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그저 옳지 옳아 끄덕끄덕하려면 책 같은 거 왜 읽는데. 그러니 네가 이상하다고 느끼는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그 이상함을 제공하는 것이 책의 일이며, 이상함의 원인을 분석하거나 때론 원인 따위 결국 알아내지 못하더라도 자기 자신만큼은 이상해지지 않겠다는 마음에 이르는 것이 읽는 사람의 일이야. 한 권의 책을 펼칠 때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면, 세상의 코어를 이루는 것이 반드시희망 내지 사랑만은 아니며 도저히 화해할 수 없는 인간들과혹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나 자신과 필연적으로 상종하거나공존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자 태초부터 운명지어진 비극이라는 사실이지. 그리고 그 비극을 견디는 게 인생의 거의 전부야. 그렇다면 인생에는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인생의 목표라는게 다 무슨 소용인지 되물을 필요는 없다. 자연은 우리에게 목표를 부여하지 않았고, 우주는 우리의 의미 따위 알지도 못할뿐더러, 신은 우리에게 별 관심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