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작 가문 마쓰가에가의 서생  이누마(6년정도일한)는 탁자위에 어질러 놓은 오늘밤의 정찬 차림표를 집어 드는데 


1913년 4월 6일 벚꽃 관람회 만찬 


-잘게 저민 자라 고기 수프 

- 닭고기 수프 

-와인과 우유에 절인 송어 스테이크 

- 양송이를 곁들인 소 등신 찜

- 양송이를 채운 메추라기 찜

-셀러리를 곁들인 훈제 양 등심

-푸아그라 젤리와 파인애플 소르베

-소금물로 적신 종이에 쪄낸 양송이를 채운 타이 닭찜

-치즈와 함께 구운 아스파라거스와 강낭콩

-바비루아

-아이스크림 두 종

-프티 푸르 

기요아키에 친구 이누에는 앞으로 십여년을 더 산다해도 이런 음식은 어디에서도 맛볼수 없는 음식이라며 놀란다.

그러니까 당시 1913년에도 이런 종류에 음식은 어디 고급 식당에서도 판매 하지 않았고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재료들인 것이다. 귀족들은 자신들만에 네트워크로 해외에서 수입을 해서 먹었던것이다.

어쨌든 이름도 낯선 이음식들을 1913년 일본 귀족들은 만찬회에서 차려먹었다하니 궁금해서 찾아 보았다.

우선, '잘게 저민 자라 고기 수프'

Nourishing Softshell Turtles Hot Pot Recipe | My Chinese Recipes

찾아보니 중국에서 보양음식 처럼 먹었다고 한다. 잘게 다지다니 잔인해!

steak with thyme white wine reduction and truffled mashed - glebe kitchen

와인과 우유에 절인 송어 스테이크는 오스트리아나 프랑스 알자스 지방 지역에서 크리스마스때 먹던 음식이라고 한다.

Mushroom-Stuffed Quail Recipe | Emeril Lagasse | Food Network

양송이를 채워넣은 메추라기찜 독일 지역에서 사냥시즌에 즐겨먹던 음식,역시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때 몸보신으로 먹었다.

slowly braised lamb ragu sauce with gnocchi - Plays Well With Butter

셀러리를 곁들인 훈제 양등심, 이요리는 폴란드 귀족들이 특별한 날에 먹은 요리로 서민들은 비싼 양 대신 훈제소시지로 해먹었다고 한다.

Foie Gras with Pineapple and Pistachios Recipe | Saveur

푸아그라젤리 파인애플 소르베는 프랑스 디저트로 계절에 따라 배, 딸기 등을 넣었다.


Chicken Breasts with Mushroom-Pancetta Stuffing & Verjus Sauce - Recipe -  FineCooking

태국 스타일 닭요리 소금물에 적신 종이에 찐 양송이를 치킨살속에 넣고 쪄낸 요리라는데 손이 많이 가는 것이 황실 스타일인것 같다.

Cheesy Roasted Green Beans - Cafe Delites

치즈와 함께 구운 아스파라거스와 강남콩 1913년대 일본에서 귀족들은 치즈를 야채와 구워먹었나보다 유럽스타일로


Vanilla & coffee bavarois with mocha sauce

바비루아 라는 디저트로 독일의 바이에른 지방에서 설탕·계란 노른자위·젤라틴에 뜨거운 우유를 넣고 식힌 다음, 거품을 낸 계란 흰자위와 생크림을 넣고 틀에 넣어 다시 식혀서 굳힌다 일본인들은 이 디저트를 양과자라고 부를정도로 아주 아주 사랑(물론 귀족과 상류층들 사이에서)했는데 다양한 재료를 토핑으로 올려 먹을수 있다.

LE PETIT FOUR, Seoul - Mapo-gu - Restaurant Reviews, Photos & Phone Number  - Tripadvisor

프티푸르 라는 디저트는  Le petit four'작은 오븐'이라는 뜻에 프랑스 스타일 디저트로 식사후에 커피와 함께 냠냠하는거다.


