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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 너머>, 카밀라 팡, 푸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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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 너머>, 카밀라 팡, 푸른 숲


이 책의 저자인 카밀라 팡이라는 과학자는 참 재미나고 독특한 사람이다. 저자의 독특함은 그가 단지 과학자라는 사실에서 기인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녀는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 자체가 조금 다르다. 감정이나 분위기, 관계의 암묵적 규칙 같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읽히지 않는 대신, 세계를 하나의 실험처럼 바라본다. 실패는 사건이 아니라 데이터가 되고, 불확실성은 위기가 아니라 분석 대상이 된다. 이 책은 그런 시선으로 살아온 한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삶의 궤도를 조정해 왔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책을 읽다 보니, 저자가 과학을 설명하려 한다기보다 오히려 과학을 통해 자신을 설명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어린 시절부터 세상과 어긋난 감각을 경험해 온 그는 관찰하고 가설을 세우고 수정하는 과정을 삶의 기본적인 태도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과학적 사고는 직업적 기술이 아니라 그의 생존의 방식처럼 느껴진다. 흔히 과학 교양서에서 기대하는 명확한 지식 전달보다, 세계와 관계 맺는 독특한 감각이 더 강하게 전해지는 건 아마도 저자가 서술하는 방식과 내용 기저에 깔린 그녀의 경험과 감각, 진솔한 느낌 때문인지도 모른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저자가 불확실성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일종의 탐구 영역으로 받아들이는 태도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관계의 혼란이나 삶의 방향에 대한 막막함조차도 하나의 ‘연구 과정’처럼 바라본다. 관찰하고, 편향을 인정하고, 조금씩 궤도를 수정해 나가는 방식인 것이다. 이 과정은 거창한 자기계발의 언어가 아니라 현실적이면서도 진실한 메시지가 진하게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에 드러난 문체 역시 저자의 정신, 태도와 닮아있다. 책은 과학 개념을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 일상의 경험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데 그 미덕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독자는 과학을 ‘배운다’기보다 어느 순간 과학적 사고를 ‘함께 연습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게 아닐까 한다. 이 과정에서 저자의 개인적인 취약함이나 불안이 숨김없이 드러나는데, 그것이 오히려 독자에게 전해주는 감동과 신뢰가 있다는 점이 참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 같다. 완벽하게 정리된 해답 대신 계속해서 수정되는 삶의 과정이 그대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읽는 도중, 그리고 다 읽고 난 후, 뭔가 명확한 교훈을 얻는 책은 아니었다. 대신 세상을 바라보는 각도가 아주 미묘하게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이 책이 전하는 가장 큰 위로는, 완벽한 방향이 아니라 계속해서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가능성 자체일지도 모른다.




* 이 책은 푸른숲(@prunsoop)에서 제공받았으며, 이 글은 책을 탐독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궤도너머 #카밀라팡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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