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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정인경, 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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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 더 나은 사회공동체를 위한 과학사 교과서> 정인경, 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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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과학 이론을 배우는 것 못지않게 그 지식이 탄생한 역사를 살피는 일은 늘 흥미롭다. 교과서에 실린 공식과 객관적 사실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당대의 권력과 사회적 분위기, 인간적인 욕망이 지식의 형성에 얼마나 깊숙이 개입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은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라는 제목은 지적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엄밀한 논리와 실험의 영역인 과학과, 시민들의 참여와 합의로 굴러가는 민주주의라니... 얼핏 물과 기름처럼 보이는 두 영역은 대체 어디서 만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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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고대 자연철학에서 출발해 근대 과학혁명과 계몽주의, 산업화와 세계대전, 그리고 식민주의와 젠더, 최신의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과학사를 거침없이 가로지른다. 이 긴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한 가지 중요한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과학은 결코 사회 바깥에서 홀로 꽃피운 적이 없다는 점이었다. 과학적 발견은 언제나 그 시대의 지배적인 가치관과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의 그물망 안에서 길어 올려졌다. 과학을 절대적으로 무결한 신전에서 끌어내려 인간의 구체적인 역사 안으로 다시 위치시키는 작가의 시선이 무척이나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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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과학을 바라보는 가장 따뜻하고도 날카로운 시선은, 과학을 몇몇 고독한 천재들이 단번에 완성해 낸 불변의 진리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의 치열한 논쟁과 뼈아픈 실패, 끝없는 수정이 누적된 협력의 결과로 본다는 점이다. 이 점은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우리가 과학을 신뢰하는 진짜 이유는 과학이 언제나 완벽하게 옳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언제든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정직하게 열어두기 때문이다. 새로운 증거와 관측 결과가 나타나면 아무리 견고해 보이던 기존의 가설이라도 과감하게 의심하고 다시 검증대에 올린다. 최우수 과학자, 국가 리더 과학자, 과학계에서 언젠가 신성처럼 나타날 한 명의 과학자에게만 기대고 있는 우리나라의 과학정책 관련자들에게 경종을 울릴만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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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과학 연구는 막대한 국가 예산과 정책, 기업의 자본에 의해 움직인다. 기후위기와 AI가 인류의 존립을 뒤흔드는 오늘날, 연구실 안의 과학자들에게만 모든 결정을 맡겨둘 수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우리는 기술을 향해 무엇을 더 만들 수 있는가를 묻는 단계를 지나, 우리는 무엇을 만들어야 하고, 무엇을 멈춰야 하는가를 시민들과 함께 치열하게 토론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하지는 않았을까? 또한,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제목의 문장을 뒤집어 보게 된다. 과학에 민주주의가 절실한 만큼, 지금 우리의 민주주의 역시 과학적 태도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이 책은 출판사 이음(@eum_books)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과학은민주주의가필요하다 #정인경 #이음 #북스타그램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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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란공님도 <과학은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를 재미있게 보고 리뷰를 남기셨네요. 리뷰를 읽어보시겠어요?
  • 2026-09-12 19:32 좋아요  l  좋아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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