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을 위탁하고 떠넘기는 일은 원청과 하청 사이에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같이 일하는 공간에서도 일어 났다. 누구에게 위험을 맡길 것이냐, 누구의 휴일을 뺏을 것이냐, 하루 열두 시간 넘게 일을 시키고도 한 달에 90만 원만 주면 되는 사람이 들어왔다. 일한 만큼 돈을 벌고 싶다는 건 큰 욕심일까? 같은 기계를 미성년자 가 다뤄도, 20년 차 베테랑이 다뤄도, 사장이 다뤄도 안전한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건? 빚을 지면서 대학에 다 니고 싶지는 않았다. 나와 누구를 비교하고 싶지도 않았다. 박탈감이나 괘씸함, 억울한 감정을 품고 ‘세상이 좋 아졌다‘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그저 좋은 세상에서 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