1910년대 일본 최고위 계급들은 스시,뎀뿌라,오뎅 같은 길거리 음식은 먹어본적이 없었을것 같다. 저택 지하에 와인 창고가 있어서 포도주 품목을 고르며 오늘 만찬회에 어떤 요리에 어떤 술이 어울릴지 기쁘게 골랐다. 당시 태국왕족들이 일본으로 유학올정도였다고 하니...

 바다 건너 조선에 양반들은 12첩 을 상위에 늘어놓고 먹었을까???



언제까지고 메뉴를 읽고 있는 이누마를 응시하는 기요아키의 눈에는 멸시가 담기는가 싶다가도 애운이 어리는 통에 잠잠해질 새가 없었다. 

이누마에게 기요아키의 존재 그자체가, 한시도 빠짐없이 눈앞에 어른대는 아름다운 실패의 흔적이었다.

이누마는 어린 주인의 존재 그 자체가 끝없이 지어보이는 비웃음을 감지 했다.

마쓰가에가에 있는 많은 고용인 중에서 무례하고 노골적인 기갈을 이토록 한가득 눈에 담은 자는 이누마 하나뿐이었다.



'후작은 외국에 유학을 다녀온 후로 서양식이 돼서 처첩 동거를 그만두고 첩을 문밖 셋집으로 옮긴 모양인 정문까지 거리가 900미터라니 900미터 짜리 서양식인 셈이지.'

'새로운 사상을 가지려면 철저히 새사상을 따라야지요.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우리집처럼 유럽식 관습에 따라서 초대를 받든 자깐 저녁외출을 하든 반드시 부부가 같이 다녀야지요.'

신카와 남작은 이처럼 일부 이처제가 가제하는 대단히 세련된 고문을 다른이들 보다 백년은 앞선 사상에 수반하는 수난이라 여기며 기꺼이 감내했다.

 신카와 남작은 아야쿠라 백작과 드문드문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 다 옆에서 게이샤가 시중을 들고 있는데도 게이샤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양 행동했다. 

남작은 쇠망해버린 이 고결한 피에 질투를 느꼈다. 또한 미소를 머금은 더할나위 없이 자연스러운 백작의 느긋함과 자신의 영국식 느긋함 사이에서 다른 이들과는 나눌수 없는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어떤 문장도 건너뛰고 읽기 아까울정도로 풍경과 주변 묘사 미묘하게 움직이는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앞서 읽었던 부분을 다시 넘겨 읽게 만들정도로 인물들의 생김새 성품 생각 대화들이 마치 눈앞에서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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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09-21 07: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식 사진까지 정성스레 찾아올리셨네요ㅎㅎ 저는 그냥 그런 음식이 있구나 하면서 후루룩 읽고 건너 뛰었을 것 같은데...일본소설 독서는 제가 매우 부족한 편이라 scott님 페이퍼가 늘 참고가 되네요. 감사합니다.

scott 2020-09-21 19:33   좋아요 1 | URL
100년전 일본은 무진장 서구 문화를 추종하고 숭배하고 살았다는걸 새삼 이책을 통해 깨달았네요. 사진들은 궁금해서 구글링해봤는데 1910년대에 향신료 식재료 식기류 전부 수입해서 썼고 요리사들은 일본에 귀화한 외국 출신요리사들이 차린 학교에서 요리를 배운 이들을 고용했더군요.
1913년은 일본이 한국 점령했을시기이고 순종은 일본황실이 재밌는 시간 보내라고 설치해준 당구에 미쳐 있었다네요

페크(pek0501) 2020-09-21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폰으로 어제 보고 군침 흘렸어요.

scott 2020-09-21 19:25   좋아요 0 | URL
이딴거 안먹고 페크님이 만들어주시는닭꼬치 떡볶이 먹으려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