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이 중요한 이유
웨이드 데이비스는 2014년 고틀리프 두트바일러 연구소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100인’ 중 16위를 차지한 인물로, 그 동안 23권의 저서를 썼습니다.


그의 대표작은 캐나다와 미국에서 올해 출간되어 이제 막 번역된 『사물의 표면 아래』 외에, 『침묵 속으로Into the Silence』(2012년 논픽션 부문 총독상 최종 후보, 2012년 찰스 테일러 상 문학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 2012년 새뮤얼 존슨 상 수상)와 『하나의 강One River』(1997년 논픽션 부문 총독상 최종 후보, 1999년 클링거 상 수상), 『웨이파인더The Wayfinders』(2010년 ‘올해의 최우수 논픽션 도서’ 선정)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웨이드 데이비스의 대표작은 『웨이파인더』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우리나라에 번역 출간되지 못했어요. 『웨이파인더』만 2014년에 출간되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이 달의 읽을 만한 책’으로 선정되었는데, 이 책 역시 10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절판된 상태라 아쉽습니다.
최근 몇 년간 국내에도 인류학자들이 쓴 좋은 책들이 많이 소개되면서 ‘인류학이 어떤 학문이며, 왜 중요한가’를 아는 독자들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꽤 오랫동안, 그리고 아직도 인류학자라고 하면 밀림에나 틀어박혀 있는 별종이라고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웨이드 데이비스가 책을 출간하기 시작한 시기가 1980년대인데, 그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인류학’이란 단어조차 생소했던 것 같아요. 인류학에 대한 무지와 편견 때문에 웨이드 데이비스의 책은 대표작이 아니라, 이국적이고 토속적인 색채가 강하며 독특한 소재의 책 위주로 소개된 경향이 없지 않습니다. 출판사들 또한 저자를 소개할 때 일부러 ‘인류학자 교수’라는 정보는 빼고 ‘탐험가’라는 것만 강조하는 등, ‘문명 세계’에서 최대한 멀리멀리 떨어뜨려놓고 싶어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학자로서, TED 등의 무대에서 활동하는 연사로서,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웨이드 데이비스가 지닌 세계적인 명성에 비해 그의 인지도가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낮은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사물의 표면 아래』의 옮긴이인 박희원 번역가님도 옮긴이 후기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인류학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전통적인 이미지는 역시 세계의 다양한 문화에 자신을 던져 현지 조사를 수행하는 탐험가 같은 연구자의 이미지였다. 이 책의 저자 웨이드 데이비스도 그런 인류학자고,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저서는 세계 각지의 문화를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여러 삶의 방식을 볼 수 있도록 독자의 눈을 틔워주는 내용이었다.
이번 책의 방향은 좀 달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동이 제한되고 또 각종 환상이 벗겨지면서, 캐나다인으로 태어났지만 미국 시민권자이기도 한 저자의 “인류학의 렌즈”는 자신에게 익숙한 문화를 직접 향했다. 앞서 번역·출간된 전작들이 지금 지구에 함께 존재하는 다채로운 문화들을 펼쳐 보였다면 이번에는 오늘날 미국, 나아가 서구권 사회의 덮개를 들춰 역사를 되짚거나 비주류 견해를 검토하는 내용이 더해졌다."

『사물의 표면 아래』는 인류학의 자장 안에서 50년간 살아온 노학자가 바로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세계로 시선을 돌려, 우리 삶과 사회를 인류학의 렌즈로 들여다본 책입니다.
미국도서관협회 선임 편집자인 도나 시먼은 “웨이드 데이비스는 영민한 관찰자인 동시에 용감무쌍하며 독창적인 사상가다. 그는 『사물의 표면 아래』에서 모든 문화를 ‘인간의 상상과 마음의 고유한 발로’로 귀히 여기는 인류학의 가치관을 예찬한다”고 말했는데요. 웨이드 데이비스는 이 책 곳곳에서 인류학이 “이해와 관용과 공감의 백신”이라고, 인류학의 진정한 가치를 알려줍니다.
인류학이 어떤 학문이며 왜 존재하는지를 좀 더 깊이 알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이 책이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 책을 통해 공감과 포용의 비전을 나누고 싶습니다.


* 인류학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웨이드 데이비스의 동영상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https://youtu.be/Rkp6bVZsGDE?si=F_OV1kW6DfpPW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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