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최후의 인구론 > 폴 몰런드 지음
폴 몰런드는 영국의 인구통계학자이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구통계학자중 한명으로 인정 받고 있다. 지은 책으로 <인구가 바꾼 역동의 세계사><내일의 사람들><인구공학:인종갈등과 인구전략> 등이 있다.
과거 출산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 물질적 풍요였다면, 오늘날 출산율 하락의 원인은 가족을 이루고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통해 인구를 유지하는 전통적 가치관에 반하는 이상과 생활방식이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심각한 문제에 대해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그 이념적, 물질적 원인을 찾아보기 위해 이 책을 집필하였다고 밝혀두었다.
오늘날의 출산율 하락으로 인한 인구문제는 선진국 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와 종족이 코 앞에 맞딱뜨리고 있는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 특히 동아시아의 한국, 일본 중국의 경우에는 해결 방법이 전혀 보이지 않는 급격한 인구절벽으로 치닫고 있음이 사실이다. 이러한 인구감소는 다가올 세대의 삶의 질은 물론 기성세대의 삶에도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울 뿐이므로 이를 해결해야 할 묘책을 찾는 것은 지상의 과제라 할 것이다.
저자는 세계 각국의 인구통계를 살피면서 과거와는 다른 내재적 요인으로 인구 감소가 예견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인 추세가 되었으며 이는 심각한 노동력 결핍문제로 치달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저출산의 원인으로 아브라함계종교의 부재, 교육수준 제고와 여성의 사회활동 확대를 통한 가치관의 변화, 정치와 정책의 부적절한 대응, 경제발전을 통한 도시화 확대와 대가족개념의 약화, 반출생주의 철학 등을 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원인이 공통적으로 적용되지는 않으며 지역이나 국가에 따라 달리 적용되기도 한다고 이야기 한다.
출산율 0.8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한국의 미래는 극단적으로 부정적이다. 출산율 0.8명이란 한 시대의 두 사람이 다음 세대에서는 0.8명이 된다는 뜻이다. 100명이 40명의 자녀를 낳고, 그 자녀들은 다시 16명의 자녀를 낳는다. 두 세대만에 인구의 84%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한국은 저자가 인구감소의 원인으로 들었던 대부분의 원인들이 결합된 총체적 위기의 전형으로 보았다. 급격한 경제 성장과 도시화, 치열한 교육열과 높은 직업 성취도, 여성 지위의 신장, 아브라함계 종교의 부재, 만연한 반출생주의 문화 등이 종합적으로 결부되어 인구소멸국가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현상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연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통 유교문화와 가부장제가 산업혁명이라는 근대화 작업과 부딫히면서 심각한 정체성 혼란을 불러온 것도 일조를 한 셈이다. 고양이 개 등 반려동물이 천만인 우리 나라에 만연한 풍조를 보면 심각하게 반성할 일이다.
"요즘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어쩌다 한 명 낳기도 하지만, 고양이나 개를 가족처럼 키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현실입니다. 이것은 부모됨을 부정하는 행동이고 우리 자신을 작고 초라하게 만들어 인간성을 빼앗는 행동 입니다."
이와 반대로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지속 성장 가능한 인구모델을 만들어가는 나라로는 이스라엘이 있다.
최근 이스라엘의 출산율은 3명이라고 한다. 선진국 대열에 있고, 높은 교육수준을 유지하며, 높은 도시화를 이루었으면서도 인구 절벽에 빠지지 않고 지속 가능한 인구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스라엘의 국가 성립은 다른 나라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전세계로 뿔뿔이 흩어진 채 소수민족으로 핍박을 받으면서 수백년을 지나서도 시온주의 기치아래 조상들의 땅에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국가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로 퍼져 있던 유대인들은 대규모 엑소더시를 통해 팔레스타인으로 몰려 들었고 주변국들의 방해와 협박에도 굳건하게 자기 국가를 영위하고 있다. 강한 국가 성립에 필수인 인구규모를 갖주기 위한 정치지도자들의 일관된 출산장려, 소수민족으로 핍박 받으며 형성 된 '그럴 듯한 국가건설'의 희망을 인구 증가로 받아들인 국민들의 호응, 그리고 그들이 오랜세월 견지해온 종교적 신념이 버무려진 문화의 탄생으로 기인한 것이라 보여진다.
이스라엘의 '다산의 문화'를 좀더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특이점이 관찰 된다.
우리나라에서 얼마전 문제가 되어 TV방송에도 소개된 버스안 젊은 여성의 '아동과 아동의 보호자인 할머니 폭행사건'과는 대조되는 대중교통에서의 아기와 산모에 쏟아지는 사랑스런 시선, 낯선 노인이 젊은 엄마에게 거리낌 없이 이야기 해주는 육아조언 등은 이스라엘을 오늘날 건전한 인구구조를 갖출게 할 수 밖에 없는 당연함으로 비춰진다.
저자는 인구믄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부의 강력한 출산장려 정책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도 여러 나라에서 이미 시행했던 정책들의 성과와 득실을 따져보면서 만병통치가 아님을 이야기 한다. 더우기 그 모든 정책, 사회적 영향에 관계없이 출산은 출산이 가능한 각 개인의 선택임을 직시 하여야 함을 강조한다. 그러한 각 개인이 출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주변의 모든 사람이 지혜와 노력을 결집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어린아이 양육이 더이상 자기계발을 방해하거나 가치가 떨어지는 활동이 아니고 국가와 민족의 존폐를 좌우하는 지고한 가치이며 숭고한 희생이며 나아가 자신의 노후를 의지할 수 있는 최후 보루임을 서로가 인식하고 표출하는 문화정착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더불어 우울한 반출생주의 물결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며, 조부모의 양육자 선배로서의 자세 확립도 중요함을 이야기 한다.
이 책은 우리 한국의 미래를 책임 질 모든 젊은이들과 그들의 자손을 돌볼 의무를 지닌 조부모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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