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버틴 나를 배달합니다』
『오늘도 버틴 나를 배달합니다』, 장인옥, 미다스북스
먼저 이 책을 통해 일상을 느리고 깊은 호흡으로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 아주 좋았다. 짧고 간결하게 쓰인 문장, 쉽고 직관적으로 와닿는 글귀들 덕분에, 바쁘고 복잡한 지하철에서 읽으며 좋은 쉼을 얻은 느낌이었다.
조용하고 꾸밈없는 문장 속에서, 저자는 자신의 삶과 감정의 변화를 차분히 꺼내놓는다. 특히 50대 이후의 시간과 관계, 그리고 하루하루를 견뎌낸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는데, 화려한 성취나 극적인 사건이 없다해도 우리는 인생을 잘 버티며 살아갈 가치가 있다는 메시지가 충분하게 책 곳곳에 흐른다.
이 책이 특별한 건, “버틴다”는 행위를 단지 견디는 상태로만 보지 않는 점이었다. 흔히 우리는 삶의 어떤 순간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순간들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다시 서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과거의 무게, 관계에서 오는 기대와 부담, 그리고 그것들을 하나씩 덜어내는 과정은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다가온다. 누구나 겪을 법한 감정이기에,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나 자신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저자가 남편과 함께 택배 일을 하면서 느낀 점들을 진솔한 감정으로 서술한 부분이었다. 그 과정에서 느끼고 누적되어가는 육체적, 감정적 피로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만 같은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저자는 배달 노동을 통해 경험한 새로운 순간들과 얻게 된 통찰을 가감없이 서술하고 있다. 그 과정이 특별한 깨달음으로 치장되진 않지만, 그래서 더 울림있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대단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대신 “오늘도 버틴 나, 잘하고 있다”는 말을 조용히 건넨다. 하루를 버텨내듯 살아내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 속 담백한 문장들은 위로와 공감을 전하고 있다.
* 서평단에 선정되어 미다스북스(
@midasbooks)에서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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