 ㅗㅍ아질수 있지만 십대에 느끼던 뼛속까지 스며드는 듯한 감동은 두번 다시 되돌아 오지 않는다.

유행가도 듣기에 시끄러워지고 옛날 노래가 좋았는데 하고 생각하게 된다.

내주면에ㅡ 있는 왕년에 록매니어였던 청년들도 점차' 요즘의 록' 같은 그런 빈약한 건 들을 기분이 안나'라고 얘기 하게 됐다. 그기분은 이해 할수 있지만 그러나 그런 푸념 따위만 늘어 놓아 봤자 별소용이 없으니까, 나는 비교적 솔직하게 전미 히트 차트 같은 것에도 귀를 기울이며 귀가 노화되는 것을 방지 하려고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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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하루키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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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1-29 10: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젯밤 꿈에 하루키를 봤어요. 딱 저 얼굴이었죠. 그가 부러웠던 모양이에요. 하하~~

scott 2020-11-29 13:51   좋아요 3 | URL
페크님 낼 월요일 당장 로또 사세요!
유명작가 영접하는 꿈은 명성,돈과 연결된데요 ㅋㅋㅋ

우리모두 인생말년 하루키옹처럼~*

페크(pek0501) 2020-11-29 14:00   좋아요 1 | URL
정말입니까? ㅋㅋ
명성과 돈이 따르면 좋겠네요. 복권 당첨보다도...하하~~
기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stella.K 2020-11-29 18:53   좋아요 1 | URL
ㅎㅎ 저는 어제 꿈에 백은하 기자 만났어요.
아실지 모르겠는데 그녀가 최근 이병헌 배우론 책 냈잖아요.
책이 잘 안 팔린다고 내가 한 권 사 줬으면 하는 눈친데
저도 사 보겠다는 말을 차마 못했어요.
전 이병헌 별로라서.
꿈이 너무 생생하던데 이럴 경우 로또 사면 폭망이겠죠?ㅋ

scott 2020-11-29 19:27   좋아요 1 | URL
stella.k님 그분께 죄송하지만 기자, 그중 유명한 사람이면 구설(좋은의미/나쁜의미 50:50)등등이 있을수 있는데 무언가 받았거나 제의를 수락했거나 그 기자가 소개시켜준 유명인을 만나는것 거절하기 잘하셨어요.
이뵹혼 싫어 ㅋㅋㅋ

초딩 2020-11-29 1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아 이거 정말 마지막 사진 ㅜㅜ 좋아요
실내 사진이 어떻게 저렇게 나올까요
그리고 멋져요 하루키

scott 2020-11-29 13:52   좋아요 2 | URL
49년생 하루키옹!

초딩님 저 마지막 사진이 올해 가을에 자택 음악방에서 음악 잡지 편집장이 찍은거라고 합니다.

우리 모두 인생은 하루키 처럼 ^.~

다락방 2020-12-01 09:59   좋아요 1 | URL
와 진짜 마지막 사진 분위기가 엄청나네요!! >.<

scott 2020-12-01 20:58   좋아요 0 | URL
ㅎㅎ티셔츠 청바지만 입었을뿐인뎅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