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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페페페 - 짐리원
#도서제공
펫페페페 - 짐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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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8
예나가 펫페의 힘에 저항하지 않고 손을 놓았다. 펫페가 빈 하늘을 저만치 날아간 뒤에도 페페는 옥상 끝에 시조새처럼 서서 조금 망설였다. 그들이 마주할 것이 단순히 자유라고 믿기에 예나는 세상이 어떤 곳인지 이미 너무 많이 알고 있었다. 정신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휘파람을 불어 모든 걸 돌이키고 어차피 플라스틱으로 덮여버릴 세상에서 자기만이라도 살아남으려고 하거나, 적어도 공생대랩에 갖다 주려고 시도는 해야 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언젠가는'이라든가 '어떻게든'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것 같기도 했다. 여름이라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페페가 거대하고 하얀 기억을 남기고 푸드덕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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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2
"보통 일어날 일은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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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단위와 스케일의 문제지. 몇 개월이나 몇 년처럼 짧은 시간 단위라면 실제로 미래의 정보가 과거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 그렇지만 300년, 500년 단위가 되기 시작하면 별 의미 없어. 대형 사건이 아니면 정보도 거의 마모되니까.
바꾸려 해도 뭘 바꿔야 할지 알 수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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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2
지수는 몇 번 생각했다. 욕심과 사랑을 어떻게 구별하지.
좋아한다는 건 미련을 갖는 일 아닌가. 그리고 산책은 미래를 기약하는 척하지만 사실 미련에 찬 행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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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5
"극단적인 시대인 걸. 극단적인 종이 지배하는 시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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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0
'꿈을 꿔?'
'생명체는 살아 있는 한 깨어 있거나, 꿈을 꿔. 어떤 기술로도 그걸 정지시킬 수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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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펫페페페이길래 대체 무슨 뜻일까 싶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이 제목이 왜 표제작의 제목이 되었는지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펫페페페]는 열 편의 단편이 묶여 있는 소설집으로, 기후위기와 환경오염, 동물과 인간, 변해가는 몸과 기억 같은 소재들이 책에 등장한다. 단순히 환경 문제를 이야기하는 SF라고 생각하고 읽기에는 꽤 기묘하고, 익숙한 서울과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시작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하나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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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을 먹는 오리가 나오기도 하고, 투명한 이무기가 등장하기도 하고, 우리가 알고 있던 계절의 모습이 달라져 있기도 한다. 처음에는 ‘이런 세계가 상상이 가능하구나’ 하면서 읽었는데, 하나씩 읽다 보니 더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 무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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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 책이 계속 무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묘하고 엉뚱한 설정 때문에 피식 웃게 되는 순간도 있고, ‘대체 이게 무슨 이야기지?’ 싶어서 다음 문장을 계속 읽게 되는 지점도 있지만 읽고 나면 가벼운 기분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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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편의 이야기가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계속해서 눈에 들어오는 건 ‘무언가가 변해버린 세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궁극적인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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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내 세상이 망가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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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누군가를 돌보고, 사라져가는 것을 한 번 더 바라보고, 내가 아닌 다른 존재의 입장에서 한 번쯤 생각해보는 것.
굉장히 거창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결국 아주 작은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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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펫페페페]를 읽고 난 뒤 가장 오래 남은 생각은, SF적인 요소가 등장할 때면 보통 기후위기가 함께 따라오고, 그 위기 속에서도 인간은 결국 자연을 찾는다는 것이었다. 기후위기가 도래한 지금도 자연을 소중하게 여길 줄 모르는 인간의 이기적인 마음은 기어이 SF 소설 속 먼 미래에까지 이어져, 그곳에서도 끝끝내 자연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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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이라 이야기들은 비교적 짧게 끝나지만, 그럼에도 그 안에는 우리가 충분히 생각해보고 고민해봐야 할 문제들을 던져준다. 오히려 이야기들이 단편으로 끝나기 때문에 그 이후의 이야기는 읽는 사람에게 열려 있는 것 같았다. 인간이 앞으로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그 답을 작가님이 정해주기보다는 각자의 몫으로 남겨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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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아작(@arzak.livres)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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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페페페 #짐리원 #아작 #SF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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