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 부부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가제본)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경식은 딸에게 전화한다.
“넌 도대체 언제 결혼하려고 그러냐? 네 나이가 몇이야?”
경식은 결혼하지 않는 딸이 이해되지 않는다. 경식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둘 정도는 낳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경식은 ‘꼰대’다.
젊은이들에게 듣기 싫은 소리를 하는 꼰대.
경식은 70년 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다. 당연한 것들인데, 요즘 사람들은 더 이상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ー세상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지 못했지만, 변화하고 흘러가는 무엇이라는 건 알았다. 살아남기 위해선 변화와 흐름에 군말 없이 적응해야 한다는 것도 일찌감치 눈치챘다.
싫은 소리를 하는 건 경식만이 아니다.
ー일흔이 넘으면 ‘1+1’이라고 쓰인 문구 같은 건 보지 못하기 일쑤고, 정확히 천천히 설명해 주지 않으면 말의 의미를 즉각 파악하지 못한다고 설명해 주는 대신, 알바생이 경직을 바라보는 모습 그대로, 그러니까 귀찮은 늙은이의 모습으로 되물은 것이다.
이 소설은 사회의 문제를 등장인물들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은퇴한 경식, 연예인을 좋아하는 그의 아내 화정, 화목한 윗집 부부 봄과 가을.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의 삶을 읽음으로써 그들의 사정을 이해하게 된다. 그 이해는 우리를 향한 위로로 돌아온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어쩌면 우리 자신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곧잘 단편적인 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고는 한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고 말하면서,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고 마는 사람인 것이다.
“-검정색은 기껏해야 회색의 삶 정도에나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노란색이나 분홍색의 삶은 공감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할 거야.-“
저마다의 노란색과 분홍색을 지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결국 우리 모두 이해받고 싶은 삶을 살고 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