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옹에 책이 발송되었다. 내일 오후에는 따끈한 신간을 손에 쥘수 있다.
어제부터 병원을 셔틀중인데 다음주 내내 하루키옹에 신간을 들고 다녀야겠다.
이번 신간에 담긴 단편들 대부분 문학계 잡지를 통해 발표 되었는데 표제작인 '일인칭 단수'는 종이책을 발간되기 전까지 베일에 꽁꽁 싸여 있었다.
7월에 일본에서 출간되자 마자 예약주문으로 받고 나서 가장 먼저 펼쳐본건 '일인칭 단수'
이야기는 1인칭 단수 시점으로 시작된다.
화자인 나는 아내가 지인들과 중국음식을 먹으러 간 사이 혼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조니 미첼의 오래된 레코드판을 틀어놓고 편안하게 의자에 앉아 미스테리 소설을 읽고 있다.
정신이 산만해서 책에도 집중을 못하고 음악에도 집중을 못하던차에 오랫만에 사두었던 슈트를 꺼내 입어본다.
그슈트는 바로 '폴스미스에 다크 블루 슈트'

두번밖에 입지 않았던 폴스미스에 슈트를 오랫만에 침대위에 펼쳐놓고 어울리는 셔츠와 넥타이를 고른다.
로마 공항 면세점에서 산 엷은 회색 와이드 스프레드컬러가 달린 셔츠, 넥타이는 에르메네질도 제냐에 자잘한 페이즐리 무늬


이렇게 차려 입고 거울 앞에선 '나'는 그렇게 나쁘지 않은 모습이라고 중얼거리다가 자기경력을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살고 있는 인간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슈트를 차려 입고 검은색 구두를 신고 거리로 나간 '나'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 거리를 쏘다니다가 칵테일을 마시러 '바'에 들어간다.
바에 앉아서 보드카 김렛을 홀짝이며 미스테리 소설을 읽는 '나'

지금까지 내인생에는 아마 대게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중요한 분기점이 몇 곳 있었다.
오른쪽이나 왼쪽 어는 쪽이라든 갈 수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오른쪽을 선택하거나 왼쪽을 선택했다. 그렇게 나는 지금 여기 있다. 여기 이렇게 일인칭 단수의 나로서 실재 한다. 만약 한번이라도 다른 인생을 선택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아마 여기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거울에 비친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하루키옹, 인중이 정말 길어서 장수 하실것 같아 ㅋㅋㅋ
눈과 눈썹사이가 멀어서 부귀를 누리는가 보다 ^ㅎ^
젊은 시절 하루키가 '재즈바'를 운영할때 대량의 양배추를 썰면서 들었던 곡
그때 당시는 오른쪽 왼쪽 번갈아 살피고 다닐 여유가 없던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