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자리에 태워줘> 애덤 마스-존스, 에이유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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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자리에 태워줘> 애덤 마스-존스, 에이유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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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으로 먼저 만난 이야기는 꽤나 신선했다. 솔직히 좀 야하고, 당황스러운데, 이상하게 자꾸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기도 한 작품이었달까... '이런 소재를 이렇게 풀어낸다고?' 싶을 만큼 신선한 충격이었다. 라이더 재킷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압도적인 피지컬의 매력남 레이와, 어수룩하고 순한 얼굴로 그에게 자석처럼 끌려들어 가는 콜린. 처음에는 그 기묘한 불협화음 자체가 유쾌한 구경거리였는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뒤에는 이상하게도 콜린의 선택에 따른 서사의 여운이 길게 남았다. 콜린은 무엇을 사랑했던 걸까? 레이를? 아니면 레이에게 선택받음으로써 겨우 존재 가치를 증명받은 자기 자신을? 좀 더 내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원작 소설을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주어져서 너무나도 감사하다! (영화사 찬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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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영화보다 훨씬 건조하고 어두우며 콜린의 내면 깊숙한 밑바닥까지 파헤치는 듯했다. 1975년, 열여덟 번째 생일을 맞은 콜린은 박스힐에서 오토바이를 구경하다가 레이를 만난다. 아니, 만났다기보다는 그에게 사냥당했다고 해야 더 표현이 정확할지도... 이 도입부의 묘사가 참 근사하다. 이 기묘한 관계에는 사랑에 빠진다라는 말보다는, 레이라는 문턱에 걸려 콜린이 엎어져버린다는 동사가 훨씬 잘 어울릴 것 같다. 콜린은 제 발로 레이의 세계에 걸어 들어갔다고 믿었겠지만 실은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그의 발밑에 고꾸라져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낮은 자세 그대로 한동안 레이를 신처럼 올려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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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는 차갑고 완벽하며 자신만의 규칙이 확고한 지배자 성향의 인간이다. 콜린은 그런 레이를 거의 숭배하듯 모신다. 그가 나를 원한다는 사실에 감격하고 동시에 언제 버려질지 몰라 안달복달하기도 한다. 분명 이 관계에는 가학성과 피학성, 욕망과 수치심, 사랑과 통제라는 불편한 감정들이 엉켜 있다. 책을 읽으면서 어느 순간 내 안의 도덕적 경보음이 울리기도 했다. 하지만 소설은 이 뒤틀린 관계를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다. 대신 콜린이 왜 그토록 레이라는 동아줄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는지, 왜 자신을 깎아내려야만 비로소 사랑받는다고 느꼈는지를 천천히, 그러나 집요하게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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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로맨스, 자극적인 묘사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이 텍스트는 그것을 도구로 하여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자존감이 바닥난 한 인간이, 사랑이라는 미명 하에 자기 존재를 증명하고자 하는 씁쓸한 고백록이라고 해야할까? 때로는 콜린의 지독한 자기연민이 답답하고 우습게 느껴지긴 한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를 원한다는 사실 하나로 내 가치를 증명받고 싶었던 미숙한 시절이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런 자기 내면의 결핍을 평범하지 않은 방식으로 채워 나가는 콜린의 마음이 안타까우면서도 응원하고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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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두께에 비해 책장이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영화의 잔상이 떠올라 피식 웃다가도 콜린의 쓸쓸한 문장 앞에서는 이내 숙연해지기도 했다. 멋진 라이더가 운전하는 고급 바이크 뒷자리에 올라라 낭만적인 질주를 하면 멋지긴 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내 삶의 핸들과 브레이크를 타인에게 통째로 양도하는 위태로운 모험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누구나 언젠가는 그 자리에서 내려와 제 발로 서야 하는 순간을 맞이한다. 이 책은 그 과정을 독창적이고 세련된 방식으로 담아냈다. 영화도 책도 완전 재밌다!
* 이 책은 영화사 찬란(@challanfilm)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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