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쩌다 과학을 믿게 되었을까> 이근희 · 김갑진, 모어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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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쩌다 과학을 믿게 되었을까 - 노벨 물리학상으로 읽는 의심과 논쟁, 합의의 역사> 이근희 · 김갑진, 모어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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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라는 설명을 들으면 우리는 대개 별다른 의심 없이 사실로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건 꽤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과학자가 아무리 과학적 사고와 과학적 절차에 의해 어떤 사실을 밝혀냈다고 해도 이 역시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한때 정설로 받아들여지던 과학 이론이 새로운 발견 앞에서 뒤집히는 일은 과학사에서 아주 흔하게 발견된다. 완벽하지도 않고 언제든 수정될 수 있는 지식을 우리는 왜 그토록 신뢰하게 된걸까? 이 책은 바로 이 당연해 보이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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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난 120여 년간 노벨 물리학상을 거쳐간 정교한 발견과 치열한 논쟁의 궤적을 훑어 본다. 빛의 이중성(입자성 vs 파동성) 대립부터 우주의 크기와 물질의 근원까지,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정답이라고 배웠던 공식들이 사실은 수십 년에 걸친 반박과 실험, 그리고 재검증의 산물이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당연하게 여겨지던 원리들이 지극히 단순한 질문 하나에 근간부터 흔들리는 사례들이었다. 거울 속 세계에서도 자연법칙이 동일하게 작동할 것이라는 전제, 에너지 보존 법칙, 혹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다는 입자의 정의까지. 과학자들은 기존 이론의 권위에만 안주하지 않았다. 설명되지 않는 미세한 틈을 발견하면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필요하다면 자신이 믿어왔던 모든 것을 가차 없이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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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연구 현장에서 활동하다 보면 데이터가 처음에 세운 가설대로 흘러가지 않는 순간을 아주 빈번하게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 때,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데이터를 왜곡해서는 안 되며, 진정한 과학자라면 내 모델이 틀렸음을 인정하는 일은 괴롭지만 수용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때에서야 비로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저자들이 말하는 과학의 본질은 바로 이 지점과 정확히 닿아 있다. 과학에 대한 신뢰는 "과학자가 절대 실수하지 않는다"라는 맹목적인 믿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과학의 진정한 힘은 실수를 숨기지 않고 발견해 낼 수 있는 엄격한 절차와 검증 시스템이 작동한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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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완성된 진리를 쌓아두는 거대한 보물창고가 아니다. 현재로서는 가장 설득력 있는 임시 답안을 세워두고 끊임없이 망치질해 보는 다이내믹한 과정이다. 새로운 증거가 나타나면 어제의 정답도 망설임 없이 고쳐나가는 유연함이야말로 과학을 가장 단단하게 지탱하는 뼈대라고 할 수 있다. 가짜 뉴스와 교묘하게 가공된 오류가 손쉽게 유통되는 시대다. 이런 세상에서는 무조건적인 맹신만큼이나 모든 것을 음모론으로 치부하는 무조건적인 의심 역시 위험하다. 이 책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것은 어떠한 주장을 접했을 때 살필 수 있는 최소한의 검증 태도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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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학이 언제나 무결한 정답만을 내놓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다. 수없이 틀리고 때로는 좌절함에도 불구하고 그 오류를 숨기지 않은 채, 더 나은 설명을 찾아 끊임없이 스스로를 고쳐온 그 정직한 서사를 신뢰하는 것은 아닐까 한다. 책장을 덮고 나면 비로소 제목에 대한 답을 얻게 된다. 우리는 완성된 정답이 아니라 의심하고 검증하고 수정해 나가는 '과학이라는 도구의 작동 방식'을 믿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 이 책은 헤세드의 서제(@hyejin_bookangel)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출판사 : 모어사이언스(@morescience_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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