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때 이후로 처음 펼쳐본 지리 책, 예상외로 흥미로웠던 이유 📖
나에게 '지리'라는 단어는 고3 시절 수능 사회탐구 영역으로 선택했던 '한국지리'의 기억이 전부다. 당시 한국사를 선택할 수 없어 2차 대안으로 골랐던 데다, 스스로 공간감각이 낮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에 수업을 들으며 애를 먹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러다 '꾸글링'님의 추천으로 '지리의 기원'이라는 책을 만났다. 처음 제목과 표지 디자인을 보았을 때는 동서남북에 관한 비밀이나 기원, 지리적 실체를 다룬 세계사 내용처럼 보여 크게 끌리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선뜻 사양했겠지만, 지식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우리가 절대적인 개념으로 알고 있던 동, 서, 남, 북이라는 기본 방위의 상식을 보기 좋게 깨부순다. 방위가 결국 상대적 '권력'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동·서·남·북이 세계사 속에서 어떤 의미와 힘을 가졌는지 파헤친다.
전작으로 읽었던 '언어로 세계를 감각하는 법'에서 다루었던 '언어 속 지정학적 요소'라는 주제로 흥미를 유발하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저자의 직관적인 문체 덕분에 전문가의 주장과 근거를 수월하게 이해하며 읽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한국사나 동양사 위주의 역사를 선호하다 보니 서양사 중심의 지리 설명은 유익하면서도 다소 생소하게 느껴진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서양사나 세계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의 맺음말에서는 수천 년간 중요했던 기본 방위가 인터넷 발전과 코로나 이후의 온라인 세상을 거치며 힘을 잃고, 단순한 기술적 요소로 변했다고 이야기한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강조되던 방위의 개념이 이제는 부수적인 요소로 작용함을 실감한다. 더불어 과거 중요하게 여겨지던 '앞과 뒤'의 개념도 희미해진 변화를 돌아보게 만든다.
과거와 달라진 지금의 '방위'가 지닌 의미를 새롭게 감각하게 해주는 유익한 인문서다.
📚 도서 정보
📖제목 지리의 기원
✍️저자 제리 브로턴
🌐번역가 박세연
🖨️출판사 알에치코리아
🖊️한 줄 평: 과거와 달라진 지금의 방위에 대한 파급력은 하늘과 땅 차이.
@woojoos_story 진행으로 우주클럽_역사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