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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20일 오후 7:32 공개
테니스나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과거의 어느 지점을 자꾸 맴돌다보면, 그 끊임없는 복기가 신비한 파동을 만들어낸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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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 SNS를 보다가 독서 기록을 AI에 프롬프트로 입력하면 보고서처럼 써 주는 게시물을 보았다. 읽은 책이 워낙 많아 몇 차례 오류가 났지만, 결국 분석 결과를 받아 볼 수 있었다. 많은 분석 내용이 흥미로웠지만, 그중 눈에 띈 것은 '로맨스를 즐겨 읽지 않는다'는 대목이었다. 인생 소설 중 하나가 이도우 작가님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인 독자로서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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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색다른 로맨스 장르를 다루는 듯한 이 책은 윤고은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작가님의 작품은 처음 접하는 것인데,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인 <밤의 여행자들>이라는 작품을 관심 있게 보고 있었다. 그동안 한국 작가님의 소설들은 나름 재미있게 읽은 독자 중 한 사람으로서 이번에 신작을 먼저 접하기로 마음을 먹고 선택하게 되었다. 푸릇푸릇한 표지가 인상적으로 다가왔고, 페이지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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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주인공은 미아와 태오, 자동화가 일상이 된 시대를 살아가는 두 사람이다. 미아는 생존가방을 기획하고 만드는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며, 태오는 지하철 인턴이다. 두 사람은 러닝대회를 계기로, 업무로 만나 서로에게 감정을 키워간다. 테니스 나무처럼 푸릇푸릇한 사랑으로 펼쳐질 것만 같은 두 사람의 관계는 태오의 게시글과 그에 대한 반응으로 조금씩 균열이 간다. 사랑은 과연 유지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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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어렵게 다가왔던 작품이었다. 단순한 로맨스 장르로 알고 시작했는데, 막상 읽다 보니 SF 장르의 분위기를 느꼈다. 소설의 세계관이 처음에는 머릿속으로 그려지지 않았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난 다음부터는 페이지가 쉽게 넘어갔다. 그래도 얇은 분량이라 부담이 없었고, 몰입감이 좋았던 소설이었다. 뻔한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색다른 사랑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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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태오의 글로 벌어지는 사건이 인상적이었다. 지하철 K선에서 사고가 발생했고, 태오는 이를 발견했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내용을 SNS에 게시했는데, 그게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회사에서는 태오를 지켜 주지 않았고, 사람들은 그 사건을 두고 악성 댓글을 달았다. 소설 속 허구의 세상이 현실감 있게 다가온 유일한 장면이었다. 이게 지금 사회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는 게 내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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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일을 겪고 나면 인간은 성장하기도 한다. 더욱 성숙해지고, 비슷한 일을 가볍게 넘기기도 한다. 태오와 미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들의 사랑보다는 각자의 발전을 더욱 응원하게 되었다. 이게 단순한 로맨스로 읽히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게 두고 보니 사랑의 결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나는 로맨스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결이 다른 사랑 이야기를 기다려 온 독자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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